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정거리다 [뜻] 곧장 내달아 가지 않고 자꾸 머뭇거리다.=지정지정하다, 지정대다[보기월] 그런데 다른 것도 아니고 몸 때문에지정거려서는안 되니 꼭 챙겨서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비가 온다던 기별이 딱 맞는구나 생각하며 눈을 떴습니다. 여느날보다 어두운 바깥과 어김없이 들리는 빗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좀 더 누워 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일어나 기지개를 쭉 폈습니다. 그제 동무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궂은 기별을 듣고 슬픔을 나누러 온 동무들과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다들 흰머리와 주름으로 나이를 속일 수 없다면서 몸을 챙기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뫼오르기를 꾸준히 한다는 동무 얼굴이 좀 달리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일이 많고 바쁘다며 움직이는 일을 뒤로 미루고 있는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앞으로 할 일이 많고 적고를 떠나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남들은 뭐라고 해도 이제 토박이말 일도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고 일을 나눠서 해 가고 있습니다. 좀 더 부드럽게 좀 더 빠르게 앞으로 나아갈 일이 기다리고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289. 작은 봄 상냥한 작은 봄을 가슴에 품어서 간 여름 생각하고 오는 결 마음하니 따스한 가을 햇볕과 하늘 헤는 가랑잎 * 작은 봄 : 소춘(小春) * 결 : 겨울 이 즈음은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작은 봄” 곧 “소춘(小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상사화 넝쿨 하늘에 오르기로 큰 뜻을 품으셨나 기도가 처절하니 누구를 위함인가 온몸을 내려놓고서 나래되어 오르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루꾀다 [뜻] 1)얼렁거려서 남을 꾀다[보기월] 이것처럼 하기는 힘들겠지만 저도 사람들을어루꾈수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해서 어떻게 어버이들께 보여드릴까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앞서 보신 분들께서 해 주신 말씀도 그런 걱정에 한 몫을 더했지요. 걱정을 한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걱정이 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제 걱정과 달리 아이들은 걱정이 없어 보였습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끝을 말씀드리자면 우리 아이들은 제 걱정과 달리 참 잘했습니다. 갑자기 소리틀이 하나 없어져 어려움이 더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제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지요. 아이들보다 오히려 어른들 마음을 얻기가 더 어렵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갖추면서 뼈져리게 느낀 것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시고 있지만 제가 내밀었던 손과 견주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다들 손잡아 주실 분들이라고 믿기 때문에 서운함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한 곳에 모였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섬벅섬벅 [뜻] 크고 여린 몬(물건)이 잘 드는 칼에 쉽게 베이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또는 그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하지만 무를섬벅섬벅썰어 넣었더라면 참 시원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이들이 바뀌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자라는 것이지만 어른 눈높이에서 보면 좋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찡그린 낯에 곱지 않은 말을 하고는 합니다. 아이들은 그게 싫다고 또 한 마디 보태면 어느새 사이는 더 멀어지지요. 그 사이를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잘 이어나가는 어버이, 갈침이가 되어야 하는데 참 어렵습니다.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제 탓이니 다른 수와 길을 찾아야겠습니다. 이를 손보러 다닌지 여러 달이 되었습니다. 어긋난 이를 제자리로 돌리는 데 오래 걸리는 것, 나빠진 이를 처음처럼 좋게 만들 수 없는 것이 삶과 참 비슷합니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도 그렇습니다. 얼른 되지 싶어도 안 되고 다 되었다 싶다가도 아직 멀었다는 게 보이면 기운이 빠지고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에 도움을 주실 분을 만나 도움 말씀을 듣고 방울방울 떨어지는 비를 보며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농사짓는 솜씨가 달라지고 농사마저 사라질 지경이 되니까 농사에 딸린 말도 더불어 달라지거나 사라지고 있다. 경운기,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이 나오니까 극젱이(훌칭이), 쟁기, 써리, 고무래(곰배), 홀케, 도리깨가 모두 꼬리를 감추고, 따라서 따비와 보습도 사라진 지 오래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사람 목숨의 바탕인 농사가 사라질 수 없는 노릇이라면, ‘이랑’과 ‘고랑’은 끝까지 살아남을 낱말이다. 하지만 이들마저 뜻을 가리지 못하게 되었고, 국어사전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밭농사는 반드시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야 한다. 밭의 흙을 갈아엎어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고른 다음에 괭이로 흙을 파 올려 높아진 데와 낮아진 데가 나란하도록 만든다. 흙을 파 올려 높아진 데는 비가 와도 물에 잠기지 않고, 낮아진 데는 비가 오면 물에 잠기게 마련이다. 이렇게 위로 높아진 데를 ‘이랑’이라 하고, 여기에 종자를 넣거나 모종을 옮겨서 남새(채소)나 곡식을 가꾼다. 한편 아래로 낮아진 데를 ‘고랑’이라 하는데, 고랑은 낮아서 이랑의 곡식을 돌보는 사람의 발에 밟히기나 하는 신세다. 그러나 세상 이치는 “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이랑
[오늘 토박이말] 지절거리다[뜻] 1)낮은 목소리로 빠르고 몹시 떠들썩하게 자꾸 이야기하다.=지절대다[보기월] 저도 다른 사람들 배움에 아랑곳하지 않고지절거리는아이들을 말리느라 바쁩니다. 아이들 마음이 들떠 있는 까닭을 훤히 알지만 힘이 드는 것도 참일입니다. 요즘 배곳마다 배움 보람과 솜씨 자랑 잔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배곳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 배움에 아랑곳하지 않고지절거리는아이들을 말리느라 바쁩니다. 기분이 좋게 지내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들떠서 서로에게 아픔을 주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꾸려 나가려니 챙겨야 할 게 참 많습니다. 만나야 될 분들도 많고 물어봐야 할 것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도움 말씀과 함께 기운이 나게 해 주셔서 고맙기만 합니다. 이제 널알림감이 다 만들어지고 나면 그날 배곳에서 할 일과 일거리를 나누는 일을 챙겨야겠습니다. 이 말은2)새 따위가 서로 어울려 자꾸 지저귀다는 뜻도 있으며 비슷한 말은 지절대다, 지절지절하다 입니다.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으니 알맞게 써 보시기 바랍지다. ^^ 배곳 둘레 나무들 가지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벌써 다가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두커니 [뜻] 새벽녘에 아직 어둑어둑할 때에[보기월] 그렇게 쉬는 날어두커니일어나서 설쳤으니 몸이 놀랐나 봅니다. 얼마나 몸을 쓰지 않았으면 하루 일을 했다고 이렇게 될까 싶어 절로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밤새 비가 내린 뒤 찬바람이 불어서 더 춥기는 했지만 몸이 마뜩잖아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지난 밝날 나무를 옮겨 심었다는 말씀을 드렸었지요? 해서 내야 할 게 있었지만 식구들과 함께하는 일이라서 제 일을 뒤로 미루고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서둘러 마치고 일을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서둘렀습니다. 날도 새지 않은 때에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 깨우고 일거리를 나눠 하자고 했지요. 끝내 제 생각대로 하지 못했지만 다시 잠을 자느니 일을 하자 마음먹고 제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아침을 먹고는 바로 나무 파서 옮셔 심고, 고구마까지 캐고 왔습니다. 그렇게 쉬는 날어두커니일어나서 설쳤으니 몸이 놀랐나 봅니다. 삽질, 곡갱이질을 해서 그런지 손아귀도 아프고, 허리는 말할 것도 없고, 다리까지 안 아픈 데가 없습니다. 다들 몸을 생각해서 뭐를 한다 뭐를 챙겨 먹는다고 하는데 저는 일을 핑계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니 그럴만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손바람 [뜻] 2)일을 치러 내는 솜씨나 힘[보기월] 하지만 올해 잔치를 잘 마치고 나면손바람이 나서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배곳 안에서 열리는 배우고 익힌 솜씨 자랑 잔칫날이 얼마남지 않아서 갖추는 일로 다들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춤, 노래를 하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걸 구경하는 아이들도 따라서 좋아합니다. 어제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꾸림 일꾼 모임이 있었습니다. 다른 모임까지 미루고 와 주신 분도 있고 다른 일을 제쳐 두고 와 주신 모든 분들이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나눠 맡기로 하고 하나씩 각단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하는 일이라 아직은 서툴고 모자란 게 많습니다. 하지만 올해 잔치를 잘 마치고 나면손바람이 나서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도움을 주겠다는 분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기쁩니다. 이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기도록 잔치를 널리 알리는 일에도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밤새 내린 비에 꼬까잎이 더욱 짙어진 느낌입니다. 구름으로 덮힌 흐린 하늘빛이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하는 듯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한글날은 2013년 공휴일로 지정된 뒤 그야말로 큰잔치로 자리 잡았다. 주요 행사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은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룬다. 서울뿐만 아니라 여주시, 세종시, 울산시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관련 행사가 꼬리를 문다. 2013년부터 이러한 한글날을 기리면서 온 국민이 한글날의 의미와 가치를 알게 하는 소책자(14.9*20.9cm)를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에서 펴내 해마다 인기를 끌고 있다. 해마다 다른 방식으로 2016년까지 다음과 같이 네 번 펴냈다. 주요 특징과 더불어 필자가 대표 집필하게 된 배경을 밝혀 보고자 한다. 이 책자를 펴내기에는 이제는 고인이 된 김혜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국어정책과장이 한글을 위해 몸 바쳐 일한 눈물겨운 사연이 담겨 있어 고인을 기리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 누구나 알아야 할 한글 이야기,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2013). 10+9. 문화체육관광부. 66쪽. ◐ 누구나 알아야 할 한글 이야기,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2014). 3+5(12단 접이형). 문화체육관광부. ◐ 누구나 알아야 할 한글 이야기(8단 접이형).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2015), 문화체육관광부. ◐ 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