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규봉 교수] 비가 정말 많이 온다. 생전 이렇게 많은 비가 이처럼 세차게 온 것은 처음 본다. 오늘은 산발적으로 비가 내린다고 했으니 정말 예보대로 해주면 좋겠다. 이제는 비가 안 오는 것을 바라지 않고 좀 약해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출발하려는 이 시간까지 기상예보대로 비는 쏟아진다. 8시 되어서 산장 직원이 가도 좋다고 한다. 단 물이 깊은 곳이 있으니 조심히 건너라라며. 조금 시간이 지나니 기상예보대로 비가 좀 한산해졌다. 가는 길은 매우 평탄했다. 고도 125미터에서 바다까지 가니 평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록 높진 않으나 지금까지 겪지 못한 오르내리는 곳이 자주 나타났다. 보이는 경치는 늘 보던 거라 식상하기까지 하다. 비는 심하지 않으나 계속 내린다. 어느 곳이 위험한 구간인가 보았더니 큰 웅덩이가 나온다. 앞서 가던 키 큰 유럽인이 건너는데 그의 무릎 위까지 물에 잠긴다. 나도 무릎 위까지 잠겼으나 키가 작은 아내는 허벅지까지 잠긴다. 허지만 짧은 구간이라 별 어려움 없이 나왔다. 참 이 사람들도 중국인 못지않게 과장이 심한 것 같다. 하긴 늘 안전을 우선 꾀하는 것이야 좋지만. 식량이 줄어들어 분명 배낭의 무게가 줄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해바라기 쨍쨍한 햇빛 받는 너는야 참 사나이 그래서 누리이가 좋아하는 것이다 옳구나 참아욱처럼 꿋꿋이 피는거지 * 누리이 : 세상 사람들 * 참아욱 : 무궁화 해바라기는 무궁화와 함께 여름 꽃의 상징이다. 오늘날 우리 한겨레의 가장 큰 태양은 해바라기며 무궁화일 것인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선바람 [뜻]이제(지금) 차리고 나선 그대로의 차림새 [보기월]일과 만남에 선바람으로 나선 길은 참 멀었습니다. 지난 엿날 일이 있어서 배곳에 나갔습니다. 더위에 지친 건 사람만이 아니었습니다. 곳곳에 있던 꽃동이들도 지친 것처럼 보였습니다. 앞서 꽃동이에 물 주는 일을 맡겼던 아이가 물을 주러 왔더군요. 그 아이가 애를 썼기 때문에 우리 뜸 꽃동이는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어서 참으로 고마웠습니다.간 김에 그 아이에게 선물을 주고 올 수 있어서 제 마음도 좋았습니다. 뜸 아이들 모두에게 잘 지내는지 묻는 기별도 보냈답니다. 다들 잘 지내고 있는지 글갚음을 하는 아이들은 없었지요.^^ 엿날은 일이 있어서 서울에 갔었습니다.일과 만남에 선바람으로 나선 길은 참 멀었습니다. 막바지 더위에 시원한 곳을 찾는 사람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서울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서울 안에는 수레가 더 많았습니다. 길이 막혀서 때를 맞추지는 못했지만 일은 잘 봤고 오랫만에 좋은 분도 만나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어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밝날 낮에는 충주 한글박물관에서 보냈습니다. 옛날 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흙살 [뜻] 1)돌이 섞이지 않은 흙의 부드러운 만큼이나 부드러움(정도나 상태)[보기월] 떨어진 잎이흙살이 고운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게 놀라웠습니다. 슬기틀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일을 할 때 얼마나 슬기틀에 기대고 있는지 똑똑히 알 수 있었습니다. 슬기틀을 손보러 보내고 나니 할 일이 없어 멍하니 앉아 있게 되더라구요. 토박이말 맛보여 드리는 일도 그래서 하루 쉬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챙겨 먹고 빨래를 늘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니 해가 집안까지 들어왔습니다. 저만큼 덥지 싶어서 밖에 있는 꽃동이에 물을 주었습니다. 햇볕에 탄 듯한 누런 잎도 있고 새카맣게 물이 든 잎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떨어진 잎이 시들지 않고 싱싱해서 살펴보니 살아있었습니다. 떨어진 잎이흙살이 고운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게 놀라웠습니다. 불볕더위 속에서 그렇게 살아나는 힘이 부럽기도 했답니다.오 뒷낮에는 창원에서 갈닦음(연수)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움 자리에 오신 분들이 참으로 우러러보였습니다. 값진 자리에 가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주체[뜻] 짐스럽거나 귀찮은 것을 받아들이거나 맡아서 잘 해냄[보기월] 주체를 못할 만큼 많은 것은 아니지만 바쁘긴 바쁠 것 같습니다. 먼 길을 오가느라 몸이 많이 지쳤던가 봅니다. 어제 아침에는 일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 어울리고 즐길 때는 몰랐는데 말이지요. 여느 때보다 늦게 일어나 해야 할 일들을 챙겨 보았습니다. 집안 일도 있고 바깥 일도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일 두 가지가 불어서 더 바쁘게 되었습니다.주체를 못할 만큼 많은 것은 아니지만 바쁘긴 바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다들 만나면 하는 인사가 더위에 어떻게 지내는지 묻는 것입니다. 뭐니 뭐니 해도 안에서 일을 하는 분들은 일터가 가장 시원하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밖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은 엄청 힘들다고 하십니다. 숨이 막히고 살이 익는 듯한 느낌이라고 하니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다들 말미를 얻어 바다로 골짜기로 더위를 식히러 갔다온 뒤인 요맘 때면 더위도 수그러들어야 하는데 여전히 덥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일에 매달리며 더위를 잊을 수 있도록 해 봐야겠습니다. 어김없이 가을을 올 테니 말입니다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우리 토박이말에는 이치를 밝히고 올바름을 가리는 일에 쓸 낱말이 모자라 그 자리를 거의 한자말로 메워 쓴다. 이런 형편은 우리말이 본디 그럴 수밖에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머리를 써서 이치를 밝히고 올바름을 가리는 일을 맡았던 사람들이 우리말을 팽개치고 한문으로만 그런 일을 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있으면 말은 거기 맞추어 생겨나는 법인데, 그들은 우리말에 도무지 마음을 주지 않았다. 조선 왕조가 무너질 때까지 이천 년 동안 그런 분들은 줄곧 한문으로만 이치를 밝히고 올바름을 가리려 했기에 우리말은 그런 쪽에 움도 틔울 수가 없었다. 안타까운 노릇은 이처럼 애달픈 일을 아직도 우리가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치를 밝히고 올바름을 가리려는 학자들이 여전히 우리말로 그런 일을 하려 들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말이라야 우리 삶의 이치를 밝히고 우리 삶의 올바름을 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다. ‘슬기’와 ‘설미’는 그런 역사의 가시밭을 뚫고 끈질기게 살아남아서 이치를 밝히며 올바름을 가리는 몫을 해 주는 우리 토박이말이다. ‘슬기’는 임진왜란 뒤로 가끔 글말에 적힌 덕분에 무서운 한자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애바르다 [뜻] 길미(이익)을 좇아 발밭게 덤비다[보기월] 누구라도애바른마음을 가졌다면우리 모임은벌써 깨졌을 것입니다. 지난 닷날은 여름 토박이말 놀배움터 마지막날이었습니다. 닷새 동안 빠짐없이 나온 아이들에게 '토박이말 가꿈이' 맡김보람(임명장)을 주었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으로 토박이말 맛을 제대로 알게 된 그 아이들이 앞으로 토박이말을 살리고 가꾸는 일에 앞장을 서 줄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고 즐거워 하는 것을 보면서 토박이말 놀배움터가 온 나라에서 열릴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엿날은 식구들 모임을 했습니다. 모두가 다 모이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여섯 오누이가 한자리에 모여 맛있는 것도 먹고 이야기꽃, 웃음꽃을 피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른 모임이 있어 다음 날까지 함께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시원한 자리와 맛있는 먹거리를 마련해 주신 큰언니 가시버시께 더욱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들 몸과 마음을 챙기면서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먼저 자리를 떠나왔습니다. 같은 날 멀리서 동무들 모임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일어나지도 않은 때에 일떠나야했습니다.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타오름달 보름 이제는 나이 쌓은 옛 푸름이 다 늙고 마음은 뜨겁고 높은 뜻은 맑고만 나노들 반지빠른 밸 어떻게 잡을까나 * 타오름달 : 8월 * 나노들 : 자손들 * 반지빠른 : 건방진 * 밸 : “배알”의 준말, 창자ㆍ속마음 광복날은 묽어져도 안 되고 바라져도 안 되고 모른 척 해서도 안 되고 슬쩍 지나가서도 아니 된 날이다. 특히 광복절엔 통일을 꿈꿔야 하는 것인데 적지 않은 겨레들이 다른 꿈을 꿈꾸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서슬[뜻] 1)쇠붙이 연장이나 칼날 따위의 날카로운 곳[보기월] 가위 서슬이 무뎌져서 잘 잘리지 않았습니다. 올림픽 구경을 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더위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이 절로 눈이 가서 그렇다는군요. 저도 다른 것은 몰라도 공차기는 꼭 보는 사람입니다. 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지 않았지만 새벽에 일어나서 봤지요. 뚜렷한 까닭은 없었지만 이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바람이었다고 봐야겠지요? 답답한 흐름을 보면서 살살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막바지에 한 점을 얻어서 끝내 이기는 것을 보고 잠을 안 자고 본 보람이 있었습니다. 남은 겨루기에서도 잘해서 좋은 열매를 거두면 좋겠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터 넷째날 토박이말 물음 만들기를 하며 놀았습니다. 가로세로 짜맞히기도 하고 그냥 물음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만들어 낸 물음을 모아 놓으면 다른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놀배움감이 되기 때문에 더 좋았습니다. 배달말난이 아이들은 놀잇감 만들기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동안 한 일들을 돌아보고 보태고 채워야 할 것을 생각하고 열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흘게[뜻] 매듭 사개 고동 사북 따위를 단단하게 조인 만큼이나 어떤 것을 맞추어서 짠 자리.[보기월] 들고 나간 종이주머니 손잡이 매듭흘게가 풀려서 떨어뜨릴뻔 했습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반가운 기별을 듣고 절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제가 사는 마을에 있는 가온배곳(중학교)을 나온 사람이 올림픽에서 아주 좋은 열매를 거두었다는 기별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얼굴도 모르지만 마을 사람처럼 여겨져서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것도 지고 있다가 멋지게 뒤집기를 해서 이겨서 더 짜릿했습니다. 게다가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를 되풀이해서 말한 뒤 좋은 열매를 얻은 것을 보여 줌으로써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힘을 똑똑히 보여주어 저로서는 더 기뻤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집을 나섰는데 나서자마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습니다. 들고 나간 종이주머니 손잡이 매듭흘게가 풀려서 떨어뜨릴 뻔했거든요. 다른 손으로 재빨리 받쳐서 잡았기에 망정이지 아침부터 땀을 한 바가지 흘릴 뻔했습니다. ^^ 여름 토박이말 놀배움터 셋째날도 수수께끼와 팔찌 만들기를 하면서 즐겁게 잘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