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핏하다 [뜻](짜거나 엮은 것의)사이가 촘촘하지 않고 조금 듬성듬성하다(성긴 듯하다).[보기월]딱지를 넣었던 가방이살핏해서흘러버렸는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장을 보러 큰 가게에 갔습니다. 다른 때도 그랬지만 그곳에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파는 사람도 많고 사는 사람도 말입니다. 아이들 방에 달린 빛막대가 나가서 사는 일과 저녁 거리를 사는 일이 가장 바쁜 일이었습니다.그런데 사러 가 보면 사려고 생각지도 않았던 것들을 몇 가지 사게 되곤 합니다. 어제도 그랬습니다. 여느 때보다 싸게 파는 게 있고, 그걸 사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있잖습니까. 꼭 안 사도 되는 건데 뒤에 오면 값이 올라 있을 거라는 도움이 말을 듣고 나면 더 마음이 흔들리지요.^^그렇게 장을 보느라 늦은 저녁밥을 먹고 빛막대를 갈아 끼우고 나니 집이 대낮같이 환해졌습니다. 까닭없는 뿌듯함을 느끼며 하루를 마감했습니다.오늘은 사천 아이들과 토박이말 놀배움 사흘째 날을 보냈습니다. 토박이말 노래 익혀 부르기,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 듣기, 토박이말 움직그림 보고 토박이말 찾기, 토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광복 뒤로 얼마 동안은,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 달려라! 달려라! 우리 백군 달려라! 하는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625 전쟁을 지나고 언제부터인가부터, 그것이 뛰어라! 뛰어라! 우리 백군 뛰어라! 하는 소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즘은 온 나라 젊은이가 너나없이 뛰다와 달리다를 올바로 가려 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아예 두 낱말의 뜻이 본디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게 되어 버린 듯하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은 국어사전들이 이들 두 낱말의 본디 뜻을 그런대로 밝혀 놓았다는 사실이다. 국어사전들은 뛰다를 있던 자리로부터 몸을 높이 솟구쳐 오르다. 몸이 솟구쳐 오르다.라고 풀이해 놓았고, 달리다를 닫다의 사동사. 달음질쳐 빨리 가거나 오다. 빨리 가게 하다. 뛰어서 가다.라고 풀이해 놓았다. 두 낱말의 뜻이 헷갈릴 수 없을 만큼 다르다는 것을 짐작할 만하다. 그런데 달리다를 뛰어서 가다.라고 풀이해서 달리다와 뛰다가 서로 헷갈릴 빌미를 남겨 두었다. ▲ 뛰다와 달리다는 분명 다른 말이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뛰다는 본디 제자리에서 몸을 솟구쳐 오르는 것이고, 달리다는 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헙헙하다 [뜻] 1)싱싱하면서도 힘찬 기운이 넘치며 일됨새를 보아 일을 알맞게 해내고 작은 것에 얽매이지 않으며 너그럽다.[보기월] 흔히 하시는 말로 활기차고 융통성이 있으며 대범한 사람을헙헙한사람이라고 한답니다.어제부터 토박이말 맛보여 드리는 수를 조금 바꿔 봤습니다. 그냥 토박이말을 알려드리는 것이 다였는데 먼저 맛보여 드릴 토박이말 뜻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물음을 던진 뒤에 토박이말 맛보기 글을 올려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함께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올라온 글을 보고 서로 웃을 일도 있으니 더 좋았습니다. 선물을 바라는 분들이 계셨는데 앞으로 선물을 드릴 날도 올 거라 믿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좋은 분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있게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먹거리도 맛이 있었지만 서로 생각을 나누고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더 즐거웠습니다. 나눴던 이야기들 가운데 제가 귀담아 들어둘 것도 있었습니다. 제가 갖추지 못한 제 모자람이어서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한마디로 제가 앞으로헙헙한사람이 되었야겠다는 것이었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찔레꽃 - 장사익님의 독일공연을 보고 어떤 사내, 이국땅 무대 위에서 운다 찔레꽃 향기가 너무 슬퍼 밤새워 목 놓아 울었다며 검은 석탄 묻은 얼굴에, 하얀 가운 자락에, 숨죽여 조용히 퍼지는 물 빛 내 고향 흔하디흔한 아무 길모퉁이나 먼지 펄펄 나는 기억도 아련한 고갯길에 저 혼자 무더기무더기 피었던 오월의 찔레꽃 40년이나 지나서 가슴에 피었다 그날 무대아래에서도 찔레꽃이 별처럼 슬픈, 달처럼 서러운, 향기가 슬픈 줄 알았다 함께 손잡고 알았다 그래서 목 놓아 함께 울었다. * 2013.8.19일 kbs 가요무대 방영 ▲ 독일공연에서 열창하는 장사익(KBS 화면 갈무리) ▲ 독일공연에서 열창하는 장사익(KBS 화면 갈무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핑핑하다[뜻]1)잔뜩 잡아당겨져서 크게 튕기는 힘이 꽤 있다.[보기월]들고 가면서핑핑한줄이 끊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집에서는 여러 날 짐 갈무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꾸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들어오면 집 앞에는 버릴 것들이 수북하게 나와 있습니다. 쌓여 있던 먼지도 털어내고 구석구석에 숨어 있던 버려야 할 것들 꺼내서 버리는 일은 쉬이 끝이 나지 않습니다.낮에는 도우지 못 해서 미안한 마음에 저녁에 들어가면 꺼내 놓은 것들을 포개고 묶어서 내다 버리는 일은 제가 했습니다. 무엇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은 책입니다. 책을 담아 놓은 종이곽은 크기가 작아도 두 개를 같이 들기가 어렵습니다.여러 차례 오가는 게 힘들어서 끈으로 묶어서 들면 손이 끊어질 듯이 아프기도 합니다.들고 가면서핑핑한줄이 끊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손이 시리고 추운 겨울 밤에 땀이 날 만큼 쓰레기들 버리는 일을 했는데 깔끔해진 집을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제가 할 일을 하게 된 아내한테 미안하고 고마운 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재없이[뜻] 까닭(근거)은 없지만 틀림이 없이[보기월] 일거리를 가져가도재없이일을 할 겨를이 없어 못 할 거라면서 말이지요. 겨울다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눈도 오고 물이 얼어 터지고 해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있는 곳은 그래도 그렇게 추워서 못 견디지는 않을 만큼 춥습니다. 바람을 등지고 해바라기를 하고 있으면 윗도리를 벗어도 될 만큼 따뜻하기도 합니다.이레끝 아버지를 뵙고 왔습니다. 고수련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밥도 챙겨 드리고 말벗도 되어 드리다가 왔습니다. 덤으로 누나들과 만나서 이야기꽃도 피울 수 있었구요. 해야 할 일들이 마음에 걸려서 일거리를 가지고 가려니 아내가 일은 잊고 마음 놓고 아버지 돌보는 일에만 마음을 쓰라고 하더군요. 일거리를 가져가도재없이일을 할 겨를이 없어 못 할 거라면서 말이지요. 그 말이 맞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렇게 하나라도 줄이지 않으면 다음 이레가 힘들기 때문에 슬기틀을 들고 갔습니다. 마음을 그렇게 먹고 가서 그런지 아버지께서 주무시는 동안 일을 한 가지 하기는 했습니다. 비록 끝을 못 냈지만 일을 줄일 수는 있
[우리문화신문=최운선 교수]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곧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얘기도 된다. 그러나 이러한 말뜻을 몰라서가 아니라 우리는 살면서 말처럼 될 거라는 믿음보다 마음먹은 대로 되질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그렇다 보니 무슨 일이든 너무 쉽게 포기한다. 그러나 이처럼 훌륭한 믿음의 말들을 혹시, 자기 행동에 혼처럼 불어넣을 수 있는 지혜와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닐까? 병(甁)에 물을 담으면 '물병'이 되고, 꽃을 담으면 '꽃병'이 되고, 꿀을 담으면 '꿀병'이 된다. 통(桶)에 물을 담으면 '물통'이 되고,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된다. 마찬가지로 그릇에 밥을 담으면 '밥그릇', 국을 담으면 '국그릇', 김치를 담으면 '김치그릇'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병(甁)이나 통(桶)이나 그릇 안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꿀병이나 물통이나 밥그릇 등 꼭 필요한 것을 담은 그릇들은 자주 닦아 깨끗하게 하고 좋은 대접을 받는 것처럼, 우리 마음속에 담겨 있는 것들이 어떠하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 만들어지고, 그 됨됨이에 따라 남에게 존경을 받을 수도 있고, 푸대접을 받으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작추위(소한) 작추위 품속은 좁으나 되차거니 우습게 여기면 코다칠 것같아 큰추위 품속에불러 봄철을 꿈꾼다. * 작추위 : 소한 * 되차거니 : 아주 차니 * 큰 추위 : 대한 ▲ 추운 겨울엔 뜨거운 국물과 함께 어묵을 먼는 게 제격이다.(왼족), 젊은 여성들이 어묵으로 추위를 녹일 때 밖에선 나무가 눈을 껴안고 취위에 떨고 있다.(김영조 기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침지다 [뜻] 안쪽으로 쑥 들어가 구석지고 으슥하다[보기월] 그렇게안침진곳도 아니었는데 괜히 등골이 오싹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앞낮까지 토박이말바라기 법인 만드는 일로 여러 곳으로 뛰어 다녔습니다. 처음부터 일을 다른 분한테 맡기려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발에 땀이 나도록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고 나니 김이 빠지긴 했습니다. 어제 멀리까지 갔다가 밤이 늦어서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그리 멀지 않은 시골과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은 마을이라 그런지 불이 켜진 곳이 거의 없어서 많이 깜깜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깜빡이 불을 켜고 만나기로 한 분을 기다리는 때새가 참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안침진곳도 아니었는데 괜히 등골이 오싹하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밝음에 길들여 있는지 알 수 있었지요.^^ 드디어 챙겨야 할 것들을 다 챙겨서 일을 맡아 주신 분께 드렸으니 다음 이레에는 법원에 이름 올리기가 다 되었다는 기별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진주어린이도서관에서 겨울 책읽기 배움터를 했습니다. 스물 조금 넘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많은 아이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피꽃밭 [뜻]길, 집, 담 따위의 경계를 따라 좁고 길게 만든 꽃밭[보기월]담을 따라살피꽃밭을 길게 만들어 놓았더군요.어제는 겨울 책읽기 배움터가 열리는 첫날이었습니다. '사랑해요 우리말 우리글'이라는 벼름소로 하루에 세 때새 세 곳에서 돌아가며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채비를 한다고 좀 일찍 갔는데 슬기틀이 도움을 주지 않아서 생각했던 것들을 다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하지만 아이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 했고 좋아했습니다. 토박이말 찾기 놀이, 딱지 놀이를 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토박이말을 알리는 알림감이자 놀잇감을 만드는 일도 꼼꼼하게 참 잘했습니다. 자리를 마치고 느낌을 말하는데 앞으로 토박이말을 많이 배우고 익혀서 둘레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아이가 대견했습니다. 좀 더 재미있게 놀고 알게 된 토박이말을 부려 쓰는 놀이를 넉넉하게 할 수 있도록 날을 늘려 보자는 이야기를 맡음이(담당자)와 나누었습니다. 뒷낮부터 여러 곳으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바빴습니다. 늘 아침에 올리던 토박이말 맛보기도 올릴 겨를도 없이 다녔지요. 멀게는 창원까지 갔었는데 만나기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