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그 모습 다 벗고 포도들은 포도주가 된다 벗으라 한다 벗어야 한다 벗어라 벗자 마지막 한 장의 그... 마저도 속살과 속살끼리만 만나 만지고 부비고 삼키고 무너지자 맑은 그 빛깔 달콤한 그 맛 감미로운 그 향기 네가 나 되고 나는 너로 된다 그 모습 다 벗고 비로소 포도들은 포도주가 된다 해설 1997년에 발표된 시 “그 모습 다 벗고 포도는 포도주가 된다” 역시 깊은 인생철리가 담겨진 이미지시이다. 이 시에서 시적화자는 포도가 포도주로 되는 과정을 재현하면서 인간은 부단히 자기를 변신시키면서 자아를 완성하고 인생의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물론, 변신과정은 환락이 충만된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이 충만된 과정이다. 그래서 “마지막 한장의 그… / 마저도” 벗어야 하고 “만지고 부시고 삼키고 무너져야” 끝낸 “맑은 그 빛깔”, “달콤한 그 맛” 그리고 “감미로운 그 향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시의 밑바닥에는 시대의 밑바닥에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어린이 날(5월5일) 그들은 어려도 앞날의 기둥이니 사랑하고 가르치고 몸닦달 잘 돋구면 나라는 더 든든하고 앞날도 밝으리라 * 몸닦달 : 몸 단련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노량포구에서 안개는 깊어가고 물결은 잔잔하네 새벽의 감이런가 고요함 배어있어 격랑은 전설이 되어 무심하게 흐르고. 어부는 그물 깊고 나그네 낛시 놓아 한적한 부둣가에 수심이 밀려온다 그 옛날 파시의 추억 바람결에 어리네. * 노량 앞바다는 진도 울돌목과 더불어 물살이 세기로 유명하고 임진왜란 종전지로 이순신장군의 "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의 현장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어제 밤에 눈이 내려 길은 상당히 미끄러웠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도 훨씬 차거웠고 거칠었다. 자가용을 몰고 역에 나가 시골에서 올라온 어머니를 마중해가지고 집 앞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창에서 집까지 가려면 몇 십 미터는 더 걸어야 했다. 나는 이렇게 춥고 미끄러운 날에 왜 부득부득 오시지요, 하고 어머니를 나무람하였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잔소리를 했다. 동네에서 있었던 일을 쉼 없이 얘기하셨다. 2년 전 겨울날, 어머니는 넘어지면서 손목을 크게 상해 고생한적 있었다. 그래서 나는 항상 눈이 내리는 날에는 마실을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허지만 어머니는 아침에 통화할 때만 해도 우리 집으로 온다는 말씀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올라오시니 나는 좀 당황하였다. 길은 좀 경사가 지기까지 해서 한결 더 미끄럽고 걷기가 불편했다. 앞에서 궁둥방아를 찧는 사람도 가끔 보였다. 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걸었다. 엎어지거나 넘어져서 상하면 큰일이다. 혹시라도 미끄러져 상하면 어쩌랴 한 발작 한 발작에 신경을 곤두세우고서 말이다. 나는 어머니의 손을 더욱 으스러지게 잡았다. 어머니의 손은 차겁고 꺼칠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오 월 에 황사로 하늘 가득 숨쉬기 어려워도 신록의 푸른 기운 막지는 못하리라 혼탁한 바람 지나면 푸른 하늘 보겠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언턱 [뜻] 3)남에게 억지를 부리거나 떼를 쓸 만한 핑계거리=언턱거리, 턱거리[보기월] 제 바람은 누가 마음을 먹고언턱을 잡으려고 해도 잡을 게 없는 분들이었으면 하는데 말이지요. 어제는 들여름달 첫날이었는데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 땀을 흘리며 나왔습니다. 바깥 날씨를 몰라서 겉옷을 들고 나왔는데 안 가지고 와도 될 뻔했습니다. 해도 났고 바람도 그리 많이 불지 않아서 땀이 얼른 식지도 않았습니다. 달이름에 어울리는 더위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제 몸이 알아차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이레 뒤에는 우리나라를 이끌 새로운 이끎빛인 대통령을 뽑게 될 것입니다. 이 나라를 좋게 만들어 보겠다는 분들 가운데 나라말글을 챙기겠다는 분이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나랏사람(국민)을 섬기겠다고 하면서 그들 삶과도 같은 말과 글에 마음을 쓰지 않는 까닭을 알 수가 없습니다. 곁에서 돕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눈을 뜨고 있으면 이러지 않겠지요. 게다가 이런저런 온갖 이야기들이 다 흘러 나와 사람들 눈과 귀를 거슬리게 합니다. 제 바람은 누가 마음을 먹고언턱을 잡으려고 해도 잡을 게 없는 분들이었으면 하는데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삶몬 만들이 날(노동자의 날 5월1일) 목숨은 삶몬이며 만들이의 피땀이고 그들의 만듦 뜻은 사랑과 슬기어니 겨레는 큰 고마움을 배풀어야 하리라 * 삶몬 : 온갖 노동생산물 * 만들이 : 노동자, 공장 따위에서 일하는 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손샅 [뜻]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손살피[보기월] 손샅을 주무르면 좋다는 생각이 나서 그렇게 했더니 좀 나아졌습니다. 지난 닷날 일을 하느라 조금 늦게 나왔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챙기지 못했던 일들을 챙기다 보니 날이 어두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일에 푹 빠져 때새가 지나는 줄도 모르고 일할 때가 참 좋습니다. 새로운 만남과 배움이 기다리고 있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엿날에도 아침 일찍 눈을 떴습니다. 여느 날처럼 말입니다.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 말나눔 잔치가 있는 날이라 마음이 바빴습니다. 다른 식구들은 잠자리에 있을 때 일어나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이제까지 그런 적이 없었지만 토박이말바라기를 알려 드리고 힘과 슬기를 보태 달라는 이야기를 할 마음을 먹고 갔습니다. 여느 사람들보다 조금 일찍 닿아서 널알림감을 챙겨 놓았더니 다들 가져가 보시더군요. 말나눔 잔치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다들 참 대단하신 분들이란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대단하신 분들이 많은데 왜 나라가 이럴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잔치가 끝날 무렵 거의 마지막에 짧게 한 말씀을 드릴 수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다가오는 5월 9일은 우리나라의 19대 대통령이 선출되는 날이다 새롭게 선출되는 대통령은 분열되고 흐트러진 국론을 하나로 묶어 포용하고 화합하고 통합하는 대통령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우선 지역 편 가르기 하지 말고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고 지랄 같은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따지지 말고 하나의 국민이 되게 하자 임보 시인은 <우리들의 대통령>이란 제목의 시를 통해 수많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비상등을 번쩍이며 대로를 질주하는 대신 혼자서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골목길을 즐겨 오르내리는 대통령을 꿈꾼다. 맑은 명주 두루마기를 받쳐 입고 낭랑히 연두교서를 읽기도 하고, 더러는 아무도 몰래 어느 소년 가장의 작은 골방을 찾기도 하는 대통령 정의로운 사람들에게는 양처럼 부드럽고 불의의 정상배들에겐 범처럼 무서운 대통령을 꿈꾼다했다. 시인이 꿈꾸는 우리들의 대통령을 우리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높은 자리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섬기는 대통령을 바라는 것이다. 비틀거리는 친구 부축해주며 손잡아주는 노장 선배님이 있다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 있어도 사람들은 왜 그를 존경하고 좋아할까 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토박이말 갈배움 힘 기르기 첫날이었습니다. 꽃배곳, 가온배곳, 높배곳 갈침이들께서 한 자리에 모이셔서 더욱 자리가 빛났습니다. 엄청 듣고 싶어서 오셨다는 분들도 계시고 다들 스스로 오신 분들이라 자리느낌은 참 좋았습니다. 왜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어야 하는지 말씀 드리고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살려 쓸 토박이말, 토박이말 노래를 챙겨 드렸습니다. 처음 듣으신 분들이 어떻게 느끼셨는지 참 궁금합니다. 그렇게 좋은 곳에서 많은 분들을 모시고 토박이말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엘지베스트샵 진주성점 장홍점 점장님과 일꾼 여러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어제 마치는 자리에서 배곳으로 와서 갈침이들과 어버이들께 토박이말 이야기를 해 달라는 분도 계셨습니다. 온나라 어디든지 불러만 주시면 달려가겠습니다. 참고을 진주에서 비롯된 이 바람이 온나라로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께서 힘과 슬기를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맛보신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다 맞히시라는 게 아닙니다.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던 토박이말을 다시 만나는 자리이니 재미 삼아 해 보시고 그대로 글도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