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짜름하다 [뜻] 조금 짧은 듯하다.[보기월] 소매가짜름한까닭을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다른 게 없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임을 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신 분 한 분 한 분이 모두 열 분 몫을 하실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제가 드린 말씀보다 더 좋은 말씀들을 해 주셔서 앞으로 모임이 더 잘 되지 싶습니다. 찍그림을 하나도 찍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다음 모임에는 꼭 찍어야겠습니다. ^^ 봄비가 촉촉히 내렸습니다. 바람까지 불어서 비와 함께 꽃비가 내리는 것을 봤지요. 벚나무 아래에 세워 둔 수레가 꽃누늬로 예쁘게 꾸민 듯이 나오는 걸 보며 꾸며진 대로 있으면 참 예쁘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이 일부러 그린 것보다 훨씬 예뻤으니까요. 비를 핑계로 조금 일찍 집으로 왔습니다. 으슬으슬 추운 느낌이 들어서 좀 두터운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그런데 몸에 붙는다는 느낌과 함께 팔목이 드러났습니다. 소매가짜름한까닭을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다른 게 없었습니다. 제가 큰 것은 아닐 테고 옷이 줄어든 것이니까요. 이제 이 옷도 제 옷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말과 맞서는 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봄비가 촉촉하게 합니다. 꽃구경을 나가신 분들은 먼지를 말끔히 가신 꽃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안친 일들을 하느라 이렇게 남아서 날씨에 어울리는 노래가 생각나서 나눠 드립니다. 전유순 님 노랫말에 이용수 님이 가락을 지은 '봄비'입니다. 노랫말에 '선녀', '세상'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된 노래입니다. 같이 들어 보실까요? 소록소록 봄비가 내리는 들에 방글방글 새싹들이 얼굴 내밀고온세상의 어린이 예뻐지라고 봄바람이 사르르르 뿌리고가요진달래 수줍어 얼굴붉히고 개나리 꽃 노랗게 활짝웃으면종달새 벌 나비 모두 일어나 노래하며 춤을추네소록소록 봄비가 내려온 뒤에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온세상의 어린이 밝아지라고 일곱 빛깔 웃음꽃을 뿌리고 가요소록소록 봄비가 내리는 들에 방글방글 새싹들이 얼굴 내밀고온세상의 어린이 예뻐지라고 봄바람이 사르르르 뿌리고가요진달래 수줍어 얼굴붉히고 개나리 꽃노랗게 활짝웃으면종달새 벌 나비 모두 일어나 노래하며 춤을추네소록소록 봄비가 내려온 뒤에 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온세상의 어린이 밝아지라고 일곱 빛깔 웃음꽃을 뿌리고 가요 4350.4.5. ㅂㄷㅁㅈㄱ.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아파트층집밑에 자그마한 채소밭이 생겨난 후 남편은 아침에 일어나자 바람으로 일하러 나간다. 남편이 텃밭에서 일하고 내가 밥을 지으면서 참 평온하고 자연스러운 아침일상이 반복 되였는데 요사이 생각지 않은 일로 공연히 내 심기가 불편해졌다. 문제는 2층집 녀자다. 30대 중반쯤 되는 이 녀자와 한 아파트에서 산지도3년이 다 되는데 원래 이웃에 관심이 없는지라 이름도 직업도 모를 만큼 나는 그 녀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그런데 그 녀자는 어쩌다 층계에서 만나도 무람없이 인사를 건네고 각별하게 친한 척 하다가도 때론 처음 보는 사람처럼 이상하게 쳐다보기도 하여 난감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요사이에는 남편한테 특별한 관심을 가져서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아침밥 하다가 바깥을 내다보면 일하는 남편 곁에 서서 손짓발짓해가며 연설을 하는가 하면 남편의 삽자루를 빼앗는 시늉까지 한다. 때론 옆에 쪼크리고 앉아 턱받이하고 구경하는데 정말 어처구니없다. 아침밥상을 놓고 말하기가 좀 그래서 참으려 했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당신 아래집 젊은 녀자와 할 말 많은가 봅니다." 숟가락을 들다말고 나를 쳐다보는 남편이 멍한 표정이다. "날마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잘 아시는 것처럼 '까다롭다'는"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는 뜻과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조건이 까다롭다, 손질이 까다롭다, 까다로운 손님, 성격이 까다롭기로 이름난 선생님'처럼 씁니다. 흔히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다루기에 순탄하지 않다."는 뜻으로 쓸 때는 '까다롭다'를 쓰고,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는 뜻에는 '까탈스럽다'를 써서 두 가지 낱말의 뜻을 달리 썼습니다. 그러나 사전에서 '까탈스럽다'를 찾아보면 '까다롭다'의 잘못이라고만 나옵니다. 사전이 사회 현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를 바로잡고자 지난 2016년 12월 '까탈스럽다'를 '까다롭다'와 뜻이 조금 다른 표준어로 인정했습니다. 기존의 표준어와 어감과 느낌이 달라 표준어로 인정한 거죠. 기존 표준어인 '까다롭다'는 ① 조건 따위가 복잡하거나 엄격하여 두루기에 순탄치 않다. ② 성미나 취향 따위가 원만하지 않고 별스럽게 까탈이 많다. 이고, 새로 추가된 표준어인 '까탈스럽다'는 ① 조건, 규정 따위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억지 [뜻] 잘 안 될 일이나 해서는 안 될 일을 기어이 해내려고 우김[보기월] 그리고억지를 부려서 될 일이었면 벌써 되었을 거라는 분도 있습니다. 온갖 꽃이 피고 봄다운 날씨가 될 거라고 하더니 어제 뒤낮은 봄을 지나친 날씨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겉옷을 벗어 던지고 짧은 옷을 입고 뛰어 다녔습니다. 저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겉옷을 한 가지 벗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러다 봄이 여름한테 밀려 가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비가 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것도 징검다리로 이틀이나 온다고 합니다. 벚꽃이 활짝 피었지만 아직 꽃구경을 제대로 못했는데 비가 오면 비와 함께 꽃잎이 다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저녁 하얀 벚꽃 아래서 찍그림을 찍는 사람들이 더 많았는가 봅니다. 제가 토박이말 살리는 일로 터울거리는 것을 본 사람들이 가끔 걱정하는 말씀을 해 주시곤 합니다. 들이는 품에 견주어 사람들이 덜 움직인다고 말입니다. 그리고억지를 부려서 될 일이었으면 벌써 되었을 거라는 분도 있습니다. 그만큼 답답해서 하시는 말씀인 것을 잘 압니다. 그게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우리나라 곳곳에는 아직도 ‘마고할미’의 자취가 두루 널려 있다. 북으로는 평안도에서 남으로는 제주도까지, 놀랄 만큼 큰 돌이 있는 곳이면 으레 마고할미 이야기가 거기 살아 있다. 제주도에서는 ‘설문대할망’, 충남 바닷가에서는 ‘갱구할미’라고 하여 이름을 조금 달리 부르기도 하고, 이야기 줄거리도 곳곳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이야기 꼬투리는 모두 서로 비슷해서 본디는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에서 흩어져 나간 것들임을 짐작케 한다. 꼬투리들을 대충 들어 보면, ① 마고할미는 하늘에서 내려온 여인이며(충북 단양), 본디 하늘에 살던 하느님의 딸이었다(지리산). ② 키가 하늘에 닿아서 해를 가리고(경남 통영), 한라산 꼭대기를 베개 삼아 베고 누우면 발은 제주 앞바다 관탈섬에 얹혔고(제주), 옷을 입고 춤을 추자 삼남 지방에 그늘이 져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충남 바닷가). ③ 자연을 만드는 힘이 있어서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르다가 터진 구멍으로 흘러서 오름들이 되고, 마지막 날라다 부은 흙은 한라산이 되었으며(제주), 임금님에게 쫓겨나서 주리고 목이 말라 흙을 먹고 바닷물을 마시다가 설사를 하였더니 우리 강산이 되었고(충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손도울이 [뜻] 일하는 사람 곁에서 그 일을 거들어 주는 사람=곁꾼[보기월] 그러고 보니손도울이를 두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엄청 부러웠습니다. 그야말로 봄다운 날씨가 될 거라는 기별을 듣고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벚꽃나무 가지가 흔들리나 싶더니 곧 바람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리 차갑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배곳 안으로 들어서자 서늘한 것이 옷을 하나 더 가져 올 걸 싶었습니다. 숨씨(공기)를 바꿔 넣고 싶어서 문을 열라고 해 놓고 저는 팔짱을 끼고 있는데 어떤 아이는 짧은 옷을 입고 앉아 있는 게 보였습니다. 저는 보기만 해도 더 추운데 그 아이는 안 춥냐고 묻는 저를 더 달리 보는 것 같았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일들을 챙겼습니다. 얼른 끝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낮밥을 먹을 때까지 한 가지를 못 끝냈습니다. 다 해 놓은 일을 누군가에게 보여 주려고 이렇게 품을 들여야 하나 싶어서 어이없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맡은 일이고 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끝까지 했지만 골이 나는 것을 참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그 일 한 가지를 해 놓고 나니 하루가 다 지나가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짜개 [뜻] 콩이나 팥 따위를 둘로 쪼갠 것의 한쪽[보기월] '짜개'라는 말을 알면 '콩짜개덩굴'을 안 봐도 어떻게 생겼을지 어림할 수 있습니다. 이틀 새 벚꽃이 활짝 피었더군요. 집 둘레에 있는 것들이 핀 것을 보고 집 뒤를 보니 그곳 길에도 눈이 온 것처럼 피어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볼까 생각을 했었는데 몇 가지 일을 하다보니 날이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제가 몸소 가지 않아도 진해 벚꽃을 하늘 위에서 찍어 보여 주는 분이 있어 실컷 구경을 하긴 했습니다. 입 안이 헐어서 먹을 때도 이를 닦을 때도 아팠는데 한 끼 굶고 푹 잤더니 좀 나아진 듯합니다. 위는 거의 다 나았는데 아래는 아직도 마뜩잖습니다. 하지만 훨씬 덜하기는 합니다. 얼른 씻은 듯이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리면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말을 꺼집어 내서 맛을 보라고 하니 맛도 모르겠고 어렵기만 하다는 말입니다. 숨김없이 하는 말씀이고 참으로 그렇기도 할 것입니다. 낱말 하나만 놓고 보면 몰라도 사는 데 어려움이 없는 말이기 때문에 제가 하는 일이 쓸모없는 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까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개 나 리 무엇을 돋우려고 밝노랗게 봄에 피나 첨 드는 꽃배곳이 개나리가 마중하니 좋구나 울 꽃봉오리 무럭무럭 자라라 * 첨 드는 꽃배곳 : 초등학교 입학식 * 밝노랗게 : 밝고 노랗게 * 꽃배곳이 : 초등학교 학생 * 울 : 우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험스럽다 [뜻] 우러러볼 만한 자리와 힘이 있어 보이는 듯하다.[보기월] 어른들은 그렇게 보는 사람이 없는데아이들 눈에는 제가 어험스러운가 봅니다. 아랫입술은 저절로 터지고 윗입술은 제가 깨물어서 터져 여러 가지로 마뜩잖은 요즘입니다. 무엇을 먹으려고 하면 따갑고 말을 해도 아픕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일은 제가 다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저만 바쁜 게 아니라 다 바쁜데 말이지요.^^ 어제 아침은 빗길을 달려 창원에 다녀왔습니다. 새로 만든 토박이말 달력과 바른 삶 길잡이 책을 보여드리고 많은 분들과 나눌 수를 찾아 봤으면 하는 바라는 말씀을 드리러 갔었습니다. 과장님께서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지 알아보겠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기분 좋게 올 수 있었습니다. 한 분 더 뵙기로 했었는데 바쁜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우시는 바람에 못 뵙고 와서 아쉬웠습니다. 뒤낮 동아리가 있어서 서둘러 와 겨우 낮밥을 먹었습니다. 낮밥을 먹고 입가심을 하는데 저를 본 아이들이 모두 슬슬 자리를 옮기는 게 보였습니다. 어른들은 그렇게 보는 사람이 없는데아이들 눈에는 제가 어험스러운가 봅니다. 바라던 바는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