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장대다[뜻] (사람이 어떤 일을 하려고)마음속으로 바라고 기다리며 잔뜩 벼르다.[보기월] 토박이말바라기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제대로 하려고 장댄 보람이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아야겠습니다. 닷날부터 비가 내려서 비가 그치고 나면 날씨가 더 추워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더 두꺼운 옷을 챙겨 입고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흐렸지만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따뜻한 국밥을 낮밥으로 먹으면서 땀이 날 만큼 날씨는 포근했습니다. 엿날 저녁부터 짙게 낀 안개가 밝날 아침까지 걷히지 않는 걸 보면서 낮에는 더 따뜻하겠다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집안 잔치 때문에 모인 사람들이 다 같이 나선 막바지 꼬까잎 나들이 때 겉옷은 짐과 다름없었습니다. 햇볕을 보면 덥다 싶어 윗도리를 벗고, 그늘에 서면 서늘해서 입어야 했습니다. 남들 구경 다닐 때 서로 바빠서 못 본 가을 꽃과 꼬까잎을 실컷 봤습니다. 머릿속으로 안친 일을 생각하랴 많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올해 마지막 가을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와 몸에 베인
[우리문화신문=마완근 기자] 해조사(海潮詞) 이육사 동방(洞房)을 찾아드는 신부(新婦)의 발자취같이 조심스리 걸어오는 고이한 소리! 해조(海潮)의 소리는 네모진 내 들창을 열다 이 밤에 나를 부르는 이 없으련만? 남생이 등같이 외로운 이 서-ㅁ 밤을 싸고 오는 소리! 고이한 침략자여! 내 보고(寶庫)를 문을 흔드는 건 그 누군고? 영주(領主)인 나의 한 마디 허락도 없이. 코카서스 평원을 달리는 말굽 소리보다 한층 요란한 소리! 고이한 약탈자여! 내 정열밖에 너들에 뺏길 게 무엇이료 가난한 귀향살이 손님은 파려하다. 올 때는 그리 호기롭게 올려와서 너들의 숨결이 밀수자(密輸者)같이 헐데느냐 오-그것은 나에게 호소하는 말 못할 울분인가? 내 고성(古城)엔 밤이 무겁게 깊어 가는데. 쇠줄에 끌려 걷는 수인(囚人)들의 무거운 발소리! 옛날의 기억을 아롱지게 수놓는 고이한 소리! 해방을 약속하던 그날 밤의 음모를 먼동이 트기 전 또다시 속삭여 보렴인가? 검은 베일을 쓰고 오는 젊은 여승(女僧)들의 부르짖음 고이한 소리! 발밑을 지나며 흑흑 느끼는 건 어느 사원을 탈주해 온 어여쁜 청춘의 반역인고? 시들었던 내 항분(亢奮)도 해조처럼 부풀어 오르는 이 밤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고지다[뜻] 남을 해치려 하다가 도리어 제가 해를 입다.[보기월] 거기에 개를 밀어 넣으려다 물에 빠진 사람이 있었는데 그걸 보며 안고진 좋은 보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서로 다투는 일이 더 많은 것 같고 고운 말보다 거친 말을 많이 주받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하루를 보내면서 웃을 일이 없이 보내는 날이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웃을 일을 만들어 주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하나씩 웃긴 걸 보여주기로 말이지요.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해서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웃긴 것을 찾느라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그러다 본 것들 가운데 남을 괴롭히려다가 제가 당하는 모습을 모아 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개를 밀어 넣으려다 물에 빠진 사람이 있었는데 그걸 보며 안고지는 좋은 보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아이들한테 자주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남을 아프게 하거나 눈물 나게 하면 언젠가 저도 비슷한 아픔을 겪고 눈물을 쏟게 될 날이 온다라는 것입니다. 그걸 두려워 하라는 말이 아니라 제발 서로 먼저 생각해 주며 살면 좋겠습니다. 어제는 '토박이말바라기'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우대 [뜻] 겉으로 드러난 사람 몸집(체격)[보기월] 허우대는 보면 어른과 다름이 없는데, 하는 걸 보면 틀림없는 아이입니다.여러 날 잠이 쉽게 들지 않을 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일이 뜻밖에도 쉽게 풀렸습니다. 제가 지나치게 어렵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 그럴 때가 됐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것을 이대로 주욱 이어가는 일이 남았습니다. 깊이 생각하지 말고 조금은 가붓하게 여기면서 해 나가야겠습니다. 어제 아침부터 막대과자를 들고 오가는 아이들로 적잖게 시끄러웠습니다. 누가 왜 만들었는지 잘 알지만 어른 아이 할 것없이 그걸 주거나 받는 일에 마음을 쓰는 걸 보면서 그 힘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걸 노린 것이라 생각하면 무섭기도 합니다.그걸 보면서 하게 된 생각 두 가지가 있습니다.무슨 무슨 '날'을 만들어 즐기는 것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이름에 '데이'를 넣는 것은 좀 더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데이, 일, 날' 가운데 가장 우리말다운 말은 '날'이니까요. 가래떡날이기도 했고 녀름지이날(농업인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아야 될 일이 일어난 날이기도 했구요.그렇게 무슨
[우리문화신문 = 주세페김 팝페라가수] 올해가 한일수교정상화 50주년이라고 한다. 다양한 행사들이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11월, 우리 부부는 오사카를 거쳐 교토를 방문할 예정이다. 오사카에서는 재일동포의 원류 오사카 민단 1~2세대 원로 어르신들이 모이는 만찬이 예정되어있고, 교토에 있는 용곡대학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에 관한 학술회의가 열리는데 우리 부부는 공연팀으로 초대받았다. ▲ 교토 용곡대학에서 열리는 안중근동양평화학술회의 마침 동행하게 될 국회의원이 있어 우리는 그의 보좌관의 안내로 인천공항 의전실을 통하여 출국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 잘 꾸며진 의전실에서 대기하며 담소를 나누다가 귀빈 대접을 받으며 출국했다. 수속이 빨라 좋기도 했지만 이런 공간이 은근히 외교와 소통에 큰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 인천공항 의전실에서 (듀오아임)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여 시내로 향하면서 보이는 가을 오후의 하늘에는 구름을 태우는 듯한 태양이 따갑다. 한일 양국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갈등 속에서 늘 마음 졸이면서도 꿋꿋이 일본 사회에 뿌리를 내려 한인사회를 이끌어오신 분들의 노고와 애환을 생각하니 벌써 경의가 표해진다. ▲ 오사카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푸성귀[뜻] 사람이 심어 가꾸거나 저절로 난 온갖 나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보기월] 푸성귀로 만든 건건이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아이들 몸이 더 튼튼하겠지요? 어제 아침에는 좀 서늘했지만 낮에는 봄날이었습니다. 가자마자 열었던 문이 닫히더니 낮밥을 먹을 무렵에는 열려 있었습니다. 노는 아이들 가운데는 짧은 옷을 입은 아이도 보였습니다. 보는 저는 서늘한데 말입니다. 풀린 날씨처럼 아이들 마음도 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름 애를 썼는데 아직은 모자란가 봅니다. 말을 차분하게 들어 준 아이들은 그래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서 이야기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들으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한테는 쓸모가 없었지요. 아무리 좋은 말도 자꾸 자주 들으면 잔소리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 제 생각이 조금 짧았다 싶었습니다. 귀로 들려 주는 것보다 눈으로 보여 주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는데 그걸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입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리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푸성귀라면 입에도 안 대려고 하는 아이도 있지만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푸성귀로 만든 건건이도 가리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치사랑 [뜻] 손아랫사람이 손위사람을 사랑함. 또는 그런 사랑[보기월] 아이들을 보면서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왜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들겨울이 지난 뒤 첫날 아침 날씨가 어떤지 몰라 껴입을 옷을 하나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구름 때문에 해가 나오지 않아 더 추울 것 같아서 그랬는데 나가 보니 그리 쌀랑하지는 않았습니다. 낮이 되자 해도 살짝 나오고 들고 갔던 옷을 입을 일이 없었습니다.참일 그동안 아이들 마음과 기분을 받아주는 일과 제가 해야 할 일 사이에서 줄타기를 좀 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서로 했던 입다짐과 속다짐을 되새기고 이제부터 마음을 다잡고 아름답게 마무리를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마음은 언젠가 사무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기다려왔습니다. 하지만 믿음 빼고는 여러 가지로 제가 모자랐나 봅니다.제 모자람을 채울 수를 찾으려고 내민 손마저 부끄럽게 되고 보니 기운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제가 아니지요. 좀 더디겠지만 제 걸음걸이에 맞춰 제가 먼저 다른 모습을 보여 주며 천천히 가야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일은 참 복잡하고 시끄럽다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또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랑하는 맘과 진실과 역사만큼은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패망의 전쟁터에서 일구어 낸 오늘의 우리 대한민국은 기적이라 할 만큼 지금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남쪽과 북쪽의 형제들은 만나지 못하고 분단과 긴장 속에 살고 있다 아직도 보수와 진보의 이념투쟁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지역과 세대와 계층 간의 갈등도 더 좁혀질 줄 모른다. 우리의 현실이 이러하거늘 국민들을 평안하게 살도록 저마다의 맘을 통합하게 해 줄 이 시대의 어른은 없는 것일까 내로라하던 그 많고 많은 잘난 인물들은 다 어디로 숨었는가? 언제까지 네 편 내편만 있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아야 하는가? 진심으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고 조국의 미래를 생각하고 좌절하는 청년을 벌떡 일으켜 세울 희망을 가슴에 안겨주자 보수 진보를 다 부둥켜안을 수 있는 통합과 사랑을 꿈꾸어본다 ▲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 내무총장 겸 국무총리 대리로 활약할 당시의 안창호(도산 온라인기념과 제공) 도산 안창호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는 반드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베를린 가람담 무너진 날 사람많이 죽이고 짐승같던 독일이 드디어 가림담을 스스로 깨어서 하나된 믿나라찾아 헹가래쳤느나 * 가람담 : 장벽 1989년 저녁 동독 신임 중앙 위원회 정보 담당 서기인 샤보프스키(1929~)는 기자 회견에서 동독 주민의 여행 자유를 보장하는 놀라운 사실을 발표하였다. 그로써이날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독일 통일의 불씨가 살아난 날이다. 이렇게 하여 동서독도 하나가 되었고, 그 이전 1975년 베트남도 하나 된 믿나라를 되찾았다. 그런데 왜 우리 한겨레만은 동강난 채 있는가? ▲ 베를린 장벽은 무너지고 독일은 통일이 되었다.(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잣다 [뜻] 2)물푸개(양수기, 펌프)로 낮은 데 있는 물을 빨아올리다.[보기월] 그렇게 물을 자아 쓸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흘을 잇달아 비가 내렸습니다. 그동안 오랜 가뭄에 비를 기다리던 고장 분들에게 단비가 될 거라고 했는데 바랐던 만큼은 아니지만 타 들어가던 땅은 참 반가웠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고장도 쉬지 않고 내리긴 했지만 그리 많이 오지는 않았습니다. 시골에 다녀왔는데 밝날 앞낮에는 한 때 해가 나기도 했답니다. 막바지 꼬까잎 구경을 나선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 분들한테는 그친 비가 반가웠을 겁니다. 비가 왔지만 한뎃잠을 자러 온 사람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투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남다른 느낌을 가졌을 겁니다.비가 그치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하러 갔습니다. 다른 집에서는 곶감을 깎는다고 식구들이 다 모여 있기도 했습니다. 지붕을 갈면서 떨어진 흙을 씻어 내러 갔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물조리개에 담아서 했는데 그렇게 하다가는 언제 다할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대롱(호스)을 얻어서 물을 틀어놓고 쓸어 내니 한결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