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일까? 살아있는 뭇 생명일 것이며 사람의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을 것이다 남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용감하고 의로운 행동을 한 청년의 이야기가 방송을 통하여 알았을 때 우린 모두 안타까워 했다. 지난 9월 9일 새벽 4시 20분 자신이 살던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5층 원룸 건물에서 불이나자 가장 먼저 대피해서 119에 신고한 다음 불이 난 줄도 모르고 잠든 주민들을 깨우기 위해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초인종을 누르고 방문을 두드리면서 “불이 났어요! 빨리나오세요.”라고 외친다. 그리하여 21개의 방주인을 모두 무사히 탈출시키고 정작 자신은 연기에 질식해 사경을 헤매다 끝내 목숨을 잃은 청년 가까스로 빠져나온 화재현장에 다시 뛰어 들어가 이웃의 생명을 구한 안 씨는 '살신성인'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며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처음에는 불길 속으로 뛰어 든 아들이 바보스럽고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잘했다 아들아! 하고 말해주고 싶다”는 부모님의 말씀도 감명이다. 만약 그 위험한 처지에 당신이 있었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이와 같은 청년 의인(義人)이 있었기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지실 [뜻] 좋지 않은(궂은) 일로 입게 되는 것=해[보기월] 나라에지실이 든 것과 같으니 어찌 걱정이 안 되겠습니까? 쌀랑해진 날씨를 잊게 할 만큼 큰일이 일어나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아이들이 듣고 풀이를 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생각하며 저 혼자 마음을 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묻는 아이들은 없었습니다. 다 안다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 궁금하지 않다는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라에지실이 든 것과 같으니 어찌 걱정이 안 되겠습니까? 제가 걱정을 한다고 될 일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다른 나라에도 다 퍼져서 나라 밖에 사는 분들이 부끄러워 낯을 들 수가 없다는 말도 들립니다.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아서 섣불리 말하기 어렵지만 알려진 게 참일이라면 앞으로 일이 더 큰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나라, 나랏일을 하는 사람, 우리 앞날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가 하고 있는 토박이말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을 더 힘써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우리 얼, 우리다움을 되찾아 다 함께 잘 사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해'를 갈음해서 쓸 수 있는 말이라서 자주 쓸 일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귀 [뜻] 드나드는 목의 첫머리[보기월] 배움에도어귀가 있을 텐데 저마다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자꾸 땅밑으로 내려가려 하고 마냥 같이 따라갈 수가 없는 어른들이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하려니 속이 썩곤 합니다. 무슨 일이든 갖춰야 할 것을 갖추지 않고 하다보면 마음 먹은 대로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 배움을 돕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집, 마을, 고장, 나라 사람들이 두루 함께 갖고 있는 생각이 있어야 하고 배곳과 집에서 한결같이 배움을 도와 주어야 하는데 그게 서로 맞지 않다면 보람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모습이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면 더 서글퍼집니다. 어른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는 것도 부끄럽지만 안 좋은 것을 더 쉽게 따라하는 아이들도 안타깝습니다. 배움에도어귀가 있을 텐데 저마다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가르치고 배운다면 날마다 보고 때마다 겪는 가슴 아픈 일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흐린 날씨 탓인지 몸이 지친 탓인지 으슬으슬 추운 느낌이 자주 듭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제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가을이 되면 뫼와 들에 푸나무(풀과 나무)들이 겨울맞이에 바쁘다. 봄부터 키워 온 씨와 열매를 떨어뜨려 내보내고, 뿌리와 몸통에다 힘을 갈무리하느라 안간힘을 다한다. 그런 틈바구니에서 봄여름 내내 쉬지 않고 일한 잎은 몫을 다했다고 기꺼이 시들어 떨어지고, 덕분에 사람들은 푸짐한 먹거리를 얻고 아름다운 단풍 구경에 마냥 즐겁다. 그리고 겨울이 오면 풀은 땅속에서 뿌리만으로, 나무는 땅 위에서 꾀벗은 몸통으로 추위와 싸우며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 봄이 오면 푸나무는 또다시 ‘움’을 틔우고 ‘싹’을 내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게 마련이다. · 움 : 풀이나 나무에 새로 돋아 나오는 싹. · 싹 : 씨, 줄기, 뿌리 따위에서 처음 돋아나는 어린잎이나 줄기. 《표준국어대사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움’과 ‘싹’을 거의 같은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움’과 ‘싹’은 말이 다르듯이 서로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다만 그들 둘이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아주 비슷해서 마음을 꼼꼼히 지니고 바라보지 않으면 가려내기 어려울 뿐이다. 푸나무의 목숨이 처음 나타날 적에는 씨앗에서거나 뿌리에서거나 줄기에서거나 ‘눈’으로 비롯한다. 씨앗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설멍하다 [뜻 ]2)옷이 몸에 맞지 않고 짧다.[보기월] 봄에 입던 바지인 것 같은데 어느새설멍하게보이는 아이는 키가 컸다는 것이죠. 비가 내릴 거라고 하더니 어김없이 왔습니다. 날씨도 바람이 불어서 더 썰렁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들 날씨에 맞는 옷을 잘 챙겨 입고 다니는데 그렇지 못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많이 입고 와서 덥다며 바람틀을 돌리는 아이, 짧은 옷을 입고 와서 춥다는 아이를 다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키가 얼마나 컸는지 눈으로 봐서는 알아차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옷을 보면 한눈에 알 수도 있더라구요. 봄에 입던 바지인 것 같은데 어느새설멍하게보이는 아이는 키가 컸다는 것이죠. 그런 것을 보면 저는 아직도 부럽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봄에 입던 바지가 설멍해서 못 입겠다."는 말을 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물려 준 건 없지만 아이들이라도 키가 쑥쑥 컸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사는데 그마저도 바람대로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앞생각을 하면서 생각이 많습니다. 한 가지씩 풀리기는 하지만 다들 제 마음같지 않아서 더 마음이 쓰입니다. 여러 사람이 힘과 슬기를 보태 주시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스러기 [뜻] 골라내거나 잘라 내고 남은 나머지(찌꺼기나 부스러기)[보기월] 갖가지 축제, 페스티벌도 많던데 그지스러기돈만 있어도 우리 잔치는 하겠다 싶었습니다. 지난 밝날(일요일)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앞생각을 해 보고 도움을 줄 사람을 만나느라 바쁜 걸음을 쳤습니다. 꼼꼼하게 풀어 줄 만큼 넉넉하지 않았지만 좋은 일을 한다며 선뜻 손을 잡아 주어서 얼마나 고맙고 힘이 났는지 모릅니다. 어제도 아침부터 마음이 바빠서 걸음이 절로 빨라졌습니다. 새로 비롯하는 일이 있어서기도 했고 마치고 만나기로 한 분들이 있어서 더 그랬을 것입니다. 일을 마무리 해 달라는 기별이 곳곳에서 왔지만 함께하는 분들이 있어 숨은 쉴 수 있습니다. 일을 마치고 만난 두 분도 모람(회원)이 되어 주시면서 토박이말 잔치에 도움을 주겠다고 다짐을 해 주셨습니다. 좀 더 일찍부터 배곳 밖에 계신 분들을 만났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윗일(공무)을 하시는 분들한테 가면 이래서 안 된다 저래서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것과 견주어 볼 때 말입니다. 갖가지 축제, 페스티벌도 많던데 그지스러기돈만 있어도 우리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가을편지 쓰고 보니 장문의 편지 쉽게 접지를 못하겠네. 뜨거움 아직 그대로 인데 이별은 피할 수 없어 잘린 가슴에 그리움 머물기만 하네.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가을걷이 가을은 누렁 이삭 타는 철 깊어 가고 하늘 나는 붉잠자리 옛 때를 안겨 주니 좋구나 이렇게 늙고 푸름도 돋느나 * 붉잠자리 : 고추잠자리 * 푸름 : 청년, 청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어겹 [뜻] 한데 마구 섞여 뒤범벅이 됨[보기월]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들어갔을 때는 먼저 온 아이들로어겹이 져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잔치를 마련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잔치에 가서 함께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잔치 앞날 자리를 펼치는 데 도움을 달라고 해서 가서 보니 많은 사람들이 와서 챙기고 있었습니다. 그런 보이지 않는 움직임들이 잔치를 빛나게 하는 것이겠지요. 다음 날 아이들이 겪배움(체험)을 하는 데 도움을 주러 나갔습니다. 지난해 아침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길이 막혔었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나가서 그런지 생각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았습니다. 능을 두고 나섰기에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만나기로 한 때가 가까워지자 수레와 사람이 몰려들었습니다. 때 맞춰 온 아이가 한 손으로 꼽고도 남을 만큼 적었지요. 아이들을 다 모아서 들어가려고 했던 생각을 접고 먼저 온 아이들을 들여 보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들어갔을 때는 먼저 온 아이들로어겹이 져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경남 곳곳에서 같이 모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오늘 토박이말] 설맞다 [뜻] 1)총알이나 화살 따위가 제대로 맞지 않다.[보기월] 설맞기라도했으면 목숨은 건졌을 지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에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왜 이렇게 궂은 기별이 많은 것일까요? 따돌림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버린 배움이, 일을 가다가 문에 끼어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간 젊은이, 나쁜 짓을 한 사람을 잡으러 나섰다가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분이 있다는 이야기를 함께 들었습니다.설맞기라도했으면 목숨은 건졌을 지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에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하나같이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살릴 수 있었다는 뒷이야기가 더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왜 이렇게 일이 터진 뒤에서야 이런 이야기를 할까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모르지만 비슷한 일들이 되풀이 되는 것은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모습을 여러 곳에서 자주 본다는 게 더 걱정스럽습니다. 가을 더위라는 말을 듣는 요즘입니다. 더위하고는 멀어졌어야 할 가을에 더위 이야기를 하는 것과 온 나라 가운데 열 손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