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주접[뜻] 1)여러 가지 까닭으로 살이(생물)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여려지다.[보기월] 요즘과 같은 불볕더위에도 끄떡없는 푸나무가 많지만주접이 든 것도 있었습니다. 어제는 여름 토박이말 놀배움터 둘째날이었습니다. 첫날보다 더 일찍 와서 조금 늦게 간 저보고 늦게 왔다며 한소리를 하더군요. 배움이도 한 사람이 늘었고 갈침이도 한 분이 더 오셔서 더 새롭고 재미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일에 몸을 사리지 않고 앞장서 주시는 제자리 제시남 갈침이님이 있어서 늘 고맙고 든든합니다.^^ 토박이말 수수께끼를 스스로 만들어 와서 놀배움터를 더 즐겁게 만들어 준 배움이들이 있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인데도 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좋아서 또는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 걸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기운을 얻는답니다. 배달말난이 아이들도 토박이말 놀잇감을 새로 만들면서 서로 재미있다는 말을 주고받는 걸 봤습니다. 있던 놀이를 바꾸기도 하고 새로운 수를 더해 가면서 짜임새를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만든 놀이가 토박이말을 즐겁게 배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아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연연(連蓮)* 아름다운 것은 청정해서가 아니며 빛나는 자태도 아니다. 진토에서도 사위를 맑게 하는 무구함이거니 더불어 물들어가는 붉은 마음이여. * 연연(連蓮) : 연꽃이 연달아 피어 있는 모습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애먼[뜻] 2)일의 열매(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엉뚱하게 느껴지는[보기월] 이 더운 여름애먼일을 붙들고 있는 아이들과 견주면 참 대견스럽습니다. 따로 돈을 주고 찜질을 하러 가지 않아도 절로 찜질이 되는 날씨 때문에 땀을 실컷 흘리며 삽니다. 많은 분들이 번개삯(전기요금)이 무서워 찬바람틀을 돌리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저도 그 많은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하지요. 찬바람은 커녕 그냥 바람도 불지 않는 불볕 아래서 일을 하는 분들을 생각하며 견딘답니다. 어제부터 여름 토박이말 놀배움터를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올여름 들어 가장 더운 이레가 될지 모를 만큼 더운데도 토박이말 놀배움터에 나온 아이들이 참 예쁩니다. 이 더운 여름애먼일을 붙들고 있는 아이들과 견주면 참 대견스럽습니다.토박이말 딱지 놀이와 수수께끼 놀이를 하면서 첫 놀배움을 즐기는 아이들을 보면서 땀을 흘린 보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배달말난이들은 토박이말 놀잇감을 만드는 데 힘과 슬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놀이를 생각해서 몸소 놀이를 하면서 더 재미있게 바꿔 가는 게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렇게 놀면서 좋은 열매를 만들어 가는 배움이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들 가을(立秋) 찾아 주니 반갑건만 올해도 슬프네 언제면 한 솥 밥 나누어 먹을까 가을아 박혀 섰거라 그래야 한 숨 쉬지 우리나라 가을철은 아주 좋은 시절이다. 그러나 한 쪽만 잘 살고 잘 먹는 것 보다 남북 두 쪽이 더불어 살면 몇 곱절 더 좋은 철이 될 것인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서먹하다[뜻] 낯이 설거나 익숙하지 않아서 어울리지 않다(어색하다)[보기월] 오랜만도 아닌데 어린 조카는 처음엔서먹해하더니 안아 준 뒤에는 잘 왔습니다. 지난 닷날 함안 책집에서 열린 토박이말 놀배움 마지막날이었는데 다른 분께 맡기고 미리벌에 갔었습니다. 마무리를 함께하지 못해서 많이 미안하고 아쉬웠지만 다른 좋은 만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는 발걸음이 그리 무겁지는 않았습니다. 미리벌에서 뵙고 말씀을 나눈 분들 모두가 저절로 우러러보게 되더군요. 이제 아름답게 자리를 물러나시는 분께서 물러나신 뒤에 하실 일을 똑똑하게 마련해 놓으셨다는 말씀을 듣고 그랬지요. 여러 해 앞에 물러나신 분들께서 나라 안팎에서 한뉘 갈고 닦은 솜씨를 살려 쉬지 않고 이바지하시는 말씀을 듣고 더 그랬습니다.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좋은 보기를 보고 돈 주고도 배우기 어려운 좋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만남이 더욱 뜻깊었다고 생각합니다. 엿날에는 배움책 만드는 일 때문에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곳곳에서 모이신 분들이 저마다 가진 솜씨와 힘에 알맞게 일거리를 나누고 더 나은 배움책을 만드는 쪽에서 많은
[우리문화신문=이규봉 교수] 밤새 비가 퍼부었다. 내일도 이렇게 내리면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밤을 지새웠다. 계곡 건널 일이 있다면 그건 불가할 것이다. 다음 날 아침 7시 20분까지 아침을 먹고 떠날 준비를 모두 마쳤다. 그러나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7시 50분쯤 폭우에 대한 잠깐의 설명이 있었고 8시에 대부분 함께 출발했다. 비는 조금씩 오고 있다. 양쪽 높은 산 위에서 내려오는 폭포들이 절경이다. 이런 모습은 비가 오기 때문에 더 잘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세상일에 모두 나쁘기만 하거나 모두 좋기만 하는 일은 없지 않은가? 2미터 폭의 급류를 넘지 못 하다 12시 무렵 넓은 평지에 지붕이 있는 대피소 같은 것이 보였다. 프레이리(Prairie) 쉼터이다. 잠시 쉬던 중 장대비가 쏟아진다. 멈출 것 같지 않아 그 비를 맞으며 계속 걸었다. 조금 걸으니 버스 스톱(Bus Stop)이라고 적힌 쉼터가 또 나온다. 아니! 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또 쉼터를 지었지? 하는 의문이 곧 풀렸다. 버스 스톱을 지나고 5분 후 산에서 흘러내린 물로 형성된 폭 2미터 정도의 급류가 나왔다. 그 물길이 하도 세어 건너가지 못하고 다들 서 있다. 조금 전 폭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흙뒤 [뜻] 발뒤축의 위쪽에 있는 힘살(근육)=아킬레스[보기월] 지난 이레 좀 걸어서 그런지흙뒤둘레가 아팠습니다. 어제는 토박이말 놀배움터 셋쨋날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한결같이 저희들을 반겼습니다.이렇게만 된다면 다른 걱정을 할 게 없다는 생각을 했지요. 아이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바라는 만큼 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제가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박이말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제가 더 잘 압니다. 하지만 그렇게 놀이처럼 함께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나라를 되찾은지 일흔 해가 지나도록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하자는 사람들을 비웃고 따돌렸지요.그런 자리느낌(분위기)은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토박이말보다 다른 나라 말과 글을 먼저 챙기는 사람을 나무라야 하는 것 아니냐고 힘주어 묻는 아이에게 무슨 말을 더 해줘야 하나 오랫동안 생각을 했습니다. 왜 우리가 나라를 빼앗겼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때가 흘렀는지 모르게 보내고 아이들과 찍그림(사진)을 찍었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주전부리[뜻] 때를 가리지 아니하고 군것(음식)을 자꾸 먹음. 또는 그런 입버릇=군것질[보기월] 뒷낮에주전부리를 해서 배가 안 고픈가보다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아이한테 잠자리를 내주고 밖에서 자서 그런지 여느 때보다 일찍 잠이 깼습니다.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린 뒤라서 간밤에는 바람틀을 돌리지 않고도 잠이 들 수 있었지요. 저 말고도 다들 시원하게 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속까지 시원하다고 하더군요.달궈졌던 땅이 확 식었으니 그렇게 느낄 만도 합니다. 함안 책집 토박이말 놀배움터 둘쨋날이었습니다. 해 본 아이들은 다 좋아하는 토박이말 딱지 놀이로 아이들 기분을 끌어 올렸습니다. 처음 보는 낯선 토박이말을 만나 노는 가운데 시나브로 토박이말과 가까워지게 하는 좋은 수 가운데 하나입니다.그 다음 놀배움은 팔찌 만들기였습니다. 그렇게 놀면서 알게 된 토박이말 가운데 마음에 드는 토박이말을 고르고 그 토박이말을 넣은 팔찌를 만드는 것이죠. 닿소리, 홀소리가 새겨진 나무구슬로 토박이말을 짜고 다른 여러 가지 구슬로 예쁘게 꾸몄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만드는 데 푹 빠지고 저도 마무리를 돕느라 때가 흐르는 줄도 모르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애당기다[뜻] 마음에 끌리다[보기월] 이 일을 놓고 보더라도 무엇이든애당길때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제 아침엔 일찍 눈이 절로 떠졌습니다. 함안 책집(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토박이말 놀배움터를 여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아이들과 만나서 토박이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를 마련해 준 분은 또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아이들과 만나서 나눈 이야기 벼름소(주제)는 '말은 힘이 세다'였습니다. 말이 얼마나 힘이 센지를 보여 주는 움직그림을 보고 우리 말글살이를 돌아 본 뒤 우리가 어떤 말을 쓰며 살아야 할지 함께 생각해 봤지요. 저와 이야기를 나눈 끝에 토박이말을 살리고 가꾸며 지키는 일에 앞장을 서고 힘과 슬기를 보태겠다는 다짐을 하는 아이들이 참으로 대견했습니다.열한 살 아이들도 바로 찾는 그 길을 아직 제대로 열어 주지 못하는 어른으로서 많이 부끄럽기도 했구요. 하지만 이렇게 아이들을 만나서 그 아이들 마음에 토박이말 씨앗을 뿌려 주는 일을 하다보면 그 씨앗들이 자라 나무가 되고, 그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그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서릊다[뜻] 좋지 아니한 것을 쓸어 치우다[보기월] 갑자기 불어난 물이 놀러 온 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들을서릊고나면 더 깨끗한 물에서 놀 수 있었거든요. 밤새 더워서 잠을 깰 만큼 더웠습니다. 여러 날 다니는 동안 수레 안도 시원했고 가는 곳마다 찬바람틀이 있어서 시원하게 지낸 뒤라 더 덥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더 잘 수도 있었는데 더워서 잠이 깼습니다. 아침을 먹고 그 어떤 일보다 먼저 좀 더 시원하게 할 수를 찾아야했습니다. 푹신한 자리를 걷고 나무 자리를 꺼내서 닦은 뒤 깔았습니다. 땀이 비오듯 흘렀지요. 그 다음에는 찬바람틀 먼지를 가셨습니다. 여러 해 틀지 않고 보기만 했는데 아이들이 덥다는데 이길 수가 있어야지요. 풀어 낼 수 있는 곳은 풀어 내서 씻고 그렇지 않은 곳은 닦아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한 나절이 훌쩍 지났습니다. 힘들여 닦고 씻느라 땀으로 후줄근하게 젖은 옷을 갈아 입고 시원한 물을 맞고 나니 시원했습니다. 앞낮을 그렇게 보람 있게 보내고 낮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익힐 듯이 내리 쬐던 해가 가려지고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우르르르 하늘이 울더군요. 한 줄기 소나기라도 내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