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맑꿋아가씨 길이빛날 꽃아가씨 그얼넋을 잊으리까 겨레마음 옹근안고 날놈들과 싸워도 핏이름 버들이어니 꺾일망정 굽힐손가 * 맑꿋 : 맑고 꿋꿋함 * 날놈 : 날나라(일본) 놈 곧 왜놈 * 핏이름 : 성함 9월 28일은 유관순 열사가 1928년의 이날 악독하고 무자비한 일본 경찰 놈에게 둘 없는 귀중한 목숨을 앗겨 3월의 하늘로 돌아 간 날이다.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망[뜻] 아이들이 부리는 오기[보기월] 그래서 아망 떠는 아이들을 보고도 못 본척, 갖은소리를 해도 못 들은 척 하는 거구요. 노잼! 핵노잼! 날 보고 이런다. 재미없다 엄청 재미없다 이것 쯤은 나도 안다. 자르기,줄이기,불리기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도 만든다.지친 몸결, 마른 마음결말결에 묻어나 쓰리고손발로 때리기도 모자라말 주먹을 날리니 아리다. 똥오줌 못 가리고아망 떠는 아이들 보고도 못 본척들어도 못 들은 척옛다 받아라한가위 선물이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한가위만 같아라. 날씨는 끄무레한데 아이들은 붕 떠서 좀처럼 가라앉을 낌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먹거리 만들기와 한가위 가 이어지는 이레라서 그럴 거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살짝 지나치다 싶었습니다. '노잼, 핵노잼, 놀아요 ,쉬어요와 같은 거침없는 말과 함께 온몸으로 속마음을 보여줬습니다. 재미없다, 엄청 재미없다는 뜻이라 걸 저도 잘 안답니다.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말을 참 잘 만듭니다. 아이들이 만든 말을 보면 아이들 생각과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을 짧게 만들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불면서 말하려고 합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닿다[뜻] 밑천이 빠질 만큼 밑지게 되다(손해가 나다)[보기월] '손해가 난다'는 말을 써야 할 때 '살닿는다'는 말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골라 골라 잡아 잡아 골라 한 벌에 6,000원,두 벌에 10,000원 쌉니다 싸 하나를 사시면,하나는 덤으로~ 자 드셔 보세요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몰라요 왜 이렇게 비싸요? 이거 살테니까 이건 끼워 줘요. 좀 깎아주세요~ 손님 한 마디에 그럼 살닿는다고 엄살 사팔기 어우러지는 흥정 한바탕 비가 올 거라는 기별을 듣고 집을 나섰지만 하늘을 봐서는 올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늘 불던 쪽이 아닌 쪽에서 부는 걸 보니 오긴 오겠다 싶었습니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더니 낮밥을 먹을 무렵에 비가 내렸습니다. 어김없이 틀림없이 비가 온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여러 가지 챙겨야 할 일들을 하느라 뒷낮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습니다. 배곳 바깥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이 있는 날인데 하던 일을 끝내고 나오다 보니 조금 늦게 닿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저녁을 챙겨 주기로 되어 있었고 다른 모임도 있는 날이라 마음은 바빴지만 자리를 함께한
[한국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윤구병 교수 오래 전 내가 만들던 잡지에 원고를 청탁하여 실은 적이 있다. 그때도 울림이 있는 글을 실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윤구병(전 충북대 교수)씨의대담 기사를 읽고 이 글을 적는다. 20년 전 스스로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농부가 되었던 사람 남의 뜻과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뜻으로 살아가는 것- 어찌 생각 해 보면 참으로 당연하고도 위대 해 보였다. 대학에서 15년 동안 철학을 가르쳤지만 전혀 즐겁지 않았단다. 학생들은 죽어 가는데 정작 교수들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래서 그는 정년이 보장된 교수직을 버리고 농부가 되었다. 이제 하늘은 높고 푸르른 가을! 결실의 계절이다. 나는 무엇을 거두고 또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가을이라 하여 우리 어찌 다 거두기만 할 것인가.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하면 얻을 것을 잃어버린다. 욕심을 버리는 것, 가진 것을 나누는 것, 참 행복한 일이다 이 가을에 여러분은 무엇으로 행복하시렵니까? ▲ 눈을 뜨면 그저 고맙다는 큰 절 부터 시작하는 윤구병 농사꾼,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윤구병* 짧은 머리에 번뜩이는 총기와 선한 눈망울 칠순노인인데 저렇게
[한국문화신문=채바다 삼별초뱃길탐험대장] 삼별초의 유적과 유물들은 강화도, 진도, 제주에 이어 오키나와 까지 분포되어 있다. 몽골에 대항하여 치열하게 고려를 지키고자 했던 삼별초, 구국의 일념으로 분연히 일어섰던 삼별초는 강화를 포기하고 진도와 제주로 퇴각했는데 700년 전 고려의 보트 피플일 수 있다. 고려의 왕도를 지키려 했던 마지막 만월대는 폐허로 변했다. 해양제국의 후예들은 뿔뿔이 흩어져 최근에 발굴되는 유적과 유물에서 이들의 발자취를 찾는다는 것은 현실이 너무도 아쉽기만 하다. 고려의 뛰어난 건축예술들을 타임캡슐 속에서 겨우 만나는 듯하다. 현재 만월대는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개성역사유적지구 가운데 한 부분이기도 하다. 남북이 힘을 모아 발굴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만월대와 고려 박물관을 2002년에 찾아 갈수 있었다. 성균관 자리에 있는 대성전 건물에 박물관을 열어서 고려의 숨결들을 한 눈에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개경성 ▲ 개성 만월대 발굴 사진(문화재청 제공) ▲ 개성 만월대 발굴 전 사진(문화재청 제공) 삼별초의 태동을 가져왔던 궁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 숨결을 만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름하다[뜻] 1)조금 낡고 헌 듯하다.[보기월] 입고 있던 옷 위에 허름한 옷을 입었지만 모기한테 여러 곳을 물렸습니다.배곳 가는 길 위에서 만난자욱한 안개를 보며'낮에는 어제보다 덥겠구나'배곳 안 문 앞에서 만난서늘한 바람을 맞고'아까 한 말은 물려야겠구나'낮밥 뒤 수레 안에서 만난숨막히는 더위를 맞고'아침에 한 말이 딱 맞았구나' 어제 아침엔 챙길 게 있어서 챙겨 나오느라 여느 날보다 집에서 조금 늦게 나왔습니다. 배곳 가는 길 위에 수레들은 적었는데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며 '오늘 낮에는 어제보다 덥겠구나' 속으로 생각을 하며 달려갔습니다. 수레를 배곳 울타리 옆에 대고 잔달음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침에 해야 할 일을 다 못하면 낮에 바빠서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배곳 안에서 문을 열고 보니 밖에서 불어 들어오는 바람은 더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아까 낮에 덥겠다고 한 말을 물려야겠구나' 생각했지요. 그런데 낮밥을 먹고 바깥 일을 보러 나와서 수레를 타고 보니 이건 여름 더위 저리 가란 듯이 뜨거웠습니다. 숨이 막혀서 얼른 문을 내리면서 '아침에 한 말이 딱 맞았구나'하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포시럽다[뜻] 살이 통통하게 올라 포근하고 부드럽다.[보기월] 아빠를 똑딴 아이의 포시러운 볼은 만져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밝날을 지내고 온 아이들 몸만 배곳에 마음은 아직 밝날 앞에 선 갈침이도 누군가의 아빠, 엄마, 아들, 딸 일터에 계신 어버이라 여겨 달라 손 모아 입 모아 생각해 줘 도와 줘 애타는 읊조림에도북이는 멀뚱멀뚱 배미도 듣는둥마는둥 이레끝을 보내고 온 아이들은 한날이면 기운이 넘칩니다. 마음껏 뛰어 놀지 못한 아이들은 그 아이들대로 마음껏 놀고 온 아이들은 또 그 아이들대로 할 말이 많습니다. 날마다 만나지도 않고 이레에 두세 차례 얼굴을 보는 사람들은 어제 같은 날이 참 힘이 든답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저는 아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쪽입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갈침이들도 저마다 집에서는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이기도 하고 또 아들, 딸이라는 것을 생각해 주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일터에 계신 내 아버지, 어머니가 힘들지 않기를 바라듯이 갈침이와 동무들을 생각해 주고 도와 주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깊은 숨을 들이 쉬고 내쉰 뒤에 애타는 마음으로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아이들은
[한국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갈 한낮밤 추분 똑같이 지내는 가을철 한낮밤 저멀리 눈메메는 타듯타듯 맑밝은데 못보는 예뿐내메와 못보이는 풀묶땅이 * 갈 : 가을 * 한낮밤 : 같은 길이의 낮과 밤 * 눈메메 : 설악산 * 맑밝은데 : 맑고 밝은데 * 예뿐내메 : 묘향산 * 풀묶땅 : 강원도 속초 땅 ▲ 불 붙는 설악산, 묘향산도 저렇게 불타겠지?(최우성 기자)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퉁바리맞다[뜻] 무엇을 말하다가 매몰스럽게 핀잔당하다.=퉁맞다[보기월] 며느리 자리에서 묻는 것을 아들 자리에서 말을 했으니퉁바리맞을 만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가지끝 울긋 잎 불긋 잎아직은 다들 푸르건만바쁜 건지 아픈 건지나도 모르게 걱정이푸른 잔디 파란 하늘따끈 덥덥 가을 햇볕풀곷 닮은 아이 노래가락글이 노래 돼요아이들 마음 담은 노랫말이가락을 타니 함께한 이들모두가 맑고 밝은 아이 누리바쁜 마음 한가위 채비숨을 쉬듯 던진 한 마디퉁바리맞고 아뿔싸 가을 빛깔 가을 내음 가을 사내 가을 한숨 집앞에서 아내를 기다리다 올려다 본 벗나무 가지끝 잎들 몇 개가 울긋불긋 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직 다른 것들은 다들 푸른 잎을 자랑하듯 흔들리고 있는데 마음이 바빴는지 아니면 어디가 아픈 것인지 저도 모르게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될 거라는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엿날 창원에서 열린 풀꽃 동요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배곳 김예영 배움이가 이뿐 노랫말 겨루기에 뽑혀서 보람을 받기로 되어 있기도 했지만 아이들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아이들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이기도
[한국문화신문=마완근 기자] 광인(狂人)의 태양 이육사 분명 라이풀 서(線)을 튕겨서 올라 그냥 화화(火華)처럼 살아서 곱고 오랜 나달 연초(煙硝)에 끄스른 얼굴을 가리면 슬픈 공작선(孔雀扇) 거칠은 해협(海峽)마다 흘긴 눈초리 항상 요충지대(要衝地帶)를 노려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