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흘미죽죽[뜻] 일을 야무지게 끝맺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질질 끄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흘미죽죽이[보기월] 그런데 그것도 어찌보면 제가 일을흘미죽죽넘기는 바람에 얻은 덤입니다. 바쁜 일을 다 제쳐 두고 아이들과 몸소겪배움(체험학습)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저도 처음 가 보는 곳이라 모든 게 새롭고 배울 게 많았습니다. 나라 안팎을 가릴 것도 없이 몸소 겪으며 배우는 게 얼마나 좋은지 새삼 깨닫고 왔습니다. 오랫동안 눈이 쌓여 있어서 또는 바위가 눈같이 하얗다는 눈뫼, '설악산'이 보여 준 아름다움에 눈을 맑힐 수 있었습니다. 여러 해 앞 사람이 낸 불에 다 탔었다는 솔숲 안에 자리잡은 낙산사는 불이 났던 자국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소나무, 바다와 어우러진 곳곳이 다 아름다웠습니다. 두 동강 난 나라에 살고 있음을 똑똑히 알게 해 준 통일전망대를 보며 가슴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깨끗함과 맑음을 잃지 않은 새바다(동해) 물과 모래톱을 본 우리 네 사람은 와~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물이 좀 차갑고 비가 내리는 바람에 물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커다란 메에 양과 소를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호박꽃 꽃들에 비난은 나에게만 너희는 아름다움만 언 제나 너는 우아한 공주 난 눈에 띄지 않는 뒷바라지 나는 꽃들의 엄마이니까.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한 더위(大暑) 한더위 찾아오니 하늘이 낮아지고 매미소리 시끄럽고 벼이삭 익어간데 하늘은 하나이건만 쪼개진 채 울 믿나라 8월은 광복달이다. 그러니 만큼 남과 북이 더위도 추위도 굶주림도 함께 나누면 그것들이 다 덜해지고 힘은 솟고 좋은 슬기도 돋고 더 온 겨레가 푸짐하고도 곱게 살 것인데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쉬다’와 ‘놀다’는 싹터 자라 온 세월이 아득하여 뿌리를 깊이 내렸을 뿐만 아니라 핏줄이 본디 값진 낱말이다. 핏줄이 값지다는 말은 사람과 삶의 깊은 바탕에서 태어났다는 뜻이고, 사람이 목숨을 누리는 뿌리에 ‘놀다’와 ‘쉬다’가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의 삶에서 그처럼 깊고 그윽한 자리를 차지한 터라 여간 짓밟히고 버림받아도 뿌리까지 죽어 사라질 수가 없는 낱말인 것이다. ‘쉬다’는 ‘움직이다’와 짝이 되어 되풀이하며 사람의 목숨을 채운다. 엄마 배 안에 있을 때는 ‘쉬다’와 ‘움직이다’를 아주 잦게 되풀이하다가 태어나면 갑자기 되풀이가 늘어진다. 늘어진다 해도 갓난아기는 하루에 여러 차례 되풀이를 거듭한다. 배고프면 깨어나 울면서 움직이다가 젖을 먹이면 자면서 쉬는 되풀이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거듭하다가, 예닐곱 살을 넘어서면 드디어 하루에 한 차례 ‘쉬다’와 ‘움직이다’를 되풀이한다. 되풀이는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맞추어 밤이면 쉬다가 낮이면 움직인다. 이처럼 몸 붙여 사는 환경에 맞추어 되풀이하던 ‘쉬다’와 ‘움직이다’가 멈추면 사람의 목숨도 끝난다. ‘쉬다’와 ‘움직이다’는 삶에서 맡은 몫도 서로 짝을 이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어떻게 살 것인가? 남의 뜻으로 살 것인가, 제 뜻으로 살 것인가! 예전에는 오래 사는 것이 희망이기도 했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행복일 수 있으나 아프면 절단이다. 그래서 생긴 말이 “재수 없으면 100살까지 산다”는 말이다 노인이 되는 순간부터 늙어가는 자신의 육신을 관찰하며 남은 생애를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때는 늦었어도 나름대로 운동을 하며 아픈 몸을 관리해 보지만 사정없이 더 빠르게 흐르는 세월은 누구도 어쩔 수 없다 저마다 처한 환경에서 즐겁게 살아야 건강도 하고 행복할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가수 이장희 씨는 돈, 명예, 여자, 마약, 술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자연의 품에서 때로는 푼수처럼 따뜻한 햇살 아래 벌거벗고 개와 함께 걷기도 하고 혼자 콧노래 흥얼거리며 어깨를 흔들어가며 즐겁게 살아가자고 한다. 꿈같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저마다 처한 환경에서 불가능한 욕심은 빨리 들어내 버리고 평화로운 맘을 가져보자 남들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자신의 뜻으로 자유롭게 행복하게 남은 미래를 평화로운 맘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
[우리문화신문=이규봉 교수] 지난 12년간 기다려왔던 오늘이다. 9시 45분 센터 앞에서 버스를 타고 테 아나우를 떠날 때는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차 두 대에 나누어 타고 30분도 채 안 걸려 25킬로미터 떨어진 선착장인 테 아나우 다운스에 도착했다. 배에 타고나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10시 반에 떠난 배는 1시간 남짓 걸려 밀포드 트랙 입구에 도착했다. 오직 자연광과 태양전기 그리고 빗물 가는 도중 완벽한 색깔의 무지개가 우리를 반기듯 반짝 웃어주는 것 같았다. 전체 거리 53.5킬로미터의 밀포드 트랙의 시작을 알리는 표시판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발걸음을 뗐다. 출발부터 비를 맞은 것이 끝날 때까지 비를 맞으며 끝냈다. 길은 잘 나 있고 이정표도 잘 되어있다. 1킬로미터쯤 가니 글레이드 하우스(Glade House)가 나온다. 퀸스타운에서 출발하는 관광상품으로 온 사람들은 여기서 첫 밤을 보낸다고 한다. 클린턴 강을 따라 원시림 속에 잘 나 있는 폭 1미터 정도의 길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내린 비로 물이 가운데 고여 있어 가장자리로 피해 다녔다. 1시간 반 정도 약 5킬로미터를 걸으니 클린턴 산장(Clinton Hut)이 나온다. 해발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종묘제례악 1. 제례의 웅장함은 미래의 후광이라 인류의 보배로서 서구가 먼저 알아 이해를 이루고서야 아름답다 하리라. 2. 조상을 되새김은 인자의 본분이라 흠모의 형식으로 예절을 다하오니 장엄함 넘볼 수 없고 격조 또한 높아라. 3. 세상에 둘도 없는 웅장한 악가무라 감동이 몰아치고 심금을 울리나니 세계의 빛으로 삼아 길이보전 하리라.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불싸움 멈춤 세 해를 싸웠으니 온 땅이 엉망이라 내 뜻 아닌 싸움과 남 뜻인 멈춤이니 그래도 불쇠소리는 오늘껏 이어지고 * 불싸움 : 전쟁 * 불쇠소리 : 총소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죽살이치다[뜻] 어떤 일에 모질게 힘을 쓰다[보기월] 모르긴 해도 새로운 곳에서죽살이치다그렇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닷날(금요일) 일을 마치자마자 길을 나섰습니다. 모랫바람이 황소바람처럼 불어서 문을 닫아 두어도 집 안에 모레가 쌓인다는 기별을 해 주던 분이 찍그림 속에서 웃고 있었습니다. 웃음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건 말할 것도 없고 왔냐는 말한 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살짝 웃고만 있었지요. 길지 않았지만 일을 하는 모습을 지켜 보신 분이 해 주신 말씀을 들으니 더 안타까워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나라에서 보낸 꽃등 갈침이로서 맡은 일뿐만 아니라 이레끝(주말)에도 쉬지 않고 우리말을 가르치는 일에 힘을 썼다고 하더라구요.모르긴 해도 새로운 곳에서죽살이치다그렇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래서 둘레 분들이 다 반기고 좋아해 주셨을 테구요. 좋은 선생님이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어린 손주 기별을 받고 얼굴도 모르는 좋은 사람 얼굴이라도 익혀서 하늘나라에 가서 인사를 하러 오셨다는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더 슬펐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고이고이 잠들길 빌고 빌었습니다. 엿날(토요일) 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애나다 [뜻]안타깝고 속(마음)이 언짢아지다.[보기월]애난사람은 저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더 크게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안 좋은 마음은 둘레 사람에게 잘 번진다는 말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게 틀린 말이 아닌가 봅니다. 아무리 좋은 마음을 갖고 있어도 그 좋은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쉽게 옮겨 가지 못하는데 안 좋은 마음, 생각, 짓은 쉽게 퍼지니 말입니다. 한 사람이 가지는 마음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안 좋은 기분은 또 다른 안 좋은 기분을 절로 생기게 하고 또 옮아 간다는 걸 어제 오늘 저를 보면서 똑똑히 봤습니다. 자랑스럽게 다른 뜸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던 연극을 못 보여 준 일도 있고, 갑자기 돌아가신 분들 일도 있어서 가라앉을대로 가라앉은 제 마음이 그랬으니 말입니다.애난사람은 저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더 크게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보여주겠다고 했다가 못 보여주게 되어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했던 제 마음을 알 까닭이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그런 제 마음이 아이들에게 옮아간 것이겠지요. 있으나 없으나, 하나 마나 다름이 없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 서글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