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설 날 소나무 껴안고 딸꽃 봐도 우리 설움 하루 빨리 설날을 뒷마 함께 지네얀데 되미운 못된 땅금이 짐승들겐 놀이터라 * 딸꽃 매화 * 뒷마 : 북녘 * 되미운 : 아주 미운 * 된 땅금 : 군사 분계선 ▲ 겨레의 큰 명절 설날, 뒷마와 함께 널뛰기도 했으면...(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지난 세기 동안에 우리네 집의 모습과 쓰임새가 크게 달라져 말들 또한 뜻과 쓰임새 모두 많이 달라졌다. 지난날 우리네 집은 울(풀이나 나무 따위를 얽거나 엮어서 담 대신 경계를 삼은 울타리)이나 담(집이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으로 둘러싸인 집터 위에 저마다 몫이 다른 쓰임새로 여러 자리가 나누어져 있었다. 방과 마루와 부엌을 중심으로 하는 집채를 비롯하여, 마당과 뜰과 남새밭(채소밭) 따위가 저마다 자리를 잡고 우리네 집터를 채운 것이다. 집의 노른자위는 물론 위채, 아래채, 사랑채로 나누어지는 삶의 보금자리인 집채다. 남새밭은 보금자리인 집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구석진 곳에 자리 잡고 있지만, 철따라 반찬거리 남새(채소)를 길러 내는 먹거리의 터전이었다. 마당은 집에서 집채나 남새밭에 못지않게 종요로운(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매우 긴요한) 자리다. 남새밭이 없는 집은 있을 수 있어도 마당이 없는 집은 있을 수 없을 만큼 그렇게 종요롭다. 살림이 넉넉하고 집터가 넓으면 앞마당, 뒷마당, 바깥마당까지 갖춘 집들도 적지 않았다. 마당은 한마디로 집 안의 일터며 놀이터다. 밤이 오거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설 연휴 첫날 토요일 아침 평소엔 출퇴근 시간으로 복잡했던 전철 타는 곳에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광화문 사무실 앞 길거리도 역시 텅 비었다. 도시인, 우리는 복잡함 속에 갇혀 자신을 살펴 볼 겨를도 없이 살아왔지만, 그것이 우리의 참 모습은 아닐 것이다. 조선시대 백자 가운데 달항아리는 그야말로 여백의 이름다움이 넘쳐흐른다. 항아리에 아무것도 새겨 넣지 않았다. 그러기에 달항아리가 으뜸 명품이라는 말을 듣는 게 아닐까? 이제 도시도 텅 비었는데, 그처럼 잠시 우리의 머리도 쉬어주면 좋겠다. 우리들 맘속에 복잡하고 어지러운 생각들도 설 연휴에는 말끔하게 정리되기를. ▲ 전철 타는곳, 평상시와 달리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다. ▲ 평소 사람들로 붐비던 세종문화회관 뒤 거리, 한산하다 못해 텅 비었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장독대 항아리 옹기종기 햇볕에 반짝이고 동네 밖 끝자락에 소박히 자리했네 그 옛날 말 못할 사연 어느 누가 알리요. 손때가 어려있는 어머니 품이런가 고추장 된장독에 가문의 긍지 담고 아들딸 치성 올렸던 애환 어린 성지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저어하다 [뜻] 마음을 써서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다[보기월] 갈침이로서틀린 게 어버이들께 가는 걸저어하지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날씨가 좀 풀린다고 해서 옷을 좀 가볍게 입고 나섰더니 몸으로 느끼기에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낮이 되면 더 따뜻해 질 거라 생각했는데 해가 구름에 가려서 그렇게 따뜻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람이 불어 더 추운 것 같았습니다. 때끝 마무리로 모두가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맘 때 늘 그렇듯이 잘못 쓰거나 틀린 말들을 찾아 고치는 일에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갈침이로서 틀린 게 어버이들께 가는 걸저어하지않을 수 없기때문입니다. 남 허물은 잘 보이고 제 허물은 잘 안 보이는 것처럼 잘못 쓰거나 틀린 곳을 찾을 때도 마찬가집니다. 혼자서 여러 차례 봐도 안 보일 때가 많아서 서로 바꿔서 보고 마무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녁에는 어린이 소리꽃패 솜씨 자랑을 봤습니다. 한해 동안 땀을 흘려 가며 갈고 닦은 솜씨에 자리를 함께한 분들 모두가 큰 손뼉을 쳐 주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그렇게 멋지게 잘 가르치고 이끌어 주신 갈침이들이 우러러
[우리문화신문=진용옥 명예교수] 북에서의 소월에 대한 평가 북에서 소월은 민족주의애국주의 시인으로 추앙되었으나 1967년에는 돌연 봉건유교 사상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혔다. 조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풍부한 시흥(詩興)과 고운 리듬과 절제 있는 표현으로 사실주의적으로 노래했지만 그의 문학활동은 민족해방투쟁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31운동 이후의 시대적 변천에 따라오지 못했다.(조선문학사, 1956년) 그리고 김정은 시절 복권되었다. 그런 사실을 검색하면서 나는 한국의 인문학자 문학자들에게 절망한다. 그들에게 인문학은 있을지 몰라도 인문과학이 없기 때문이다. 세기적 천재 시인 소월의 사인에 대하여 작가적 상상력이 도를 지나치고 분단을 띄어 넘은 상상력의 빈곤 때문이다. 다만 이런 단편적 정보를 짜깁기 하면서 안 사실은 소월시인은 북에서도 존경하는 시인이라는 것이다. 안중근 이후 동시에 존경 받는 인사는 내가 찾은 두 번째 인사이다. 《진달래꽃》초판본 등록문화재 근대문화재로 등록된 시집은 1925년 12월 26일 매문사에서 발간한 초간본으로 진달래꽃을 비롯해 먼 후일, 산유화, 엄마야 누나야, 초혼 같은 토속적인 정서를 잘 절제된 가락 속에 담은 127작품이 수록돼 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알기다 [뜻] 조금씩 갉아 내거나 빼내 가지다.[보기월] 누가알길까봐단단히 한다고 그런다는 걸 알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따뜻한 바람이 나올 거라는 생각을 하고 갔는데 막상 가서 보면 켜자마자 꺼지거나 절로 찬바람이 나오는 쪽으로 가버립니다. 앞낮 두 때새만 지나면 해가 들어와서 견딜 만합니다. 혼자 있을 때 손이 시린 걸 좀 참으면 되지만 따뜻한 바람이 그립긴 합니다.토박이말바라기가 법인이 되었다는 걸 보여주는 일이 두 가지 남아 있었습니다. 하나는 살림 밑천 마련해 놓은 걸 보여주는 것이고 나머지는 법원에 이름 올린 것을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살림 밑천은 마련해 두었는데 그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종이를 떼는 일이 좀 어려웠습니다. 가져 갈 것도 있었고 떼어 갈 것도 있었습니다.누가알길까봐단단히 한다고 그런다는 걸 알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책(통장)을 만들 때 다 챙긴 것들인데 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보여주는 종이를 만들 때 다시 가져 오라는 것이 말입니다. 똑똑한 슬기틀 속에 넣어 놓고 봐야 할 때 꺼내 볼 수 있게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이제 입춘이 지나면 우리의 오랜 명절 설날이 다가오고 우수 경침으로 이어지면 추위도 한풀 꺾이리라 되도록 정치인의 이름으로는 시를 쓰지 않기로 했지만 많은 국민의 눈과 귀가 그를 향하고 있으니 어쩌랴?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에는 집안에 감추어 두었던 금붙이를 너나없이 가지고 나와 함께 난국을 넘어선 국민 이었으니 여야를 막론하고 힘을 모우고 지혜를 모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신문 방송을 통해 듣고 보는 국회의 중요 쟁점들이 맘을 하나로 모우기는 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든 모양이다 가능한 쟁점 법안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론 직권 상정할 수가 없다고 하는 국회의장 같은 당 안에서 모두 예라고 할 때 그는 아니오라고 한다. 꽃은 저마다의 색깔과 향기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고 사람은 저마다의 말과 행동으로 그 가치를 드러내는 법이다 그도 자신만의 분명한 소신으로 세상에 외치고 있다. ▲ 직권상정 하라는 압력에도 소신있게 안된다를 외치는국회의장 정의화(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정 의 화 본인 스스로도 고집이 좀 있다 했지만 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상고대 [뜻]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보기월] 그상고대때문에 나무가 죽는다는 걸 알고 새삼 놀랐습니다. 손을 호호 불어 가며 글쇠판을 누르고 있으니 옛날 어릴 때 얼음을 지치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날씨도 요즘보다 훨씬 더 추웠고 옷도 그리 따뜻한 것도 아니었는데 잘 견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에서 토끼 몰이를 하던 일도 생각납니다. 신발 안으로 눈이 들어와 발이 젖어 시려도 잘 놀았지요.그래서 좋아서 하는 일은 힘든 줄 모르고 한다는 말이 있고, 놀 때는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나 봅니다. 아이들 자리에서 생각하면 이제 마칠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좀 더 놀듯이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 쉽다는 걸 잘 압니다. 그런데 해야 할 게 있고, 그것을 하는 것이 마땅한데 그렇게 해야 할 걸 하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말없이 해야 할 일을 챙겨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다른지요. 오죽하면 제가 그리 잘하는 아이 어버이가 부럽다고 했겠습니까? 나이는 같은데 하는 걸 보면 몇 살 언니처럼 보이니 말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헤뜨다 [뜻] 자다가 놀라다.[보기월] 꿈을 꾼 것인지 몸이 마뜩잖은 것인지 가끔헤뜨는걸 볼 때마다 마음이 쓰입니다.먼 길을 다녀와서 그런지 아침에 눈을 뜨기가 어려웠습니다. 참일 그리 즐기지 않는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잠자리에 누웠지만 말똥말똥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뒤에 누운 사람이 먼저 잠이 들었다는 걸 느낀 뒤에도 저는 한참을 더 뒤척였습니다. 얼마나 있었을까 옆지기가 갑자기 큰 소리를 내서 깜짝 놀랐습니다. 꿈을 꾼 것인지 몸이 마뜩잖은 것인지 가끔헤뜨는걸 볼 때마다 마음이 쓰입니다. 그래도 이내 잠이 드는 걸 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저도 자다가 잠꼬대를 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좀 푹 자야 되는데 깊은 잠을 못 자면 아무래도 다음 날 몸이 무겁게 마련이니 좀 잘 잤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입을 옷을 생각하다가 여느 때보다 좀 늦게 집에서 나왔습니다. 밖에 나와서 아침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 드는 걸 느끼며 목도리를 새로 맸습니다. 배곳에 가자마자 켠 따순바람틀은 제대로 돌지 않았습니다. 그나마해가 일찍 들어서문을 닫고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