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선화공주님은 남 몰래 사귀어 두고 맛둥 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삼국유사》 백제 무왕 조에 실려 전하는 서동요(薯童謠)다. 《삼국유사》에 실린 전설에 따르면 백제 무왕이 어렸을 적에 신라 진평왕 셋째 딸인 선화공주를 사모하던 끝에 중처럼 차린 다음 이 노래를 지어 아이들에게 마를 주면서 환심을 사며 부르도록 하여 우여곡절 끝에 선화공주를 얻었다고 한다. 이 전설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여전이 이견이 분분하지만 이야기가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아이들에게 환심을 사는 수단으로 마가 쓰였다는 내용을 볼 때 그 옛날부터 마는 아이들에게 꽤나 인기 있는 간식거리였던 모양이다. 내내 한약재 정도로만 취급돼 오다가 최근에 와서야 간식 내지는 다이어트 식재료로 조금씩 곽광을 받기 시작한 요즘에 견주면 우리 선조들은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마를 먹어왔던 셈이다. 《동의보감》 탕액편에 보면 마를 가리켜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은 없다. 몸과 마음이 허약하고 피로한 것을 보하며, 오장을 충실하게 하고 기력을 도와주며, 살찌게 하고 근육과 뼈대를 튼튼하게 하고, 마음을 잘 통하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의지를 강하게 한다.라고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슴아슴하다 [뜻] (얼, 생각, 정신이)똑똑하지 않고 흐릿하다=몽롱하다[보기월] 떼운 것이 굳기를 기다리며 누워 있는데 잠이 오는 것처럼아슴아슴하기도했습니다.제가 사는 곳은 그렇지 않은데 가뭄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비를 내려 달라고 빌고 빌어도 비가 오지 않아 쩍쩍 갈라진 논을 보니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주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기별도 있지만 아픈 사람들을 더 마음 아프게 만든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도 들립니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우리의 모습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지 꼭 생각해 본 다음 말하고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마치고 마뜩잖은 이를 손보러 갔습니다. 아프지는 않지만 입을 벌리고 누워 있으면 뭐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손을 봐서 쓰면 좀 더 낫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좋게 생각하면서 지며리 다니고 있습니다. 어제는 한쪽 이를 떼웠는데 여느 때보다 더 오래 있었습니다.떼운 것이 굳기를 기다리며 누워 있는데 잠이 오는 것처럼아슴아슴하기도했습니다. 다음 이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네팔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사실 어제 작가들 작품 발표를 하면서 이번 여행의 큰 줄기는 끝난 것이다.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카트만두 시내 관광을 하고 한국에서 온 일행들은 밤 비행기로 떠나고, 외국 작가들은 각자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다들 며칠 정도만 더 머무르다 네팔을 뜬다는데, 요코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간다고 한다. 중국 쪽에서야 차타고 휑하니 갔다 왔지만, 여기서는 15일간이 소요되는 트레킹 일정이다. 하여튼 요코 대단하다! 저 조그만 체구에 카메라 짐이 많아 배낭도 앞뒤로 메고 다니던데 또 15일간의 고난의 행군을 하려 하다니... 짐을 다 싸서 호텔 로비에 맡겨놓은 후 우리는 시내로 들어간다. 그런데 헨릭은 그대로 호텔에 남는다. 몸살이 났단다. 세미나까지 마치고 나니 긴장이 풀린 것일까? 하긴 5,200m의 그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현지인들과 그렇게 미니 축구를 하였으니, 아무리 강인한 헨릭이라도 긴장이 풀리면서 몸살이 날만 하지. 사실 오늘 가고자 하는 곳은 나로서는 전에 이미 가보았던 곳이고, 따라서 여행기로 기록을 남긴 곳이다. 그래도 간단하게라도 훑으며 지나가자. ▲ 스와얌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사무치다 [뜻]깊이 스미어 들거나 멀리 뻗치어 닿다(미치다).[보기월]아이들 삶에 토박이말이사무치도록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요즘은 아침 책읽기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책에서 하는 말이 어찌나 잘 맞는지 무릎을 탁 칠 말들이 많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하는 일은 다른 사람과 겨룰 일이 없으니 참 좋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홀로서기를 하되 다른 사람과 울력하고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내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둘레 사람들은 모두 나를 도와 줄 동무들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가리되 늘 손을 내밀면 닿을 곳에서 다른 사람의 울타리 안으로 발을 넣지 않으면서 늘 도울 채비가 되어 있다는 믿음을 주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습니다. 책에 있는 말에 따르면 요즘 제가 마음을 쓰고 걱정했던 일들이 다 부질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결 가벼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고 밝은 기분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부산함과 가벼운 말과 움직임들을 보아 줄 힘이 생겼으니 책의 힘을 새삼스레 느꼈습니다. 지난 이레 여러 곳에서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부추기다 [뜻]남을 이리저리 들쑤셔서 어떤 일을 하게 만들거나 움직이게 만들다.[보기월]하지만 바르지 않은 일은부추겨도쉽게 넘어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살만하다 느낍니다. 구름이 해를 가리고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었지만 제 속은 어제 하루 참 더웠습니다. 숨틀앓이(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두 차례 남은 토박이말 갈배움 바탕 다지기 갈닦음을 뒤로 미루었습니다.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그것 때문에 일이 많이 꼬이게 되었습니다. 어제 아침부터 배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의 열을 재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걸 막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그렇게 한 보람이 있길 바랍니다.어수선한 일들 때문인지 아이들도 마음을 못 잡고 있어 안타까웠습니다.그런 아이들을 제대로 품지도 이끌지도 못하는 저의 모자람을 보면서 저는 저데로 속으로 뻘뻘 땀을 흘렸습니다. 하기 싫은 아이들과 하고 싶은 아이들. 우리 어른들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것인지 잘하는 것인지 알지만 눈앞의 쉬움과 편함을 골라잡곤 합니다. 하지만 바르지 않은 일은부추겨도쉽게 넘어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살만하다 느낍니다. 그런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반딧불이 온 해를 살아도 구더기 삶도 있고 하루를 살아도 참살이 즈믄 해니 그러리 너는 온밤을 밝혀서 가는구나 * 즈믄해 : 천년 개똥벌레의 목숨은 아주 짧지만 누리를 밝혀 주어 살고 진다. 우리도 그와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 무주 반빗불 축제 상징그림 또리와 아로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물가다 [뜻] 1)남새, 과일, 물고기 따위가 한창 거두거나 쏟아져 나오는 때가(제철이) 지나다.[보기월] 벌써 멧딸기가 한물갔나 생각했는데 일손이 모자라 따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레끝을 보냈는지 눈깜짝할 새 지나간 듯합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토박이말 갈배움 바탕 다지기는 잘 마쳤습니다. 이제껏 올바른 겨루기를 못한 토박이말에 힘을 싣는 쪽으로 여러 가지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게 바람직하고 마치 토박이말과 한자말의 구실이 다른 것처럼 가르치고 배우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문규 교수님 말씀을 듣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바로 가야 된다고 하셔서 자주 못 오시는 곳에 오신 김에 맛있는 것을 사 드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오랜만에 아내와 동네에 서는 이레장에 갔습니다. 저만 빼고 식구들이 모두 좋아하는 과일을 사러 갔지요. 참외가 제철인지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 이레까지 곳곳에서 보이던 멧딸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벌써 멧딸기가 한물갔나 생각했는데 일손이 모자라 따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하나하나 따야 해서 손이 많이 가는데 숨틀앓이(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일꾼을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실제(失題) 이육사(李陸史) 하늘이 높기도 하다 고무풍선 같은 첫겨울 달을 누구의 입김으로 불어 올렸는지? 그도 반 넘어 서쪽에 기우러졌다 행랑 뒷뒤골목 휘젓한 상술집엔 팔려온 냉해지(冷害地) 처녀를 둘러싸고 대학생(大學生)의 지질숙한 눈초리가 사상선도(思想善導)의 염탐 밑에 떨고만 있다 라디오의 수양강화(修養講話)가 끝났는지? 마-장 구락부(俱樂部) 문(門)간은 하품을 치고 빌딩 돌담에 꿈을 그리는 거지새끼만 이 도시(都市)의 양심(良心)을 지키나보다 바람은 밤을 집어삼키고 아득한 가스 속을 흘러서 가니 거리의 주인공(主人公)인 해태의 눈깔은 언제나 말갛게 푸르러 오노 - 십이월초야(十二月初夜)
[한국문화신문 = 허홍구 시인] 동물의 왕국이라는 T.V 프로를 보면 사자나 호랑이가 자신의 아픈 상처를 혓바닥으로 쓰다듬으면서 그 상처를 스스로 아물게 하여 치유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의 상처나 자신의 아픈 상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사랑으로, 용서하는 맘으로, 혹은 참회하는 맘으로 쓰다듬으면 상처는 서서히 치유 될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무늬의 사랑으로 꽃을 피우기도 한다. 세상에 부끄럽고 아픈 상처 없는 이가 어디에 있으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쓰다듬어 주다보면 그 아픈 사연을 서로 잘 이해하게 되고 상처가 아름다운 무늬로 빛날 것이다. 아직도 광화문광장에서 아픔으로 몸부림치는 세월호 유족들과 마땅히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픈 사연의 이웃들이 너무나 많다 서로가 서로의 아픈 상처를 쓰다듬으면서 함께 한다면 모난 것도 둥글게 다듬어지고 아픔도 아름다운 사랑의 꽃으로 다시 활짝 피어날 것이다. ▲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부모가 내건 펼침막들 김 현 숙 푸르다 하여 다 소나무가 아니다 관솔이 있은 후에라야 진짜 소나무가 되는 것이다. 옹이로 박힌 관솔을 쓰다듬어 진한 솔향기로 산다. 사랑이 될 수도 있고 아픔이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판막음 [뜻]그 판에서 마지막으로 이김. 또는 마지막으로 이기고 지는 것을 가리는 일=판막이[보기월] 언제판막음을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 배곳 아이들이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아침에 집을 나서기 바로 앞에 비가 내려 땅과 수레가 좀 젖어 있었습니다. 비가 더 올 거라고 해서 비받이를 가지고 배곳 안으로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쓸모가 없었습니다. 다른 고장에는 가뭄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제 온 비가 단비가 되었길 바랍니다.이런저런 일로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이 잘 안 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어제도 사내 아이들 공차기 겨루기가 있었고, 배움 열기(공개 수업) 뒤 마주이야기 자리가 있어서 모인 사람이 적었습니다. 언제 판막음을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 배곳 아이들이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모임에서는 '여름 토박이말'이란 벼름소로 '알고 들으면 더 재미있는 노래' 하나를 듣고 노래이름의 뜻을 제대로 알고 노랫말을 새기면 좋다는 이야기와 '갈음옷, 모래톱, 여울, 여울목, 여울돌, 무더위, 불볕더위, 싹쓸바람, 말미, 빨랫말이, 민소매, 물장구'의 뜻을 되새겼습니다. 올여름에는 이런 말들을 쓰는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