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굿’을 “여러 사이 모여 떠들썩하거나 신명 나는 구경거리”라고 풀이한 다음에, “무속의 종교 제의. 무당이 음식을 차려 놓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귀신에게 인간의 길흉화복을 조절하여 달라고 비는 의식”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그러나 이는 ‘굿’이라는 낱말의 뿌리와 가지를 가늠하지 못하여 뜻의 차례를 거꾸로 내놓은 것이다. “무속의 종교 제의. 무당이 음식을 차려 놓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귀신에게 인간의 길흉화복을 조절하여 달라고 비는 의식”이라고 먼저 풀이한 다음에 “여러 사람이 모여 떠들썩하거나 신명 나는 구경거리”라고 해야 뜻의 뿌리와 가지를 올바로 내놓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굿의 뿌리를 “무당이 음식을 차려 놓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귀신에게 인간의 길흉화복을 조절하여 달라고 비는 의식”이라 해 놓은 것은 요즘의 굿만을, 그것도 껍데기만 보고 적어 놓은 것이다. 굿은 우리 겨레와 더불어 길고 긴 세월을 살아왔기 때문에, ‘굿’이라는 낱말의 뜻을 풀이하려면 그런 세월의 흐름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굿의 본디 모습은 중국 사람들이 저들의 역사를 적으면서 곁눈질한 자취로 변죽만 간신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아 우르다 [뜻] 1)여럿을 모아 한 덩어리나 한판이 되게 하다.[보기월] 여러 사람이 힘과 슬기를아우르면못 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 두날(화요일)은 아침부터 마음이 바빴습니다. 배곳에 가서 할 일이 많았지요. 들어 있는 짐이 있어서 제가 가져간 짐을 그냥 구석에 쌓아 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책상도 빼고 옮겨야 해서 걱정이었는데 마침 다른 일로 온 가시아우 도움을 받아 바로 할 수 있었습니다. 설에도 서로 바빠서 못 만났는데 배곳에서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슬기틀을 돌봐 주시는 분과 잘 알아서 도와 주러 왔다고 하더군요. 슬기틀을 새로 옮기고 자리를 잡는 데도 도움을 주어서 일 한 가지는 얼른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이기도 했고 그렇게 만난 김에 낮밥을 같이 먹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제 뒤낮에 하기로 되어 있던 방송에 마음이 쓰였습니다. 무엇을 물을지는 알고 있었지만 낯선 곳에서 처음 만나 뵙는 분과 마주이야기를 하는 게 쉬운 것은 아니었지요. 그래도 잘 이끌어 주셔서 오래 걸리지 않고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와 토박이말 놀배움을 널리 알리는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준 서경방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속속들이 [뜻] 깊은 속까지 샅샅이[보기월] 길에서속속들이말씀을 드릴 수 없어 그렇게 말씀드리고 헤어졌습니다. "봄방학인데 학교 가세요?" 아침에 배곳 가는 길에 만난 이웃 분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아이들은 안 오지만 가서 해야 할 게 많습니다." 길에서속속들이말씀을 드릴 수 없어 그렇게 말씀드리고 헤어졌습니다. 참일(사실) 할 일이 많았습니다. ^^ 배곳에 가자마자 보내 드릴 것이 있어서 슬기틀을 켰는데 누리그물(인터넷)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일차례를 바꿨습니다. 제가 쓰던 방에서 짐을 빼기는 했지만 가심을 못 하고 있었는데 그걸 하기로 했습니다. 가심틀(청소기)을 돌리고 책꽂이 갈무리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상 줄까지 맞추고 나니 한결 깨끗해 보였습니다. 나름대로 치운다고 치웠는데 쓰실 분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와 이를 손보러 갔습니다. 어떻게 손을 보면 좋을지 이야기를 해 본다고 갔는데 이를 갈아 내고 씌운다고 하더라구요.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려서 다음 해야 할 일 때문에 마음이 바빴습니다. 이를 오래 벌리고 있었더니 턱도 아프고 뒤에는 머리도 아프더군요. 성할 때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즐거운 월요일 아침입니다. 이번 주는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갈 것 같습니다. 오늘과 내일은 서울 출장, 수요일은 삼일절, 목요일과 금요일은 해남 출장... 우리말에 '짊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짐을 가뜬하게 꾸려서 지게나 수레 따위에 올려 얹다."는 뜻으로 '짐을 지게에 짊어 옮기다, 달구지에 이삿짐을 짊었다.' 처럼 씁니다. 비슷한 말로 '짊어지다'가 있습니다. "짐 따위를 뭉뚱그려서 지다."는 뜻으로 '배낭을 등에 짊어지다, 볏섬을 어깨에 짊어지고 나르다.' 처럼 씁니다. "빚을 지다."나 "책임이나 의무를 맡다."는 뜻도 있어 '그는 빚을 잔뜩 짊어졌다, 중책을 짊어지다.' 처럼 쓰기도 합니다. '짊다'와 '짊어지다' 뜻이 거의 비슷합니다. 또, '짊어지다'는 '짊어 지다'로 써도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짐병 [뜻] 모질고 나쁜 짓을 함이나 억지 또는 떼[보기월] 앞으로는 토박이말을 배우고 싶다고짐병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권만옥 교육장님이 물러나시는 자리에 가서 고마움을 가득 담아 큰 손뼉을 쳐 드리고 왔습니다. 두 해 동안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이끌어 주시고 또 밀어 주셨습니다. 새로운 삶을 즐겁고 보람 있게 사시기를 빌어 드렸습니다. 엿날(토요일)은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동아리 배움 나들이가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모두가 다 못 가서 많이 아쉬웠지만 먼 길을 달려간 보람이 많았습니다. 반갑게 맞아 주시고 좋은 이야기와 함께 많은 것을 알려 주신 충주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님께서 참 좋은 분을 만나게 해 주셨거든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널리 알려진 '강아지똥' 그림을 그리신 '정승각' 님을 만났답니다. 맛있는 낮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 뒤 사시는 집까지 구경시켜 주셨습니다. 만남이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져 새로운 일을 함께할 바탕을 마련하게 되니 얼마나 기쁘고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가기로 했던 것보다 많이 늦게 닿은 늘푸른 자연학교에서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진도에서 우국의 붉은 마음 세방에 반짝이고 구국의 푸른기상 울돌목에 울리누나 시ㆍ서ㆍ화 운림산방(雲林山房) 세세년년 명품인데 아리아리 여귀산(女貴山) 노래소리 높아라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여인네 한숨소리 한(限)마저 보배로세.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냄팥꽃(瑞香) 즈믄길 간다는데 골 길은 못 가는지 아니야 그만하면 바람도 춤 출걸 이때는 술고랫꾼이 꽃씨를 씹느나 * 냄팥꽃 : 상록성의 진한 녹색 잎과 봄철에 피는 붉은빛 꽃. 향기가 천리를 산다고 천리향(千里香) 또는 서향(瑞香)이라고도 부른다. * 즈믄길 : 철릿길 * 골 길 : 만릿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안 [뜻] 어이없어 말을 못하고 있는 혀 안[보기월] 그가 하고 있는 꼴을 보면 누구나어안이 벙벙해질 것입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요즘 그 말이 절로 나오는 일을 제가 겪고 있습니다. 슬기틀에 더 갈무리할 곳이 모자라 아는 사람한테 손을 좀 봐 달라고 맡겼습니다. 맡기는 날 바로 살펴보고 기별을 준다고 했었는데 그 뒤에 아무 기별이 없었지요. 많이 바쁜가 보다 생각하며 기별이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기다린 게 한 달이 넘었습니다. 제가 기별을 넣어도 받지를 않고 글을 남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멀리 나라 밖에 나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잘 아는 사람한테 물어 보니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지 까닭을 모르니 답답한 것을 넘어 성이 나기도 했습니다. 안 되면 안 된다고 하고 못 했으면 못 했다고 하면 될 텐데 왜 그러는지 그 속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가 하고 있는 꼴을 보면 누구나 어안이 벙벙해질 것입니다. 집에 슬기틀이 없으니 일을 제대로 안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내와 아이들한테 눈치를 받는 게 많이 힘듭니다. 이 말은 '어안이 막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속살거리다 [뜻]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목소리로 자질구레하게 자꾸 이야기하다=속살대다[보기월]속살거리며말해야 할 것과 그렇게 말해야 할 때를 잘 가렸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새배해(새학년) 새 일거리를 받았습니다. 마음에 들어 하시는 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다들 받아들이셨습니다. 저도 안 해 본 일을 맡게 되어 짐스럽기는 하지만 해 본 분께 도움을 받아 하나씩 배우는 마음으로 해 나가야겠습니다. 제가 쓰던 방을 비워 드려야 하는데 짐도 다 안 싸서 마음에 걸렸습니다. 짐 싸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 일을 챙겨서 하는데 짐을 들고 오셨습니다. 오시는 분이 같이 한 해를 보냈던 분이라 마음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짐부터 빼 드려야 했는데 말이지요. 뒤낮 일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맡았던 아이들이 놀러 왔더군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희들끼리 뭔가를 속살거리더니 막 웃더라구요. 무슨 이야긴지 물어도 알려 주지도 않고 말이지요. 대단한 이야기가 아닌 줄 알지만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속살거리며 말해야 할 것과 그렇게 말해야 할 때를 잘 가렸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보한재 신숙주(申叔舟, 1417년 8월 2일(음력 6월 20일) ~ 1475년 7월 23일(음력 6월 21일) 태어난 곳: 전라남도 나주 한글마을 무덤이 있는 곳: 경기도 의정부 고산동 산 53-7 올해는 보한재 신숙주 선생 탄신 600돌이 되는 해다. 훈민정음 반포와 보급, 국방, 외교 등 그가 남긴 업적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세조 집권을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빛나는 업적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 ◆장소 ------------------------------------------------------------------ 신숙주는 훈민정음 반포와 보급에 절대적인 업적을 남긴 조선 전기의 학자요 관리였다. 43번 국도를 따라 의정부에서 남양주 방향으로 가다 교도소 입구 건너편 고산동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로 들어서면 ‘신숙주 선생묘’라는 길안내 교통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조금 더 가다 고산초등학교를 지나면 삼거리가 나오고 그 왼쪽 산 중턱에 바로 보한재 신숙주 무덤과 한글 공적비가 있다. 이 묘소는 신숙주의 무덤과 신도비, 사적비가 있는 곳으로 고령 신씨 문중공파 종중에서 소유하고 관리하고 있다. 무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