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최운선 교수] 아더왕 이야기에서 거웨인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아더왕이 이웃나라 왕에게 포로 신세가 되었을 때 이웃나라 임금은 아더왕을 죽이려 하였으나 아더왕의 혈기와 능력에 감복하여 아더왕을 살려줄 하나의 제안을 하였다. 이웃나라 임금은 아더왕에게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1년의 시간을 주었다. 만약 1년 안에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그때 가서 처형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간신히 죽음을 모면한 아더왕은 자신의 왕국에 돌아와서 모든 백성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공주들, 창녀들, 승려들, 현자들, 그리고 심지어 광대들에게 까지 물어 보았으나 그 누구도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 못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그때 아더왕의 신하들이 북쪽에 사는 늙은 마녀는 아마도 그 답을 알 것이라고 하며 궁으로 마녀를 데려오기를 청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아더왕은 신하들의 말에 따라 북쪽의 마녀를 궁으로 불렀다. 그런데 그 마녀는 답을 알려주는 대가로 실로 엄청난 것을 요구하였다. 아더왕이 거느린 신하 중에 가장 용맹하고 용모가 뛰어난 거웨인과 결혼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푸둥이[뜻] 몸에 살이 많이 적은 만큼(정도)[보기월] 남들은 저보고 살푸둥이가 좋다고 하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여느 사람들이 다들 잠이 들었을 때새에 잠을 못 이루고 있는 앓는이들 속에서 같이 잠을 설치면서 여느 날처럼 하루를 보내기가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았다가 일어나야 할 때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나는 나날살이 말이지요.어제 아침도 못 드시겠다며 누워 앓으시는 걸 보고 와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낮밥부터는 조금씩 드시고, 저녁에는 앉아 계시기도 했다는 기별을 듣고 한결 마음이 놓였습니다. 왜 그리 아프신지 까닭을 못 찾아서 마음이 쓰이지만 기운을 차리시기만 하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봤을 때 앞에만 흰머리가 있었는데 흰머리가 많아지고얼굴이 많이 지쳐 보인다며 마음을 써 주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말이 그렇게 따뜻하게 들려 제 마음까지 따뜻해 졌답니다. 사람이 살이 빠질 때 얼굴살이 가장 먼저 빠지나 봅니다. 남들은 저보고 살푸둥이가 좋다고 하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뱃살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적게 먹으려고 마음을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해마다 맞이하는 12월!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이맘때쯤이면 사람들은 저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는 정말 누구를 위하여 살았는가? 후회는 없는가? 기억하여 생각 해 보니 넘어진 친구를 일으켜 세울 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손을 잡고 맘을 나누었다는 것에 대하여 보다 큰 기쁨으로 스스로를 행복하게 합니다. 조계종의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역임하시었고 지금은 지구촌 공생회를 만들어 우리 땅 우리나라만 아니라 신비의 땅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인종과 종교를 초월하여 세계의 그늘지고 어려운 곳을 찾아다니시면서 학교를 지어주고 우물을 파주고 물탱크를 만들어 목마름을 해소 해 주고 계시는 송월주 큰스님의 법문은 맘에 커다란 위로와 기쁨을 주네요. 세상의 삼라만상이 모두가 다르지 않고 하나라고 말씀하시며 그대가 기뻐야 내가 기쁘다며 공생의 법음을 전하고 계십니다. 한해의 마지막 12월! 여러분도 스스로 행복하시길 소망합니다. ▲ 송월주 스님, 지구촌 공생회 제공 송월주 그대 지금 나보고 웃으셨는가? 그러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지 않는가. 그대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그대가 기쁘면 나도 따라 기쁘네. 하늘과 땅 비와 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줄하다[뜻] 차림새가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초라하다).[보기월] 허줄한 옷차림도 한 몫을 했겠지만 오랜 해달이 그렇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사람이 잘한다고 추기보다 못한다고 나무라기가 쉽습니다. 누구나 못한다는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제 배움자리에서 좋은 말씀을 들으면서 한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몸소 겪으며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는 말씀은 제 생각과 꼭 같았습니다. 다만 그렇게 하되 말을 가운데 두고 말을 살리는 것이 얼을 살리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으로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이든 잘하는 것을 찾아 출 수 있도록 서로 마음을 쓰면 좋겠습니다.잠이 모자라 낮을 보내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즐거움으로 잊을 수가 있었습니다. 배움자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눈꺼풀이 무겁게 느껴지고 기운이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집에 와서 할 일을 하고 일찍 쉬어야지 생각을 했는데 낮 동안 아버지께서 더 힘들어 하셨다는 기별을 받고 다시 덧낫집에 갔습니다.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다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분을 만났습니다. 옛날에 같이 일을 한 적이 있는 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잦추 [뜻] (어떤 일이나 움직임을)잇달아 잦거나 재게 하는 모양으로(상태로) [보기월]이렇게 되는 줄 알았으면 걸음을 좀 잦추 걸어서라도 일을 서둘러 마쳐야겠습니다. 한눈(대설)이라고 했지만 어제 낮에는 그리 추운 줄 모르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덥다는 아이들,춥다는 아이들이 서로 다투다 보니 따뜻한 바람을 켜라 꺼라 실랑이가 벌어지는 바람에 제가 가운데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세 해 앞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는데 그걸 담아 두었더니 그랬었다고 찍그림과 함께 알려 주어 참 반갑고 새로웠습니다.세 해 앞 어제 제가 살았던 창원에는 한 손가락 길이만큼 눈이 왔었더라구요.쌓인 눈을 찍어 놓으니 얼마나 왔는지도 알고 좋았습니다.이렇게 되는 줄 알았으면 걸음을 좀 잦추 걸어서라도 일을 서둘러 마쳐야겠습니다.그냥 지나쳐 아무 흔적 없이 지나가는 제 하루를 찍그림으로 담아 두게 말입니다. 밤을 덧낫집에서 새고 오면 아무래도 몸이 많이 무겁습니다.오늘도 그렇습니다.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나 집에 올 무렵 머리가 시리고 코가 맹맹했는데 따뜻한 물을 좀 더 많이 먹어서 몸을 데워야겠습니다. 날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한눈(大雪) 이제는 한눈이니 더불어 얼어가고 가람도 고요하게 얼음밑을 흐르니 석달을 가는달일까 올달인지 헤어보네 * 한눈 : 큰눈 * 가람 : 강 * 석달 : 겨울 석달 * 올달 : 오는 달 오늘은 대설이다. 큰눈이 오고 얼음 밑으로 강물은 흐르고... 겨울 석달은 가는 달일까, 오는 달일까를 헤아려 보지만 어쩌면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른다. 그저 눈을 오고 계절은 가는 것. ▲ 소나무에 큰눈이 와서 덮이니 한눈[大雪]이라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쫑잡다[뜻] 1)사람이 생각을 마음 속에 품다.[보기월] 덧낫집으로 모시고 오면 되리라 안쫑잡고 온 제 생각과 많이 달라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사람이 바쁘면 더 일이 몰린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지난 이레끝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레 가운데는 꽉 짜인 일 때문에 다른 일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는데 이레끝은 이레끝대로 일이 이어졌습니다. 배움자리, 모임, 또 다른 생각거리에 아버지 고수련까지 마다할 수 없는 일들이었습니다.설거지, 빨래, 물 심부름에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아무것도 드시지 못 하셨기에 저도 저절로 따라 굶었습니다. 일이 이어지니까 배가 고픈 줄도 모르겠더라구요. 밤새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버지 마음을 움직이는 보람은 있어 덧낫집(병원)으로 모시고 왔습니다. 그냥 가볍게 고뿔에 몸살이 나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다른 곳이 아파서 그랬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덧낫집으로 모시고 오면 되리라 안쫑잡고 온 제 생각과 많이 달라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디가 안 좋으신지를 똑똑히 알게 되어 마음이 놓였지요. 거기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아픈 사람들이 많습니다. 몸을
[우리문화신문=김수업 명예교수] 는개는 국어사전에도 올라서 꽤 널리 알려진 낱말인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라고 풀이해 놓았다. 굳이 틀렸다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알맹이를 놓쳐서 많이 모자라는 풀이다. 는개는 늘어진 안개라는 어구가 줄어진 낱말임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개 방울이 굵어지면 아래로 늘어져 거미줄 같은 줄이 되어 땅으로 내려앉으며 비가 되는데, 이런 것은 비라고 하기가 뭣해서 안개 쪽에다 붙여 는개라고 이름 지은 것이다. 는개처럼 비라고 하기가 어려워 비라고 하지 않은 것에 먼지잼도 있다. 먼지잼은 공중에 떠도는 먼지를 땅으로 데리고 내려와서 잠재우는 것이라는 뜻의 풀이를 그대로 줄여 만든 이름이다. 먼지잼은 빗방울이 는개처럼 아주 작기도 하지만, 공중의 먼지만을 겨우 재워 놓고 곧장 그쳐 버리는 비라는 뜻까지 담고 있다. 자연을 이처럼 깊이 꿰뚫어보고 감쪽같이 이름을 붙이며 살아온 겨레가 세상에 얼마나 될까? 먼지잼과 는개 다음으로 가장 가늘게 내리는 비가 이슬비다. 비가 오는 것 같지도 않은데 풀이나 나무의 잎에 내린 비가 모여서 이슬처럼 물방울이 맺혀 떨어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리
[우리문화신문=최운선 교수]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화가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신부는 수줍어하며 대답했다. 사랑이지요. 하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 신부는 사랑은 가난을 부유하게, 적은 것을 많게, 눈물도 달콤하게 만든답니다. 사랑 없이는 아름다움도 없어요.라는 말을 했다. 화가는 신부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목사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목사는 믿음이지요. 하나님을 믿는 간절한 믿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는 목사의 말에도 수긍했다. 그러나 두 사람 이야기에 만족하지 못한 화가는 그보다 더 아름다운 무엇이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때마침 지나가는 한 지친 병사가 있어 물었더니 병사는 무엇보다도 평화가 가장 아름답고, 전쟁이 가장 추하지요.라고 대답했다. 순간 화가는 사랑과 믿음과 평화를 한데 모으면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방법을 생각하며 집에 돌아온 그에게 아빠 하며 안겨오는 아이들의 눈 속에서 믿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또 어세오세요 하며 반갑게 맞이해 주는 아내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치다[뜻] 잘못 되었거나 못 쓰게 된 글이나 종이(문서)에 'X'모양의 줄을 그어 못 쓴다는 뜻을 나타내다.[보기월] 글이나 종이도 아니고 사람한테 살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어제 아침 눈이 오고 있다는 기별을 들으며 집을 나섰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아니라 다른 고장에서 말이지요. 제가 사는 곳 가까이에도 눈이 오는 곳이 있을 거라고 했지만 낮에 살짝 날리기만 했지 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누리어울림마당에 올려주신 찍그림과 움직그림으로 눈구경은 실컷 할 수 있었습니다.뒷낮에는 눈 때문에 눈길에 미끄러져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들으니 안 온 게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안친 일을 하느라 쉴 겨를이 없다보니마치 저한테만 일이 있는 것처럼 느낄 때도 있습니다. 아이들까지 속도 모르고 설치는 바람에 마음은 바깥 날씨보다 더 추웠습니다. 글이나 종이도 아니고 사람한테 살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 사람한테도 살치며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X'를 보고 '엑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마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