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툭툭하다 [뜻] 국물이 바특하여 묽지 않다.[보기월] 콩나물국밥 국물이 툭툭하고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어제까지는 들가을달(8월)이었는데 오늘부터는 온가을달(9월)입니다.해야 할 일이 여러 가지라 어제 아침부터 아주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아버지 곁에서 고수련을 하느라 푹 못 잤지만 아침 드시는 것을 보고 온 것 치고는 늦지 않게 배곳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배움방 가심을 먼저 하셨는데 저는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를 어떻게 꾸릴까 생각하는 데 때새를 들였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려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나와야 했지요. 그래도 아이들이 왔을 때 지저분해 보이지는 않게 하려고 이것저것 치울 것은 치우고 버릴 것은 버렸습니다. 책상과 걸상 줄을 맞추고 나니 가심한 티가 났습니다. 낮동안 아버지 곁에 있었던 누나와 겨끔내기를 하기로 되어 있어서 마음은 더 바쁜데 길은 하릴없이 막혔습니다. 제가 잡고 간 길에 왜 그리 수레는 많던지요.얼른 올려고 둘러서 왔는데 보람이 없었습니다. 저녁을 드시는 걸 봐 드리고 우리도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덧낫집 둘레에 있는 밥집이 많긴 하지만 딱히 먹고 싶은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추기다 [뜻] 다른 사람을 꾀어서 무엇을 하도록 하거나 돋우어 주다.[보기월] 토박이말 놀배움을 추기는 일을 함께해 줄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일어나 어제부터 덧낫집(병원)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발이 마뜩잖아지셔서 바삐 모시고 나왔습니다. 쉬는 날인데도 그곳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아픈 사람, 다친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왔고 그 가운데 어떤 분은 하늘 나라로 가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이 갈리는 그곳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앞낮에 가서 피를 뽑고, 여기저기를 찍고 했는데 늦은 밤이 되도록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어서 참 답답했습니다.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서 아픈 사람 그리고 고수련하는 사람을 생각해 주는 마음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더 살펴야 할 사람과 덧낫방(병실)으로 가야 할 사람을 가려서 보내고 받는 일까지 길잡아 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더 있으면 어려움을 줄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오늘은 배움쉼을 마치고 오는 아이들을 맞을 채비를 하러 나왔습니다. 배움방 가심을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함께할 갈배움을 짜는 일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입니
[한국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고추잠자리 올해도 너있기에 가을아 곱구나 뒷하늘 마하늘 다너희들의 누리다 날나라 붉은잠자리 몸맘껏 날아라 * 날나라 : 남의 나라(일본) ▲ 수묵연화(그림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잔달음 [뜻] 발걸음을 좁게 자주 떼면서 바삐 뛰듯이 걷는 걸음[보기월] 수레를 좀 바삐 몰아서 집앞에 내려서는 집까지 잔달음으로 갔습니다. 아침저녁엔 선선하지만 어제 한낮에는 햇볕이 뜨거워 나다니기가 어려웠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터에서는 토박이말 알림 그림을 그려 맞히는 놀이를 하고, 종이 조각 판에 그린 그림 조각들을 흩었다가 다시 짜 맞추는 놀이를 했습니다. 토박이말 뜻과 어울리게 그려 내는 아이들의 그림 솜씨도 놀라웠지만 그림이 나타내는 토박이말을 얼른 맞히는 아이들 솜씨까지 놀라웠습니다. 서로 그린 그림 조각들을 다시 짜 맞추기 겨루기를 하면서 하하호호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새로운 배때(학기) 채비를 하러 나오신 여러 갈침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낮밥을 먹었습니다.뒷낮에는 밀린 일들을 하느라 엄청 바빴습니다. 셈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셈을 하는 일이라 머리가 더 아팠지요. 저녁에는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세 분을 보내드리는 자리에 갔습니다.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는 게 삶이라지만 마흔 해 가까이 아이들을 이끄는 일에 힘을 쓰시던 분을 보내드리는 자리는 아쉬운 마음이 더 크기 마련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산들다 [뜻] (바라거나 꾀하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틀어지다.[보기월] 그리 되면 몇 해 안에 온 나라로 토박이말 놀배움 바람을 퍼지게 하려던 것이 산들고 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아침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배곳 둘레에 서 있는 벚나무 잎들 가운데 몇몇은 붉은 빛을 띄고 있습니다. 나무 꼭대기 뒤로 보이는 하늘은 더욱 푸르고 높아 보입니다. 싹쓸바람 고니가 도와 준 것처럼 말입니다.어제부터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동아리 아이들과 여름 토박이말 놀배움터를 열고 있습니다. 토박이말 '배움터'가 아니라 '놀배움터'인 까닭은 이제 다들 아실 것입니다. '배움'에 지친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이 또 다른 '배움'이 되어 짐스럽게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 '놀이'가 되도록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어제는 토박이말 놀이 딱지를 갖고 놀았습니다. 그냥 딱지 줍기부터 말로 풀이해 주는 걸 듣고 줍기, 몸으로 풀이해 주는 걸 보고 줍기를 하면서 아이들도 저도 실컷 웃었습니다. 그냥 몸짓을 하라고 하면 쑥스러워 못 한다고 하기 쉬운데 놀이를 하는 가운데 술래가 되니 거리낌없이 참 잘했습니다. 그렇게 놀면서 아이들은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해작이다 [뜻]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품(태도)으로 무엇을 조금씩 들추거나 파서 헤치다.[보기월] 오늘도 마지못해 집과 학원을 오가고 굳은 낯빛으로 밥을 해작이고 있을 많은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여러 날 나라 밖에 나갔다 왔습니다. 갈모임(학회)이 있어 갔었는데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왔습니다. 누리는 넓었고 할 일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좁은 땅에서 우리끼리 겨루고 다툴 게 아니라 너른 곳으로 가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도록 눈과 생각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우리 말과 말차례가 같고 사는 것도 참 비슷한 걸 보면서 먼 옛날 우리와 가까웠던 사람임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은 많이 달라져 알아 들을 수 없었지만 뭔가 끌리는 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도울 것도 많고 얻을 것도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를 부러운 눈으로 봐 주는 것이 기분 나쁘지 않았지만 우리와 같은 나라 사람들이 그 나라에 가서 저지른 잘못을 듣고 많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크게 넓게 보고 생각하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돌아오자마자 시골집에 다녀왔습
[한국문화신문=김슬옹 교수] 전 세계에서 제나라 말과 글로 이름을 짓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한국식 한자는 분명 우리 것이지만 지금 국어기본법에서 정한 우리글은 아니다. 한자 없이는 언어생활을 할 수 없는 일본도 일본말을 중심으로 이름을 짓되 한자를 빌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예 한자 옥편에서 무슨 자 무슨 자 따다가 짓는다. 이런 방식을 비판하면 사람들은 내게 어이없다고 하거나 국수주의자라고 비판할 것이다. 그래서 한글 이름 짓기 혁명이라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필자가 주장하는 한글이름짓기는 기존의 순우리말로만 짓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결국 지금 우리나라 이름짓기 방식은 한자 옥편에서 따다 짓는 방식과 순우리말로 짓는 한글이름 방식 두 가지가 있는 셈이다. 당연히 두 방식을 따르되 한자 옥편에서 따온 이름도 한글로만 표기하자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상어로 짓거나 한자어, 고유어 가리지 말고 융합식으로도 짓되 한글로만 표기하자는 것이 한글 이름 혁명의 주요 내용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방식을 수용하여 이름짓기 방식을 다시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분류] 어원과 글말 표기로 본 한국의 사람이름 짓기 분류 (1) 한
[한국문화신문=이규봉 교수] 지금까지 기록을 남기며 다닌 해외 자전거 여행이 만 킬로미터가 넘지만 정작 가까운 이웃인 일본을 간 적은 없었다. 첫 번째 일본 여행으로 대마도(對馬島)를 택했다. 그 까닭은 우리나라와 역사·문화적으로 매우 관계가 매우 깊기 때문이다. 대마도는 맑은 날이면 부산에서 보일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다. 부산에서 남쪽으로 고작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고 본토인 후쿠오카에서는 그 세 배에 가까운 138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거리로 보면 분명 우리나라의 영토가 되었어야 할 대마도가 일본 영토라니? 관리를 파견하고 백성을 이주하여 확실한 영토로 만들지 못한 선조들과 일제강점기에서 광복을 찾은 후 행한 우리 지도자들의 무능이 원망스럽다. 부산항까지 자전거 운반에는 KTX가 최고 대전에서 부산여객선터미널까지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KTX를 타고 가는 것이다. 부산역과 여객선터미널이 바로 이웃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출발하는 8월 4일은 평일로 KTX에는 자전거를 위한 객차가 따로 없다. 더구나 짐칸도 그렇게 넓은 것 같지 않아 고심했으나 한방에 해결되었다. 길고 좁은 짐칸 중간의 가로대를 받치고 있는 걸쇠를 빼면 긴 짐칸이 된다.
[한국문화신문=채바다 삼별초뱃길탐험대장] 1952m에 달하는 한라산을 망망한 바다에서 목격하는 것은 항해자에게 희망봉을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고대 항해자들은 이러한 크고 작은 지형지물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 따라서 항해자에게 목표물이 시인거리에 들어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다. 목표물은 항해자들에게 자신들의 위치 확인은 물론 항로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한반도를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으로 왕래하는 선박들은 한라산을 중요한 항로 결정에 목표물로 삼았다. 이러한 항해는 연안 항해에서 먼 바다로 진출하는 대양 항해 시대로 연결 되고 있다. ▲ 고려의 호국투혼 700년 뱃길탐험 삼별초(삼별초)라고 쓰인 펼침막을 건 삼별초뱃길탐험선 한반도에서 세계로 뻗어 가려면 제주도는 항로상에서 중요한 길목이며 교두보가 되고 있다. 중국의 산동성강소성절강성과 대마도, 고토열도로 이어지는 고대 항로가 일찍부터 활발한 왕래가 있었던 것은 한라산이 차지하고 있는 지정학적인 요소 때문이다. 제주도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주호는 마한 서쪽바다 한가운데 있다. 사람들은 키가 작고 언어는 한국어와 같지 않다. (중간 줄임) 옷은 위만 입고 아래
[한국문화신문=김리박 시조시인] 물박(수박) 이제는 우물가도 자취조차 없어졌고 뙤약볕살 찌르니 갈바람 생각나고 어머니 살아 계시면 시원한 물박 주실 것을 ▲ 어머니 살아 계시면 시원한 물박 주실 것을(그림 이무성 한국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