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품[뜻] 옷과 가슴 사이에 생기는 빈틈[보기월] 찬바람이살품으로 파고드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어제는 아들이 해 준 선물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낮에는 저마다 할 일을 했습니다. 저도 배곳에서 못다한 일을 하나씩 했구요. 얼른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 오래 걸렸습니다. 한 가지 실수를 바로 잡는 일이 그리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일을 하다가 이를 손보러 갔는데 거기에는 또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미리 잡아 놓은 때에 맞춰 갔는데 차례를 기다리다 보니 그 때를 훨씬 지나서야 할 수 있었습니다. 날이 밝을 때 갔는데 제가 나왔을 때는 어둠이 내려 앉은 뒤였습니다.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같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짐을 옮길 게 있었는데 옮기고 갈무리를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때새가 훌쩍 흘러 있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작은 잔치를 열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낮에 포근했던 날씨가 많이 바뀌어 쌀쌀했습니다. 찬바람이살품으로 파고드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둘 다 목까지 올라오는 옷을 입고 오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제가 따로 뭘 마련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헌칠하다[뜻] (사람이나 그 키, 몸집이)보기 좋게(어울리게) 알맞게 크다.[보기월] 그들을 쳐다보며 저도 저렇게 헌칠하게 커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아침에 춥다고 엄살을 좀 떨었는데 오늘 아침은 더 추웠습니다. 저 윗동네 사시는 분들이 들으면 웃으실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아마 높은 곳에는 냇물이 얼었지 싶습니다. 제가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이렇게 한 사흘 바짝 추위가 이어지면 냇물이 얼고 그러면 그 위에서 신 나게 얼음을 타곤 했습니다. 가끔은 얇게 언 곳을 빠르게 지나가기 겨루기를 하다 빠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뭐든 손수 만들지 못 하면 놀 수가 없었으니 만드는 것도 배우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더 튼튼하게 만들까 생각하면서 놀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놀 겨를이 있어야 하고 그런 놀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아쉬운 게 여러 가지입니다. 낮밥을 밖에서 먹을 일이 많지 않은데 스승님께서 밥을 사 주신다고 하셔서 나갔습니다. 이른바 맛집이란 곳을 갔는데 어찌나 사람들이 많던지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곳이긴 했지만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래도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더
[우리문화신문=김명호 시인] 섬진강의 봄을 그리며 매화꽃 내음 온몸을 휘감던 길 화사한 낙화에 한없이 눈물 나던 곳 푸른 물줄기 신비함 서리고 갈대 위에 부서지는 석양빛 서러워 꿈에도 못 잊을 날마다 가는 섬진강 매년 2월말부터 3월 중엔 섬진강을 가운데 두고 하동과 광양에서 벚꽃축제와 매화축제가 열린다 꽃이 눈이 부시다 선녀의 속살일까 부드럽고 이파리 하나하나 가녀림으로 애처롭다 한마디로 아름답다 더 이상 무슨 수식이 필요할까 그 화려함이 일주일도 채 안 간다 우리 인생도 화려한 시절은 저처럼 짧을 텐데 꽃이 나인 듯 슬프다 강물은 왜 그리 투명한지 모래톱은 마치 승천을 앞둔 몸부림치는 용 같다 고운 모래하며 한적한 강변풍경이 모든 시름을 잊게 한다 섬진강엔 김용택 시인이 있다 토지의 최 참판 댁도 있다. 재첩국도 있다 길모퉁이, 이름 모를 풀들...... 사소한 것들마저 그립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풋기운[뜻] 아직 힘이 몸에 깊게 배지 않아 옹골차지 못한 젊은 사람의 기운[보기월] 그리고 그런 풋기운이 넘치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이 고마워해야겠지요?아침에는 겨울이구나 싶을 만큼 날씨가 많이 추웠습니다. 힘틀이 잘 걸리지 않기도 했지만 수레를 모는 손이 많이 시렸거든요. 그러고 보니 길을 가는 사람들도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었습니다.이레끝 남들은 이어 쉬는 날이라고 다들 어디를 간다고 하고 어디를 갔다왔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하지는 못 했습니다. 무엇보다 배달말난이(국어영재)를 뽑는 일이 있어서 어딜 갈 수가 없었습니다. 한 살이 적은 아이들인데 어쩜 그렇게 많이 달라 보이던지요. 그래도 저마다 생각을 나누고 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뽑히기 앞에 보여 준 그런 기운이 뽑힌 뒤에도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런 풋기운이 넘치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이 고마워해야겠지요?밝날은 아버지를 뵙고 왔습니다. 낯빛을 보나 드시는 걸 보나 몸은 많이 나아지셨는데 아직 마음이 낫지 않으신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 고수련이 없는 삶도 만만치 않은 큰누나가 힘든 것을 생각해서라도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겨울잠 온겨울을 잠잔다고 비꼬지 말아요 그누가 겨울잠 자고싶어 자는건가 속태워 겨울석달을 참으며 자는데 ▲ 온겨울 잠을 자는곰, 자고 싶어서 자는건 아니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최운선 교수] 두 사람이 함께 출발하였는데 세월이 지난 뒤에 보면 어떤 사람은 결실을 맺고, 어떤 사람은 낙오가 되어 있었다. 이 두 사람의 거리는 좀처럼 접근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미국의 개척사에 보면 18세기 초에 마르크 슐츠와 에드워즈 조나단이라는 두 젊은 청년이 청운의 꿈을 안고 신대륙인 미국에 왔다고 한다. 이 두 사람은 똑같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 신천지를 찾아왔는데, 마르크 슐츠는 내가 이곳에서 큰돈을 벌어 부자가 되어서 내 자손에게는 가난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뉴욕에 술집을 차려서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다. 결국 소원한대로 마르크 슐츠는 엄청난 돈을 벌어서 당대에 큰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에드워즈 조나단은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왔으니 이곳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되겠다.'고 하며 신학교에 들어가서 목사가 되었다. 어느덧 15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뉴욕 시 교육위원회에서는 이 두 사람의 자손들을 추적해 어떻게 되었는지 조사를 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오로지 많은 재산을 모아 자손들이 가난을 모르고 잘 살 수 있게 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재우[뜻] 매우 재게(재빠르게)[보기월] 마음은 일을 재우 해서 얼른 끝내고 싶지만 마음 같지 않습니다. 어제 아침까지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땅벼락이 이어져서 걱정을 많이 한 곳도 있고 날아온 먼지 때문에 바깥에 나가는 게 마음이 쓰이는 곳이 많았습니다. 어제 낮에 비가 그칠 무렵 아버지께서도 덧낫집을 나오셨습니다. 다 나으셔서 나오신 게 아니라 거기서 더 해 줄 게 없다고 해서 말입니다. 뚜렷한 뿌리까닭을 찾지 못 하고 나와서 아쉬웠지만 나가는 게 좋겠다고 하니 다른 수가 없었습니다. 큰누나 집에서 기운을 차리실 때까지 모시기로 했습니다. 가까이 있는 누나들이 더 많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제 바람은 아버지께서 얼른 기운을 차리셔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시는 것입니다. 제 바람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마음 쓸 일도 많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고 삽니다. 쉬는 때도 없이 슬기틀 앞에 앉아 있는 저를 보고 한 아이가 물었습니다.그렇게 바쁘세요? 요즘은 애들이 장난을 걸어도 갚아 줄 겨를이 없는 게 참일입니다. 마음은 재게 해서 얼른 끝내고 싶지만 일이 마음 같지 않습니다. 바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치다[뜻] 1)어려운 일이 앞에 밀리다.[보기월] 안친 일들을 하면서 올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지 싶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어제 낮에는 참 포근했습니다. 솜리(익산)에서 땅벼락(지진)이 나서 많은 분들이 놀랐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서울에서도 떨림이 느껴졌다고 하니 좀 세긴 셌나 봅니다. 그래도 목숨을 잃거나 다친 분들이 없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먼지가 많을 거니까 바깥에서 놀지 않는 게 좋다고 하던 아이들은 먼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가서 뛰어 놀았습니다. 아이들이 놀고 싶은 마음을 그 누가 그 무엇이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놀 겨를이 없다고 하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모든 분들이 저마다 일터에서 새해 앞생각(계획)을 짜고 있을 것입니다. 배곳에서도 새해 가르치는 길을 마련하느라 슬기를 모으고 있답니다. 지난 일들을 돌아보고 잘한 것은 이어가고 좀 모자란 것은 채우려고 말입니다. 올해 마무리와 새해에 할 일들이 더해져서 일이 여러 가지랍니다. 안친 일들을 하면서 올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지 싶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일도 돌아보고 새해 할 일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분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서름하다[뜻] 1)남과 가깝지 못하고 사이가 조금 서먹하다.[보기월] 첫날은 서름해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서로 돕는 오랜 이웃처럼 되니까요. 어제는 집에서 자는 날이었는데 마음을 푹 놓고 자는 바람에 늦잠을 잤습니다.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부랴부랴 달려 갔는데 밤새 떠시느라 잠을 못 주무셨다며 누워 계셨습니다.아침을 못 드시겠다고 하셔서 선걸음에 되돌아 나왔습니다.어제 두 분이 나간다고 하시더니 또 새로운 분이 와 계셨습니다. 아픈 분들이나 곁에서 고수련을 하는 분들이 같은 방에 지내면서 참 빨리 가까워 지는 걸 봅니다. 첫날은 서름해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서로 돕는 오랜 이웃처럼 되니까요. 아침에는 눈 인사만 하고 왔지만 밤에 가서 제대로 인사를 해야겠습니다.윗 고장에는 먼지가 많을 거라고 하더니 제가 있는 곳은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습니다. 안개 속에 먼지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낮엔 좀 포근할 것 같습니다. 이 말은 2)일몬(사물) 따위에 익숙하지 못하고 서툴다는 뜻도 있는 걸 보면 '설다'와 아랑곳한 말이지 싶습니다.1)-우리는 처음 만난 사이라 서름한 느낌이 들었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익은 겨울(冬至) 아득한 옛날이나 다간날을 아니오라 어머님 끓이시는 팥죽내 삼삼하고 새알심 나이큼먹고 입싹�고 빙긋웃고 * 익은 겨울 : 동지 * 나이큼 : 나이 만큼 * 빙긋했네 : 빙긋 웃었네 ▲ 동지 세시풍속들 / 동지헌말, 팥죽 나누기, 달력 선물하기(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