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자드락거리다 [뜻]남이 귀찮아지도록 자꾸 성가시게 굴다(건드리다).[보기월]그런데 수레 하나가 옆에 바짝 붙어서자드락거렸습니다. 어제 아침까지는 몸이 괜찮았습니다. 배곳에 들어가서 좀 썰렁하다고 느껴져서 가져갔던 옷을 입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이들 배움을 돕는 데 바빠서 다른 느낌은 없었습니다. 낮밥을 먹고 나니 목이 좀 컬컬하고 뻐근했습니다. 가심을 하러 온 아이들이 하기 싫은 눈치라서 큰 쓰레기만 줍고 줄만 맞추고 가자고 했지요. 그랬는데 칠판을 보더니 지저분하다며 물걸레로 닦고 말려 놓고 갔습니다. 기특해서 사탕으로 추어 주었습니다.그 뒤에도 일이 이어져서 오르락내리락 한 뒤에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동아리 모임을 하려고 하니 입 안에서 뜨거운 김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집에 바로 가고 싶었는데 하던 일을 마무리해 놓고 나오니몸이 더 무거웠습니다. 오는 길에 들러야 할 곳이 있어 가는데 늘 다니던 길이 아닌 곳으로 와서 그런지 길도 설고 수레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수레 하나가 옆에 바짝 붙어서 자드락거렸습니다. 앞질러 갈 수도 없는 길이었는데 옆에 서서 사람을 힘들게 했습니다. 몸이 마뜩잖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아람치 [뜻]낱사람(개인)이 저마다 차지하는 몫[보기월]새참으로 차려 놓은 것을아람치로 하나씩 들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어제 아침부터 이제까지 참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물음을 받고 이것저것 찾아보고 생각을 하느라 더 바빴습니다. 안에서 할 일을 다 하고 바깥일까지 이어져서 낮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나가야 했습니다. 꼭 바쁠 때 일이 잘 안 풀려 사람을 더 바쁘게 하곤 합니다. 멀지 않은 길이지만 함께 갈 길동무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찬바람이 없이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수레 안은 더웠습니다. 접때 수레를 얻어 타고 간 적이 있어서 품을 갚는다고 제가 수레를 몰고 갔습니다. 가는 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니 힘든 줄 모르게 갈 수 있었습니다. 배움자리 앞에는 저희를 맞이하는 분들과 이름 적는 종이가 놓여 있었습니다. 인사를 하고 이름을 적은 뒤에 한쪽에 차려 놓은 물과 과자를 챙겼습니다. 새참으로 차려 놓은 것을아람치로 하나씩 들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능이 있게 닿았는데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사를 나누다 보니 그것도 짧게 느껴졌습니다. 이야기가 비롯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품이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아침이 밝아오고, 우리는 다시 행장을 꾸려 이제 이 세계의 지붕에서 내려가려 한다. 이 고원이 저 밑 세상과 연결되는 길고 깊기 만한 협곡을 통하여 네팔과의 국경도시 장무로 내려가려는 것이다. 방작가는 아직도 얼굴이 간 상태이지만 낮은 곳으로 가기 위해선 다시 버스 여행을 해야 한다. 그러나 티베트는 우리를 순순히 낮은 세상으로 내려 보내지는 않는다. ▲ 팅그리에서 장무로 향하는 국도 - 아직은 티벳 고원을 지나고 있다 장무로 가기 위해서 다시 한 번 5,000m 고개를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고산증세가 두렵더라도 티벳인들이 수많은 룽다와 타르초를 바람에 휘날리며 신께 염원하는 5,000m 고개를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하지만 고개에서 내려 잠시 걸으니 또다시 머리가 띵해 온다. 가자! 가자!! 빨리 이 천상의 세계를 벗어나는 길밖에는 없구나. 드디어 버스가 고원 평원을 지나 협곡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며칠 동안 황량한 고원의 세계만 보이던 내 눈앞에 키 작은 관목들이 듬성듬성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나무들이 일어나서 내려오는 우리를 맞이한다. 그리고는 나무들은 온대의 숲에서 아열대의 숲으로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사날 [뜻]1)거리낌이 없이 제멋대로 하는 품(태도)이나 됨됨이(성미)[보기월]자꾸 아이들만 제사날로 한다고 나무라지만 어렵고 재미없는 배움을 바꿔 주면 달라질 것입니다.어제 토박이말 수수께끼와 글갚음 잔치 선물을 챙겨 주느라 아침부터 많이 바빴습니다. 선물을 준다고 부르면 한달음에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온 아이들에게 선물을 챙겨주고 왜 그런가 알아봤더니 다들 바빠서 못 온 것이더라구요. 아침에 눈을 뜨면 잠이 들 때까지 할 일이 꽉 찬 아이들입니다. 어디 아이들만 그래야지요. 아이들 곁에는 늘 갈침이들이 함께합니다. 그렇잖아도 바쁜 사람들한테 듣도 보도 못한 토박이말을 맛보라고 준들 봐 줄 겨를이 없는 게 참일입니다. 안 해도 될 일을 보탠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러면 귀찮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삶에 있어 말이 얼마나 종요로운 것인지 말이 얼마나 센 힘을 가졌는지를 알게 하고, 토박이말을 챙겨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그 어떤 것보다 앞에 두어야 할 것으로 여기도록 하는 일이 바쁩니다.그걸 잘 알기에 배움이, 갈침이들과 가까워질 수를 여러 모로 찾고 있습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뾰롱뾰롱하다 [뜻] 사람이 부드럽지 못하여 남을 마주하는 것이 까다롭고 걸핏하면 남에게 싫은 소리를 잘 하는 됨됨이가 있다.[보기월] 오늘만 아니 나한테만뾰롱뾰롱하지다른 사람들한테는 잘할 거라 믿자 했지만 마음 한 쪽이 아렸습니다. 어제는 비가 온다고 하더니 아침부터 내렸습니다. 비받이가 수레 안에 있었지만 들머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비를 많이 맞지는 않았습니다. 비가 오는 날은 여느 날보다 길 위에 수레가 많습니다. 아마도 비를 덜 맞으려고 다들 수레를 몰고 나오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수레가 많아서 여느 날보다 좀 늦게 배곳에 닿았습니다.닷새 만에 만난 꽃동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재빨리 슬기틀을 켰습니다. 아침 모임도 있고 여느 날보다 좀 늦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토박이말 맛보기 글을 올리고 글과 그림을 베껴서 돌리는 일도 있고, 토박이말 수수께끼와 토박이말 글갚음(댓글)마루에서 뽑힌 아이들에게 줄 선물도 마련해야 했습니다. 배움이들이 토박이말 맛을 들이도록 하려면 아직 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래도 배움몬 가게(문구점)에서 도움을 주셔서 배움이들이 바라는 것을 선물로 줄 수 있게 되어 기분이
[한국문화신문 = 김수업 명예교수] 누구와 아무는 요즘 거의 가려 쓸 수 없는 낱말처럼 되었다. 국어사전들을 들추어 보아도 두 낱말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알기 어렵다. 오히려 두 낱말은 서로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만을 헷갈리는 풀이들로 확인시켜 줄 뿐이다. 1) 《우리말큰사전》, 한글학회, 어문각, 1992 누구 : 알지 못할 의문의 사람. 또는 이름을 꼭 집어서 말할 수 없는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말. 아무 : 누구라고 지정하지 아니하고 막연히 가리키는 사람. 2) 《조선말대사전》, 사회과학원, 사회과학출판사, 1992 누구 : ① 어느 사람인지 모를 때 의문의 뜻을 나타내는 말. ② 알기는 알아도 그 이름을 꼭 짚어 낼 필요가 없는 사람이나 확실히 알지 못하고 어렴풋이 아는 사람을 들띄워 놓고 가리키는 말. 아무 : 누구라고 꼭 찍어서 이르지 않고 들띄워 놓고 가리키는 말. 3)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연구원, 두산동아, 1999 누구 : ① 잘 모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 대명사. ② 특정한 사람이 아닌 막연한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 대명사. ③ 가리키는 대상을 굳이 밝혀서 말하지 않을 때 쓰는 인칭 대명사. 아무 : 어떤 사람을 특별히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접동새 뒤 숲서 들리는 피맺힌 소리에 쪼개진 믿나라 우리도 아프니 큰나라 못된 짓들을 언제까지 참으려나 * 믿나라 : 조국 ▲ 피 맺힌 접동새 소리 우리도 가슴 아프다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겻 [뜻] 하루를 넷으로 나누었을 때 하나만큼=반나절[보기월] 한겻동안 서서 왔다갔다 하고 나니 다리가 좀 아팠습니다. 이틀 동안 이어진 배움자리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알아 두면 좋을 것들을 알고 살아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는 대로 또는 아는 만큼 움직이는 게 무엇보다 값지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엿날은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하고 일어나 아이들 발공(족구) 동아리 겨루기 마당으로 갔습니다. 어디인지 몰라서 물어 갔더니 벌써 비롯했더라구요. 처음에는 지고 있었는데 뒤집어서 앞서 가다가 끝에는 아깝게 지는 걸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세 차례 겨루기를 했는데 끝까지 못 보고 볼 일을 보러 갔습니다. 비록 기분 좋게 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채비를 하는 동안 맡은 자리와 구실에 맞춰 움직이면서 어울림과 울력의 맛과 힘을 잘 배웠을 것입니다. 그늘도 없는 마당에서 땀을 흘린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을 돕고 기운을 불어 넣어 주신 여러 갈침이들께 큰 손뼉을 쳐 드립니다. 엿날 밤은 하늘 나라에 계신 어머니를 모시고 맛있는 먹거리를 나눠 먹었습니다. 좀 더 오래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화제(畵題) 이육사 도회의 검은 능각(稜角)을 담은 수면(水面)은 이랑이랑 떨여 하반기의 새벽 같이 서럽고 화강석에 어리는 기아(葉兒)의 찬꿈 물풀을 나근나근 빠는 담수어의 입맛보다 애닳어라 정축(丁丑, 1937) 00 야(夜)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팍팍하다[뜻]2) 몹시 지쳐서 걸음을 내디디기가 어려울 만큼 무겁고 힘이 없다.[보기월] 수레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 들어 오는데 다리까지팍팍하게느껴졌습니다. 누가 말했던가요? 배우는 게 가르치는 것보다 쉽다고...저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바깥에 나가 겪배움(체험학습)을 하는 데 지킴이(안전요원)가 있어야 해서 창원까지 가서 지킴이 구실을 배웠습니다. 아이들이 걱정없이 보고 들으며 배울 수 있도록 더 잘 도울 수를 배우는 것이라서 기쁜 마음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밖에 나가면 토박이말 맛보기 글을 써서 여러 곳에 보내는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새벽에 일어나 해 놓고 가려니 여느 때보다 잠이 많이 모자랐습니다. 그래도 태워 주는 사람이 있어서 수레를 몰지 않아서 가는 동안 벼룩잠을 잘 수가 있었습니다. 앞낮(오전)에는 그런대로 견디며 잘 배웠는데 뒤낮(오후)에는 몸이 나른해지고 눈꺼풀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나마 몸을 움직이며 배우는 것이라서 졸지는 않았습니다. 배우면서 느낀 거지만 아이들한테는 말할 것도 없고 살면서 알아두면 언젠가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