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진솔 [뜻] 옷이나 버선 따위가 한 차례도 빨지 않은 것 또는 새것 그대로인 것.[보기월] 빨아 두었던 옷을 꺼내 입었는데 제 눈에는진솔처럼 보였습니다. 밤새 추위에 얼었는지 수레 힘틀이 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땅밑에 세우려고 내려갔었는데 다들 마음이 같았는지 빈 곳이 없어서 위에 댔었거든요. 많이 더울 때나 추울 때는 사람처럼 수레도 덥고 춥다고 조금 덜 덥고 덜 추운 땅밑에 대고 싶은 마음이 같기 마련일 것입니다. 제 수레는 나이도 많아서 더 마음이 쓰인답니다.^^ 밖에서 낮밥을 먹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겼습니다. 사흘째 밖에서 밥을 먹으면서 오늘은 뭐 먹을까 서로 묻게 되니 말입니다. 곳곳에 밥집이 많지만 마음을 맞춰 가려니 더 어려운가 봅니다. 날마다 밖에서 먹는 분들은 얼마나 마음이 쓰일까 생각하니 그렇지 않은 제가 낫다 싶습니다. 어제는 토박이말 갈닦음 사흘째 날이었습니다. 좋은 말씀을 해 주시는 분들과 잘 들어 주시는 분들 마음이 잘 맞아서 어려움 없이 잘했습니다. 무엇보다 추운 날씨에 멀리서 오신 분들께 더욱 더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저도 한 꼭지를 맡은 날이라서 마음을 새롭게 먹고 집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어 림하다 [뜻] 무엇을 꼼꼼하지 않게 설렁설렁 대충 세거나 헤아리다.[보기월] 마칠 무렵어림해보니 거의 다섯 때새를 했더라구요. 날씨가 추워질 거라고 하더니 아침부터 바람이 불었습니다. 아마 그 바람이 찬 숨씨(공기)를 싣고 왔나 봅니다. 낮밥을 먹고 난 뒤부터는 더 차가워졌거든요. 겨울답지 않은 겨울 날씨를 두고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겨울을 느끼게 해 주니 좋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토박이말 갈닦음(연수) 이틀째 날이었습니다. 토박이말을 챙겨야 하는 까닭과 '사랑'을 낱낱이 파헤쳐 그 뜻을 여러 모로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거듭 드는 생각이지만 모시기 어려운 분들을 모셔서 듣는 좋은 말씀을 더 많은 분들이 함께 듣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그걸 안타까워 하기보다 함께해 주시는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갈닦음을 마치고 나서 미리 잡혀 있던 모임에 가서 일을 더 했습니다. 마칠 무렵 어림해 보니 거의 다섯 때새를 했더라구요. 그렇게 많이 걸릴 줄 모르고 가는 바람에 손말틀이 꺼져 기별을 받지 못해 집에서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늦은 밤 옷깃을 여미고 돌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할말’과 ‘못할말’은 국어사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국어사전에 올라야 마땅한 낱말이다. 왜냐하면 우리 겨레가 오래도록 입말로 널리 썼을 뿐만 아니라, 말살이의 종요로운 가늠으로 여기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할말’과 ‘못할말’이 가려지는 잣대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이다. 그것에 맞으면 ‘할말’이고, 어긋나면 ‘못할말’이다. ‘사람을 어우르는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동아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곳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얽히고설켜서 겨루고 다투고 싸우기 마련이다. 그런 겨룸과 다툼과 싸움에는 사랑과 미움이 또한 얽히고설키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서로 사랑하며 마음이 맞으면 모여서 어우러지고, 서로 미워하며 마음이 어긋나면 갈라서고 흩어진다. 이럴 때에 사람의 한마디 말이 멀쩡하던 사이를 갈라놓기도 하고, 갈라진 사이를 다시 어우르기도 한다.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말이 ‘못할말’이고, 사람 사이를 어우르는 말이 ‘할말’이다. 삶의 동아리에서 사람들이 어우러져 하나를 이루는 것보다 더 값진 노릇은 없다. 그 때문에 말살이에서 ‘할말’과 ‘못할말’을 가리는 일보다 더 무겁고 어려운 것은 없다. 비록 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소록소록 [뜻] 2)비나 눈 따위가 소리없이 가늘게 내리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그런데 거기 있는 동안 이틀이나소록소록비가 내려서 덥지는 않았습니다. 나라 밖에 나갔다가 오니 이레가 훌쩍 지났습니다. 태국 치앙마이에 가서 그곳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갈모임도 하고 왔습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곳곳에서 참 옹골차게 살고 있는 게 놀라웠습니다. 그곳에서 어려운 아이들을 도우며 우리나라를 널리 알리고 계셨습니다. 우리말을 가르치시는 분들이 보여주신 솜씨도 놀라웠고 밝은 얼굴로 배우는 그곳 아이들도 참 대견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셨으며 여러 가지 갈배움감을 가져 가서 즐거운 배움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더운 나라라서 철은 겨울이라도 낮에는 햇볕도 뜨겁고 더울 거라 생각하고 갔는데 생각과 달랐습니다. 게다가 비가 거의 안 오는 곳이라고 해서 비 걱정은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거기 있는 동안 이틀이나 소록소록 비가 내려서 덥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보다 조금 못해 보이는 살림살이였지만 걱정이 없는 듯한 낯빛을 보면서 오히려 부럽기도 했습니다. 제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으뜸 아침 으뜸 아침 미역 감고 옷 곱게 갖춰 입어 먼 갈쪽 우러러 밝검님께 큰절 드려 한겨레 우리 믿나라 하나됨을 비손하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우 베인 다리에서 2 스치던 눈빛들은 전생의 인연 때문 석양! 빛 뒤로하고 제 갈 길 가야 하리 먼후일 가슴 속에 필 수줍었던 홍조여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새해 첫날 아침이다 닫힌 문을 모두 활짝 열어라 낡고 곰팡이가 슨 것들 아프고 상처 난 것들 어둡고 부끄러운 것들 모두 모두 걷어내고 꿈꾸고 계획하고 준비했던 밝고 새로운 것들로 바꾸어 나가자 어제가 얼룩 아니고 눈물 아닌 자 어디 있으랴 이제 우리 서로가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고 어깨를 보듬어 위로하고 손잡고 나가자 더 이상 누구를 탓하며 원망도 말고 손에 손 잡고 우리 함께 새날을 열어가자 저마다의 가슴에 부푼 희망이 가득하다 이제 우리들이 꿈꾸어 왔던 여유로운 세상 빛나는 새 시대의 꿈을 함께 만들어 가자 허둥대거나 서둘지 말고 차근차근히 힘을 모우고 옛 선비들처럼 허리에 뒷짐 지고 여유도 부려보고 부끄럽지 않는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치게 하자. 「새날을 열어가자」라는 제 시(詩) 한편으로 시작노트를 대신하며 우리가 자랑하는 이동국 선수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승리는 꿈꾸고- 계획하고- 노력하는 자의 것이다 이 동 국* 「누가 축구를 발로 하는 운동이라 했는가 동네축구 십분 만에 발만 빼고 온몸이 쑤신다.」 언젠가 읽어본 판화작품 철수생각에 나오는 글이다 강인한 체력으로 끊임없이 뛰어야한 축구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우 베인 다리에서 1 하늘도 땅도 아닌 중간의 지점에서 너에게 길이 되고 나에게 다리 되어 이승과 저승을 이어 영원토록 가고저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 파랗다 :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새싹과 같이 밝고 선명하게 푸르다. · 푸르다 :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 《표준국어대사전》 ‘파랗다’와 ‘푸르다’가 헷갈린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924년에 나온 윤극영의 노래 <반달>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하고 나간다. 이때 벌써 하늘을 ‘푸르다’라고 했다는 소리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도 ‘파랗다’를 곧장 ‘푸르다’라고 풀이한 것이다. 또 ‘푸르다’는 ‘파랗다’를 풀이한 그 소리를 거의 그대로 옮겨 놓고 있음을 알겠다. 그러나 ‘파랗다’의 풀이에서는 ‘맑은 가을 하늘’까지만 맞다. 바다도 ‘깊은 바다’는 아니고 얕은 바다라야 ‘파랗다’라고 할 수 있다. 깊은 바다라면 ‘새파랗다’ 아니면 ‘시퍼렇다’라고 해야 한다. ‘푸르다’의 풀이에서는 ‘풀의 빛깔과 같이’만 맞다. 그래서 ‘파랗다’의 풀이에 ‘새싹과 같이’는 ‘푸르다’ 쪽으로 옮겨 써야 하고, 마찬가지로 ‘푸르다’의 풀이에 쓰인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는 ‘파랗다’ 쪽에서만 써야 마땅한 것이다. 알다시피 길거리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만달레이에서 자전거 소쿠리에 갓 따온 채소 가득 신선도 하도할사 주인을 맞는구나 흥정은 무언의 미소 외침마저 노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