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알아방이다 [뜻] 무슨 일의 낌새를 알고 미리 갖추어 차리다(대비하다)[보기월] 아이들과 더 많이 더 자주 이야기를 한다면알아방일수 있는 일이 많을 것입니다. 날이 어제보다 더 포근했습니다. 아침, 저녁에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지만 낮에 해가 있는 곳에 있으면 제대로 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배곳 옆에 서 있는 목련꽃이 하루가 다르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사나흘 안에 모든 꽃봉오리가 다 피지 싶습니다. 챙겨 내야 할 것들, 아이들에게 알려 줘야 할 것들이 많아서 적어 두지 않으면 놓치기 쉽습니다. 아이들한테 늘 적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을 하는데 제가 적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하지만 워낙 많아서 때가 지난 뒤에 보게 되는 것도 있긴 합니다. 어머니들과 마주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버이 자리에서 보면 늘 어린 아이들이 걱정이 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늘 마음을 쓰게 되지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습니다. 좋게 보면 말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과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한량무(閑良舞) 벼슬이 무슨 소용이랴 사나이 큰 뜻이 어디 당상관(堂上官)에 있을 것인가 한바탕 놀이에도 뜻이 있거늘 갓 쓰고 도포 입고 부채 하나 들어 긴소매 펄럭이며 세상을 비웃고 교묘한 디딤으로 공명을 조롱하니 이보다 더한 권력이 어디 있겠는가 한 바퀴 공수래 또 한 바퀴 공수거라 욕심을 버려두고 이 한판을 놀아보세. ▲ 2014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아제르바이잔 친선공연에서의 한량무, 최병재 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새들다 [뜻] 2)혼인이 이루어지도록 사이에서 이어주다=중매하다[보기월] 요즘 부쩍새들어달라는 사람들이 많은데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봄다운 날씨가 될 거라고 하더니 딱 맞았습니다. 기별을 듣고 옷을 좀 가볍게 입고 나왔는데도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두 때째 마치고 아이들 찍그림을 찍으러 나가니 더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몸을 움직이는 아이들은 다 두꺼운 윗도리를 벗어 걸쳐 놓았더라구요. 눈이 부셔서 얼른 찍지 못 했지만 아이들은 즐거워했습니다. 찍그림을 찍은 뒤 바로 들어 가야 되는데 달리기를 해 보고 싶다고 해서 달리게 했습니다. 하고 싶은 사람만 하게 했더니 마다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마다 다른 아이들 어떻게 다 맞춰 줄 수가 있겠습니까?^^ 아이들을 보내고 난 뒤에는 아이들 어머니 세 분과 차례로 마주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잘 몰랐던 것도 알게 되고 마음 써야 할 것도 알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좀 더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녁에 당겨진 배움자리에 가서 남달리 뜨거운 마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민들레 너는야 이른봄 겨울이겨 왔구나 안겨라 반갑구나 노랑 얼굴 예쁘네 하늘아 어서내려와 메랑 함께 웃자꾸나 * 이겨 : 이겨서 * 메 : 산 ▲ 서양민들레에 견주어 꽃색이 연하고 꽃잎의 수가 적은 토종 민들레(사진작가 이명호 제공) ▲ 토종 흰민들레(왼쪽), 토종 산민들레(사진작가 이명호 제공)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홋홋하다 [뜻] 딸린 사람이 적어 매우 홀가분하다.[보기월]홋홋한제 한 몸이 좋다 싶을 때도 있지만 기대거나 도와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절로 느끼게 됩니다. 하던 일에 파묻혀 난이(영재)들 들기풀이(입학식) 채비를 하러 가야한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한테 기별을 받고 서둘러 갔지만 먼저 온 분들이 일을 거의 다 해 놓았더군요. 인사를 드리고 남은 일들을 마무리하고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그렇지 않아도 이레끝 일이 꽉 짜여 있었는데 낫날(목요일) 하기로 되어 있던 일을 당겨 한날(월요일) 하게 되어서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 일을 하나라도 줄여야 한다는 바쁜 마음에 약을 뿌려 놓은 배곳에 갔습니다. 냄새가 났지만 견딜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있으니 머리가 아파서 안 되겠더라구요.아쉽지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고 어제 다시 갔습니다.앞낮에 혼자 가서 조용히 일을 할 때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여느 때 할 수 없었던 곳 가심을 하고 나니 낮밥 먹을 때가 지나 있었습니다.마음 먹었던 일들을 다 하지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말은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며, 세상을 받아들이는 손이다. 사람은 말이라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말이라는 손으로 세상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말이 흐릿하면 세상도 흐릿하게 보인다. 천수관음보살처럼 손이 즈믄(천)이면 세상도 즈믄을 받아들이지만, 사람처럼 손이 둘뿐이면 세상도 둘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치에서 중국말이나 일본말이나 서양말을 얼마든지 끌어다 써야 한다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그들은 우리 토박이말로는 눈과 손이 모자라서 지난날 중국 한자말로 눈과 손을 늘렸다고 여긴다. 그 덕분에 이름씨 낱말이 얼마나 넉넉하게 되었는지는 국어사전을 펼쳐 보면 알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나 그런 소리는 참말이 아니고 옳은말도 아니다. 산은 마치 토박이말처럼 쓰이지만, 중국에서 들어온 한자말이다. 그런데 이것을 끌어다 쓰기 전에는 우리에게 산을 뜻하는 이름씨 낱말이 없었을까? 이것이 들어와서 비로소 산을 뜻하는 낱말이 생겨나 우리가 산을 처음 바라보고 세상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사실은 거꾸로다. 산 하나가 들어와서 이미 있던 토박이 이름씨 낱말 셋을 잡아먹었다. 뫼와 갓과 재가 모두 산에게 잡아먹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적바르다 [뜻] 어떤 끝(한도)에 겨우 자라거나 이르러 겨를(여유)이 없다.[보기월] 그러나 주어진 일을 해 내는 데도적바른하루이기 때문에 다른 걸 새로 할 수가 없습니다.꽃샘추위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아침에 목까지 올라오는 따뜻한 옷을 입고 가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집에서 밖으로 나오자마자 뒷바람이 싸늘하게 볼을 때렸습니다. 가방 둘을 매고 가다보니 손도 좀 시렸습니다. 하지만 멀지 않아서 달리듯 걸어 가니 괜찮았습니다. 가늠꼲기(진단평가)를 하는 날이라 아침에는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는 사이 꼲기종이(시험지)를 가지고 와야 된다는 생각에 말입니다.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느 때와 같이 바둑돌, 쌓기나무를 갖고 노는 아이들이 아이들다웠습니다.^^보임틀(모니터) 둘을 놓고 일을 하던 버릇이 들어서 하나만 갖고 일을 하느라 많이 갑갑했는데 드디어 둘을 나란히 놓고 일을 하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베낌틀(프린터)까지 달고 처음으로 토박이말을 여러 교실로 날랐습니다. 마다하지 않고 나르겠다고 한 배움이가 있어 이제 날마다 하게 될 것입니다.이렇게 해 오던 일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알싸하다 [뜻] 매운맛이나 독한 냄새 따위로 콧속이나 혀끝이 알알하다.[보기월] 고기를 먹다가 생각없이 찍어 먹은 고추가알싸해서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 났을 때도 날씨는 흐렸습니다. 슈룹을 가지고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을 하다가 들고 나왔습니다. 그제 집에 오는 길에 비를 맞고 왔었거든요. 그런데 낮이 되자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났습니다. 이틀 만에 보는 해가 참 반가웠습니다. 아이들도 제 마음과 같았는지 낮밥을 먹고는 다 밖에 나가더라구요. 될 수 있으면 밖에 나가 신나게 뛰어 놀아야 되는데 마당이 그리 넓지 않은 게 아쉽기는 합니다. 무엇을 했는지 얼굴이 땀으로 흠뻑 젖어 들어 온 아이도 있었습니다. 바알간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이 참 예뻤습니다.배곳을 옮기고 처음 공밀치기를 했습니다. 새로 온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뜻에서 하는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함께 몸을 움직이며 웃고 즐기는 사이 서먹함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이어진 밥자리는 더 좋았습니다.맛있는 것을 먹으며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기를 먹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새되다[뜻] (소리가) 높고 날카롭다.[보기월] 어떤 아이인지는 모르지만새된소리를 지르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어제 아침 집을 나설 때만 해도 하늘이 조금 낮아서 그렇지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날씨는 포근해서 두꺼운 윗도리를 안 입고 갔구요. 그런데 낮밥을 먹을 무렵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날씨미리알림에서 뒷낮부터 비가 온다고 했으니 거의 맞아 떨어진 것이지요.낮밥을 먹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밖에 서 있으니 좀 썰렁했습니다. 아이들도 얼른 안으로 들어가자고 했지만 안이 붐벼서 들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몸을 움츠린 아이들이 딱해서 데리고 들어갔더니 그런 마음도 모르고 나부대는 아이들을 말리기 바빴습니다. 어떤 아이인지는 모르지만새된소리를 지르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나무처럼 돌처럼 가만히 있으라는 게 아니라 밥을 먹는 사람들이 조용하게 먹는 걸 즐길 수 있도록 해 주자는 것인데 조금만 더 남을 먼저 생각해 주는 마음이 없는 게 아쉽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잘하는 아이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 만큼이라도 되는 거라는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 많이 오지는 않았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혼잣손 [뜻] 혼자서만 일을 하거나 살림을 꾸려 나가는 일됨새(사정)[보기월] 혼잣손이 아니기에 좀 더 수월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참 고맙기도 합니다. 엊그제 몸을 움직여 일을 하면서 땀이 나는 걸 보고 날이 많이 풀렸다고 했는데 어제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더욱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걱정을 했던 흙비도 그리 많지 않았고,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아이들도 이레끝을 잘 쉬고 왔는지 한결 밝은 낯빛으로 저를 맞아 주었습니다. 이제 좀 낯이 익었다고 장난을 치는 아이도 있고 제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둘레에 바른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많아 얼른 바로 잡아 줄 수 있어 좋습니다.아무래도 바쁜 한날(월요일), 미처 갈무리하지 못한 것들이 있었는데 그걸 제가 바쁘게 보내는 사이 다 치운 사람이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혼잣손이 아니기에 좀 더 수월하게 지낼 수가 있다는 것이 참 고맙기도 합니다. 다들 몸을 사리지 않고 먼저 나서고 서로를 먼저 생각해 주는 마음이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