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줄걸음 [뜻] 벗어나려고 또는 쫓기어 달아남=도망[보기월] 저도 놀랐는데 저보다 더 놀랐는지 그 고양이는줄걸음을 쳐버렸습니다. 갑자기 달라진 날씨에 시원하다 못해 썰렁하다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그래서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하는 분들도 보입니다. 저는 한 사흘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을 맞으며 마실도 다니고 밤에 바람틀 없이 잠을 잘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올여름에는 우리나라로 온 돌개바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비켜가는 돌개바람에 울릉도에 사시는 분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안타까운 기별을 들었습니다. 사흘 동안엄청나게 많이 내린 비와 바람 때문에 잠기거나 무너진 곳이 많아서 되돌리는 일도 쉽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시원해서 좋다고 한 게 좀 부끄러웠지만 저녁을 먹고 마실을 나갔습니다. 나가는 김에 쓰레기를 버리러 쓰레기통 쪽으로 가는데 뭔가 시컴한 게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먹을 것을 뒤지러 온 것이지요. 저도 놀랐는데 저보다 더 놀랐는지 그 고양이는 줄걸음을 쳐버렸습니다. 집도 없고 먹을 것도 넉넉하지 않을 텐데도 그렇게 살아가는 게 놀랍기만 합니다. 저 때문에 놀라서 저녁도 못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서울까투리 [뜻] 숫기가 많아 수줍음을 잘 타지 않는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저는 아직도 '서울까투리' 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부럽거든요. 스승님께서 해 주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늘 마음에 새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뜻을 이루려 터울거리고 있지요. 어제는 아침부터 바빴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널알림감(홍보물)을 만드는 일을 놓고 도움 말씀을 들으러 창원에 가야했기 때문입니다. 참일 먼저 저 혼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이야기를 듣고 와서 제대로 알려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강상구 마름빛(이사)님을 모시고 갔습니다. (주)아름다운 사람들의 제상모 사장님과 유병욱 실장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두 분이 해 주신 도움 말씀을 듣고 나니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모임을 같이 하는 분들의 생각을 모으면 더 좋은 게 나올 거라는 말씀에 따라 모임 때 이야기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뒷낮에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윤성진 버금빛(부회장)님과 제가 살고 있는 참고을 진주 김재경 국회의원님을 뵙고 왔습니다. 사람을 만나러 갈 때마다 드는 생각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애오라지[뜻] 1)'겨우'를 더 세게 또는 두드러지게 나타낼 때 쓰는 말[보기월] 그 다음 가게에 있는 비옷은애오라지네 개 뿐이었습니다. 지난 닷날은 배움책을 쓰는 일때문에 슬기틀 앞에 오래 앉아 있었습니다. 새벽까지 잠을 안 자고 했는데 아침에 늦게까지 누워 있을 수가 없어서 일어났습니다. 낮에 잠이 오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일을 하다보니 잠이 올 겨를이 있어야지요. 알맞은 글을 찾을 수가 없어서 손수 썼는데 길어서 줄이느라 힘이 들었습니다. 엿날 앞낮은 배달말난이들을 만나 토박이말 놀배움 품놀이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생각해 온 수를 나누고 더 좋은 수를 생각해 모아 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 머리에서 그리 좋은 생각이 나오는데 그것을 챙겨서 못 해주는 어른으로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밝날 잠을 깼는데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비가 오면 안 되는데 싶었지만 오는 비를 막을 수도 없었지요. 할아버지 할머니 뫼에 가서 풀베기를 하기로 한 날이라 갖출 것을 챙겨 나섰습니다. 비옷 10개와 마실 물을 사 오라고 해서 사러 가게로 갔습니다. 처음 간 가게에는 비옷이 다 팔리고 없었습니다. 그 다음 가게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가 자 미 들 가을 지나가니 입맛 돋는 가자미 한눈엔 못난 뒤를 잘 보면 올곧으니 게염이 되 끓는이들 부끄럽진 않을까 * 게염 : 시샘하여 탐내는 마음 가자미는 겨울이 맛 좋은 철이지만 그 꼴을 보면 앞은 흉하지만 뒤는 희니 거짓이 없는 고기다. 사람도 그렇게 되어야 하는데 요즈음 한국에는 욕심만 가득 채우는 이들이 겉 곱게 꾸미기에만 바쁜 것 같이 보인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연무(戀舞) 그리움 수건에 담아 하늘에 풀어 가락으로 짙게 물들여 휘날리리라 둥둥둥 그대의 맥박 가슴에 실어 휘몰이 한바탕 부여잡고 놓지 않으리 그대 향한 나의 몸짓 한 장의 부채라 바람이 일거든 나인가 흠향(歆饗)하소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서슴다 [뜻] 선뜻 마음을 굳히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망설이다.[보기월] 저마다 생각한 것을서슴지않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참고을 진주와 아랑곳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배움책이 있었는데 일거리를 줄이라고 할 때 그만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다마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쪽으로 일이 되기 마련이지만 그 잣대가 무엇이었는지 되묻게 됩니다. 그 일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아는 분들이 있고 그 일에 선뜻 도움을 주겠다는 분이 있어 다시 만들게 된 것은 우리 고장 아이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거리를 나누고 다시 만날 날을 잡고 오면서 한쪽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토박이말 익힘책과 놀배움감을 만드는 일에 도움을 주실 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좀 이른 저녁을 먹고 말나눔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참고을 진주에 많은 돈을 들여서 너른마당(광장)을 만드는데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여러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지요. 그런 자리를 만들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지만 그 열매에 따르겠다고 하는 분도 좋게 보였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흥건하다 [뜻] 물 따위가 푹 잠기거나 고일 만큼 많다.[보기월] 건더기는 다 건져 먹어서 국솥에는 국물만 흥건하게 남았습니다. 더운 날씨 탓에 입맛을 잃었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꾸 시원한 것만 찾게 되고 그러다보니 배앓이를 하는 분들도 많다고 하구요. 그래서 일터에서 낮밥을 뭐 먹을까 생각하는 게 일이 되었다는 분도 있습니다. 저는 땀을 많이 흘리지만 어제 낮에는 땀을 흘릴 생각을 하고 뜨거운 국물을 먹었더니 오히려 시원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뚝뚝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먹고 나니 속은 따뜻해졌습니다. 여름에는 따뜻한 것을 많이 먹어야 된다는 말이 맞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고 할까요? 저녁에도 뭘 먹을까 생각을 하다가 오랜만에 찌개를 먹기로 했습니다. 손수 만들어 먹으면 좋겠지만 맛있게 만들어 놓은 것을 사다 먹었습니다. 뜨거운 게 싫다는 아이들한테 맞춰 데우지 않고 그래로 먹었는데 맛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먹고 남은 것을 아침에도 먹었습니다. 건더기는 다 건져 먹어서 국솥에는 국물만 흥건하게 남았습니다. 국물은 좀 짜기도 했고 비린 맛이 나서 못 먹겠다고 하더라구요. 찌개 하나로 두 끼를 먹었으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애벌[뜻] 같은 일을 여러 차례 거듭 되풀이할 때에 맨 처음 차례[보기월] 먼저 머리비누(샴푸)를 묻혀 비빈 다음 설거지할 때 쓰는 물비누를 넣고 애벌 빨래를 하라고 했습니다. 아침에 밥을 먹고 배곳으로 가려고 배곳옷을 입고 나온 아이가 옷에 피가 묻어서 빨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동무들끼리 주먹다짐을 했는데 한 아이가 맞아 코피가 났고 그걸 말리다 그리 되었다고 하더군요. 한 군데 두 군데도 아니고 여러 곳에 튀어 있었습니다. 옷에 피가 묻으면 빨아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은 다 잘 아실 겁니다. 그래서 먼저 해 보신 분들이 올려 놓은 좋은 수를 찾아보았습니다. 먼저 머리비누(샴푸)를 묻혀 비빈 다음 설거지할 때 쓰는 물비누를 넣고애벌빨래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 뒤에 그대로 오래 담가 두었다 빨면 깨끗히 지워진다고 하더군요.그래서 하라는 대로 애벌 빨래를 하고 물에 불려 놓았습니다. 어제 밤부터 숨씨(공기)가 좀 달리 느껴졌습니다. 바람틀을 돌려도 더운 바람이 일어났는데 어제는 바람이 좀 시원했습니다. 언제 끝나나 했던 더위가 한 풀 꺾인 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바람틀을 돌리지 않았는데도 시원한 바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언젠가 어느 교수가 내 연구실로 들어서며, “재수 없는 놈은 엎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했다.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으며 받은 아픔을 털어놓겠다는 신호다. 혼자 속으로 ‘엎어지면 제아무리 재수 있는 놈이라도 코가 깨지기 십상이지.’ 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이야기를 들어 주느라 애를 먹었다. 이분은 “재수 없는 놈은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하는 속담에서 ‘자빠져도’를 ‘엎어져도’로 잘못 알고 쓴 것이다. 어찌 이분뿐이겠는가! 살펴 헤아리지는 않았지만, 요즘 젊은 사람의 열에 예닐곱은 ‘엎어지다’와 ‘자빠지다’를 제대로 가려 쓰지 못하는 듯하다. 제대로 가려 쓰자고 국어사전을 뒤져 보아도 뜻가림을 올바로 해 놓은 사전이 없다. 우리말을 이처럼 돌보지도 가꾸지도 않은 채로 뒤죽박죽 쓰면서 살아가니까 세 끼 밥을 배불리 먹어도 세상은 갈수록 어수선하기만 한 것이 아닐까? ‘엎어지다’는 서 있다가 앞으로 넘어지는 것이고, ‘자빠지다’는 서 있다가 뒤로 넘어지는 것이다. 코가 얼굴 가운데 튀어나와 있으므로 엎어지면 자칫 땅에 부딪쳐 깨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자빠지면 뒤통수가 땅에 부딪쳐 깨질지언정 얼굴은 하늘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줄잡다[뜻] 줄거리만 어림으로 헤아려 보아 가장 적게 셈 치다[보기월]제가 갔을 때 관장님께서 꺼내 놓으신 것만도줄잡아예순 권은 넘어 보였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누가 갖다 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무엇이든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겠지요. 저도 발품을 좀 팔았습니다. 옛날 배움책에 토박이말이 많이 있었다는 글만 보고 이야기만 들었지 제 눈으로는 못 봐서 언제 그걸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었습니다. 옛날 배움책을 살 수 있으면 사서 봐야지 했는데 팔겠다는 사람도 없었거든요. 충주 한글 박물관 김상석 관장님께서 갖고 계신 옛날 책들을 구경할 수 있게 해 주시겠다는 말씀을 듣고 날을 잡아 갔습니다. 제가 갔을 때 관장님께서 꺼내 놓으신 것만도줄잡아예순 권은 넘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자꾸 꺼내 오셔서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배움책을 본 것만으로도 놀랍고 고마웠습니다. 게다가 배움책 곳곳에 자리한 토박이말들을 봤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하루만에 그 많은 것을 다 볼 수도 없어서 다음에 또 날을 잡고 와서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