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설정(雪情) 세한도 눈 속으로 버스는 달려가고 푸른 솔 가지마다 목화 꽃 만발하네 고독함 사라져가고 푸근함이 쏟아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헐떡하다 [뜻] 1)엄청 어렵고 힘든 일을 겪거나 앓아서 얼굴이 야위고 핏기가 없다.[보기월] 두 이레 앞 덧낫집에 계실 때헐떡하시던모습은 안 보였으니까요.아침에 눈을 떴는데 밖이 어둡게 느껴졌습니다. 아는 사람한테 기별이 오기를 비가 온다고 해서 비가 오는가 보다 여기며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국을 데우려고 나갔는데 비가 아니라 눈이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비롯한 눈은 눈처럼 오지도 않고 오락가락 했는데 뒷낮이 되자 날씨가 많이 쌀쌀해진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추위를 부른 눈이었던가 봅니다. 다음 이레부터 하기로 되어 있는 겨울 책읽기 배움터 채비를 하느라 토바갈모(토박이말바라기갈침이모임)를 했습니다. 서로 몸을 빼기 어려운 날은 바꾸고 좀 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하고 나면 뭔가 눈에 보이는 게 남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새해 모임을 이끌어 줄 이끎이를 뽑고 더 나아지는 모임이 되도록 자주 만나기로 다짐을 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여러 날만에 아버지께 기별을 드렸습니다. 드시는 것도 좀 늘었다고 하시고 아픈 곳은 아팠다가 안 아팠다가 하신다고 하셨는데 목소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저마다의 소망을 위해 꿈꾸고 계획하고 기도하는 새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1년 내내 참 많이도 아팠다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아픔에 대해 설명을 해도 알지 못한다. 얼마나 아팠으면 차라리 자살하고 싶다고 했을까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웃는 모습 보고 싶다. 기쁨의 웃음보다 감동의 눈물을 맛보고 싶다. 넘어진 사람이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도 보고 싶지만 그 손을 잡고 일으켜주는 그 곱고 따뜻한 맘도 보고 싶다 안될 것 같은 일에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기도로 도전하고 결국 해내는 용기와 사랑에 나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싶다 주변의 반대에도 간경화를 않는 어머니의 간절한 바람대로 하루 예닐곱 시간을 걸어 그토록 어머니가 가고 싶어 했던 스페인 산티아고 800km의 힘든 순례길을 기도하며 걸었다 19살 여고생이 한 달이나 걸려 어머니와 함께한 그 순례 길을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듯이 손을 꼭 잡고 걸었던 그 소녀처럼 누군가를 위하여 손을 잡아주는 감동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 간경화를 앓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소녀는 800km 성지순례 길을 걸었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김명은* 기쁨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풍기다 [뜻] 3)(모여 있던 짐승들이)놀라서 여러 쪽으로 흩어지다.[보기월] 바로 그때 옆에 있던 나무에서 참새들이 확풍기는바람에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겨울이 아니라 봄이다 봄.겨울이 이렇게 따뜻해도 되나? 어제 만났던 분들이 제게 인사로 한 말입니다. 말처럼 낮에는 봄처럼 참 포근했습니다. 겨울에는 좀 추워야 하는데 빈말이 아니라 걱정을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앞낮에는 지난 이레 끝을 내야 했는데 미처 챙기지 못해 늦어진 꼲기 갈무리를 했습니다. 남들이 다 한 뒤에 하려니 여러 사람을 귀찮게 한 다음에야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 닿고자 했던 곳까지 다 따라와 주지 않아 아쉬움도 있지만 그것도 제가 모자란 탓이기에 배움이들에게는 좋은 값을 줬습니다. 뒷낮에는 배곳에서 챙길 일이 있어서 배곳으로 갔습니다. 수레마당 들머리가 막혀서 들어갈 수가 없어서 수레를 길가 나무쪽으로 붙였습니다. 바로 그때 옆에 있던 나무에서 참새들이 확 풍기는 바람에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다들 어디에 앉았다가 날아 오르는지 많기도 했습니다. 제가 수레를 가까이 붙이지 않았으면 그리 놀라서 날아가지 않아도 되었을 거라는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땅과 흙을 가려 쓰지 못하고 헷갈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의 뜻을 가려서 이야기해 보라면 망설일 사람이 적지 않을 듯하다. 뜻은 잘 가려 쓸 수 있으면서 그것을 제대로 풀어 이야기하기 어려운 까닭은 무엇일까? 그 까닭은 가르칠 수 있을 만큼 아는 사람들이 이런 우리말을 버리고 남의 말을 뽐내며 즐겨 쓰느라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다는 사람들이 가르치지 않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어떻게 배우겠는가? 공부하고 글 읽어 안다는 사람들은 우리말 땅과 흙을 버리고 남의 말 토지니 영토니 토양이니, 대지니 하는 것들을 빌어다 쓰면서 새로운 세상이라도 찾은 듯이 우쭐거렸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똑똑하고 환하게 알고 있던 세상을 내버리고, 알 듯 모를 듯 어름어름한 세상으로 끌려 들어간 것일 뿐이었음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땅은 우리가 뿌리내려 살아가는 터전을 뜻한다. 우리는 땅을 닦고 터를 다듬어 집을 짓고 마을을 이루며, 땅을 헤집고 논밭을 일구어 먹거리를 얻어서 살아간다. 삶의 터전인 땅에서 온갖 목숨이 태어나고 자라고 꽃피고 열매 맺는다. 세상 온갖 목숨을 낳고 기르는 어머니가 바로 이 땅이라는 말이다.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바람송(風頌) 내가 바람이라면 서녘 하늘이 표현할 수 없는 색깔로 물들일 때 그대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리라 내가 바람이라면 강변에 갈대 잎이 시늉할 수 없는 소리로 우지질 때 그대 품에 파고들리라 도솔천 지나서도 늘 그렇게 다가서리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재우치다 [뜻] 빨리 몰아치거나 다그치다(재촉하다)[보기월] 무슨 일이든재우칠수록더 하기 싫은 건 애나 어른이나 같을 것입니다.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아이들 말을 빌리자면 그냥 많고 많은 날 가운데 하루가 지나고 또 새로운 하루가 왔을 뿐인데 왜 그리 새해, 새해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새벽에 아이들을 깨워 해맞이를 가면서 들은 이야기입니다.묏마루, 바닷가, 저마다 좋아하는 곳에서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다짐도 하고 바람을 빌기도 했을 것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저를 아는 분들께 새해 인사를 올렸습니다. 저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갈음하는 말로 '새해 알음이 있으시길 바랍니다.를 쓰고 있습니다. '알음'은 우리를 보살피는 그 어떤 분이 있다고 할 때 그 분의 보살핌이나 그 보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것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지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이 인사를 주받으면 좋겠습니다.새해 맞이를 한 뒤 이틀은 참으로 값지게 보냈습니다. 마음 놓고 쉴 수도 있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어서 참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집을 치울 수 있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으뜸아침 으뜸아침 돋았으니 올해야 밝을건가 첫물떠서 세거룩께 올려드려 바쳐서 한겨레 묻바다땅이 하나됨을 비나이다 * 첫물 : 정화수 * 세 거룩 : 환인, 환웅, 단군 세 분 * 나랏이 : 국민 ▲ 여수 향일암에서 본 해돋이
[우리문화신문=최운선 교수]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던 시계가 있었다. 그 시계는 낡고 아주 오래된 것이었지만 시간만큼은 정확해서 시계 주인은 대단히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시계 주인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시계는 너무 낡았어. 그러니까 저 무거운 추가 부담이 될 거야, 그래 저 무거운 추 대신에 가벼운 추로 바꿔 달아주면 시계 수명이 더 길어질 걸 시계 주인은 낡은 시계에서 무거운 추를 떼어내고 훨씬 가벼운 추를 달아주었다. 그런데 그 시계는 가벼운 추를 달아주자 그만 멈추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시계주인은 다시 먼젓번의 무거운 추를 달아주었다. 그제야 시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계가 낡아서 추가 너무 무겁지 않을까 생각했던 주인의 판단은 잘못되었던 것이다. 비록 그 시계는 낡았지만 무거운 추로 인해서 시계는 계속 움직인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렇다. 겉으로는 조용해도 속으로는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정중동(靜中動)이라고 한다. 요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알찬 내실을 거둘 때 즐겨 인용되는 말이다. 호수에 떠있는 백조는 참으로 평화스럽고 은은하다. 고요와 평화의 상징처럼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물위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침 [뜻] 안쪽으로 쑥 들어간 곳[보기월] 제가 일하는 배곳이안침에 있는 건 아닌데 한길 가가 아니라서 찾기가 쉽지 않긴 합니다.일이 많은 사람이 이래저래 자꾸 할 일이 하나씩 불거지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은 즐겁게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일은 괴롭습니다. 제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일 때는 더 그렇습니다. 수레 손보는 일까지 겹쳐서 앞낮에는 더 바빴습니다.수레를 맡기고 배곳으로 가는 길에 반가운 기별이 왔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를 법인으로 만들어도 좋다는 보람(허가증)이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별을 주신 분이 한걸음에 달려 오셔서 그 보람을 같이 보면서 기쁨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제 남은 걸음은 하나입니다. 법원에 가서 이름을 올리는 것(등기)입니다. 그러면 '토박이말바라기'가 법인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제 새해 첫일은 바로 그 일이 될 것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하던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데리러 오겠다며 기별을 했습니다. 안 그래도 된다고 했지만 꼭 오겠다는 걸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만나기로 한 때가 다 되었을 무렵 배곳을 못 찾겠다며 기별이 왔지요.제가 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