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즈런즈런 [뜻] 살림살이가 모자란 것이 없이 넉넉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배곳과 집에서 토박이말이즈런즈런쓰일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습니다. 새배때(신학기)를 연 뒤에 뜸(반)마다 자리느낌(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아이들끼리 어떻게 지내는지도 보이고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 볼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좋은 것은 널리 퍼지기 어렵고 안 좋은 것은 쉬이 널리 퍼지고 오래 간다는 말이 틀렸으면 좋겠습니다. 어버이들을 모시고 가르치는 길 길잡이 말씀을 올렸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과 아랑곳한 말씀을 짧게 드릴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두드러지게 한 것이 없는데 배곳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을 잘 알고 계셔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앞으로는 배곳 식구들이 다 함께 즐기는 가운데 토박이말을 알게 되고 절로 부려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다짐을 했습니다. 배곳과 집에서 토박이말이즈런즈런쓰일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습니다. 여럿이 머리를 맞대어서 슬기를 모으면 좋은 구멍수가 나오리라 믿습니다. 이 말은 살림살이가 넉넉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삶
[신[한국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한글’과 ‘우리말’은 누구나 흔히 쓰는 낱말이고 헷갈릴 수 없도록 뜻이 또렷한 낱말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헷갈려 쓰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째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이 또한 국어사전들이 풀이를 헷갈리게 해 놓아서 그런지부터 살펴보자. 1) · 한글 : 우리나라 글자의 이름. 훈민정음 28 낱자 가운데 현대 말에 쓰이는 24 낱소리글자. · 우리-말 : 우리나라 사람의 말. 곧 한국말. 2) · 한글 : 큰 글 또는 바른 글이라는 뜻으로, 조선인민의 고유한 민족글자 ‘훈민정음’을 달리 이르는 말. 20세기 초 우리나라에서 국문운동이 벌어지는 과정에 주시경을 비롯한 국어학자들이 정음의 뜻을 고유어로 풀어서 붙인 이름이다. 1927년에 잡지 《한글》이 나오면서 점차 사회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 우리말 : 올림말 없음. 3) · 한글 : 우리나라 고유 글자의 이름. 세종대왕이 우리말을 표기하기 위하여 창제한 훈민정음을 20세기 이후 달리 이르는 것으로, 1446년 반포될 당시에는 28 자모(字母)였지만, 현재는 24 자모만 쓴다. · 우리-말 : 우리나라 사람의 말. 보다시피 국어사전들은 헷갈리지 않도록 풀이를 해 놓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앵돌아지다 [뜻] 1)성이 나서 토라지다.[보기월] 앵돌아져봐야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참았습니다. 긴옷을 겹으로 입고 온 아이들이 있을 만큼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합니다. 이것저것 안친 일들이 많아서 잠이 모자라는 요즘입니다. 철이 바뀔 때면 힘겹게 보내는 아이가 저희 집에도 있는데 배곳 아이들도 그런 것을 보니 많이 안타깝습니다. 해 줄 게 없으니 더 답답하기만 합니다. 오늘 맛보여 드릴 토박이말은 '성이 나서 토라지다'는 뜻이 있는 '앵돌아지다'입니다. 아이고 어른이고 서운하거나 기분이 언짢아 성이 나면 토라지곤 합니다. 그럴 때를 생각해 보면 이 말의 뜻이 좀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토라질 때 많은 사람들이 몸을 홱 돌리기도 하고 '앵'이라는 소리를 속으로 내거나 밖으로 들리게 내곤 합니다. 이것을 보고 만든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을 다른 사람에게 좀 맡겼었는데 그 열매를 받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저 해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때를 맞추지 못했고 알맹이도 제가 바라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마무리를 해 달라고 했더니 오히려 저보다 더 언짢아하더군요.앵돌아져봐야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선비 [뜻] 서서 쓸 수 있도록 자루를 길게 만든 비[보기월] 생각해 보니 어릴 때 마당을 쓸 때 쓰던 비가 바로선비였습니다. 어제 뒷낮부터 부는 바람이 한결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저녁에는 문을 열어 놓고 있으니 썰렁해서 얼른 닫았답니다. 사람들이 옷을 바꿔 입었듯이 곧 나뭇잎도 빛깔을 달리하지 싶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릴 토박이말은 '선비'입니다. 옛날에 많이 배웠으나 벼슬을 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인 '선비'와 같은 꼴이지만 뜻은 아주 다른 말입니다. 자루가 짧은 비로 비질을 오래 하면 허리가 아프지요? 그래서 만든 게 바로 '선비'입니다. 서서 쓸 수 있도록 자루를 길게 만든 비랍니다. 생각해 보니 어릴 때 마당을 쓸 때 쓰던 비가 바로선비였습니다. 요즘도 바깥에서 쓰는 비는 이런 선비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선비'라는 말을 두고 자루가 긴 빗자루를 '장빗자루'라고 합니다. 걸레도 서서 닦을 수 있도록 자루를 단 것은 '선걸레'라고 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걸레를 대걸레라고 하는데 대중말(표준어)가 아닌 '밀대'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선비','선걸레'라는 말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간 벼락 여름엔 온 하늘 땅 뒤흔들어 무서웠데 이제는 어디 갔나 숨조차 들리잖네 눈 고운 고욘 겨울엔 어디 숨어 있을까 * 고욘 겨울엔 : 고요한 겨울에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힘지다 [뜻] 1)힘이 있다.[보기월] 그래도 여러 날을 쉬었으니 몸도 마음도힘진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참 선선한 가을다운 아침입니다.저는 아직 짧은 옷인데 긴옷을 입고 온 아이들이 많은 걸 보니 날씨를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한가위는 잘 쇠셨는지요?저도 잘 쇠고 왔습니다. 하루도 빠꼼한 날이 없이 바쁘게 보냈지만 즐겁고 넉넉하게 보냈습니다.오늘 맛보여 드릴 토박이말은 1)힘이 있다는 뜻이 있는 '힘지다'입니다.식구들에 손님들 치느라 몸도 마음도 된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여러 날을 쉬었으니 몸도 마음오힘진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값지다'에도 있는 -'지다'를 아는 분들이 요즘 '재미지다'는 새말을 만들어 쓰는 걸 봤을 것입니다. 이 말은 '2)힘이 들 만하다'는 뜻도 있으며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1)-호령이힘진데 군사들이 심겁이 났던지 슬몃슬몃 뒤로 물러서서....(홍명희, 임꺽정) -그녀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는 힘진 연설을 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2)-그 집은 올라오기힘진언덕을 지나서 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htt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남의 글을 우리글로 바꾸어 놓는 일을 요즘 흔히 ‘옮김’이라 한다. 조선 시대에는 ‘언해’ 또는 ‘번역’이라 했다. 요즘에도 ‘번역’ 또는 ‘역’이라 적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지난날 선조들이 쓰던 바를 본뜬 것이라기보다 일본 사람들이 그렇게 쓰니까 생각 없이 본뜨는 것이다. 언해든 번역이든 이것들은 모두 우리 토박이말이 아닌 들온말에 지나지 않고, ‘역’이란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쓰겠지만 우리에게는 낱말도 아닌 한갓 한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우리 토박이말을 쓰느라고 ‘옮김’이라 했을 터인데, 남의 말을 빌려다 쓰기보다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 쓰려는 마음이 아름답고 거룩하다. 그러나 남의 글을 우리글로 바꾸어 놓는 일을 ‘옮김’이라고 한 것은 우리의 말본으로 보아 올바르지 않다. ‘옮기다’는 무엇을 있는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자리바꿈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본디 뜻에서 비롯하여 ‘발걸음을 옮기다’, ‘직장을 옮기다’, ‘말을 옮기다’, ‘모종을 옮기다’, ‘눈길을 옮기다’ 같은 데로 뜻을 넓혀서 쓴다. 하지만 언제나 무엇을 ‘있는 그대로’ 자리바꿈한다는 본디 뜻을 바탕으로 삼은 채로 넓혀지는 것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쥐대기 [뜻] 1)여기저기서 마구 모으는 일[보기월] 생각해 보니 저도쥐대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 맛보실 토박이말은 '쥐대기'입니다.'여기저기서 마구 모으는 일'을 뜻하는 말로 알고 나면 쓸 일이 많지 싶습니다. 까치가 집을 지을 때 나뭇가지를 모을 때나 종이를 모으는 분들이 종이를 모을 때도쥐대기로 모으니까요. 생각해 보니 저도쥐대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토박이말바라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실 분들을 모으고 있으니 말입니다.^^어제 땅벼락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습니다. 이러다 집이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는 분들도 있었고, 무서워서 얼른 밖으로 나온 분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사는 집이 그래도쥐대기로 지은 집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여느 때 윗집, 아랫집 할 것 없이 발자국 소리, 물 소리,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땅벼락이 나면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 거든요.^^ '쥐대기'는2)솜씨가 서툰 풋내기 바치(장인)를 뜻하기도 합니다. 오늘이 지나면 닷새 동안 이어서 쉬게 됩니다. 말그대로 환한 보름달처럼 넉넉하고 즐겁게 한가위 잘 보내시길 빕니다.
[우리문화신문=이규봉 교수] 2월 20일이다. 9시에 공항에 가는 첫 버스가 있는 줄 알고 일찌감치 갔더니 이미 버스는 와 있었다. 요금은 1인당 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인 12달러로 채 20분도 안 걸리는 곳에 가는 정기운항 버스 치고는 너무 비싸다. 공항 수속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출발까지는 한 시간이나 남았다. 오랜만에 와이파이 통신을 했다. 공항인지라 속도가 빨랐다. 비행기는 정시에 이륙했고 한 시간 만에 크라이스트쳐어치에 도착했다. 12년 만에 다시 온 것이다. 나오는데 한국사람 같아 아내가 말을 건네니 안양대 교수라고 한다. 말을 나누다 보니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신학과 교수와도 아주 잘 아는 사이라고 한다. 참 좁은 세상이지! 슬기전화(스마트폰)에 저장한 면허증 덕을 보다 렌터카 수속 밟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국제운전면허증만 가져오고 내 운전면허증을 가져오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차를 빌리지 못할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러던 차 슬기전화에 저장해 놓은 것이 생각났다. 그것을 보여주었더니 메일로 보내라 하는데 잘 사용해 보지 않아 메일이 가질 않는다. 옆에 있던 젊은이가 보자 하더니 화면을 복사기로 복사해 잘 나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다시 온 청귀뚜라미 여저기 저녁녘은 귀뚜라미 흐름소리 조용히 깊어 가는 별 하늘 총총하고 풀숲선 청귀뚜라미 맑은 노래 들리고 * 청귀뚜라미 : 귀뚜라미의 한 종류이긴 하지만, 모양새가 여치를 닮은 초록색의 남방계곤충 순우리말로는 “푸른씩씨리”다 * 흐름소리 : 벌레 따위의 흘레(교미)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