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제골 [뜻] 감이나 모양새를 제대로 갖추어진 몬(물건)[보기월] 올해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누구나 좋아하는 토박이말 놀배움감을제골로 만들고 싶습니다. 제 느낌에 봄다운 날씨가 이틀 이어지는 동안 벚꽃이 다 핀 것 같습니다. 이레끝 벚꽃 구경을 다녀올까 생각을 했었는데 엿날(토요일) 앞낮에는 제가 일이 있어서 나갔다 왔고 뒷낮에는 아들이 동아리 모임에 가는 바람에 못 했습니다.아쉬운대로 시골집에 가는 길에 수레 불빛으로 비춰 보기도 했고,누리어울림마당에 동무들이 올려 준 벚꽃 찍그림 구경은 실컷 했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시골집에 가서 잠을 잔 다음 날은 몸이 한결 가볍습니다. 잠을 참 잘 잤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침밥을 먹고 설거지를 끝낸 뒤 집가심을 하려고 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봄비는 일비라는 말이 있듯이 시골에서는 앞으로 할 일이 많아지는 철입니다.이 비가 온다는 기별을 듣고 잠을 미루고 새벽까지 벚꽃 구경을 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벚꽃 나무 아래 하얗게 떨어진 꽃잎을 보니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비를 맞고 나면 꽃잎도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산천은 푸른 깃발로 펄럭이며 희망의 봄날을 펼치고 있다 때마침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마다 또 각 후보마다 자신이 가장 잘난 후보라며 큰소리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광경을 보고 듣고 있는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가 이미 오래되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제발 예의와 염치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국민의 존경과 박수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가능하면 정치인의 이름시는 쓰지 않으려 했으나 이미 적어놓은 고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깨끗한 신사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자신을 앞세우고자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외면했던 정치인들은 이제 스스로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그런 정치를 펼치기를 기대해본다 민주화운동의 상징 김근태 의원은 자신을 고문한 이근안을 스스로 용서하는 용기를 보여준 특별한 분이었다. 악마같이 보였을 그에게도 인간의 사랑이 있음을 믿고 싶어 희망을 포기치 않았던 그는 고문의 후유증으로 일찍 목숨을 잃었지만 꿈과 사랑을 가슴에 품고 우리 곁을 떠났다 푸르름의 깃발을 일으켜 세운 4월! 저마다 예의와 염치를 아는 사람으로 거듭 새로워지기를 희망한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앙가조촘 [뜻] 1)앉지도 서지도 않고 몸을 반쯤 굽히고 있는 모양[보기월] 다른 애들 노는 것을 뒤에서앙가조촘구경하는 것이 다인 아이들도 있습니다. 어제는 올들이 가장 포근한 날씨였다는 말을 뒤늦게 들었습니다. 낮밥을 먹고 올라가 이를 닦으려고 하는데 살짝 땀이 나는 느낌이 들었지만 저는 날씨 때문이 아니라 따뜻한 밥을 먹어서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요. 나중에 날씨가 포근해서 그랬다는 걸 알았습니다. 날씨도 좋은데 낮밥을 먹은 뒤 밖에 나가지 않고 안에서 노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햇볕을 쐬는 것도 좋고 땀이 날만큼 움직이는 것도 좋은데 그걸 싫다고 하니 쫓아내지도 못 한답니다. 안에서 할 수 있는 놀이가 몇 가지 되어야 말이지요. 다른 애들 노는 것을 뒤에서앙가조촘구경하는 것이 다인 아이들도 있습니다. 놀고 싶어하고 놀 겨를이 없다고 푸념하는 아이들이 많고 저도 그런 아이들을 안쓰럽게 여기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놀 겨를을 줘도 마땅한 놀이터와 놀거리가 없어서 또는 놀 줄을 몰라 못 노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어른들이 도와 줘야 할 일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우리가 어릴 적에는 책가방을 어깨에 메고 학교에 다녔으나, 요즘은 유치원생에서 대학생까지 모두 책가방을 등에다 짊어지고 다닌다. 그러면서도 책가방을 지고 다닌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들 메고 다닌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가 말뜻을 올바로 가려 쓰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메느냐 지느냐 하는 것은 책가방이냐 아니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어깨에만 맡기느냐 등에다 맡기고 어깨는 거들기만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메다는 어깨에다 무엇을 걸치거나 올려놓는 노릇이다. 이때 무엇이란 장대나 통나무, 보따리나 보퉁이를 비롯하여 어깨에 얹혀 있을 만하면 가릴 것이 없다. 그러나 반드시 한 쪽 어깨에만 맡겨야 메는 것이라 한다. 굳이 두 쪽 어깨에 맡겨도 메는 것일 수가 있지만, 그럴 적에는 한 쪽 어깨에 하나씩 따로 맡겨야 메었다고 할 수 있다. ▲ 어깨 한쪽에 걸치는 것 메다, 양 어깨에 걸치는 것 지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무엇이나 하나를 두 쪽 어깨에다 걸치면 그 무엇은 어쩔 수 없이 등허리 쪽에다 맡기는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하면 메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지다는 본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새록새록 [뜻] 1)새로운 몬(물건)이나 일이 잇따라 생기는 모양[보기월] 우리가 못 본 사이 그 큰 나무에도새록새록새잎이 돋아났던 것입니다. 어제는 사람이 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느낌도 다르고 맞이하는 사람 마음도 달라지는 게 맞다는 걸 똑똑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삿날마다 공밀치기를 하는 날이라 옷을 좀 가볍게 입고 갔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왜 옷을 그렇게 입고 왔는지 묻기도 했고 슬쩍 장난을 걸어오기도 했습니다.몸집이 크지 않아 아이들과 같이 있으면 아이인지 어른인지 가리기 쉽지 않은데 옷까지 그렇게 입어서 더 그랬었나 봅니다. 하지만 하루쯤 좀 가붓하게 입고 가서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삿날은 옷차림을 무겁지 않게 하고 올 생각입니다. 날마다 하나씩 해 내야 할 게 있고, 이 달 안에 끝을 내라는 일까지 있어 아침부터 진둥걸음으로 배곳을 오가야했습니다. 구름다리를 지나다 아래에서 못 봤던 키 큰 나뭇가지 끝을 봤는데 손톱만한 입이 달려 있었습니다. 우리가 못 본 사이 그 큰 나무에도새록새록새잎이 돋아났던 것입니다. 봄기운은 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환[뜻] 아무렇게나 마구 그리는 그림[보기월] 얼핏 봐서는 물감을 부어 놓고환을 그리는 것처럼 보였는데 다 그린 걸 보니 입이 벌어졌습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어서 더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뒷낮에는 바람까지 불었습니다. 어른아이 할 것없이 날씨에 따라 기분과 함께 몸이 달라지는 게 맞나 봅니다. 몸이 안 좋아서 못 오는 아이가 있었고, 그제 못 왔다가 온 아이는 머리가 아파서 안 되겠다며 집으로 갔습니다. 이제 봄기운이 더해져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아픈 아이들도 줄어들 거라 믿습니다. 벌써부터 벼르고 있던 모둠 날적이를 처음으로 적었습니다. 서로 배움 품앗이도 하고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겪으며 배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아직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있지만 곧 알아차리게 될 거라 믿습니다. 슬기틀(컴퓨터)이 말을 듣지 않아서 손말틀(휴대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가 참으로 놀라운 솜씨를 가진 사람을 봤습니다. 쓰레기통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얼핏 봐서는 물감을 부어 놓고환을 그리는 것처럼 보였는데 다 그린 걸 보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제겨디디다 [뜻] 발끝이나 발뒤꿈치만으로 땅이나 바닥을 디디다.[보기월] 마루가 나무라서 아무리 살살제겨디뎌도소리가 나는 것을 막기 어렵습니다. 제가 못 본 이틀 사이에 길가에 있는 벚나무에는 흰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사람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날씨를 핑게로 게으름을 피우기도 하고 쉬었다 하자며 일을 뒤로 미루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춥니 어쩌니 해도 나무는 그저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했기 때문이겠지요.아침에 밖으로 나오면 온몸으로 서늘함을 느끼지만 낮이 되면 입고 온 옷이 참으로 알맞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낮밥을 먹고 놀다가 들어온 아이들은 짧은 옷을 입고도 땀을 흘리며 앉아 있답니다. 날씨를 옷만으로 매기는 저하고는 많이 다른 거죠.그렇게 밖에서 마음껏 달리기도 하고 공도 차면서 놀면 좋을 텐데 그러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마루가 나무라서 아무리 살살제겨디뎌도소리가 나는 것을 막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마루에서 잡기 놀이를 하고 씨름을 하면 어떨까요? 쿵쾅거리는 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일어나는 먼지에 다칠 수도 있다는 걱정까지 더해져 좋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암지르다 [뜻] 으뜸 되는 것에 덧붙여서 하나로 되게 하다.[보기월]그 래서 오리고기 볶음에 남은 건건이를암질러먹었습니다.꽃샘추위가 물러가고 온나라가 봄날이 될 것이라는 기별을 들었는데 참말로 그랬습니다. 날씨가 어찌나 좋던지 어디라도 봄나들이를 다녀와야 되는데 하는 생각만 하고 그러지는 못 했습니다. 그래도 기쁜 일이 있어서 기분 좋게 먼 길을 다녀왔습니다. 엿날(토요일) 저녁 제 돌을 맞아서 밥잔치를 하고 있는데 서울 사는 가시아우한테서 기별이 왔습니다. 곧 아이가 태어날 것 같다는 것이었죠. 그 말을 듣자마자 저는 어쩌면 저랑 돌날이 같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입가심을 하러 가시집에 가 있는데 아이를 낳았다고 했습니다.다들 손뼉을 치며 기쁜 마음을 나누고 새벽에 서울 걸음을 하기로 하고 저마다 집으로 갔습니다. 날이 새지도 않아서 일어나 집을 나섰습니다. 서울에 닿아 가장 먼저 아이를 봤습니다. 머리카락이 새까맣고 눈이 또록했습니다. 다들 아빠를 닮았다고 하더군요. 예쁘고 튼튼하게 잘 자라기를 빌어주고 왔습니다.길이 좋아서 하루가 안 가서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고목에 꽃 고목에 꽃이 피니 시절은 분명코 봄 나무도 그러한데 사람은 어이하리 가슴에 남아있는 것 오직 사랑뿐이네. ▲ 고목에 핀 매화 - 광양 매화마을, 2016. 03. 23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첫 제비 먼 땅을 등지고 밝땅을 찾았으니 너무나도 기뻐서 껴안고 싶구나 가을엔 되돌아가니 푹 쉬고 가거라 * 밝땅 : 우리나라 삼천리 금수강산 ▲ 먼 땅을 등지고 밝땅을 찾은 제비(그림 이무성 한국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