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날에 맛보여 드렸던 토박이말을 다시 맛보고 싶다는 분도 있고, 토박이말을 갈래를 나눈 다음 묶어서 주면 도움이 되겠다는 분도 있습니다. 바라는 게 있다는 것은 마음이 있다는 것일 테고 제가 다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아는 분들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 짐을 나눠 지실 분들이기에 든든합니다. 어제는 또 하나 잊지 못할 일이 있었던 날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가 일터는 있었지만 배움터가 따로 없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엘지베스트샵 진주성점(지점장 장홍점) 도움으로 배움터를 마련하였습니다. 어제는 그 배움터에서 첫 배움이 있었지요. 김수업 으뜸빛께서 '잃어버린 삶을 되살리는 길'이라는 벼름소로 값진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 배움터에 모여 토박이말을 배우는 좋은 자리가 되도록 더욱 힘을 쓰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나흘동안 맛본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여러분들께서 글갚음을 해 주셔서 기운이 납니다. 지난 이레보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토박이말이 우리들 삶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늘 봐 주시고 글로 말로 힘이 되어 주시는 여러분 고맙습니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츠르르르촤아— 기슭의 자갈돌을 씻으며 철퍼덕철퍼덕— 서로 엉덩이를 두드리며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울먹이는 목메임도 명치끝의 쓰라림도 가는 것은 모두가 한 모양새이거니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어제 같은 오늘도 오늘 같은 래일도 겹치고 또 겹치고 물결과 같은 것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 해설 이 시에서는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고 세 번이나 반복하면서 인생무상을 암시했지만 어떤 인생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구태여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읽는 이들의 몫으로 남겨 놓았을 뿐이다. 바로 이처럼 절제의 미가 있기에 이 시는 씹을 맛이 더 있고, 절에서 울려오는 범종(梵钟)소리처럼 더 긴 여운을 끌고 있다. 특히 “돌아오지 않기 위해 가는 /저 강물을 보아라”는 이 제목이 민요의 가락처럼 세 번이나 반복되면서 내 마음속의 공명대를 건드려 놓았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영원한 예술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 시들은 바로 인류의 보편적인 공명을 일으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손대중 [뜻] 손으로 쥐거나 들어 보아 어림으로 하는 헤아림. 또는 그런 만큼(분량)[보기월] 손대중으로 한 게 얼마나 맞을까 생각했는데 거의 비슷해서 저도 놀랐습니다. 남들 이야기만 듣고 저는 봄이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 잘 모르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밖에 나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의 날마다 집과 배곳을 오가는 삶을 살다보니 둘레에 보이는 것들만 봤습니다. 그래서 개나리와 진달래가 그렇게 흐드러지게 핀 줄 몰랐습니다. 냇가 울타리가 노란 물감을 뒤집어 쓴 것처럼 노랗고 진달래꽃들이 줄을 지어 개나리 울타리 사이를 잇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춥다며 몸을 웅크리고 지내는데 봄은 그렇게 시나브로 제 곁에 와 있었던 것입니다.^^ 때를 놓치는 바람에 마음이 쓰였던 일은 생각보다 얼른 풀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하고 계시는 분이 선뜻 도움을 주시기로 해서 풀렸고, 나머지 하나도 다들 아무 날이나 좋다고 하셔서 날만 잡으면 됩니다. 그제 밤부터 걱정하던 저를 생각하니 '걱정을 한다고 일이 되면 걱정이 없겠다.'는 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하던 일을 마저 하고 나오니 날은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짚이다 [뜻] 헤아려 보니 어떠할 것으로 어림이 되다(가다).[보기월] 어디에 두고 왔는지짚이는곳이 있었지만 틀림없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밝날(일요일) 일을 하려고 보니 무언가 하나 없었습니다. 그나마 누리쪽글(이메일)로 보내 놓은 것이 있어서 그것을 내려 받아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어디다 두었는지 가물가물했습니다. 어디에 두고 왔는지짚이는곳이 있었지만 틀림없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여느 날보다 일찍 집에서 나섰습니다. 여기저기서 꽃이 피었다는 기별에 더해 이제 온봄달도 끝으로 달려 가고 있다는 생각에 옷을 좀 가볍게 입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나가자마자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온몸으로 느껴지는 차가움은 안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자마자 추위가 되었지요. 아침에 배곳 오는 길에 고뿔로 애를 먹고 계신다는 아버지 말씀을 들었는데 이렇게 한 나절만 있으면 고뿔이 들겠다 싶었습니다. 그나마 안 보이던 것이 슬기틀에 꽃혀 있는 것으로 보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서두르면 일을 그르치기 쉽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일이라고 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쭙잖다 [뜻] 1)말이나 짓이 지나치거나 넘쳐서 비웃음을 살 만하다.[보기월] 다른 사람들에게어쭙잖다는 말을 안 들으려고 여러 모로 몸과 마음을 쓰기 때문입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지난해 한배해(동학년) 모임을 했습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새로 바뀌고 달라진 아이들, 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서로 도움이 되는 알거리를 나눌 수 있어 좋았는데 멀리 서울로 간 한 사람이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엿날(토요일)은 배움책 모임이 있어서 청주에 다녀왔습니다. 아침 일찍 수레를 몰고 쉬지 않고 달려 때에 맞춰 닿을 수 있었습니다. 다들 먼길을 와 더 나은 배움책을 만드는 데 저마다 가진 생각들을 아낌없이 보태는 걸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낮밥을 먹고 뒤낮(오후)까지 했는데 저는 집안에 잔치가 있어서 먼저 와야 해서 미안했습니다. 돌잔치 때를 맞추느라 졸음을 쫓아 가며 빗길을 쉬지 않고 달려와야 했습니다. 늦지 않게 닿아서 잔치에 함께해 노래도 불러 주고 손뼉도 많이 쳐 주었습니다. 돌을 맞은 아이는 말할 것도 없고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에게 보내는 손뼉이었습니다. 밝날(일요일) 다른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연변의 석화시인은 “연변이야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연변이야기”는 중국조선족 민중들의 사는 이야기입니다. 모두 삶의 현장에서 있은 이야기를 본인들이 직접 쓴 글입니다. 따라서 연변에 사는 동포들의 정취와 민족정신이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많은 기대를 바랍니다. (편집자말) 아들애가 여섯 살 무렵 나는 앞으로 우리아이를 조선족학교에 보낼가 아니면 한족학교에 보낼가를 고민하다가 끝내 한족유치원에 보냈다. 그덕에 지금 소학교 4학년에 다니는 아들은 조선족이라는 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 대신에 조선말은 몇 마디는 알아듣지만 단 한마디도 번지지를 못한다. 나는 앞으로 애가 커서 사회에 진출하더라도 조선말은 몰라도 중국에서 사는 데는 별 영향이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 개의치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요즈음에 생겼다. 8월 2일날 한국에 있는 남동생네 여덟 살짜리 아들애가 중국에 놀러 온다고 해서 오후 4시에 남편과 같이 공황에 마중 나갔다. 조카애는 공항에서부터 형아랑 같이 만나려고 했는데 고모와 고모부만 마중 왔다면서 쉴 새 없이 재잘거린다. 사촌형이 무척 보고 싶었나 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애들은 서로 못 본지 벌써 3년이나 된다. 조카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부부송(夫婦松) 세월이 곰삭아서 우연도 필연 되고 애증도 다듬어져 담백한 사이려니 너와 나 그저 그렇게 한 천 년을 가겠네.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봄 참새 어디서 솟아 났나 너희가 반갑구나 짚이란 입에 물고 새끼치기 챙기네 그러리 참고 이겨낸 결 석달이 생각나지 * 결: 겨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하루가 지나듯이 한 이레가 지나갑니다. 그동안 토박이말을 맛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맛본 토박이말을 되새기는 날입니다. 자주 쓸 수 있는 말이라고 반가워 하신 분도 있었고, 이런 좋은 말이 있는데 다른 나라 말은 힘써 배우고 익히면서 우리말을 모르고 살아 부끄럽다는 말씀을 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지나친 뒤에 떠올려 쓰고 싶을 때 생각이 나지 않아 못 쓰는 일이 없으려면 다시 익히는 게 좋다고 합니다. 지난 이레에는 낱말과 그 말이 쓰인 보기월에서 바뀐꼴(변이형)까지 맞히라고 해서 어려웠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낱말만 여쭙겠습니다. 낱말 뜻을 보시고 뜻에 맞는 토박이말을 글갚음(댓글)으로 남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 몰라도 좋습니다. 한 가지라도 생각이 나시거든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4350. 3.24. ㅂㄷㅁㅈㄱ.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뜬금없다’를 찾으면 “갑작스럽고도 엉뚱하다.”라고만 풀이해 놓았다.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속이 후련하지는 않다. 어째서 속이 후련하지 않을까? ‘뜬금’이 무엇인지 알려 주지 않아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뜬금을 알자면 먼저 ‘금’을 알아야 한다. 우리 토박이말의 ‘금’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금’은 ‘값’과 더불어 쓰이는 것이다. ‘값’은 알다시피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적에 내놓는 돈이며, 거꾸로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건네주고 받아 내는 돈이기도 하다. 닷새 만에 열리는 장날에는 팔려는 것을 내놓는 장수와 사려는 것을 찾는 손님들로 장터가 시끌벅적하다. 값을 올리려는 장수와 값을 낮추려는 손님이 흥정으로 줄을 당기느라 눈에 보이지 않는 실랑이도 불꽃을 튀긴다. 그런데 우리 고장같이 농사로 살아가는 곳의 장날 장터는 크게 둘로 갈라진다. 농사꾼들끼리 저마다 팔거리를 내놓고 서로 팔고 사는 ‘장터거리’와 장사꾼이 자리를 잡아 물건을 벌여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전포’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들 두 곳에서는 흥정으로 불꽃 튀는 실랑이를 벌이지 않는다. 한쪽은 서로 빤히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