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성기다 [뜻] 1)몬(물건) 사이가 뜨다=성글다[보기월] 잎이 진 나무에서성긴가지 사이로 바람을 쉽게 흘려 보내는 듯했습니다. 서울에 일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배곳으로 가야 할 때 집을 나서 다른 사람들이 낮밥을 먹을 때가 지나서야 서울에 닿았습니다. 그곳 날씨는 제가 사는 곳하고는 많이 달랐습니다. 내릴 때부터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춥긴 춥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임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땅밑줄수레를 타고 갈 때는 몰랐는데 내려서 밖에 나가니 바람도 많이 불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을 맞으니 눈에서는 눈물이 자꾸 흘렀습니다. 잎이 진 나무에서성긴가지 사이로 바람을 쉽게 흘려 보내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바람이 더 세게 느껴졌지요. 윗도리를 하나 더 입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움책 안에 있는 낱말들을 살펴보고 들온말과 어려운 한자말을 쉬운 말로 다듬는 일을 함께하고 그 열매를 내기 앞서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에 저는 잡이(사회)를 보았습니다. 좋은 말씀도 많이 듣고 배웠으며 앞으로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더 쉬운 말들을 만들어 배움책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는 느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고 추 눈 오는 계절 어떤 유전자이기에 터질 듯 붉고 붉은 것이냐 겨우 9인치 화분 불사르기엔 넌 너무 황홀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다위[뜻] 2)제 허물을 남에게 덮어씌움[보기월] 그렇게 아이들이지다위를 하는 것을 보며 제 얼굴이 확 달아올랐습니다. 어제 아침까지 뭔가 내릴 것처럼 흐리던 하늘이 낮밥 먹을 무렵이 가까워지자 살짝 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조금씩 세지는가 싶더니 더 차가워졌습니다. 추워질 거라는 기별을 듣고 옷을 챙겨 입고 갔는데도 춥게 느껴졌습니다. 시끄러운 나라만큼 요즘 아이들도 시끄럽습니다. 잘못하는 것을 보고 말을 해도 안 했다고 하는가 하면, 모든 것이 다 다른 사람 때문이라고 합니다. 큰 소리를 지른 것도, 장난을 친 것도, 나쁜 말을 한 것도 다 남에게 덮어 씌웁니다. 남 탓입니다. 그렇게 아이들이지다위를 하는 것을 보며 제 얼굴이 확 달아올랐습니다. 이것도 어른들한테 배워서 그런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이런데도 내 탓이라고 하는 사람을 보기 어려우니 말입니다. 일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서 같이 일하는 사람을 짜증나게 하고, 벌여 놓은 일들을 해 내느라 허덕이는 저를 두고 생각하면 열없기만 합니다. 좀 더 꼼꼼하고 좀 더 너울가지 있게 살도록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룽어룽[뜻] 눈물이 그득하여 넘칠 듯한 모양[보기월] 수레를 타러 달려갔는데 눈물이어룽어룽고이더니 주루룩 흘러내렸습니다. 겨울로 접어들었다고 했는데 지난 밝날은 겨울답지 않게 엄청 포근했습니다. 어제도 포근할 거라고 했는데 해가 나지 않아서 그런지 포근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비가 오고 나면 겨울다운 추위가 찾아 올 거라고 합니다. 단단히 챙겨 입고 다녀야겠습니다. 큰일을 하나 치르고 나면 겨를이 좀 나려나 했는데 또 다른 일들이 끊임없습니다. 그래서 바쁜 날들이 이어집니다. 그래도 둘레에 도움을 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해 낼 수가 있고 그 분들이 더 고맙게 느껴집니다.^^ 어제 뒤낮에 뵙기로 한 분을 뵈러 나가야 되는데 일이 얼른 끝나지 않아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기별을 주기로 한 사람들이 기별을 주지 않아서 기다리느라 그랬지요. 기별을 받고 얼른 일을 마치고는 잰걸음으로 나갔습니다. 수레를 타러 달려갔는데 눈물이어룽어룽고이더니 주루룩 흘러내렸습니다. 그것도 바람이라고 바람을 쐬었다고 눈물이 흐른 것입니다.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지고 힘이 없어지는 것, 찬바람을 쐬면 눈물이 흐르는 것이 다 나이가 드는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우리처럼 해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철의 제맛을 알뜰하게 맛보며 살아가는 겨레는 땅덩이 위에서도 많지 않을 것이다. 비슷한 위도에 자리 잡고 있어도 우리처럼 북쪽이 뭍으로 이어져 북극까지 열려 있고, 남쪽이 물로 이어져 적도까지 터져 있는 자리가 별로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혜가 가없는 자연에 어우러져 살아가는 우리는 따스한 봄, 따가운 여름, 서늘한 가을, 차가운 겨울을 겪으면서 춥고 더운 느낌을 갖가지 낱말로 드러내며 살아간다. 말하자면, 바깥세상이 그지없이 베푸는 풍성한 잔치에서 우리는 갖가지 낱말로 알뜰하게 맞장구를 치며 살아가는 것이다. 자연의 잔치에 사람이 맞장구치는 낱말에서 가장 첫손 꼽을 것이 ‘차다’와 ‘춥다’, ‘뜨겁다’와 ‘덥다’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이들 네 낱말이 두 벼리(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어 자연이 베푸는 한 해 동안의 잔치에 알뜰한 맞장구를 치면서 살아간다. ‘차다’와 ‘춥다’는 한겨울 동지를 꼭짓점으로 하는 벼리가 되고, ‘뜨겁다’와 ‘덥다’는 한여름 하지를 꼭짓점으로 하는 벼리가 된다. 그래서 ‘차다’와 ‘춥다’는 ‘실미지근하다, 사느랗다, 서느렇다, 싸느랗다, 써느렇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성그레 [뜻] 눈과 입을 거짓으로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소리 없이 부드럽게 웃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제가 아는 이야기를 들려 줄 때는성그레웃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 마음 속에 들어 가 볼 수도 없고 제 마음도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에 서로 서운하게 여기는 일도 생기고 합니다. 그럴 일이 없는 게 좋지만 또 있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면 서로가 좋을 것입니다. 잔치를 앞두고 갖출 게 많아 남아서 일을 하는데 같이 일을 했던 부장님이 오셔서 맛있는 밥에 기운 나는 말씀까지 해 주고 가셔서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멀리 떨어져 사는 집안 사람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한 마을에 살다보니 자주 만나서 도움 말씀도 많이 해 주시니 참 좋습니다. 엿날은 제가 깜짝 놀라기도 했고 제 마음을 울리는 일이 있어 잊지 못할 날이 되었습니다. 조카가 가온배곳(중학교)을 마치는 보람으로 잔치를 한다는 기별을 받고 갔습니다. 여러 아이들이 솜씨 자랑 또는 뽐내기를 하는 줄 알고 갔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혼자서 한 때새가 넘게 펼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열 여섯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첫얼음 봄철의 녹은 물이 뜻을 세워 굳꼴이니 네 모습 반가워라 녹지 말고 잘 있거라 보기에 얼음이건만 차분하니 안고 싶네 * 굳꼴 : 고체(固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직하다 [뜻] 반죽 따위가 조금 진 듯하다[보기월] 얼른 생각이 나 가서 보니 국이지직해져보일 만큼 졸았더군요. 어제 아침 수능 때문에 여느 날보다 늦게 배곳에 오라고 했지만 할 일도 있고 걸어가면 되니 남들보다 일찍 갔습니다. 갔더니 그야말로 조용했습니다. 아이 셋이 마당에서 공을 차고 있었고 배움방 안에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포근할 거라는 날씨 기별을 듣고 조금 가볍게 입고 갔는데 문을 열고 앉아 있으니 춥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도 없고 조용하게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어 할려고 마음 먹었던 일을 비롯하기 앞에 바쁘게 봐 달라는 게 있어서 하고 나니 아이들이 들어와 떠들었습니다. 제가 하려던 일은 못했지만 오늘 안에 해야 할 일이라 차례를 바꾼 셈이었습니다. 갈배움 여는 날(공개수업일)이었는데 아이들이 만들어 온 토박이말 몸말 널알림감을 보니 대견했습니다. 저는 옛날 배움책 찍그림(사진)을 보여 주었는데 그냥 말로만 하던 것과 받아들이는 게 다름을 느꼈습니다. 옛날 배움책에 밥줄, 밥통, 살갗과 같은 말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 주었을 때와 보여 주었을 때가 달랐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루더듬다 [뜻] 2)마음 속으로 이것저것 어림하여 헤아리다.[보기월] 해야 할 일을어루더듬기만하면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어제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날씨가 더 차갑다고 느꼈는데 낮에는 옷을 좀 많이 입었나 싶을 만큼 포근했습니다. 해는 쨍 나지 않았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서 더 그랬지 싶습니다. 뛰고 달리던 아이들이 윗도리를 벗어 놓는 걸 봐도 얼마나 포근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안팎으로 챙겨야 할 일이 많아서 더 바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어루더듬기만 하면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하나하나 적어 놓고 한 일은 지워 가야 빠뜨리는 일이 없지요. 챙긴다고 챙겼는데 배곳을 나오고 보니 보내야 할 것을 안 보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 것을 챙기고 남들 일까지 챙기느라 제 것을 놓치고 보니 적잖게 열없었습니다. 오늘은 또 스물 안팎의 젊은이들 삶을 갈라놓는다는 수능을 보는 날입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마음껏 펼치고 좋은 열매를 거두기를 비손합니다. 걸리는 게 많아서 엿도 떡도 하나 챙겨 드리지 못한 둘레 고3 어버이들께 글로 인사 올립니다. 그동안 참 애 많이 쓰셨습니다. 반갑고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섭치 [뜻] 여러 가지 몬 가운데 변변하지 못하고 너절한 것[보기월] 저를 그렇게 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직은 토박이말을섭치로여기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비가 온 뒤 나뭇잎이 우수수 많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이레 저 위에 있는 고장 사람들이 미끄러운 나뭇잎을 살펴서 다녀야 한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는데 제가 있는 곳도 그렇습니다. 어제는 배곳 뒤 길가에 있는 벗나무 아래에 나뭇잎이 가장 많았습니다. 어김도 없고 막을 수도 없이 그렇게 철은 바뀌고 있었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갖추기를 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잘 해 나가고 있습니다. 바쁘신데도 토박이말 노래 잔치를 할 곳에 소리와 빛이 알맞은지 챙겨 보러 같이 가 주신 '아기자기' 지기(사장)님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앞서 널알림 보냄(홍보 방송) 일로 알게 된 지은이(작가) 님께서 앞으로 마음을 써 도움을 주시겠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기뻤고 또 고마웠습니다. 일을 보러 들어 갈 때는 마음이 바빠서 눈에 안 들어 왔는데 나오는 길에 노란 꼬까잎을 한 나무가 참 예뻐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