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출무성하다[뜻] 1)굵거나 가는 데가 없이 위아래가 모두 비슷하다[보기월] 그랬던 제가 이제 배가 들어가 출무성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으니 좀 부끄럽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람도 불면서 좀 움직여도 땀이 나지 않을 만큼 시원한 요즘과 같은 날씨를 좋아합니다. 여름에는 마음만 앞섰지 많이 가지 못했던 마실을 자주 나갑니다. 날마다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날이 있습니다. 참일 여름을 나면서 몸이 좀 불었습니다. 다른 데는 잘 모르겠는데 배가 눈에 띄게 나왔습니다. 힘을 주지 않으면 더 잘 드러납니다. 여름에 땀도 많이 흘리고 힘살(근육)도 키워서 몸을 좀 단단하게 만들어 보겠다고 속다짐을 했었는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이제 배가 들어가 출무성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으니 좀 부끄럽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날씨일 때 더 많이 움직여야겠습니다.어제 저녁 배움자리에 가서 같은 배곳에서 함께 지냈던 분을 만났습니다. 헤어진지 여러 해가 되었는데 옛날 모습을 간직하고 계셔서 더 반가웠습니다. 거기서 그렇게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이었습니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잗다랗다 [뜻]2)하찮고 자질구레하다.[보기월] 먼저 우리가 시나브로 우리말을 잗다랗게 여기게 되어버린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어제 앞낮까지는 구름들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었는데 뒷낮이 되면서 하늘에는 구름이 뒤덮히면서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낮밥을 먹고 그제 하기로 했다가 못한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 꼲기를 했습니다. 진주시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에 나갈 배움이를 뽑는 일과 배해(학년)에서 누가 더 잘했는지를 가리는 일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쉴 겨를도 없이 모이라고 한 것도 마음이 쓰였지만, 삿날마다 하는 공밀치기(배구)를 해야 할 때와 겹쳐서 제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좀 일찍 모인 가락글(시) 가지(종목)는 일찍 끝을 냈고, 줄글(산문)과 그림 가지가 아무래도 더 늦게 끝이 났습니다. 늦게라도 가서 한바탕 웃고 땀을 흘릴 수 있었습니다. 저도 같이 가서 오랜만에 뛰고 공을 힘껏 치면서 기분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바깥 모임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오기로 한 분이 갑자기 일이 있어 못 왔는데 뜻밖에 새로운 분이 와서 아쉬움이 반가움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챙겨간 이야깃거리에 더해 몇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잔질다[뜻] 마음이 여리고 하는 짓이 잘다(좀스럽다)[보기월] 마음이 굳세지 못하면 잔진 사람이란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나면 그만큼 배곳에 닿는 때가 늦어지고 그러면 하루가 다 바쁘게 됩니다. 날마다 토박이말을 챙겨 봐 주시는 분들께서 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무슨 일인지 묻곤 하신답니다. 처음에 누리집에 글을 올리고 보는 분들이 없어서 기운이 나지 않던 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러던 때와 견주면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토박이말을 찾는 분들이 있고 토박이말 때문에 저를 찾는 분들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그제 엠비씨에서 찍어간 토박이말 앎 솜씨 겨루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나왔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못 봤는데 본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한참을 나왔다고 하는데 어느 만큼 나왔는지 궁금해서 챙겨 봐야겠습니다.토박이말 겨루기 열매를 거두어 보니 제가 짰던 것과 좀 다른 것들이 나와서 아쉬웠습니다. 좀 더 낱낱이 꼼꼼하게 풀어 드리지 못한 제 탓이 큽니다. 낯설어서 어렵게 느껴지지만 어머니라 여기고 더 자주 더 많이 만나서 낯을 익혀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는 걸 잊지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리송하다 [뜻]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또렷이 가리기 어렵다. =알쏭하다[보기월]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아리송한 게 많았는데 척척 맞히는 아이들이 놀라웠습니다.어제 아침에는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져 문을 닫았습니다. 이제 바로 맞는 바람이 꺼려질 만큼 가을이 우리 가까이 왔습니다. 길가에 서서 지나가는 수레가 일으킨 바람에 흔들리는 살사리꽃도 함초롬하게 이슬에 젖어서 그런지 마치 추워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어제 뒷낮에 열린 토박이말 앎 솜씨 겨루기 '징을 울려라'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3배해부터 6배해까지 뜸에서 뽑혀 온 마흔 넘은 아이들은 저마다 익힌 토박이말 앎 솜씨를 마음껏 뽐냈습니다. 열째 물음도 안 끝나서 많은 아이들이 떨어져서 '되살아 나기'를 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힘을 다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아리송한 게 많았는데 척척 맞히는 아이들이 놀라웠습니다.무엇보다 마지막 '징 울리기' 물음에 한 글자를 틀리는 바람에 징을 울리지 못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아깝게 징을 울리지 못한
[한국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가웃보기 오늘날은 볼수없는 슬프고도 바라던날 어머니 가웃가고 딸또한 가웃가서 그래서 시름풀어 봄가을을 보냈으리 * 가웃 : 절반 가량 되는 분량 요즈음은 듣기 드물지만 옛날에는 시집가면 친정 부모를 쉽게 만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가위가 지난 다음 장소와 때를 마련하여 서로가 길이 반쯤 되는 곳에서 만나 시름을 반 쯤만 풀어 되돌아갔다는 슬픈 얘기가 있다. 그것을 반보기 또는 중로상봉(中路相逢)이라 했다. 참고문헌 : 김영조 지음 《하루하루가 잔치로세》 2011년, 인물과사상사 ▲ 친정어머니와 시집간 딸의 반보기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산소리 [뜻] 어려운 가운데서도 속은 살아서 남에게 굽히지 않으려고 하는 말[보기월] 그건데 아프신 뒤에는 산소리도 안 하시니 오히려 더 걱정이 됩니다.가을을 빨리 오라고 조르는 비가 내린 뒤 바람은 한결 더 서늘해졌습니다.어제 시골집에 다녀왔는데 집 뒤로 보이는 높은 멧마루 빛깔은 울긋불긋하게 바뀌어 가고 있었습니다. 한뎃잠을 자러 온 사람들이 오손도손 모여서 낮밥을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냇물에 물놀이를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한쪽에서는 풀베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길가 곳곳에 수레들을 세워 놓은 것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풀베기를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집에 가자마자 아버지 밥을 차려 드렸습니다. 밥을 떠 먹여 드리고 건건이도 젓가락으로 찍어 입에 넣어 드렸습니다. 이가 마뜩잖으셔서 여문 것을 잘 못드시기 때문에 해 드릴 게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옛날 같으면 일이 많거나 바빠서 얼른 다녀 가야 된다고 하면 오지 말라고 하셨을 겁니다. 건건이도 많다고 하시거나 만들어 드시면 된다고 다음에 오라고 하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프신 뒤에는 산소리도 안 하시니 오히려 더 걱정이
[한국문화신문=채바다 삼별초뱃길탐험대장] 1271년(원종 12년) 5월, 진도가 여몽연합군에게 점령되었다. 탐라로 이동한 김통정은 1년여 지난 1272년 3월부터 전라도 연안에 대한 군사 활동에 이어서 차츰 충청․경기 서해 연안으로 세를 확장하면서 개경까지 위협하는 본격적인 공략을 펴 나갔다. 또한 1273년에 들어서자 몽골군이 주둔해 있던 경상도 연안까지 세력을 확대할 정도로 전 국토로 세를 키워 나갔다. 삼별초는 이처럼 여러 섬과 고을들뿐만 아니라 군현 관아까지 공격하여 수령을 잡아가자 고려정부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별초의 세력 확산으로 개경정부는 위협을 느껴 곧바로 전함병량도감을 설치하여 삼별초 공격에 맞섰다. ▲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의 벽화 / 항쟁결의 ▲ 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의 벽화 / 항파도성의 축성 1271년(원종12년) 11월, 고려정부는 이창경과 문선열을 원나라에 보내서 탐라에 들어간 삼별초들이 남해 여러 섬에 출몰하여 노략질을 일삼고 있다. 장차 이들은 육지로 상륙할 염려가 있으니 섬멸에 적극 나서달라.라고 요청할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처럼 삼별초는 탐라에서 벌이는 싸움과는 별도로 영호남 섬 뿐만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룩하다[뜻] 줄거나 없어져 적다[보기월] 뭐가 들기는 했나 싶을 만큼 허룩한 가방을 메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오는 아이들도 보였습니다. 몇 날 동안 쪽빛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기분이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하더라구요. 누리어울림터에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하얀 구름을 담은 찍그림도 많이 보여 주시고, 바람에 살랑거리는 살사리꽃 움직그림을 올려 주셔서 가만히 앉아서 가을 구경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아쉽게도 옅은 구름에 가려 파란 하늘이 좁아졌니다. 아침에는 어제보다 더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뭐가 들기는 했나 싶을 만큼 허룩한 가방을 메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오는 아이도 보였습니다. 왜 그런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습니다. 배곳 곳곳에서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를 한다고 떠들썩합니다. 끼리끼리 모여서 토박이말 맞히기를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토박이말을 익히느라 힘이 든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놀이처럼 하지 않고 일처럼 공부처럼 하려고 하니 그렇지 않나 싶었습니다. 좀 더디더라도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다 같이 마음을 쓰면 좋겠습니
[한국문화신문=이규봉 교수] 오늘의 여정은 고작 50킬로미터 남짓이다. 그래서 좀 늦은 아침 8시에 출발했다. 길 양쪽에는 키가 큰 삼나무들이 즐비했다. 오늘도 터널이 여러 개 나왔다. 어떤 터널은 자전거가 지나갈 정도로 충분한 갓길이 있지만 없는 곳도 있었다. ▲ 대마도 미나토(溱) 마을에 있는 "박제상 순국비"(네이버 "K-27" 블로그 제공) 조금 지나니 바로 이웃한 가미아가타마치(上縣町)에 들어선다. 중심 마을인 사스나(佐須奈) 못 미쳐 사고(佐護) 만으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들어가면 미나토(溱) 마을이 나오는데 길가에 박제상의 추모비가 있다고 한다. 박제상은 신라의 외교가로 고구려와 일본에 가서 당시 신라왕인 눌지왕의 동생을 구출하였다. 이에 일본에 있던 박제상은 유배되었고 일본 왕이 자신의 신하가 되어 달라는 제안을 거절해 처형되었다. 이와 같은 충절을 기리기 위해 1988년 한국과 일본의 역사학자들이 박제상이 순국한 곳으로 알려진 이곳에 순국비를 건립했다. 음료수 자동판매기의 천국 한 40킬로미터 가니 바다와 접한 오우라(大浦) 마을이 나온다. 여기가 한국전망대로 가는 갈림길이다. 함께 가기 위해 뒤쳐진 동료를 기다렸다. 앞에는 음료수 자동판매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펀더기[뜻] 넓은 들[보기월] 어릴 때부터 듣던 '뒤뻔더'가 '뒤펀더기'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날씨가 달라지는 것을 보며 새삼 놀라게 됩니다. 아침저녁 바람이 어제와 또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아침에 긴 옷을 입고 오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낮이 되어도 덥다고 하지 않는 건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이렇게 낮과 밤이 크게 다르니 고뿔이 걸리기 쉽다며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집에는 철이 바뀌는 걸 알려 주는 사람이 있어서 눈과 귀 아니 온몸으로 느끼며 지냅니다. 재채기와 코를 푸는 소리는 말할 것도 없고 구겨진 얼굴까지 다 보면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걸 느낍니다.열흘 동안 덧낫집에 계시던 아버지께서 드디어 집으로 가시는 날입니다. 다른 사람 도움이 없이도 움직일 수가 있고 아픔도 많이 가셨다며 살 것 같다고 하십니다. 그래도 아직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시고 앉았다 일어나시기가 힘들다고 하시는데 혼자 계실 수 있을지 걱정은 됩니다.어제도 일을 마치고 저녁 드시는 걸 봐 드리러 갔었는데 낮동안 있었던 일들을 다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누가 다녀 간 이야기, 볼 일 보신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