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저큼하다 [뜻] 잘못을 고쳐 다시 같은 잘못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다.[보기월] 우리가 살면서 들여야 할 좋은 버릇 가운데 하나가저큼하는버릇이라고 생각합니다.차가운 숨씨덩이(기단)와 더운 숨씨덩이가 만나 여름비와 같은 봄비를 뿌렸다고 합니다. 게다가 차가운 숨씨덩이 속에 엄청난 흙비(황사)가 있어 우리나라를 뒤덮을 거라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바깥에 나가지 말고 나갈 때는 꼭 입마개를 하고 가라고 하더군요.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곳에는 어제 밤까지 그리 많은 흙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얼마만큼 왔는지 모르지만 말입니다.이레끝마다 겨끔내기로 시골집에 다녀오기로 되어 있습니다. 제가 갈 차례라서 건건이를 챙겨 다녀왔습니다. 때 맞춰 핀 꽃을 구경한 다음 찍그림으로 붙들기도 하고 집가심을 했는데 땀이 날 만큼 날이 포근했습니다. 모르는 새 싹을 틔운 나무도 있었고 돌틈에서 한 뼘 길이로 자란 꽃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엊그제 내린 비가 푸나무들에게는 단비였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겨우내 제대로 보살피지 못 했던 꽃동이들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기리며빎 온두살 늙으신분 꽃묶음 품에안고 먼갈쪽 우러러 옷깃여며 고이빈다 다늙어 귀먹어서도 들리는 그소리들 * 온두살 백두살 * 갈쪽 서쪽 나이 백두 살이신 어르신, 꽃다발 품에 안고 먼 조국을 향해 우러러 옷깃을 여민다. 다 늙고 귀먹었지만 지금도 들리는 그 소리 조선 독립만세! 올해는 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 겨레의 얼넋이자 영원한 금자탑이며, 마음의 횃불인 3ㆍ1 독립운동 97돌이 되는 해다. 이 해와 이날은 죽어도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다. 나이 90이 되고 100살이 넘어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먹어도 그때의 우리 한겨레의 늠름한 모습과 만세!, 조선 독립만세! 하고 외치면서 싸운 우리 조상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백두 살이신 어르신, 아직도 귀에는 조선독립만세가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비 오는 날엔 배호 소리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이슬비. 검은 눈을 적시나 한 번의 반주만으로도 오래인 듯 능숙하고 오로지 소리만으로 뭇 사람 사로잡았네. 누구나 떠나야 한다지만 29세 그렇게 빠를 일 무엇인가 이름은 늦을 만 이제 금 차라리 찰 만 비단 금이라도 할 것이지 애처로움 가슴에 새기고 귓가엔 늘 당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알심 [뜻]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야무지고 알찬 힘[보기월] 머지않아 저마다 가지고 있는알심들을 드러낼 때가 올 거라 믿습니다. 해야 할 일들을 생각다보니 잠이 쉽게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뒤척이다 잠이 들었고 눈을 떠 보니 밖이 어제보다 밝게 느껴졌습니다. 어제 때알이 소리를 듣고 눈을 떴을 때와 견주어 생각해 보니 많이 달랐던 것이죠. 깜짝 놀라 때알이를 봤습니다. 제가 맞춰 놓은 때를 훨씬 지나 있었고 어떻게 된 것인지 살펴보니 날짜를 잘못 눌렀더군요.아침 마실을 못 나가서 그렇지 늦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집 안에서 몸을 좀 푸는 것으로 갈음했습니다.아이들과 만난지 둘쨋날 아이들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동무들에게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꿈, 돌날, 식구들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여느 아이들과 달리 좀 더 꼼꼼하게 또박또박 이야기를 하는 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처음 아이가 했던 이야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을 보며 좀 더 마음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고른 모둠 만들기, 다짐 익히기를 하면서 아이다운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어리
배달말지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새근발딱 [뜻]숨이 차서 숨소리가 고르지 않고 가쁘고 바삐 나는 모양.[보기월]늘 걷기만 하다가 오랜만에 달려서 그런지새근발딱숨이 차올랐습니다. 새로운 배해를 여는 날 달이 어둠을 밝히고 있을 때 마실을 나가는 것으로 열었습니다. 때알이 소리에 일어나 보니 생각보다 어두워 때를 잘못 맞췄나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이도 제가 깨우지 않았는데 일어나더군요. 진작 했더라면 아이들 키가 좀 더 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미안했습니다. 갈 때는 천천히 걸어가서 팔굽혀펴기도 하고 거꾸로 매달리기를 한 뒤 줄넘기를 했습니다. 저희들 말고도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자주 만나는 사이인지 서로 인사를 나누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올 때는 달려왔습니다. 아이보다 더 잘 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달렸는데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늘 걷기만 하다가 오랜만에 달려서 그런지 새근발딱 숨이 차올랐습니다. 집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집에 거의 다 와서부터 걸어왔습니다. 갑자기 많이 뛰면 몸이 놀랄까봐 좀 참았습니다.^^ 아침을 일찍 열고 나니 아침밥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챙길 것도 생각해서 안 빠뜨리고 가져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8년 전에 경남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 가운데서, 온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 준 생태 관광지로 첫손 꼽힌 데가 바로 창녕의 우포늪이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는 창원의 주남저수지도 거기에 못지않은 곳이었다. 그런데 이들 두 관광지의 이름이 하나는 우리 토박이말 우포늪으로 람사르 정신에 잘 어우러지지만, 다른 하나는 주남저수지라는 한자말이어서 아쉽고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주남저수지는 아무래도 일제 때에 바꾸어 쓴 이름일 터이고 본디는 틀림없이 주남못이었을 것이다. 못은 쓸모 있을 적에 쓰려고 사람이 땅을 파고 둑을 쌓아서 물을 가두어 두는 곳이다. 못에 가두어 두는 물은 거의 벼농사에 쓰자는 것이라 논보다 높은 산골짜기를 막아서 만들어 놓은 곳이 많다. 못은 거의 벼농사에 쓰자고 물을 가두어 두지만, 바닥의 흙이 좋으면 연을 길러서 꽃도 보고 뿌리를 캐서 돈을 벌자고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연을 키우려고 만든 못을 연못이라 부른다. 그리고 연못은 집 안에 뜰을 꾸미느라 만들기도 하는데, 이런 뜰 안의 연못에 키우는 연은 꽃을 보자는 것일 뿐 뿌리를 팔아서 돈을 벌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호젓하다 [뜻] 1)(어떤 곳이)오가는 사람이 없어 쓸쓸한 느낌이 들 만큼 조용하다.[보기월] 날이 어두워지고 나니호젓한배곳에 혼자 남아 있는 것이 그리 반갑지는 않았습니다. 엊그제 비가 오다가 소나기눈이 날리고 난 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얼굴에 닿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져서 마실을 나가기가 싫었습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좋은 날에도 잘 안 가다던 아이들이 줄넘기를 한다며 나갔다 왔습니다. 들어와서는 옷을 만져보라고 내미는데 차갑긴 차가웠습니다.새로 배곳을 옮기고 거의 날마다 나갔습니다. 아이들 자리에서 생각해 보고 짐을 옮길 것은 옮기고 버릴 것들은 밖으로 내놓았습니다. 손이 잘 가지 않는 높은 곳에 쌓인 먼지도 닦고 짐 뒤에 떨어진 쓰레기도 다 쓸어냈습니다. 위에 있는 먼지를 다 닦은 뒤에는 아래에 있는 모든 것들을 깨끗이 닦았습니다.얼른 해 놓고 아이들과 만나서 할 거리들을 만들려고 했는데 쓸고 닦고 나니 해가 얼마 남지 않았더군요. 아직 낯설어서 베낌틀(프린터)를 어떤 것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몰라서 마음이 바빴는데 도와 주는 사람이 있어서 어려움 없이 잘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봄 안개 봄 안개 선 자리 아씨는 버선 깁고 오는 봄 꿈꾸니 보름달 빙긋 웃네 사랑님 고운 몸내음 버선코에 섰느나 ▲ 봄 안개 선 자리 아씨는 버선 깁고(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저춤저춤 [뜻]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없어 다리를 조금 절며 걷는 모양[보기월] 줄넘기를 하고 있는데 두 손에 짐을 가득 들고저춤저춤뒤로 걷는 사람이 보였습니다. 어제 아침도 아이와 함께 동네를 한 바퀴 하고 줄넘기를 하러 나갔습니다. 낯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가니 그제보다는 조금 늦었습니다. 바람도 좀 더 세게 불어서 그런지 얼굴이 시려서 모자를 썼습니다. 제가 줄넘기를 하는 동안 아이는 몸을 풀었습니다.줄넘기를 하고 있는데 두 손에 짐을 가득 들고 저춤저춤 뒤로 걷는 사람이 보였습니다. 아래위 입고 있는 옷과 들고 있는 짐을 봤을 때 집이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마도 바람이 아래에서 위로 부니까 바람을 등진다고 그렇게 걷는 것 같았습니다.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추운 날씨에 어디서 자고 어떻게 끼니를 챙기는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한데서 잠을 자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살고 있는 동네에서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낮에는 배곳에 나가 아이들 만날 채비를 했습니다. 책상과 책꽂이도 옮기고 구석구석 쓸고 닦고 하다보니 때새가 참 빨리 갔습니다. 이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알새 [뜻] 열매 따위의 알의 크기[보기월] 여럿 가운데 하나를 골랐는데저도 모르게알새가 큰 사과를 잡았습니다.아이들 버릇이 어른들 버릇을 닮는다는 말이 와 닿아서어제 다짐한 대로 아이들과 아침을 좀 일찍 열었습니다. 아이들을 깨워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줄넘기를 하고 와서 아침을 먹으니 밥맛이 참 좋았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날마다 하기로 아이들과 다짐을 했습니다.밥을 먹고 사과가 먹고 싶다고 해서 사과를 꺼냈습니다. 여럿 가운데 하나를 골랐는데 저도 모르게알새가 큰 사과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보니 남아 있는 것들이 다들 좀 작았습니다. 잘 모르지만 그게 사람 마음인가 봅니다. 아침까지만해도 쌀랑했는데 낮이 되자 날이 많이 포근했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겉옷이 거추장스러울 만큼 말입니다. 같은 날 눈이 온 곳도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이 내린 것을 찍어 보여 주면서 봄이 왔다고 한 사람 나오라는 글을 보며 저도 뜨끔했습니다. 엊그제 나들이 갔다가 찍은 찍그림이떠올라서 말입니다.^^새로운 배곳에서 맡아야 할 일을 받았습니다. 다들 바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