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악패듯[뜻] 남을 헤아려 주지 않고 매몰차게 또는 몹시 지나치게[보기월] 곁에 있는 사람들을 악패듯 입이나 몸으로 아프게 하지 말고 선물인 듯 여기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배곳 밖으로 다녀왔습니다. 말 그대로 자리를 옮겨서 몸소 겪으면서 배우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자리몸소배움(현장체험학습)이라고 합니다. 높은 뫼에 울긋불긋 꼬까잎들을 볼 수 있을 거라 했는데 마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언덕에 자리잡은 그곳에도 가을이 와 있었습니다. 해는 바로 쬐면 조금 뜨거웠지만 그늘 아래에서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딱 좋았습니다. 안에는 겪거리와 볼거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밖에는 우리들과 함께해 줄 가을이 있었습니다. 저도 아이들 곁에 앉아서 하나를 해 봤습니다. 뭐를 만들고 꾸미는 건 잘 못하는 저는 그런 곳에 가서 보면 입이 절로 딱 벌어진답니다.어떻게 사람이 저런 것을 만들 수 있나 싶기 때문입니다. 해, 물, 바람이 꽃을 피우는 것처럼 사람 손이 피운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로 피운 말꽃, 소리로 피운 소리꽃, 손으로 피운 손꽃.^^ 아이들이 저마다 제 손길로 피운 꽃들을 받아 보고 기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붙이[뜻] 어버이와 아들, 딸과 같이 피로 맺어진 사람=피붙이[보기월] 둘레 사람들을 사이 좋은 살붙이처럼 여기면 다툴 일도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철이 바뀌는 데 몸이 맞추느라 힘이 드는가 봅니다. 닷날 밤에는 저녁을 먹고 일을 하다가 졸려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안날 좀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기는 했지만 그렇게 숨김없이 몸이 말을 하니 말입니다. 푹 쉬어서 그렇지 다음 날 배움자리에 가서는 힘껏 배움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여느 때였으면 마음 놓고 늦잠을 잤을 텐데 사람을 만나 같이 가기고 해서 일하러 가는 때에 일어나 혼자 아침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집을 손을 볼 데가 있어서 그 일을 해 줄 분과 함께 들어갔습니다.들어가는 길, 시골에 가까워질수록 가을빛은 더해졌습니다. 길가에 심어 놓는 나무들도 두 이레 앞과는 많이 달랐고 낮은 뫼와 높은 뫼 빛깔이 달랐습니다. 높은 뫼는 불이 붙은 듯이 벌겋게 물이 들어 있었고 그 아래는 아직도 푸른 빛깔을 간직하고 있었지요. 생각지도 않게 이른 아침 꼬까잎 구경을 잘 하긴 했지만 집을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외솔 탄신날 오늘날의 외솔은 아니인 외솔이요 한겨레 꽃얼을 지키고 빛내신 분 높이들 우러러 모셔 길이길이 살리라 * 외솔 : 최현배 선생님의 아호 * 꽃얼 : 아름다운 얼. 곱고 맑은 얼 오늘은 한글의 으뜸 공로자이신 외솔 최현배 선생이 태어나신 날이다. 선생은 일제강점기 한겨레 꽃얼 한글의 발전을 위해 외로운 소나무(외솔)처럼 고통을 받으며 외롭게 투쟁하셨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처럼 외솔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한 마음으로 우러러 모셔야 하리라. ▲ 외솔 선생은 서슬퍼런 일제강점기 금서집(방명록)에 한글은 목숨이라고 썼다. ▲ 울산 동구 동동에 세워진 외솔기념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물없다[뜻] 서로 아주 사이가 좋아서 낯(체면)을 차리거나 조심할 것이 없다.[보기월] 하지만 나는 허물없이 한다고 한 것이 남을 업신여기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 좋겠습니다. 철이 바뀌는 것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사는 사람들이 많지만 살기 바빠서 또는 살기 힘들어서 못 느끼고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져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제 돌아가신 분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했던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하루를 사는 뜻을 되새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마다 짊어진 삶 무게가 무거워 힘들다고 생각하면 끝이 없습니다. 내가 힘드니까 둘레에 있는 사람들한테 함부로 말을 해서 마음을 할퀴기도 하고 몸을 아프게 하는 것을 봅니다. 그렇게 힘든 사람들을 도와 주어야 하는데 그럴 사람도, 힘도 없어서 더 안타깝습니다.어떻게 보면 모든 게 저마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나를 사랑하지 못 하는 사람은 남도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요?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저마다 새롭게 주어진 하루를 기쁜 마음으로 알차게 보내면 좋을 텐데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김산은 3.1. 운동 후 공부하러 잠시 일본에 갔다가 소련으로 갈 생각을 합니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김산은 작은 형이 아버지, 어머니에게 전하라며 준 200원을 갖고 국경을 몰래 넘지요. 김산의 계획은 안동(지금의 단동)으로 가서 거기서 기차를 타려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러시아 혁명을 저지하기 위한 시베리아 간섭군이(백군과 이를 지원하는 외국 세력으로 추정) 초래한 전란 상태로 기차가 다니지 않았습니다. 김산은 방향을 바꿔, 우당 이회영 선생이 세운 합니하의 신흥무관학교로 향하는데, 신흥무관학교로 가기 위하여 홀로 700리를 걸어가지요. 그것도 15살의 어린 나이에 홀로 한 달 이상을 걸어서 여행합니다. 여행 중 김산은 중국인 여인숙에 숙박할 때 어린 조선놈이 혼자 다니다가 돈을 뺏길까봐, 매일 밤 밖에 나가 몰래 땅에 돈을 파묻었다가, 새벽에 돈을 파내가지고 아침도 먹지 않고 여인숙을 떠났답니다. 15살의 어린 나이에 조국 독립을 위하여 홀로 타국의 700리를 걸어간다? 저요? 으~음~~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김산은 가는 도중 어느 마을에 들렀는데, '아리랑'에 중국 정부군의 형편없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푸냥하다[뜻] 생김새가 좀 두툼하다[보기월] 한 눈에 봐도 새끼를 뱄거나 많이 먹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만큼 푸냥하게 보였습니다. 배곳 둘레 나무들이 빨갛고 노란 꼬까옷으로 갈아입어서 참 예쁩니다. 높은 뫼에 첫눈이 오고 얼음이 얼었다는 기별을 나무들도 들었나 봅니다. 잎들을 하나 둘 떨어뜨리더니 이제 나뭇잎이 없는 잔가지도 보입니다. 겨울 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그러고 보니 안에 있는 꽃동이 꽃도 잎 빛깔이 달라지고 마른 잎이 더 많이 보이는 듯 합니다. 두 달마다 하는 모임이 있었는데 먼저 잡힌 일이 있어서 가지 못 해서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저 말고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있다는 말을 듣고 나니 더 그랬습니다. 일부러 안 간 게 아니니 널리 헤아려 주실 거라 믿습니다. 해가 짧아져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깜깜했습니다. 수레에 불을 켜고 왔는데 마을 앞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얼룩 무늬라서 눈에 잘 띄어서 고양이를 보고 멈추개를 밟았습니다. 여느 길고양이들은 사람이나 수레를 보면 재빨리 도망을 가서 몸을 숨기는데 그 고양이는 아주 천천히 걸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새끼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퉁어리적다 [뜻] 옳은지 그른지도 모르고 아무 생각없이(가볍게) 움직이는 데가 있다.[보기월] 너댓살 먹은 애도 아니고 어쩌면 그리 퉁어리적은지 놀라웠습니다.아침에 이불 밖으로 나올 때 서늘해서 불을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맨발로 방바닥을 디디면 차갑게 느껴지고 발이 시리다는 사람도 있으니 말입니다. 어제 낮부터 나아질 거라고 했는데 나아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아침에 서두르지 않으려고 집에서 능을 두고 나서는데 어떤 날은 비슷한 때인데도 수레가 많은 날도 있고 적은 날도 있습니다. 배곳에 오는 길이 멀지 않지만 많은 수레들을 만나며 오지요. 오늘은 얼마나 바쁜지 옆도 안 보고 들어온 수레 때문에 여러 사람이 깜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골목에서 나오면서 얼마나 빨리 나오던지 부딪히는 줄 알았는데 가까스로 비켜서 멈추었습니다. 저도 뒤에서 그걸 보고 빨리 멈추개를 밟아서 섰구요. 그렇게 해 놓고 미안하단 인사도 없이 빠져 나가는 걸 보고 또 다시 놀라야했습니다.너댓살 먹는 애도 아니고 어쩌면 그리 퉁어리적은지 놀라웠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말하거나 움직이기 앞에 반드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한글날 한글날 아 한글날 한겨레 골골 해 얼 한나라 메 바다와 들꽃에도 품긴 얼 빛내리 길이 빛내리 목숨의 한글을 * 골골 해 : 만년의 만 배 년. 영원히. 영구히 * 메 바다 : 산과 바다 ▲ 최현배 선생은 일제강점기 한글이 목숨이라는 글을 남겼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치닫다[뜻]2)(일이 어떤 쪽으로)힘차게 내닫다.[보기월]토박이말 놀배움이 이렇게 좋은 쪽으로 치달아 온 겨레 사람들과 함께하는 날이 얼른 오지 싶습니다.온 누리 으뜸 글자 한글날온 나라 사람 잔치 곳곳에잔칫날 사람들은 어디로?가람과 뫼로 들로 바다로?어진 임금님 백성 사랑슬기롭고 뛰어난 글자 자랑되새기고 기리는 마음아니 많아 안타까워한글 바탕 우리말 어머니토박이말 놀배움이좋은 쪽으로 치달아온 겨레와 함께하리 569돌 한글날을 맞아 온 나라 곳곳에서 여러 가지 잔치가 열렸습니다. 갖가지 기별을 보고 들으면서 기쁘기도 했지만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온 누리 글자들 가운데 가장 으뜸 글자인 한글을 기리는 날, 한글 잔칫날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냥 하루 노는 날과 크게 다르지 않게 놀러 다니는 우리들을 본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알 수 없어 하는 말을 듣고 부끄러웠습니다. 우리가 우리말과 글을 어떻게 여기며 사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에 더 가슴 아팠습니다.글을 몰라 느낌, 생각, 뜻을 드러내고 펼치지 못하는 백성들을 사랑하신 임금님 마음을 기리고 많은 사람들이 슬기롭고 뛰어난 글자라고 추어올리
[우리문화신문=마완근 기자] 편복(蝙蝠) 이육사 광명을 배반한 아득한 동굴에서 다 썩은 들보라 무너진 성채(城砦) 위 너 홀로 돌아다니는 가엾은 빡쥐여! 어둠에 왕자여! 쥐는 너를 버리고 부자집 고(庫)간으로 도망했고 대붕(大鵬)도 북해(北海)로 날아간 지 이미 오래거늘 검은 세기(世紀)에 상장(喪裝)이 갈가리 찢어질 긴 동안 비둘기 같은 사랑을 한 번도 속삭여 보지도 못한 가엾은 빡쥐여! 고독한 유령이여! 앵무와 함께 종알대어 보지도 못하고 딱짜구리처럼 고목을 쪼아 울리도 못 하거니 만호보다 노란 눈깔은 유전(遺傳)을 원망한들 무엇하랴 서러운 주교(呪交)일사 못 외일 고민(苦悶)의 이빨을 갈며 종족과 홰를 잃어도 갈 곳조차 없는 가엾은 빡쥐여! 영원한 보헤미안의 넋이여! 제 정열에 못 이겨 타서 죽는 불사조는 아닐망정 공산(空山) 잠긴 달에 울어 새는 두견새 흘리는 피는 그래도 사람의 심금을 흔들어 눈물을 짜내지 않는가! 날카로운 발톱이 암사슴의 연한 간을 노려도 봤을 너의 머―ㄴ 조선(祖先)의 영화롭던 한시절 역사도 이제는 아이누의 가계(家系)와도 같이 서러워라! 가엾은 빡쥐여! 멸망(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