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데 [뜻] 모든 쪽을 덮거나 가리지 않은 자리. 집채의 바깥을 이름.[보기월] 그런데한데서 느끼던 것과 집 안은 좀 달랐습니다.가만히 앉아서 일을 할 때는 몰랐는데 구름이 해를 가리긴 했지만 배움방 가심을 하느라 몸을 움직이니 덥긴 더웠습니다. 아이들이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 혼자 할 테니 가라고 하고 혼자서 하다 보니 더 그랬을 겁니다. 지난 배움 나들이 때 마음껏 못 놀게 한 것을 따지러(?) 왔던 아이들이 얼굴을 타고 물 흐르 듯 흘러 내리는 땀을 보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땀을 흘리며 하는 게 안쓰러웠는지 그 아이들 도와 줘서 얼른 마칠 수 있었습니다.땀을 많이 흘려 더웠지만 바람틀이 없어서 얼굴을 씻고 바람을 쐬면서 땀을 말렸습니다. 문을 열어 놓으니 바람이 불어서 그나마 견딜만했습니다. 낮밤을 먹고 뛰어 놀다 온 아이들이 손부채질을 해 대는 걸 보며 바람틀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찬바람틀 틀어 달라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나기로 한 분과의 만남도 좋았습니다. 오래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토박이말을 살리는 데 뜻을 같이 해 주시고 도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판나다 [뜻] 1)(이기고 지는 것 따위가)끝장이 나다.[보기월] 그 나이에 벌써판난것처럼 지내는 아이들을 보면 더욱 마음이 바쁩니다. 어제 지난 이레 이틀 동안 토박이말 맛보이는 일을 못한 까닭을 말씀드렸더니 어디 아픈 줄 알았다며 걱정을 했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글쓰는 제 마음을 헤아려 주시며 몸을 챙기라는 따뜻한 말씀을 해 주신 분도 있었지요. 참으로 고마웠고 기운도 났습니다. 배움 나들이를 갔다온 아이들 몸은 배곳에 있어도 마음은 나들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있었던 이야기를 한 아이가 꺼내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말을 하는 바람에 배움 돕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제 힘이 아직 많이 모자라다는 것입니다. 날마다 하나씩 맛보여 주는 토박이말로는 아이들이 쉽게 배우는 곳까지 가는 게 엄청 더디고 멀기 때문이지요. 배움의 즐거움은 커녕 배움에 지쳐 있는 아이들에게 하루 빨리 쉬운 배움 길을 열어 주고 싶습니다. 그 나이에 벌써판난것처럼 지내는 아이들을 보면 더욱 마음이 바빠집니다. 힘과 슬기를 보태면 할 수 있는 일인데 잡아 주는 손길이 여전히 아쉽습니다. 더 힘써 하라는 뜻이겠지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더위 다스리기(以熱治熱) 뜨거우면 식혀 주고 차가우면 데워준데 더위를 뜨검으로 다스리는 슬기라네 그래야 오는 겨울을 이겨낸다 하느나 * 뜨검 : 뜨거움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사람은 이 말을 이독이치(以毒以治)라고 한다. 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묘한 생각과 방법이라 하겠다. ▲ 우리겨레는 이열치열(以熱治熱)로 더위를 물리쳤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터수 [뜻] 1)살림살이의 꼴이나 만큼(형편이나 정도)[보기월] 겉으로 보기엔 어렵지 않은터수지만 나들이를 자주 못 가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이틀 배움 나들이를 갔다오느라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리지 못했습니다. 거의 날마다 하던 일을 하지 않으니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보시던 분들은 더 그러셨겠지요?^^ 아이들은 신나고 좋아서 아침부터 붕 떠있었습니다. 배우러 간다지만 아이들 마음에는 놀러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떠 있는 아이들 마음을 다잡은 뒤에 길을 나섰습니다. 이렇게 배곳에서 함께 가는 것 말고도 집안 사람들끼리 많이 놀러 다니니까 안 해도 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어렵지 않은터수지만 나들이를 자주 못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전히 이런 배움 나들이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겠지요. 챙겨야 할 것도 많고 살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안에서보다 몇 곱이나 더 힘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야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고 그렇게 해 달라고 하지만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해 줄 수가 없지요. 밤이 새도록 어울려 놀고 싶고 마음껏 돌아다니고 싶어 했지만 울타리도 없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교목(喬木) 이육사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 ss에게 -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아침에 일어나니 약하게 비가 흩뿌린다. 여기서 국경까지는 다시 얼마정도 꼬불꼬불 길을 내려가야 한다. 길을 돌다보니 떠나온 장무가 눈 위로 보이기도 하는데, 과연 장무가 티벳에서 내려오는 산비탈의 길을 따라 형성된 마을임을 알 수 있겠다. ▲ 장무에서 국경으로 내려가는 사진 - 머리 위로 산허리에 걸린 도시 장무가 보인다 ▲ 국경에 도착하니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는 유럽인이 보인다 - 이들은 티벳을 자전거로 여행하고, 네팔로 넘어가려고 국경에 왔다 국경에 도착하니 이미 여러 사람들이 국경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제 위에서부터 급하게 내려오던 급류가 네팔과 티베트의 경계를 이루고 있고, 문이 열리면 우리는 다리를 건너 네팔 코다리로 건너가게 된다.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는 유럽 사람들이 많고, 그 중에는 자전거를 잡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티베트를 여행하는 동안 뜻밖에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유럽 사람들이 심심찮게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먼 유럽에서 이런 오지까지 자전거를 타러 오다니... 유럽인들의 모험심과 탐구심은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다. 이윽고 국경의 문은 열리고, 중국 국경관리들의 융통성 없고 불친절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클클하다 [뜻] 2)마음이 시원스럽게 트이지 못하고 좀 답답하거나 궁금한 생각이 있다.[보기월] 뭔가클클한것을 담아 두지 않고 물어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아직 들여름달(5월)인데 날씨는 한여름 못지 않습니다. 불볕더위가 이어질 거라는 기별을 듣고 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일찍 다가온 더위에 벌써부터 아이들은 찬바람을 틀어 달라고 졸라댔습니다. 마음은 틀어 주고 싶었지만 아직 그렇게까지 더운 것은 아니니까 문을 열고 바람을 쐴 수 있도록 해 주며 달랬습니다. 오늘은 더 더울 거라고 하니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습니다. 어제 뒷낮에 이어진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동아리 모임에서는 토박이말 놀배움(앎 놀이)을 했습니다.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했는데 얼른 찾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었더니 훨씬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갈음옷, 모래톱, 여울, 무더위,불볕더위, 바닷가와 같은 말들을 찾아본 뒤 뜻을 익히고 짧은 글을 지어 보는 것까지 지겨울 겨를도 없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날씨와 아랑곳한 말들을 모아서 풀이하기도 쉬웠습니다. 바로 이어진 토박이말 갈배움 바탕 다지기(토박이말 교육 기초 연수)는 한일어울림 연구소 이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천둥벌거숭이 [뜻] 두려운 줄 모르고 철없이 함부로 덤벙거리거나 함부로 날뛰는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 [보기월] 그 밑으로 줄줄이 천둥벌거숭이 같았던 아이들이 이제 어젓한 어른이 되어 있었지요.들여름달에는 잇쉼(연휴)이 두 차례나 있어서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디로 놀러를 가야할 지 걱정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올해 남은 쉬는 날은 모두 이레끝에 있어서 이레 가운데 쉬는 날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잘들 쉬고 오셨는지요? 저는 엿날(토요일) 진주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 배달말난이(국어영재)들과 만남이 있었습니다. 지난 달 첫 만남에서 말이 얼마나 힘이 센지를 알아보고 말을 종요롭게 여기며 잘 챙기기로 다짐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마흔 날 만에 다시 만나 보니 벌써 잊어 버린 배움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되새김을 하고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한 말글살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놀배움 자리를 열었습니다. '놀배움'은 놀 듯이 배운다는 뜻이며 이것을 하는 동안 저절로 그런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을 담았습니다.토박이말 딱지로 재미있게 놀고 시나브로 여러 가지 토박이말의 뜻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보리가을 먼저온 가을인가 다익은 봄인가 누렁빛깔 첫사랑 안겨주고 눈물로 배채운 옛날 그때가 돋아나네 ▲ 눈물로 배채운 옛날 그때가 돋아나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한국문화신문 = 미완근 기자] 산 이육사 바다가 수건을 날려 부르고 난 단숨에 뛰어 달려서 왔겠죠 천금같이 무거운 엄마의 사랑을 헛된 항도(航圖)에 역겨 보낸 날 그래도 어진 태양과 밤이면 뭇별들이 발아래 깃들여 오오 그나마 나라 나라를 흘러 다니는 뱃사람들 부르는 망향가 그야 창자를 끊으면 무얼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