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화들짝 [뜻] 몸을 갑자기 움직이며 매우 놀라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자다가 무슨 소리에화들짝놀라서 잠을 깼는데 쉼터에 쉬어 간다는 알림말씀이었습니다.이레끝 막바지 꽃구경에 나선 사람들이 길을 꽉 채웠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꽃도 빨리 피고 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다들 봄나들이를 한다고 북적이는 길로 저는 모임이 있어서 혼자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이 많이 가까워졌다고는 하지만 오고 가는 데 수레 안에서 한 나절 넘게 앉아 있어야 해서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지요. 게다가 옆에 이야기를 할 사람이 있으면 좀 나은데 혼자 오가는 길은 참 멀게 느껴지곤 합니다. 그래도 길을 나설 수 있는 것은 만남이 좋고 사람이 좋고 함께하는 일이 좋기 때문입니다. 지난 걸음은 우리말로학문하기모임 일꾼모임 일 때문에 갔습니다. 으뜸빛(회장)이 바뀌고 새롭게 모임 일을 맡아서 할 사람들이 모여서 인사도 나누고 앞으로 더 잘하자는 다짐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훌륭하신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고 또 좋은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우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꿩 봄이 왔서 좋다들 너두야 하늘 나네 메줄기 나무들은 너 모습에 봄 돋구고 오오라 곱게 불러서 더불어 살자꾸나 ▲ 꿩, 봄이 왔서 좋다들 너두야 하늘 나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눈 뜨고 호접몽, 교방입춤 선비가 아니더라도 마음을 빼앗기기는 마찬가지 고혹한 눈빛은 나인가 설레게 하고 누운 듯 틀어진 자태에 그만 숨을 멈추네 동백(椿姬)의 환생인가 미세한 미소여 어깨선 안으로 흐르는 것은 백옥이 분명하리 나비인가 꽃인가 눈뜨고 호접몽이네. ▲ 교방입춤1 ▲ 교방입춤2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제물로 [뜻] 제 스스로[보기월] 아이들한테 토박이말을 알려 주기만 하면제물로다 알아서 익혀 쓰게 된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봄꽃을 보고 그 이름의 말밑을 알아보는 제철 놀배움을 하고 오면서 해까지 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라도 꽃을 보고 온 것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를 어제 날씨가 알게 해 주었습니다. 또 비가 내리면서 벚꽃잎이 거의 다 떨어지고 이제 잎이 더 많이 보이는 나무가 많았졌으니 말입니다.^^ 배곳 안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동아리 모임을 꽃등으로 했습니다. 일동무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모임이 있어서 제때 모이지는 못 했지만 걱정을 했던 것과 달리 괜찮지 않았나 싶습니다. 늦게 만나서 짧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졸가리만 듣고도 앞으로 모임이 알차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참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다른 배곳 동아리도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열매가 달라질 것이므로 더욱 마음이 쓰이고 어깨가 무겁습니다. 아이들한테 토박이말을 알려 주기만 하면제물로다 알아서 익혀 쓰게 된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가르치고 배우는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위의 반대말은 아래이기도 하고 밑이기도 하다. 그것은 위라는 낱말이 반대말 둘을 거느릴 만큼 속살이 넓고 두터운 한편, 밑과 아래의 속뜻이 그만큼 가깝다는 말이다. 이처럼 두 낱말의 속뜻이 서로 가까운 탓에 요즘에는 밑과 아래의 뜻을 헷갈려 쓰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지경에 이르렀고, 심지어 국어사전에서도 헷갈린 풀이를 해 놓았다. 밑 : 나이, 정도, 지위, 직위 따위가 적거나 낮음. 과장은 부장보다 밑이다. 동생은 나보다 두 살 밑이다. 아래 : 신분, 연령, 지위, 정도 따위에서 어떠한 것보다 낮은 쪽. 그는 나보다 두 살 아래이다. 위로는 회장에서, 아래로는 평사원까지. 《표준국어대사전》 밑과 아래가 뜻으로나 쓰임새로나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는 소리다. 하기야 밑은 ~ 따위가 적거나 낮음이라 풀이하고, 아래는 ~ 따위에서 어떠한 것보다 낮은 쪽이라 풀이했으니 아주 같지는 않다고 할는지 모르겠다. ▲ 《표준국어대사전》의 '밑'과 '아래'의 풀이, 두 풀이가 조금도 다를 바 없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러나 낮음과 낮은 쪽은 무엇이 어떻게 다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앙감질 [뜻] 한 발은 들고 한 발로만 뛰는 짓=깨끔질, 앵금질, 외발뛰기[보기월] 앙감질로 들어 온 아이들을 불러 그러다 미끄러지면 다칠 수도 있으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좋게 타일렀습니다.봄비가 잦다고 해야 할까요? 비가 온다는 기별이 없었는데 어제 뒷낮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 이레부터 벼르던 제철 놀배움을 하러 나갔습니다. 한두 사람도 아니고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일이라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밖에 나가서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니 잘 왔다 싶었습니다. 먼저 밖에 나온 일을 오래 붙들어 놓을 수 있는 찍그림(사진)을 먼저 찍었습니다. 그리고 하얀 눈처럼 피어있는 벚꽃 구경을 한 뒤 여기저기 피어있는 작은 꽃들을 살펴보고 그림도 그렸습니다. 그런 가운데 어떤 아이들은 바닥에 떨어져 쌓인 꽃잎을 주워 뿌려 꽃보라를 만들며 깔깔대고 웃기도 했습니다. 많이 본 꽃인데 이름은 몰라요. 아이들을 데리고 눈 앞에 있는 꽃을 가리키며 이름을 아느냐고 물으니 아이들이 한 말입니다. 이름을 아는 것은 개나리였습니다. 봄꽃 이름을 다 알려주지는 못 했지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새롱거리다 [뜻] 방정맞게 까불며 참되거나 미덥지 못하게 자꾸 지껄이다[보기월] 그런데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새롱거리면생각이 좀 달라집니다. 어제는 비가 그치고 난 뒤 날씨도 맑았고 기분 좋은 일이 세 가지나 있었습니다. 하나는 지난해 한배해(동학년)였던 갈침이한테 반가운 기별을 받았습니다. 올해 새로운 일을 맡았는데 이제까지 써 오던 말을 좀 바꿔 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말을 보내줬더니 좋다고 하면서 바로 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보내면서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는데 아주 좋다고 하니 저도 더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바꿔 나가면 더디긴해도 우리 말글살이가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이제까지 여러 가지로 제 속을 끓이던 사람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준 것입니다. 날마다 보는 사람인데 서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서로 지내기가 적잖게 어렵습니다. 저 혼자라면 참고 견딜 수도 있는데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그저 보아 넘길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죠. 여느 때 보면 밝고 우스개도 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활갯짓[뜻] 1)걸음을 걸을 때에 두 팔을 힘차게 내젓는 짓[보기월] 걸을 때도활갯짓을 하며 걸으면 땀이 얼른 나고 좋다는 걸 압니다. 비가 내리긴 했지만 어제는 날씨가 그제보다 많이 쌀랑했습니다. 날씨를 생각하고 옷을 입고 갔지만 문을 오래 열어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햇볕이 있고 없고에 따라 그만큼 많이 달랐습니다. 빗방울 만큼 벚꽃잎이 떨어져 눈처럼 보이는 곳도 있었지요. 배움이들과 봄꽃 놀배움을 나갈 일을 짜는데 날을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기도 했지만 다른 일이 있어서 같이 나갈 때를 맞추기 힘들었습니다. 비가 그치고 해가 반짝 난 날이 가장 좋을 때인데 하루가 더 늦어지게 되었지만 철에 맞춰 해 볼 수 있어서 괜찮습니다. 여러 가지 꽃도 보고 여느 때 생각해 보기 어려운 꽃이름의 말밑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와서 저녁을 챙겨 먹고는 여러 날 못 간 마실을 갔습니다. 참일 마실을 갔다기 보다는 책을 사러 간 게 맞는 말입니다. 비는 그쳤지만 날씨는 낮보다 더 춥게 느껴졌습니다. 걸을 때도활갯짓을 하며 걸으면 땀이 얼른 나고 좋다는 걸 압니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봄 그늘 개나리 진달래 만발하는 찬란한 봄에도 서러움 있으니 크게 노래할 일이 아니다. 버들이 노랗게 물오르는 따스한 담벼락 뒤꼍에 긴 그림자 아직 틔우지 못한 어린 꿈들이 있어 봄이 찬란할수록 그늘은 더욱 길어만 가네. ▲ 나무에서 생명이 움튼다.(구례 산수유 마을에서)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흰참함박꽃(목련) 한겨레 마음이냥 거룩 밝검 뜻이냥 볼수록 빛 맑고 맘씻이 해 주니 그 같은 얼을 지녀서 참삶을 이어가리 * 흰참함박꽃 : 목련꽃, 목란꽃 * 거룩 밝검 : 거룩한 단군왕검 ▲ 토종 목련들 / 목련, 산목련(함박꽃) - 사진작가 이명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