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산드럽다 [뜻] 산들산들한 듯하다[보기월] 바람이 불긴 했지만 더운 바람이라 산드러운 바람이 그리웠습니다. 날씨가 참 많이 덥습니다. 제가 있는 곳보다 더 더운 곳이 많다니 할 말이 없기는 하지만 모든 것들이 햇볕에 글이글 타서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더위에도 밖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더위를 잊은 채 모여 갈닦음(연수)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도 어제 앞낮에는 아이들과 토박이말 놀배움감 만드는 일에 머리를 맞댔었고, 뒷낮에는 갈침이 여든 분과 '행복으로 가는 또 하나의 길 토박이말 교육'이란 벼름소로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짧든 길든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은 적지 않게 짐스럽긴 합니다. 듣는 분들을 생각해서 말을 하자면 채비할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제 말에 맞장구 쳐 주시기도 하고 시원하게 웃어 주실 때는 기운이 나지만, 굳은 얼굴로 다른 곳을 보시거나 졸고 계시는 분이 보이면 얼굴이 후끈해지기도 합니다. 늘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더 많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
[한국문화신문=김슬옹 교수] 요즘도 피의자 강제 심문을 하는 것이 종종 문제가 되고 있는 걸 보면 피의자의 인권을 지켜나가는 일은 쉽지 않은 듯하다. 사실 인권 후진국이냐 아니냐의 척도는 피의자나 죄인을 다루는 제도나 실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세종이 죄인의 인권을 존중하고 살피게 한 일은 지금 시각으로 봐도 매우 고귀한 것이었다. 심문 과정이나 죄를 기록하는 문자가 한자이어서 죄인의 인권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는 것이 훈민정음 창제의 핵심 동기 가운데 하나이고 보면 세종의 인권 존중 자세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세종은 세종 14년인 1432년에 물리적인 힘으로 증거를 얻을 바에야 죄를 아예 주지 말라고 했다. 절대 억울한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해 11월 2일자 실록 기록에 따라 사건 내용을 재구성해보면 이렇다 세종이 좌대언 김종서(金宗瑞)에게 의금부에서 국문(중죄인의 심문)하는 김용길(金龍吉)김을부(金乙夫)매읍금(每邑金) 등의 죄상이 어떠하냐.고 물었다. 김종서가 대답하기를 용길(龍吉)을부(乙夫) 등이 이르기를, 일찍이 밭을 갈러 가다가 문득 솥가마 따위의 물건이 숲 속에 있는 것을 보고 기뻐서 가지고 왔다.고 하였습니다마는, 그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함치르르 [뜻] 깨끗하고 반지르르 빛(윤)이 나는 모양[보기월] 갓 지은 밥에서함치르르빛이 나는 걸 보니 절로 침이 고였습니다.여러 날동안 나라 밖에 나갔다가 왔습니다. 몸은 되고 힘이 들었지만 눈으로 귀로 많은 걸 보고 들으며 그만큼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며 이룬 보람(문화)들을 보는 것도 놀라웠지만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며 사는 것이 더 놀라웠습니다. 제 나라 앞날을 짊어질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 옛것을 지키려고 오늘을 사는 어려움이나 괴로움을 참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제 나라와 겨레 토박이말을 종요롭게 여기고 챙기는 모습을 보고 많이 부러웠습니다.집을 떠나면 가장 걸리는 게 먹는 것이더군요. 그 나라 사람들이 먹는 먹거리들을 맛보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여러 날을 이어서 먹으니 몸이 받아들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참일 저는 때가 다른 것보다 그게 더 힘들었습니다.오래 있지도 않았지만 돌아와 가장 먼저 먹고 싶은 게 밥이었습니다. 실컷 자고 일어나 밥을 했습니다. 갓 지은 밥에서 함치르르 빛이 나는 걸 보니 절로 침이 고였습니다. 김과 김치로
[한국문화신문=마완근 기자] 청 포 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한국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비행기에서 밤을 새우고 새벽 5시 30분에 광조우 공항에 내렸다. 광조우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것이지만 서울 가는 비행기는 17시 05분에나 있기에 그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우리는 광조우 시내 관광을 나선다. 첫 번째 목적지인 월수공원(越秀公園)으로 향하는데, 가는 동안 전기 자동차가 지붕 위의 전선에 접선하여 운행하는 것이 눈에 띈다. 월수공원(越秀公园) - 얼마나 뛰어나고 빼어난 공원이기에 공원 이름도 월수공원인가? 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태극 기공운동을 하고 있다. 여기까지야 중국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또 한쪽에서는 중년과 노년의 남녀들이 사교춤을 춘다. 글쎄 공공장소에서 저렇게 사교춤을 추는 모습은 나에게는 낯설다. 이런 것도 문화 충격이라 할 만 하겠지. ▲ 공원에서 태극 기공운동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 ▲ 공원에서 사교춤을 추고 있는 중국 중,노년의 남녀들 조금 위로 올라가니 5마리의 양을 조각해놓았다. 오색 예복을 입은 5명의 선인들이 양을 타고 하늘에서 광조우로 내려와 사람들에게 벼이삭을 나눠주고 농사짓는 방법을 알려주었다는 전설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제일 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통밀어 [뜻]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평균으로 쳐서.=밀어[보기월] 이제 한 달 뒤면 배때(학기)가 끝나고 통밀어 한 달이 넘는 배쉼(방학)이 이어질 것입니다. 어제 아침은 참 선선했습니다. 바람도 알맞게 불었고 해도 구름에 가려 온여름(하지)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그래서 그런지 어른 아이 모두 좀 가라앉은 듯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제 하루 반짝 숨틀앓이에 옮은 사람이 없다고 해서 사그라드는가 했는데 어제 다시 세 사람이 나와 마음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갈닦음(연수)도 이레를 더 미루기로 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은 여전히 꺼리고 잡혀 있던 일도 거의 다 미뤄지거나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이제 한 달 뒤면 배때(학기)가 끝나고통밀어한 달이 넘는 배쉼(방학)이 이어질 것입니다. 벌써 그 때 있을 갈닦음(연수) 기별이 옵니다. 진주교육지원청 맞춤 갈닦음이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벼름소(주제)로 마련됩니다. 행복 교육과 토박이말 교육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알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거라 믿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갈닦음들이 있을 테지만 토박이말 갈배움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는 분들이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초름하다 [뜻] 1)넉넉하지 못하고 조금 모자라다.[보기월] 짐을 묶어 보니초름해서짧은 끈을 찾아 이어서 묶어야 했습니다. 지난 닷날 뒷낮에 촉석초등학교에 가서 갈침이 여러분을 만나서 행복 교육으로 나아가는 지름길로서의 토박이말 갈배움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수를 찾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것 답지도 않을뿐더러 어려운 말로 된 알맹이(내용)를 그대로 둔 채 자꾸 다른 수(방법)를 찾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더 나아가 쉬운 말로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열어 주면 아이들은 절로 행복해 질 거라고 했지요. 처음에는 어버이 여러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었는데 숨틀앓이 때문에 그렇게 만남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버이들께도 이런 이야기를 할 자리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레끝에도 해야 할 일이 겹쳐서 몸도 마음도 바빴습니다. 누리 갈닦음(원격 연수)도 끝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들어야 할 게 많았고, 시골 집에도 다녀와야 했습니다. 건건이를 챙겨서 엿날 해거름에 들어갔습니다. 집가심과 설거지를 해 놓고 빨래까지 하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긴 낮날(夏至) 대낮이 길다고들 무어이 있다지만 그래도 이날이 꼭 있어야 거두니 한여름 다 익어가면 저 멀리 가을이라 ▲ 한여름 다 익어가면 저 멀리 가을이라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절정(絶頂) 이육사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 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자못 [뜻] 생각보다 훨씬 또는 매우[보기월] 얼마 동안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달라질지자못궁금합니다.어제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몸을 풀려고 밝에 나가 보니 벌써 해가 떠서 집 안으로 비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땀을 좀 흘려야겠구나 생각을 하며 손쥬련(손수건)을 챙겨 집을 나섰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여름이 되면 아침에 시원한 물로 씻은 뒤에 옷을 입고 집을 나설 때 벌써 땀이 주루룩 흐르니 그게 없으면 하루를 버티기 어렵습니다. 첫째 때가 지나고 나니 더운 느낌이 들어 문을 다 열었지만 땀이 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들도 찬바람틀을 틀어 달라고 졸랐지만 그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지요. 손부채질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저는 덥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답니다. 뒷낮에는 동진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동아리 모임을 했습니다. 토박이말 연수가 미뤄지는 바람에 하게 된 뜻깊은 모임이었습니다. 이제까지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것도 좋았고 일거리를 나눠 맡아 하기로 한 것도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배움책에 나오는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바꿔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