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적거리다[뜻] 자꾸 함부로(마구) 들추어 헤치다.[보기월] 쓰레기통을 허적거리던 고양이가 제 발자국 소리를 듣고 튀어나온 것이었습니다. 비가 그치고 날이 저물자 바람이 한결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모임이 있어서 때에 맞춰서 나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닿았습니다. 나날말 다듬기 셋, 토박이말 노래 둘, 갈말 맛보기 다섯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살기 바빠서 생각도 못 하고 그냥 지나치는 가운데 돌처럼 굳어버린 말들을 쉬운 말로 바꿀 바탕을 다지는 일이 참으로 바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이렇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한 사람 한 사람씩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늘어날 거라 믿습니다. 뜻밖에 토박이말바라기에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분이 계신다는 기별을 듣고 반가웠습니다. 법인 만드는 일을 하면서 둘레 분들께 여러 가지로 짐스럽게 해 드린 게 마음에 많이 걸립니다. 갈 길은 멀고 마음이 바쁘다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다 지나고 일됨새를 알고 나시면 다 풀치실 것입니다. 요즘은 제가 집으로 가장 먼저 들어갈 때가 많습니다. 일찍 들어간 사람이 저녁 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푸지다[뜻] 매우 많아서 넉넉하다[보기월] 그래서 낮밥이 가장 푸지게 먹을 수 있을 때지만 참고 적게 먹습니다.일을 마치고 집에 갈 때는 따뜻하게 해서 일찍 자야지 생각하면서 갑니다. 집에 들어가서 혼자 밥을 먹기가 그래서 식구들을 기다렸다 밥을 먹고 나면 그리 이르지도 않습니다. 할 일 한 두 가지를 챙기다 보면 훌쩍 날이 바뀔 때가 다 되어 있곤 합니다.어제도 생각지 않았던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와서 일 하나를 끝내고 나니 잘 때가 되었더라구요. 그러면 잠은 좀 모자라기 마련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지개를 켜고는 낮에 할 일을 생각하며 아침밥을 먹습니다. 오래 먹고 있을 겨를이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바삐 먹게 되고 많이 먹을 수도 없습니다.그러면 낮밥이 기다려집니다. 어떤 밥집보다 맛있는 건건이를 날마다 바꿔 가며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래서 낮밥이 가장 푸지게 먹을 수 있을 때지만 참고 적게 먹습니다. 배가 고플 때 많이 속이 부대끼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먹은 만큼 움직이는 못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리지요.살이 찌는 건 먹은 것보다 적게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장맞이 [뜻] 길목을 지키고 기다리다가 사람을 만나려는 것 또는 길목을 지키고 사람을 기다리는 일)[보기월] 앞으로 장맞이를 해서 만나야 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비가 온다고 하더니 어김없이 비는 내렸습니다. 비가 와도 공을 차는 아이들은 공을 찼습니다. 그렇게 제가 좋아하는 일은 날씨와 아랑곳없이 할 수 있는데 그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지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것도 설렁설렁 놀기 삼아 하니 그만큼이라도 하지 조금만 더 세게 하면 나 죽네 하면서 못 하겠다고 할 거라며 핀잔을 주는 분도 있습니다.누구에게나 모든 일이 그렇지 싶습니다. 놀듯이 설렁설렁 해서는 남들보다 더 잘하기 어렵고, 일을 삼고 하면서 놀듯이 여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다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로 하기는 쉽지만 몸으로 하기는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큰일은 이제 거의 끝이 났나 싶었는데 뭘 듣고 배우러 오라는 일, 해 내라는 일이 쏟아집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일을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이지요. 어떤 일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찬찬히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힘과 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다니[뜻] 무엇이든지 잘 아는 체하는 사람.[보기월]'안다니'라는 말은 좀 안 좋게 쓰이는 말이니 '다안이'라는 말을 만들어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닷날 토박이말 갈배움 열매 나누는 잔치에 많은 손님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그리고 좋은 말씀과 함께 선물 꾸러미를 받아 들고 환하게 웃으며 가셨습니다.잔치 기별을 듣고 먼길을 달려 와 주신 분들과잔치 채비를 하는 데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이어진 토박이말바라기 법인 만드는 모임도 잘 마쳤습니다. 다들 바쁘신데도 끝까지 남아서 도움 말씀과 함께 앞으로 모임이 잘 되도록 힘과 슬기를 보태 주신다는 말씀을 해 주셔서 기운이 났습니다. 이제 두 걸음을 뗀 아기와 다름이 없지만 얼른 자라서 씩씩하고 힘차게 걸을 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와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큰일 두 가지를 같은 날 하다보니 매끄럽지 못한 것도 있었고, 제가 어리숙해서 챙기지 못한 것들도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마음을 제대로 알고 움직이는 수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옆에서 일이잘 되도록 하나하나 챙겨 주는 분이 계시면 좋겠다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무지개 다가다 여름엔 많이보던 무지개도 다갔구나 이제는 가람에서 바랜몸을 미역감나 잘가라 일곱빛깔아 봄은오니 또보자 * 가람 : 강, 큰 내 * 일곱 빛깔 : 무지개 ▲ 낙엽이 떨어지는 지금, 무지개도 다 갔구나
배달말지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살여울[뜻]물살이 세고 빠른 여울[보기월]살여울이란 말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날, 달, 해를 살날, 살달, 살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비가 긋고 나서 불어온 바람이 여느 때보다 차갑게 느껴져서 옷을 껴입고 나갔습니다. 아침에 나가서 수레를 탈 때는 따뜻해서 좋았지요. 배곳에 가서 썰렁한 방에 혼자 있을 때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둘째 때새 쯤 되어서는 거북했습니다. 날dl 포근해진 것이었지요. 그때 벗어 놓은 옷은 집에 올 때까지 혼자 걸려 있었습니다.올제 있을 토박이말 갈배움 열매 나누는 잔치 채비를 하느라 뒷낮은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게 지나갔습니다.엄청 빨리 지나가는 하루, 한달, 한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하루가 왜 그리 빨리 가는지 모릅니다.물살이 세고 빠른 여울을 '살여울'이라고 하거든요.살여울이란 말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날, 달, 해를살날, 살달, 살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여러 곳에서 거둔 열매들을 모아 놓으니 푸짐했습니다. 우리 배곳에서 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배곳에서 한 것들을 보니 입이 절로 벌어졌습니다. 언제 저걸 다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만큼 여러 가지 열매들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고 뿌듯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위허위[뜻] 2)힘에 겨워 몹시 힘들어하는 모양[보기월] 옆에서 보는 사람은허위허위혼자서 일을 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습니다. 그제 일을 마치고 나올 때 비가 오지 않아서 슈룹을 두고 왔었는데 어제 아침에 집을 나서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겁니다. 여느 날보다 수레도 많았습니다. 비나 눈이 올 때 수레 안에 김이 서리는 게 많이 성가신데 문까지 말을 안 들어서 더 힘들었습니다. 제가 타는 수레 나이가 있으니 아쉬운대로 참고 견디다가 아주 못 쓰게 되면 돈을 들여 고칠 생각입니다.잔칫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어 해야 되는 일을 하나씩 챙기고 있습니다.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라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같은 일에 마음을 써 거둔 열매들을 나누는 자리에 이어서 토박이말바라기를 법인으로 만드는 모두모임(사단법인 창립총회)까지 하게 되어서 일이 곱으로 많습니다.하지만 일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더 잘하고 싶은데, 더 많은 걸 나눠 드리고 함께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늘 아쉽고 마음이 바쁘답니다. 옆에서 보는 사람은 허위허위 혼자서 일을 하는 것처럼 볼 수도 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푸접 [뜻] 남에게 너그럽고 따뜻이 대하는 됨됨이(성질)[보기월] 푸접이 좋다는 말도 어찌보면 그리 반가운 말이 아닐 수도 있지 싶습니다.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하늘은 낮고 어두웠습니다. 어제보다 두꺼운 옷을 입고 가서 그런지 서늘한 느낌을 덜했습니다. 아침부터 줄줄이 이어지는 일을 하나씩 해 내느라 눈코 뜰 새도 없이 하루를 보냈습니다. 여러 가지 일 가운데 하나가 셈을 할 게 있었는데 그 일 때문에 일이 밀리는 바람에 더 힘이 들었습니다. 남한테 싫은 소리를 잘 못하고 아금바리 챙기는 일도 서툴어서 뒤늦게 바쁜 걸음을 치는 때가 있는데 어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다 되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듣지 않아도 될 소리도 듣고 언짢은 낯빛도 봐야 했습니다. 제가 없었으면 안 해도 될 일이라 더 미안했습니다. 여러 사람들 가운데 푸접 좋다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푸접이 좋다는 말도 어찌보면 그리 반가운 말이 아닐 수도 있지 싶습니다. 제 하고 싶은 말과 짓을 마음대로 하며 살면서 마음 아픔 없이 사는 게 좋은 거라고 여긴다면 말입니다. 또 겉으로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칠칠하다[뜻] 1)(사람이나 그 말과 짓이)야무지고 반듯하다[보기월] 그런 가운데에도 칠칠한 아이들이 있어서 마음이 따뜻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 기분이 날씨와 아랑곳하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어제는 그 어떤 날보다 더 힘든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참일 집을 나설 때는 챙겨서 할 일도 많고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은 들뜬 기분이었습니다. 곧 뭔가 떨어질 것만 같이 낮은 하늘에서는 방울방울 비를 떨구고 있었습니다. 서늘해서 가져 간 옷을 껴입고 일을 비롯했습니다. 앉자마자 날마다 하는 일을 틀처럼 해 나갔지요. 조금 일찍 나왔기 때문에 여느 날보다 좀 일찍 아침 일이 끝났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하기로 마음 먹었던 일을 했습니다. 그때까지가 다였습니다. 아이들과 만날 채비를 하러 간 뒤부터는 궂은 날씨와 같은 기분이 되고 말았습니다.갑자기 매지구름이 바람과 함께 몰려와 투둑투둑 비를 뿌리고 배움방을 흔들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비바람에 휩쓸리는 나뭇잎처럼 아이들 몸과 마음도 뒹굴어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가운데에도 칠칠한 아이들이 있어서 마음이 따뜻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쳐 쓰러지지 않고 견딜 수 있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꼬까잎(丹楓) 첫겨울 내려올제 메들은 붉게타니 꼬까메야 잘물들었나 보고픈 뒷쪽겨레 깊어갈 맑은가을을 언제함께 볼까나 * 꼬까메 : 북녘의 단풍산 곧 묘향산 * 메 : 산 ▲ 지금 묘향산은 꼬까잎으로 물들었겠지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