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제주 성산포에서 물 빠진 바위틈에 고동들 모여 있다 다르면 밀어내는 지상과 다르구나 파도와 더불어 사는 그대들은 누구뇨.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암염소별자리 마쪽에 높별이 그뒤쪽에 말몰이 섣달의밤 하늘은 오리온이 있건만 때새는 얼어굳었나 흐르지를 않구나 * 마쪽 : 남쪽 * 높별 : 북극성 * 뒤쪽 : 북쪽 * 말몰이 : 마부 * 오리온 : 사냥꾼 * 때새 : 시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짐이 [뜻] 기름에 지진 먹거리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보기월] 그제 비가 올 때지짐이생각이 났었는데 못 먹었었거든요. 까닭도 알고 그럴 때라는 것도 잘 알지만 차분하지 못하고 붕 떠서 지내는 아이들에게 몸과 마음을 다잡자는 말을 입에 달고 지내고 있습니다. 날마다 되풀이해서 말하고 적고 했는데 걱정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집을 나오면 집안 얼굴(대표)이고, 배곳을 나가면 배곳 얼굴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말과 짓을 삼가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아는 것과 달리 달리 말하고 움직이니 덧이 나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될 일을 잘 가려야 되는데 말입니다. 아이도 놀랐겠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가 그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비슷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고 잘 타일렀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은 게 참일입니다. 그 아이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저녁에는 여럿이 같이 밥을 먹었습니다. 그동안 토박이말 갈배움에 도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엿하다 [뜻] 짓(행동)이 거리낌 없이 아주 떳떳하다.[보기월] 하기야 이제 큰애가어엿한가온배곳 배움이니 그렇게 알아서 하는 게 마땅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들겨울달 마지막 날 비가 내렸습니다. 아직 잎을 떨구지 않은 나무들도 이제 남김없이 잎을 떨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섣달이니 올해도 한 달 남았습니다. 마무리를 잘해야겠습니다. 하던 일을 하고 가려고 앉아 일을 하다보니 날은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일찍 가서 아이들 밥을 챙겨 준다고 했는데 때가 지나 있었습니다. 다른 곳에 들러야 할 데가 있어서 마음은 더 바빴습니다. 서둘러 집에 갔는데 아이들은 벌써 밥을 챙겨 먹었다고 하더군요. 어른이 올 때까지 목을 놓고 앉아 있지 않아 낫다 싶으면서도 바쁘게 먹을 것들을 챙겨 간 보람이 없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기야 이제 큰애가어엿한가온배곳 배움이니 그렇게 알아서 하는 게 마땅하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커 가는 것이기도 하구요. 밥은 먹었지만 사 간 것을 맛있게 먹어 주어서 더 고맙고 대견했습니다. 안개가 짙게 낀 아침 추위를 느끼기보다 얇은 이불을 덮은 느낌이 들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성냥 [뜻] 무딘 쇠 연장을 불에 불리어 새 연장으로 만듦.[보기월] 그걸 보고 옛날 아버지께서 무뎌진 낫을 가지고성냥을 하러 가시던 게 떠올랐습니다. "아 춥다. 옷을 하나 더 입고 나올 걸." 집에서 나오는 길에 만난 아이들끼리 주고받은 말입니다. 그런 말이 절로 나올 만큼 꽤 쌀쌀한 아침 날씨였습니다. 문이 열려 있으면 닫으라고 하지 않아도 닫는 아이들입니다. 낮밥을 먹고 와서는 덥바람틀(온풍기)를 틀어 달라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틀어 주고 싶었으나 먼지가 많이 쌓여 있어서 그것을 닦고 거름그물에 붙은 먼지를 씻는 게 먼저였습니다. 비록 틀어 주지는 못했지만 먼지를 깨끗이 가셔 놓았으니 추우면 언제든지 틀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덥다고 찬바람틀 찾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날이 참 빨리 간다 싶습니다. 밖에 일이 있어 나갔습니다. 그 일을 끝내고 남들은 집으로 갈 때 다시 배곳으로 갔습니다. 남아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도우러 갔지요. 다들 맡은 일을 하고 있었고 제가 맡은 일은 글종이(문서) 묶기였습니다. 맞춰서 구멍을 뚫고 끈으로 묶는 일이었는데 옛날만큼 얼른 되지 않았습니다. 칼로 자를 게 있어 종이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또 한해가 저물어가는 12월입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행복하셨습니까? 또 얼마나 잘 소통하며 살았습니까? 세상이 시끄럽고 불신과 반목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불통이었고 함께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까닭은 소통의 결과였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남 탓만 하지 말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 잘 소통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소통한다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할 수 있는 길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도 쉽게 풀어서 통할 수 있도록 한다면 모르는 것도 이해하고 서로 사랑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어려운 불교용어를 쉽게 풀어서 어느 누구라도 듣기만하면 쉬 이해 할 수 있도록 한 스님을 찾아뵈었습니다. 물론 여러 절에서 이러한 의식으로 진행된다 합니다만 신도를 위하여 - 노동자를 위하여 - 국민을 위하여 - 우리 모두를 위하여 - 소통의 문을 활짝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법현 스님* 빛이 통하지 않는 곳은 캄캄한 암흑의 세상이다 바람마저 통하지 않으면 숨 막히는 감옥 같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반목과 불신으로 이어지고 말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사회는 행복하다. 그 소통의 도구는 정직한 마음이며 말과 글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질하다 [뜻]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보기월] 어떤 사람은 대단하게 여기지만 어떤 사람은지질하게여기기도 합니다. 옷을 하나 더 입고 갈까 그냥 갈까 망설이다 하나 더 입고 나갔습니다. 몸이 마음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아서 괜히 입고 왔나 싶기도 했습니다. 잔치 때 썼던 몬들을 다 치우지 못하고 뒀던 것을 아침에 올리느라 몸을 좀 움직였더니 땀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뿐이었습니다. 바람이 불고 날이 더 쌀쌀해져서 뒤낮에는 다 입고 있어도 손이 시리고 추웠습니다. 하나 더 입고 가기를 참 잘했다 싶었습니다. 올려 놓은 짐 갈무리도 해야 하고 내 달라는 것도 있어서 시린 손을 데울 겨를도 없었습니다. 배곳에 큰일이 다가오고 있어서 다음 이레까지는 옆을 돌아볼 겨를이 없지 싶습니다. 토박이말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일거리가 자꾸 들어옵니다. 일을 하다보면 다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은 대단하게 여기지만 어떤 사람은 지질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그건 보는 눈과 잣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어느 한 쪽이 틀린 것이 아닌 것이지요. 바쁘고 때론 힘이 들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걸 보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르다 [뜻] 1)몸을 움직여 주거나 또는 무엇을 보여 주거나 들려주어서, 어린아이를 달래거나 기쁘게 하여 주다.[보기월] 노래 잔치를 하는데 밖에서 아이가 울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아이 어머니께서어르니바로 그치더군요.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잘 마쳤습니다. 여러분들께서 한마음으로 도와 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기에 먼저 머리 숙여 인사를 올립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잔치를 꾸리면서 여러 가지로 일을 매끄럽게 하지 못해 언짢게 해드렸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면 더 고맙겠습니다. 구름이 끼어서 좀 추울 것 같아 걱정을 하며 아침 일찍 나갔는데 벌써 아이들이 먼저 와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챙길 게 많아서 손이 모자랐는데 아이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노래 잔치에 많은 아이들이 나오고 구경을 하러 온 사람도 많아서 잔치하는 것 같았습니다. 노래 잔치를 하는데 밖에서 아이가 울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아이 어머니께서어르니바로 그치더군요. 놀배움마당 놀배움감이 다 없어서 맡은 분들께 걱정을 끼쳤습니다만 앞낮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와서 즐기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두 루 미 두리미 선 자리 하늘 아래 땅이건만 누리가 어지러워 서앉지도 못하니 이제는 밝검 목숨을 돋궈야 할 것이라 * 서앉지도 : 서있지도 앉아 있지도 * 밝검 : 단군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장소 조선 성종 임금이 다스리던 1485년(성종 16년)에 한글 관련 큰 사건이 벌어졌다. 종로 시장 상인들 가운데 한글을 아는 이들이 오늘날 장관격인 호조 판서 이덕량의 동생 집에 한글로 그들을 비판하는 투서를 몰래 전달했다. 영의정부터 판서까지 고위 관리들이 종로의 도로 정비 사업을 한다며 제 잇속을 챙기느라 백성들을 괴롭힌다는 내용이었다. 이덕량은 그것을 읽고 곧바로 성종에게 보고를 올렸다. 이에 성종은 판내시부사 안중경과 한성부 평시서 제조 등을 보내 상인들의 요구 사항을 듣게 했지만 끝내 한글을 아는 자들을 처벌하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당시 하층민에 속한 상인들도 쉽게 한글을 배울 수 있었으며, 한글이 널리 보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종로는 1호선인 종로 2가역, 3가역이 있는 서울의 중심지다. 종로 3가는 3호선과 5호선도 서는 명실상부한 중심지로 조선 시대 때도 전국에서 가장 번화한 시장이 있었던 자리다. 서울시는 옛날 시장터에 시전행랑을 복원해 놓았다. 사건 연보 1485/07/17(성종 16) : 호조 판서 이덕량 등이 시장 사람들의 언문 투서(익명서) 두 장을 바치다 1485/08/02(성종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