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진용옥 명예교수] 병신년에 삼천만을 살처분하고서도 털끝만큼 양심가책 느끼지도 못하는 이 대한국인 남성ㆍ여성 젊은이와 늙은이 들 위령제를 지내면서 조ㆍ위문을 쓰노매라 (唯歲次 丁酉年 正月 朔望 대 보름날 龍仁市 星福洞600년 神木庭 大韓國人 술봉 敢召告于 丙’申年 殺’處分 三千萬 鷄公 靈位) 3천만 살처분 계공을 위령하는 조문 옛날옛적 옥황상제 여러 짐승 뜀박질에 조류로는 유일신12지신 되었다네 원성대왕 괘릉에서 서쪽을 지켰는데 어쩌다가 조류독감 살처분 신세라니 닭볶음탕 백숙탕 계삼탕을 울겨 먹고 치맥에다 바베큐 구워먹고 튀겨먹고 공수해온 달걀로 반숙 찜에 달걀말이 지지고 볶아져서 우공 돈공 앞서 갔다 닭장에다 가두고 대낮 같은 등불 켜고 운동을 할까 봐 턱밑에다 먹이 주고 알 품고 세끼 깔 까봐 똥꾸에서 가져가고 헤집고 지네 쪼던 옛날은 어디 가고 우공 아들 송아지 마공 자손 망아지 개오지는 호랑 새끼 싸가지는 삵의 자손 뀡의 세끼 꺼벙이 숭어 세끼 모챙이 달구 세끼 병아리 봄나들이 쫑쫑쫑쫑 오골계는 흰 닭이고 검은 닭은 오계이다 다리와 벼슬조차 온통 검은 까마귀 닭 신경통에 좋다 하고 진상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짓먹다 [뜻] 지나치게 많이 먹다.[보기월] 맛이 있다고짓먹으면안 되겠다 싶어서 참았습니다. 어제 아침에 철 늦게 눈발이 날렸는데 제가 있는 곳보다 높은 고장에서는 눈이 왔다고 하더군요. 꽃 위에 눈이 내려서 꽃눈이 된 것을 찍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눈이 온 뒤라고 바람이 한결 차가웠습니다. 옷을 좀 얇게 입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올해 함께 지낼 여섯 뜸 아이들을 다 만났습니다. 뜸마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세 가지 다짐을 받았는데 잘 받아 주었습니다. 눈에 띄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많은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해 보았습니다. 저녁에는 새로 책을 내신 분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 갔습니다. 두루 아는 것이 많으셔서 말씀도 잘하시고 글도 잘 쓰시니 책을 다른 사람보다 쉽게 내시는 것 같았습니다. 책을 받고 맛있는 회를 먹었습니다. 찬바람을 맞으며 걸어 가서 그런지 집 안에 들어가니 좀 더운 느낌이 들었습니다.배도 고플 때였지만 회가 참 맛이 좋았습니다. 다른 때보다 더 소담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맛이 있다고짓먹으면안 되겠다 싶어서 참았습니다. 누가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생각하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매일 아침 화장실에 들어가 쭈크리고 앉으면 틀림없는 로댕의 그 자세다 이제 하루 들이켰던 온갖 잡동사니와 온밤 꿈자리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던 끄나풀 끙 끙 아래로 힘을 줄 때마다 눈앞에서 불이 빈짝반짝 켜지고 한줄기 도통한 기가 숫구멍으로 뻗힌다 “생각하는 사람” 매일 아침마다 그 자세를 하고나면 시원하다 후련하다 오늘 또 그 비여낸것만큼 무엇이 가득차겠지만 “인생은 살기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해설 로댕의 조각 “생각하는 사람’은 우람한 근육질의 한 남자가 벌거벗고 바위에 앉아 발은 밑에 모으고 주먹은 입가에 대고 “지옥의 문”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겨 무겁게 침묵하고있는 모습을 부각시켰다. 이는 고독에 다다른 인간이 자신의 운명에 맞서 명상하고 있는 즉 “생각하는 사람”인 것이다. 하지만 시적센스가 빠른 시인 석화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자세를 화장실에 들어가 쭈크리고 앉았을 때의 자세로 비틀어놓고 익살과 유머아로 아이러니하게 자기의 기발한 생각을 내비추었다. 그러면 이 시에서의 석화의 생각은 무엇일까? 그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밤사이 뜬금없는 눈이 내렸습니다. 3월에 보는 눈이라 느낌이 새롭네요. ^^* 오늘 자 신문에 보니 '혹은'이라는 낱말이 몇 개 보이네요. '혹은'은 한자 或을 씁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또는 그것이 아니라면.", "더러는"이라는 뜻입니다. 저라면 "그렇지 않으면"이라는 뜻인 '또는'을 쓰겠습니다. 한자를 쓰는 '오늘 혹은 내일'은 깨끗한 우리말을 쓰는 '오늘 또는 내일'이 더 어울립니다. 해남군청에 계시는 한 과장님은 '의거'라는 낱말을 무척 싫어하십니다. '의거'는 한자 依據입니다. "어떤 사실이나 원리 따위에 근거함."인데, '무슨 규정에 의거...'라고 하면 '무슨 규정에 따라...'로 바꿔주십니다. 당연히 '의거'라는 한자보다는 '따라'라는 깨끗한 우리말이 더 좋습니다. 눈이 내려서 그런지 온 세상이 깨끗해졌습니다. 우리말도 늘 이렇게 깨끗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우리 [뜻] 여럿이 일을 함께 하고 거기서 얻게 되는 돈이나 낳이(생산물)을 서로 나누어 가짐=동업[보기월] 그럼 앞으로 '동업'이란 말보다 '어우리'를 쓰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어제 아침부터 다른 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배곳에서 맡은 일을 하느라 바쁘게 보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앞생각(계획)을 세우는 일이었지요. 따지고 보면 반드시 해야 할 일도 아닌 듯하고, 제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 같았습니다. 위에서 내려온 그위글(공문)을 보면 '예방', '근절'이란 말이 많습니다. 그걸 받은 사람은 또 그 말을 쓰고 말입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쓰다보니 우리 아이들도 그 말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저는 '미리 막기', '뿌리 뽑기'부터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곤 합니다. 일을 마치고 이를 손보러 갔다가 오는 길에 '동업'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파트너십'이란 말을 쓰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걸 들으며 저는 '어우리'라는 말을 살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말은 앞서 맛보여 드린 '아우르다'보다 큰 말인 '어우르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어제저녁에 방송된 골든벨 프로그램에서 재밌는 우리말이 나와서 소개합니다. 바로 '홍두깨'인데요. 홍두깨에는 크게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다듬잇감을 감아서 다듬이질할 때에 쓰는, 단단한 나무로 만든 도구. 2. 소의 볼기에 붙은 살코기. 산적 따위에 쓴다. 3. 서툰 일꾼이 논밭을 갈 때 거웃 사이에 갈리지 아니하는 부분의 흙. 속담에서 “홍두깨 같은 자랑”이라고 하면 '크게 내놓고 말할 만한 자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홍두깨에 꽃이 핀다”라고 하면 '뜻밖에 좋은 일을 만남을 이르는 말'입니다. 저는 홍두깨 같은 자랑거리는 없지만 이번 주는 홍두깨에 꽃이 필 것 같습니다. 그밖에 홍두깨가 들어간 속담에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는 ‘남을 해치려고 하다가 제가 도리어 더 큰 화를 입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홍두깨로 소를 몰면 하루에 천 리를 가나”는 ‘모든 일을 능력에 맞게 무리하지 아니하고 해야 한다는 말’이며 “홍두깨 세 번 맞아 담 안 뛰어넘는 소가 없다”는 ‘아무리 참을성이 많은 사람도 모진 처우에는 저항을 하기 마련이라는 말’입니다. 또 “홍두깨로 소를 몬다”는 말도 있는데 이는 ‘적합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속절없다 [뜻] 1)아무리 하여도 어쩔 길이나 수가 없다.[보기월] 수레가 움직인 뒤라서속절없이앉아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이레 바쁜 이틀을 보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며 이것저것 여러 가지 일을 했는데 일을 한 보람은 그리 남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제 방이 갈무리가 안 되어 있으니 그렇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다들 바쁘니 보챌 수도 없었습니다. 말없이 기다렸다가 짐을 챙겨 간 뒤에 하나씩 치우다 보니 만만치 않았습니다. 버릴 것들을 버리러 갔다가 안 봤으면 좋을 것을 봐서 많이 슬프기도 했습니다. 품과 돈을 들여 만들어 드렸던 이름판과 딱지가 쓰레기와 함께 나와 있었습니다. 열어 보지도 않았는지 깨끗한 채로 말입니다. 제가 좀 더 꼼꼼하게 챙기고 쓰임새며 놀 수를 알려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제 식구들 마음도 얻지 못하고 있는 제가 부끄러운 것은 말할 것도 없었구요. 올해는 식구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더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엿날(토요일)은 우리말로학문하기모임 말나눔잔치가 있어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챙겼는데도 수레를 타기로 한 때를 맞추느라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봄 한겨레 날(3ㆍ1봉기 날) 해달이 가고 가 사람이 죽고 죽어 이래서 이승이 이뤄진다 하건만 이날은 길이 지녀얄 한겨레의 얼날이니 * 지녀얄 : 지녀야 할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춘삼월이라 하지요! 기다리던 3월이 왔습니다. 산에 들에는 꽃들이 곱게 피어 물들어갑니다. 살아가는 일이 바쁘고 지친 우리들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은 역시 친절한 이웃이며 환하게 맞이해 주는 웃음의 꽃입니다. 꽃피는 봄이 왔건만 우리는 여전히 어렵고 힘든 가운데 있습니다 세상의 일들이 우리들의 바람과는 달리 더디 이루어지기도 하고 예측을 빗나가기도 하지만 대자연의 순환은 어김없이 이루어집니다. 또 어떠한 어려움과 시련이 있어도 함께하고 있는 이웃들의 다정한 말 한마디나 환하게 웃어주는 얼굴을 마주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그냥 위안이 되고 따라 웃으며 맘이 편안해집니다. 봄이라하여 어찌 산과 들에만 꽃이 피겠습니까? 우리들 맘에도 아름다운 웃음과 평화의 꽃을 피우시길 소망합니다.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여러분의 웃음과 함께 꽃피우기를 바랍니다. 권순*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의 거리 인사동 길 외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거리 그곳에 <양반댁>이라는 전통 한식당이 있다. 훤칠하게 생긴 미인이 이집 안방 주인마님 꽃꽂이를 따로 하지 않아도 그가 서 있으면 그대로 환한 꽃이 된다. 시를 사랑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짐짓 [뜻] 마음으로는 그렇지 않으나 일부러 그렇게[보기월] 짐짓걱정을 하지 않는 척하기는 했지만 걱정이 되었던 것이지요. 틀림이 없이 딱딱 들어맞는 날씨를 보면서 새삼 놀랐습니다. 그제 저녁부터 비가 온다는 기별을 들었지만 저녁밥을 먹고 나오는데 비가 오는 걸 보니 더 그랬습니다. 옷이 젖을 만큼 내리는 비를 막아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비를 맞고 집까지 갔습니다. 멀지 않아서 그나마 나았지요.^^ 아침까지 오나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아침 눈을 떴을 때 환한 밖을 보고 바로 알았지요. 새내기 아이들이 배곳에 들어오는 날이었습니다. 다른 배곳도 마찬가지였지요. 아버지, 어머니에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환하게 웃는 아이들을 보니 딸아이가 생각났습니다. 나이를 먹긴 했지만 새로운 배곳에 처음 가는 아이를 혼자 가라고 하고 왔거든요. 타고 갔는지 걸어 갔는지도 모르겠고 때에 맞춰 갔는지도 궁금했습니다.짐짓걱정을 하지 않는 척 했지만 걱정이 되었던 것이지요. 문득 생각이 나서 기별을 해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홀로서기를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