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잠투정[뜻] 어린아이가 잠을 자려고 할 때나 잠이 깨었을 떼를 쓰며 우는 짓[보기월] 한동안 구경을 잘 다녔는데 애가 갑자기 울어서 보니 잠이 와 잠투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고장에서 열리는 불빛 잔치에 구경을 못 간 아이들이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해서 어린 조카들과 함께 마실 가는 것 삼아 집을 나섰습니다. 어린 애가 있어서 될 수 있으면 가까이까지 갈 생각으로 수레를 몰고 갔는데 수레를 댈 곳이 마땅하지 않아서 빙빙 돌기도 했습니다.올해부터 돈을 받기로 해서 말도 많고, 이레끝도 아니라서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나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냇물에 띄워 놓은 것들보다 안에 있는 것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알록달록 갖가지 빛깔을 보고 애들이 가장 좋아하더군요. 푹신한 수레에 앉았지만 아직 돌이 안 된 아이는 구경을 한다고 볼 수가 없었지요.한동안 구경을 잘 다녔는데 애가 갑자기 울어서 보니 잠이 와 잠투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애 엄마가 안았다가 업으니 바로 잠이 드는 걸 보고 잠투정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조금 울고 잠을 자 주니 애 엄마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악지[뜻] 잘되지 않는 일을 해내려고 굳게 버팀(해내려는 고집)[보기월]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뭐든 하려는 쪽으로 악지를 세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서늘해지는 날씨는 깊어가는 가을을 몸으로 느끼게 해 줍니다. 아침에 가자마자 열었던 바로 옆 창문은 이제 열지 않고 그 앞에 있는 것을 연답니다. 바로 맞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낮에는 땀이 날만큼 더우니 저는 아직 짧은 옷을 안에 입고 나갑니다.그런데 소매 긴 옷을 입고 와서 뛰어 다니다 들어온 아이들이 바람틀을 돌리면 저와 다른 아이들은 추워서 애를 먹습니다. 바람막이를 입고 온 아이들이 덥다고 벗어 놓고는 찾지 않는 옷들이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제 몸은 말할 것도 없고 제 몬(물건)도 잘 간수하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 주어야 하겠습니다.아이들도 가을을 타는지 여느 때보다 더 어수선해서 배움을 돕고 이끌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기 싫어 하는 사람 몇이서 하고 싶은 여럿을 이기는 것을 보면 아이나 어른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가 봅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뭐든 하려는 쪽으로 악지를 세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지나치다 싶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살바람[뜻]1)좁은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찬바람[보기월]새벽에 살바람이라고 하긴 그래도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차가워서 잠을 깼답니다.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 보람(상)과 선물을 줬습니다. 많은 배움이들이 보람과 함께 준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걸 봤습니다. 갖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살 수 있어 좋았을 것입니다. 이러면서 아이들 마음 한 쪽에 토박이말이 자리하게 되면 더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낮과 밤이 많이 달라서 고뿔에 걸려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도 잠이 들기 앞에는 문을 조금 열어 두고 잤습니다. 새벽에는 살바람이라고 하긴 그래도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차가워 잠을 깼답니다. 얼른 문을 닫고 잠이 들었는데 이불 속이 따듯하니 좋았습니다. 한글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글과 아랑곳한 기별들이 많이 보입니다. 곳곳에서 여러 가지 잔치를 한다고 합니다. 참고을 진주에서도 진주시의 도움으로 한글학회 진주지회와 토박이말바라기가 함께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 뽑기'와 학술발표회를 하고, 두류한국어교육학회에서도 학술발표회를 한답니다. 무엇보다 진주교육지원청에서는 그동안 배우고 익힌 토박이말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허릿매 [뜻]가느스름하고 날씬한 허리 맵시[보기월]그렇게 하루 땀을 흘렸다고 허릿매가 나오기야 했겠습니까? 참 오랜만에 뫼에 올랐습니다. 혼자였으면 그렇게 나서지도 못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럿이 함께 가기로 다짐을 한 뒤라 부랴부랴 서둘러 만나기로 한 곳으로 갔습니다. 다들 와 있어서 제가 가자마자 떠날 수가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살사리꽃 잔치가 열리는 곳을 지나가면서 흐드러지게 핀 살사리꽃 구경을 실컷 하기도 했습니다. 구경 온 사람들이 많아서 꽃멀미에 사람멀미까지 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있는 피아골이었는데 아직 좀 일러서 그런지 잎이 울긋불긋 바뀐 건 드물었습니다. 꼬까잎(단풍)이 한창일 때는 사람들이 몰려와서 발 디딜 곳이 없다는데 그날은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따라 가면서 물소리 바람소리에 힘든 줄 모르고 올랐습니다. 땀이 나고 숨이 조금 차는 걸 느끼면서 뫼에 오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곤 했습니다.지난 이레 아는 아우가 뫼에 오르고 와서는 배에 기름을 좀 뺐다며 자랑을 하더라구요. 그렇게 하루 땀을 흘렸다고 허릿
[우리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한겨레 첫나라 나라 앗겨 마흔 해를 잊어서야 되겠는가 배부르면 지난날을 쓰레기라 버린다면 한배검 모신 앞에서 무슨 말씀 올리겠나 * 한겨레 첫나라 : 단군한배검이 세우신 단군나라 개천절은 단순한 휴일로만 알아서는 안된다. 우리가 한겨레의 뿌리를 간직하여 나라를 지키고 다듬는 날이다. 광복 전처럼 나라를 앗겨 다시는 망국노가 되지 않는다고 굳게 맹세하는 날이기도 하다. ▲ 단군성전의 단군상(최우성 기자)
▲ 《아리랑》, 김산ㆍ님웨일즈, 동녘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아리랑을 읽었습니다. 책 표지의 《아리랑》 제목 밑에는 폭풍의 시대, 역사가 명하는 바에 따라 불화살 같이 살아간 한 조선인 독립혁명가 김산의 고뇌, 좌절, 사랑, 열정, 사상의 피어린 발자취!!라고 쓰여 있네요. 이 책은 1937년 죽음을 각오하고 장개석 국민당 군대의 삼엄한 포위망을 뚫고 중국 연안의 중국 공산당을 찾아간 푸른 눈의 여인 님 웨일즈(본명 : 헬렌 포스터 스노우)가 김산(본명 장지락, 1905-1938)에 대해 쓴 전기입니다. 님 웨일즈는 그곳에서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새로 결성한 조선 민족해방동맹을 승인받기 위하여 대표로 파견된 김산을 만나, 김산의 파란만장한 삶을 듣고 글로 풀어냈습니다. 당연히 1941년에 먼저 영문으로 책이 나왔고, 나중에 우리말로 번역된 것입니다. 김산! 자기의 꿈과 이상을 바쳐 불꽃같은 삶을 살다가, 자신의 젊음과 열정을 바친 공산당에 의해 오히려 일본 스파이, 트로츠키 주의자로 몰려 1938년 억울하게 총살당한 순결한 김산! 책에는 민족주의자에서 무정부주의자를 거쳐 공산주의자로 변하는 김산의 삶이 생생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광동코뮌에 참여
배달말지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포집다[뜻]2)그릇을 포개어 놓다.[보기월]아침부터 쓴 것들을 포집어 놓은 그릇 키가 한 자는 되지 싶었습니다. 어제 집을 나설 때만큼 비가 내리면 큰물이 나가겠다 싶었는데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뒷낮이 된 뒤에도 쉬지 않고 비는 내렸습니다. 아침에 비를 맞으며 공을 차던 아이들이 낮밥을 먹고도 그러고 있었습니다. 공을 차고 싶은 아이들 마음은 비도 꺾지를 못했나 봅니다. 아이들 마음 자리를 오르내리는 요즘 적잖이 멀미를 하곤 합니다. 뻔히 도움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눈앞에 있는데 딱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에 기운이 빠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깊이 숨을 들이 쉬었다 내 쉬면서 마음을 다스립니다.저녁에 있었던 배움자리는 힘이 들었지만 보람도 있었습니다. 앞낮에는 아이들과 뒷낮에는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과 안친 일을 하느라 쉬지 않고 달렸기 때문에 몸은 많이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제 말씀을 들으신 분들이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를 알아 듣기 쉽게 잘 풀어줘서 좋다고 하시니 기운이 났습니다. 제가 드린 도움 보다 받은 기운이 더 많았다고 할까요?^^ 마치고 돌아와 보니 설거지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츱츱하다[뜻] 너절하고 살필 줄 몰라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없다.[보기월] 어른들이 보기에는 츱츱하다 싶어도 나이가 들면제 구실하며 잘 살 테니믿고 기다려야지요.비가 올 거라는 기별에 맞춘 낮은 하늘과 선선함이 함께한 아침이었습니다. 여느 날보다 더 차가운 집안 기운에 더 서늘하게 느껴져 바람막이 긴 소매 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이 지은 일이었습니다. 얼른 풀치기는 어렵지 싶습니다.한가위를 보내며 나흘을 이어서 쉬고 온 아이들은 쉬고 싶다며 졸라댔지만 마음으로만 받아주었습니다. 잘하는 아이들은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도움 손길이 꼭 있어야 되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더 힘이 들었습니다. 몸과 입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을 달래기도 하고 다른 갈침이 손을 빌리기도 하면서 어렵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막말에 천둥벌거숭이 같은 아이를 보고 옆에 있는 아이들도 고개를 저을 때가 많습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츱츱하다 싶어도 다 나이가 들면 제 구실하며 잘 살 테니 믿고 기다려 줘야지요. 그럴 때니까요. 하지만 나머지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바빠지기도 합니다.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
[한국문화신문=마완근 기자] 반묘(班猫) 이육사 어느 사막의 나라 유폐(幽閉)된 후궁의 넋이기에 몸과 마음도 아롱저 근심스러워라. 칠색(七色) 바다를 건너서 와도 그냥 눈동자에 고향의 황혼(을 간직해 서럽지 안뇨. 사람의 품에 깃들면 등을 굽히는 짓새 산맥을 느낄사록 끝없이 게을러라. 그적은 포효(咆哮)는 어느 조선(祖先)때 유전(遺傳)이길래 마노(瑪瑙)의 노래야 한층 더 잔조우리라. 그보다 뜰 아래 흰나비 나즉이 날라올 땐 한낮의 태양과 튜맆 한송이 지킴직하고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잠방이 [뜻] 가랑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도록 짧게 만든 홑바지[보기월] 한가위 늦더위에 잠방이를 찾아 입고 나가도 참 시원하니 좋았습니다.추석 보다 한가위슈퍼문 보다 한보름달되세요 보다 쇠세요이랬으면 하는데그런 사람 아쉬워달을 보며 빕니다한가위 늦더위잠방이 나들이시원타 개운타반바지보다 잠방이챙기고 가꾸어막힘없이 나누길다들 한가위는 잘 쇠셨습니까?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주받는 걸 봤지만 추석 잘 보내세요.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그리고 여느 때보다 큰 보름달이 뜬다며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았지만 '슈퍼문'이라는 말에 밀려 대보름달도 한보름달도 입에 올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밤이 늦도록 오랜만에 만난 분들과 인사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달님을 만날 겨를이 없었습니다. 날이 바뀔 무렵 밖에 나가 나무 끝에 걸린 그야말로 한보름달을 봤습니다. 불빛이 없는 곳이었지만 달빛만으로도 밝음은 넉넉했습니다. 저는 달님께 두 손 모아 빌었습니다. 사람들이 말힘을 제대로 똑똑히 알아서 우리 토박이말을 챙기고 가꾸어 막힘이 없이 느낌, 생각, 뜻을 주고 받으며 잘 살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한가위에 찾아 온 늦은 더위에 잠방이를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