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주릅[뜻] 집, 땅, 몬 따위를 사고 파는 데 값을 매겨 주고 돈 받는 것을 일로 삼는 사람[보기월] 제가 할 수만 있다면 토박이말주릅이라도 두고 싶다는 것이지요. 어제 아침에 '내려 놓기'와 '마음 비우기'와 아랑곳한 글을 보고 아침부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하루를 열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그 말을 오래 머리에 담아 두지는 못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해야 할 일들을 챙겨 하느라 바쁘게 보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보면서 문득문득 내가 바라는 많은 것들 가운데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을 수도 있는데 그게 안 된다고 속을 끓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이런데 어른들 생각이나 마음을 바꾸려는 것은 얼마나 어렵겠냐 싶었습니다. 이른바 저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여기는지 똑똑히 보여주는 일을 겪고 보니 더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고장 배곳 갈침이께서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마음을 쓰자는 벼름소(주제)로 움직그림을 만드는 데 도움을 달라고 오셨습니다.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일터(사무실)로 찾아오셔서 왜 토박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앞짧은소리[뜻] 1)앞으로 늘품이 없거나 앞날에 좋지 않은 일을 뜻하게 된 말마디[보기월] 누구보다 아이들한테는앞짧은소리를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어제 비가 조금 올 거라는 기별을 들어 알고 있었지만 하늘만 보고 비가 안 오는 줄 알고 나갔다가 비를 조금 맞았습니다. 옷이 젖을 만큼은 아니었고 아주 조금 말입니다. 저 말고도 저처럼 비를 맞는 사람들이 있었지요. 장마답게 낮에도 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되풀이했습니다. 때끝꼲기(기말평가) 열매를 보고 싶어 안달을 난 아이들이 아침에 가자마자 저에게 달라붙어 얼른 알려 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여느 때 잘하면 절로 좋은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걸 모르지 않는 아이들이 그것을 몸으로 겪어 알게 되면 참 좋겠습니다. 만나는 첫날부터 그 말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그리 따라 주는 아이가 없다면 그건 제가 모자란 탓일 것입니다. 오늘 누군가 올려 준 글에 몇 해 앞에 잇달아 여러 사람 목숨을 빼앗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람이 남긴 말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 선생님이 해 준 말을 듣고 나쁜 마음이 자라났다는 것이었죠. 그때 누군가 '착하다'는 말을 한 마디 해 줬더라면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매 하늘을 날면서 아래 보니 어떠느냐 고우냐 더러우냐 한 마디 들어 보자 우리도 네 등에 업혀 여기저기 보곺구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서근서근하다 [뜻]1)사람 생김새나 됨됨이가 상냥하고 시원스러우며 붙임성이 있다.[보기월]처음 뵙고 이야기를 나눴지만 참 서근서근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은 아침부터 일이 꼬이고 꼬여서 땀을 더 많이 흘렸습니다. 뜻밖에 일이 일어나 시끄럽고 어수선하게 한 때새(시간)를 보냈지요. 그 다음에는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땀을 한 바가지 흘렸습니다. 맡겨 둔 일이 다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들고 올라와 나눠 주려고 보니 제가 맡긴 게 아니라서 다시 갖다 놓고 오느라 그랬습니다. 낮밥을 먹으러 가서도 차분하게 밥을 못 먹는 아이들 때문에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었습니다. 끝내 마지막 쉬는 때는 골마루에서 장난을 치다가 다른 뜸(반) 갈침이한테 꾸지람을 듣는 아이까지 나왔습니다. 하마터면 옆에 있는 애들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장난을 치고도 그게 얼마 만큼 큰일이었는지 모르는 아이 때문에 더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토박이말 갈침이 동아리 모임을 서둘러 끝내고 올해 토박이말 겨루기를 어떻게 꾸려 갈지 이야기를 나누러 교육청으로 갔습니다. 지난해와 좀 다르게 더 나은 겨루기가 되도
[우리문화신문=이규봉 교수] 뉴질랜드를 떠난 지 12년 만에 아내와 함께 다시 찾았다. 2003년에서 2004년까지 남섬에 있는 크라이스트쳐어치(Christchurch)에서 1년 동안 살면서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거의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가고는 싶었지만 정보 부재로 못 가본 곳이 있었는데 뉴질랜드의 환경보존청(Department of Conservation)에서 관리하는 여섯 개의 탐방로(great walks) 가운데 가장 유명한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이다. 이곳은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오고 하루 40명까지 입산을 허용하므로 적어도 6달 전에 예약을 해야 원하는 날에 맞추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이 아내 회갑이라 제2의 신혼여행을 겸하여 이르다고 생각했던 지난해 6월, 그것도 환경보존청 누리집(booking.doc.govt.nz)에서 예약했는데 이것도 좀 늦어 설 지난 지금에야 출발이 가능해 이제 떠난 것이다. 세 번째 예약 만에 성사되었는데 과거 두 번에 걸친 예약은 그때마다 집에 일이 생겨 취소해 취소수수료만 물었다. ‘땅콩회항’ 덕에 대한항공을 타다 버스를 타고 대전을 11시에 출발해 2시간 반 만에 인천공항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흐무러지다[뜻] 1)잘 익어서 무르녹다[보기월] 배는 부른데 엊그제 얻어다 놓은 참외가흐무러지지않았나 걱정이 된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참는 것도 배워야 한다며 버티다가 땀을 줄줄 흘리는 아이를 보고 찬바람틀을 켰습니다. 더워서 안 되겠다던 아이들은 시원해지니 또 슬슬 놀고 싶은지 자꾸 이런저런 말을 걸어 제 갈길을 막았습니다. 더워지는 날씨처럼 아이들 마음도 더워지는가 봅니다. 어제 맛보여 드린 '주럽'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이런 말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알게 되어 반가웠다는 분, 태어나 처음 보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있을까 걱정이 된다는 분, 앞으로 써 보겠다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읽지도 않고 지나치는 분들이 많지만 이런 분들이 계시니 더 기운이 납니다. 이제까지는 몰랐지만 이제 알았으니 앞으로 쓸 일이 있을 것이고 나부터 쓰다보면 누군가 옆에 사람도 쓰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천천히 살아나는 것이죠. 서두르지 않고 나부터 둘레 사람들과 나누는 손길이 토박이말을 살리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토박이말 배움 동아리를 하러 갔습니다. 뜨끈한 곳에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주럽[뜻] 몸이나 마음이 지쳐서 더없이 고단한 것[보기월] 요맘때 배곳에는주럽이 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제 밤새 나라 곳곳에서 비가 억수처럼 내렸다고 합니다. 메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곳도 있고 수레를 타고 가던 사람들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 찾지 못하고 있다는 기별도 들립니다. 이렇게 억수같이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를 '억수장마'라고 한답니다. 그렇게 비가 많이 온 곳에서는 반갑지는 않겠지만 '억수장마'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시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제가 있는 곳에는 어제 아침에 해가 쨍 났다가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소나기처럼 비가 내리기도 하고, 여우비가 오기도 했습니다. 바람까지 불어서 비가 내릴 때 문을 열어 둘 수가 없어 저는 적잖게 땀을 흘렸지요. 이렇게 더위 하나도 견디기 힘든 제 속을 박박 긁고 끓여 주는 아이들이 얼마나 고맙겠는지 아시겠지요?^^ 요맘때 배곳에는주럽이 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니 그런 말씀을 하지 않아도 낯빛을 보면 바로 알 수가 있습니다. 아이 어머니께서 "우리는 한 아이 거두어 기르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비슷한 아이 스물 대여섯을 데리고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속’과 ‘안’은 본디 아주 다른 낱말이지만, 요즘은 모두가 헷갈려 뒤죽박죽 쓴다. · 속 : ① 거죽이나 껍질로 싸인 물체의 안쪽 부분. ② 일정하게 둘러싸인 것의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 · 안 : 어떤 물체나 공간의 둘러싸인 가에서 가운데로 향한 쪽, 또는 그런 곳이나 부분. 《표준국어대사전》 국어사전의 풀이만으로는 누가 보아도 어떻게 다른지 가늠하기 어렵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 밖에도 여러 풀이를 덧붙여 달아 놓았으나, 그것은 모두 위에서 풀이한 본디 뜻에서 번져 나간 것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본디 뜻을 또렷하게 밝혀 놓으면 번지고 퍼져 나간 뜻은 절로 졸가리가 서서 쉽게 알아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본디 뜻을 흐릿하게 해 놓으니까 그런 여러 풀이가 사람을 더욱 헷갈리게 만드는 것이다. 우선 ‘속’은 ‘겉’과 짝을 이루어 쓰이는 낱말이고, ‘안’은 ‘밖’과 짝을 이루어 쓰이는 낱말이다. “저 사람 겉 다르고 속 다른 데가 있으니 너무 깊이 사귀지 말게.” 하는 말은 ‘겉’과 ‘속’을 아주 잘 짝지어 쓴 보기다. 여기서 ‘겉’은 바깥으로 드러나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행동과 말 따위를 뜻하고, ‘속’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앞돈[뜻] 품삯, 몬값, 빌리는 값을 미리 치르는 돈[보기월] 덥지도 춥지도 않는 봄과 가을에 앞돈을 주고 시원함을 사 모아 둘 수는 없을까요? 어제는 '무더위'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날씨였습니다. 바람이 불었지만 하나도 시원하지 않은 바람을 맞으며 찬바람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을 시원하게 해 주지 못했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는 봄과 가을에 앞돈을 주고 시원함을 사 모아 둘 수는 없을까요?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저는 더 그렇습니다. 제가 그리 반갑지 않은 땀과 아주 가깝게 지내야 하는 여름이 싫다고 하니 낮이 길어서 여름이 참 좋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르게 느끼고 좋궂음도 저마다 다르니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말이 맞다 싶습니다. 이리저리 바쁘게 다니느라 이를 손봐야 하는데 못 보고 있었습니다. 어제 모임이 다른 날로 바뀌는 바람에 이를 손보러 갔는데 잇몸을 찢은 뒤 기워서 아프기도 아프고 밥 먹는데 좀 거슬렸습니다. 이럴 때마다 이가 튼튼해서 손볼 일이 없는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앞돈'은 '선금', '전금'과 비슷한 말이니 그런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황하제일교에서 시작은 맑고 맑았으나 만 리를 넘어 붉게 물들었네 수천 년을 두고 흥망성쇠 몇이던가 자애롭기는 어머니라 불리고 거칠기는 견줄 것이 없네 물을 다스리는 자 천하를 얻는다고 누가 말했던가 중국을 알려거든 황하를 먼저 보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