[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얼 [뜻] 1)겉으로 드러난 흠[보기월] 지난 엿날 새로 들여 놓은 서랍장에얼이 있어서 일을 해 주신 분께 기별을 했습니다. 지난 엿날 새로 들여 놓은 서랍장에얼이 있어서 일을 해 주신 분께 기별을 했습니다. 그곳을 찍어서 보내주면 손봐 줄 분께 이어주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들리는 소리를 보니 일을 하시는 것 같았는데 상냥하게 말을 해 주셨습니다. 몸에 밴 상냥함을 저도 좀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제 뒤낮 이바지 받음터(봉사활동 수요처) 때문에 오신 분들도 아주 좋게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더 일찍부터 했어야 할 일이고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하시며 잘 되길 바란다는 기운이 나는 말씀까지 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다음 이레부터 사람을 모아서 할 수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푸름이들과 함께하는 시끌벅쩍한 토박이말 배움터를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나라 안 곳곳에서 더 나은 배곳을 만들려고 힘을 쓰시는 갈침이들 모임인 '실천교육교사모임'에서 온여름달 열이레(6월 17일) 서울에서 말나눔잔치를 마련한다는 반가운 기별이 있습니다. 갈침이들이 고치기를 바라는 갈배움(교사가 바라는 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손포 [뜻] 1)일할 사람[보기월] 우리 모임에서 벌여 놓은 일보다손포가 적은 게 걱정거리였습니다. 바람이 조금 세다 싶을 만큼 불었습니다. 제대로 된 더위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람이 들어 오지 않는 방이나 수레 안은 말할 것도 없이 더웠습니다. 스승의 날, 많이 모자란 줄 알지만 스승님들께 글로 인사를 올렸습니다. 그동안 함께했던 아이들한테 인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달리 나타낼 수 없도록 만든 뒤 처음 맞는 스승의 날이라 많이 낯설었지만 이제 거기에 따라 맞춰 살아야 합니다. 뒤낮 다어진꽃배곳(집현초등학교) 갈침이들과 만남도 저는 참 좋았습니다. 좀 더 즐겁게 해 드리지 못한 것은 제가 모자란 탓이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는 튼튼하다고 여기며 나눠 드린 토박이말 씨앗들을 잘 받으셨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모임에서 하고 있는 일도 가든하게 말씀드렸는데 무엇보다 지난달부터 낫날마다 하고 있는 닦음(연수)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힘을 기르는 분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 말이지요. 지난달 끝에 이바지 받음터(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지난 1970년 여름날에 있은 이야기이다. 우리 마을은 해란강이 굽이돌아 흐르는 오붓한 동네였다. 그때 하방호로 왔던 딱친구 옥주네가 시내로 돌아간다는 소문이 동네에 쫙 퍼졌다. 옥주와 친하게 보내던 친구들은 일요일, 시내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자고 약속했다. 그런데 나는 걱정이 앞섰다. (돈은 어쩌지? 차비 20 전, 사진값 20전, 점심값 10전, 적어도 50전은 있어야 하는데. 이 돈을 누구와 달라지?) 그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침침해 났다. 우리 집은 아홉 식구에 로동력이라고는 아버지와 엄마뿐이어서 일년 수입이 얼마 안 되였다. 다른 애들 같으면 의례 엄마한테 돈을 달라고 할 것이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엄마가 계모였던 것이다. 세상물정 좀 알기 시작해서부터 다시 말해 우리 엄마가 나를 낳은 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저도 모르게 눈치생활을 해왔다. 물론 우리 엄마는 나를 잘 대해 주었다. 우리집에 오셔서 낳은 내 아래 두 동생들은 조금만 잘못해도 호되게 꾸짖었지만 전처 자식인 나와 오빠만은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옛날이야기와 동화책속에 나오는 못된 계모들에 비해 더없이 착하고 인자하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째마리 [뜻] 사람이나 몬 가운데서 가장 못된 찌꺼기[보기월] 아직은 토박이말을째마리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머지않아 다들 알천으로 여기게 될 테니까요. 엿날은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집을 좀 갈무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버릴 것도 있고 새로 들여 놓을 것도 있었습니다. 들여 놓는 것은 쉬웠는데 버리는 게 더 힘이 들었습니다. 버릴 거라고 미리 알려서 붙임딱지도 사야 했고 내 놓는 것도 제 힘으로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집갈무리는 날이 어두워질 때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몸은 되었지만 집이 좀 더 넓어진 느낌, 깨끗한 느낌에 기분은 짜장 좋았습니다. 밝날은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아이들과 함께했습니다. 토박이말 널알림감을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그동안 알게 된 것을 바탕으로 만든 거라서 더 뜻깊은 알림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걸어 가고 있는 이런 작은 발자국이 앞으로 온나라 사람들이 토박이말을 쓰며 살게 해 줄 큰길을 닦는 밑거름이 될 거라 믿습니다. 아직은 토박이말을째마리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머지않아 다들 알천으로 여기게 될 테니까요.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이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진 달 래 나라 뜻 참아욱꽃 겨레 마음 진달래 그래야 나라 맑고 겨레도 굳세느니 좋아라 푸른달이야 온 메를 덮어라 * 참아욱꽃 : 무궁화 * 푸른달 : 5월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이슬에 젖어 풀잎에 어린 찰나 발목을 스치누나 상큼한 기운들은 억겁의 인연인가 화사한 빛들 사이로 사라지는 순수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들여름달 두이레(5월 2주) 사람들 머릿속에 없어져 가는 토박이말을 하나라도 채워 드리고 싶은 마음에 하고 있는 '토박이말 맛보기'는 사람들 눈을 그리 끌지 못하는 게 참일입니다. 배곳 안팎을 견주어 보면 배곳 밖에 계신 분들이 더 많이 보시지만 둘레 분들께 다시 나누어 드리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갈 길이 참 멀지요. 오늘을 살고 있는 나만 생각하면 내가 몰랐던 말을 새로 익혀서 쓸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보다 훨씬 새롭고 넓은 누리에서 살아갈 우리 아이들은 그만큼 많은 새로운 말들을 쓰며 살아갈 것입니다. 이제까지 없는 새말을 만들 일도 많을 테구요. 그럴 때 우리말을 넉넉히 알고 있으면 그 말을 바탕으로 우리말다운 새말을 만들 수 있겠지요. 새로 나랏일을 꾸릴 분들이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바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기별을 보았습니다. 우리가 우리말을 잘 챙겨 왔으면 이런 얄궂은 이름을 붙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날마다 토박이말을 살리자고 부르짖는 걸 보고 듣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해 주어야 할까 걱정이 앞섭니다. 그 무엇보다 앞서 챙겨야 할 게 말인데 우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손치다 [뜻] 1)사람이 일이나 몬(물건) 따위를 잘 가다듬고 매만지어 바로잡아 갈무리하다.[보기월] 새로운 나라 이끎빛인 대통령과 함께 나라 일을 잘손칠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어제는 나라 이끎빛을 뽑는 날이라 하루 쉬었습니다. 저는 제 나름 때를 맞춰 놓고 그때에 맞춰 나가 찍었습니다. 제가 맞춘 때는 4시 13분이었습니다. 4월 13일이 토박이말바라기에서 만든 토박이말날인데 제가 찍은 분이 앞으로 그 날을 나라기림날(국가기념일)로 만들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답니다. ^^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배움터가 될 거라며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본을 보이자는 말씀들이 많았습니다. 지난 뽑기 때보다는 조금 늘었다고는 하지만 열에 둘이 넘게 찍으러 가지 않은 걸로 나왔습니다. 여러 가지 일로 말미암아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분들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먼저 뽑히신 새로운 대통령님께 기쁜 마음으로 큰 손뼉을 쳐 드립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찍어 주어서 뽑히셨지만 다른 분들을 찍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고자 애를 쓰셨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째다 [뜻] 1)일손이나 몬이 모자라서 일에 쫓기다[보기월]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사람도 많아 일손이째지는않았습니다. 여러 날을 이어서 쉬고 왔습니다. 여러 곳을 다니느라 푹 쉬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사람도 많아 일손이째지는않았습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한 사람 손이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들여름(입하)가 지나니 한낮에는 여름 날씨답게 덥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다니는 가운데 큰 불이 나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는 기별을 듣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누가 어쩌다 불을 냈는지 모르지만 참 많은 언걸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얼른 불을 끄고 아픔이 가시기를 비손합니다. 솔꽃가루에 멀리서 날아온 흙비에 잔먼지까지 더해져서 될 수 있으면 바깥으로 나가지 말거나 나가도 입마개를 하고 나가라고 합니다. 그런데 밖에 안 나갈 수도 없고 입마개를 한다고 하나도 안 마실 수 없으니 그게 작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다들 뵙고 오셨겠지만 오늘은 더욱더 어버이께서 주신 내리사랑과 그 사랑을 갚아드릴 수 있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먹거리’라는 낱말이 한때 제법 쓰이다가 잠시 자취를 감춘 듯했었는데 이제 다시 살아났다. 한때 제법 쓰인 데에도 어느 한 분의 애태움이 있었고, 자취를 감춘 말미에도 어느 한 분의 걱정이 있었음을 나는 안다. 나처럼 이런 속내를 아는 사람은, 말이라는 것이 저절로 생겨났다가 저절로 죽어 버린다는 통설을 곧이 믿기가 어려워진다. 말이라는 것이 더불어 쓰는 사람들의 소리 없는 약속으로 살아나기도 하고 죽어 버리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반드시 맨 처음에는 누군가가 씨앗을 뿌려야 하고 마침내 누군가가 싹을 자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나는 ‘먹거리’를 살리려 애태우던 분을 만나지는 못했으나, 그분이 ‘먹거리’라는 낱말을 살리려고 애를 태우던 시절의 한 고비를 잘 알고 있다. 내가 대학에 있던 1970년대 후반에 그분은 우리 대학으로 ‘먹거리’라는 낱말을 써도 좋으냐고 글을 보내 물어 왔다. 그분이 보낸 글에는 자신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서 일하며, 우리말에는 영어 ‘food’처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싸잡는 낱말이 없어 찾아 헤맨 사연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먹거리’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