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탄명스럽다 [뜻] (사람이)똑똑하지 못하고 흐리멍덩하다. 또는 흐리멍덩한 데가 있다.[보기월] 하지만 저는 사람이 좀 탄명스러울 때도 있어야 사람 냄새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또 네팔에서는 땅벼락(지진)이 나서 여러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힘 없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기별을 들으면 참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그리 돌아가신 분들이 부디 좋은 곳에서 고이 쉬시길 비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는 게 더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도 옛날 이야기를 보면 땅벼락이 일어나기 앞에는 땅울림이 들리고 그 소리를 들으며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거라 할 수 없기에 미리 채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어제 햇볕은 여름볕이었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았더라면 아마 더워서 많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배곳에 갑자기 손님들이 많이 와서 그랬는지 사람멀미가 나려고 했습니다.^^ 이것저것 마음을 쓰며 이리저리 다니고 오래 서 있어서 그랬을 것입니다. 우리 편이 한 판이라도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한바탕 어울림 잔치를 하는 것을 즐기는 것도 좋은
[한국문화신문 = 손현목 작가] ▲ 엄마 생각 인쇄본 (조윤화 작) 엄마 생각 조윤화 창문은 달그락 달그락 세상모르고 잠든 때 엄마 올라온다. 삐걱거리는 계단 소리 미제 탄피통 들고 온다. 끓는 물 가득 담은 무거운 쇳덩이 다락방에 혼자 남겨진 내 발 밑에 밀어 넣고 이불 덮어주고 내려간다. 또 계단 삐거덕거린다. 오래 오래 들린다. ▲ 엄마 생각 창작 목판 (조윤화 작) 조윤화 작가의 말 명예퇴직을 한 뒤 시 공부가 하고 싶어 도서관에서 수업을 받던 중에 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이라는 시를 접하게 되었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기형도의 시는 어릴 적 난전에서 열무를 팔던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쓴 시라고 했다. 그 순간 나도 엄마에 대한 시를 써 봐야겠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갔다. 5월이다. 부모님의 은혜와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달이다. 특히 돌아가신 부모님이 있는 자식들에게는 회한이 될... 어머니는 우리 4남매를 키우시느라 평생을 식당일로 고생고생 하셨다. 어머니는 거의 매일 새벽부터 자정이 넘도록 일을 하셨다. 2층 다락방에서 공부하고 잠자던 막내인 나는 어머님이 좁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콩켸팥켸 [뜻] 일몬이 뒤섞여서 뒤죽박죽된 것을 가리키는 말[보기월] 그렇게 일이 끝난 뒤에야콩켸팥켸어질러졌던 자리를 치울 수 있었습니다. 비는 그치고 바람이 불 거라고 하더니 어김없이 바람이 불었습니다. 온갖 것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어지럽게 날려 다니기도 하고 구석에 모이기도 했습니다. 갈닦음(연수)을 비롯하는 날이라 챙겨야 할 것도 많고 이래저래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제 마음 같은 사람이 한 사람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마음 써 주고 도움을 준 분들이 있어서 첫 자리는 잘 마쳤습니다. 어렵게 모셨는데 말씀을 어렵거나 지겹게 느끼시면 어쩌나 하는 생각, 다른 배곳에서 오신 분들이 오셔서 수레 댈 곳이 마땅치 않을 텐데 하는 생각, 자리가 좁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들을 하면서 앞낮을 보냈습니다. 낮밥을 먹고 채비를 해 놓고도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어제는 올해 처음 동아리 모임을 하는 날이라 더 바빴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와 준 아이들이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게다가 스스로 하고 싶어서 온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 더 기분 좋았습니다. 동아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찾을모 [뜻] (누군가) 찾아서 쓸만한 모(점 또는 가치)[보기월] 제가 볼 때는찾을모없는 사람이 없듯이찾을모없는 토박이말도 없습니다. 요즘 날씨 기별은 참 잘 맞습니다. 비가 올 때까지 거의 맞히니 말입니다. 어제도 서너 시에 비가 올 거라고 하더니 때에 맞추 듯이 비가 왔습니다. 그 바람에 아이들이 공차기 겨루기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뒤로 미뤄졌습니다. 이참에 오는 비는 갑작바람(태풍) 때문에 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필리핀에는 이 바람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도 곳에 따라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거라고 하더니 아침에 걱정스런 기별이 들립니다. 바람 이름이 '노을'이라고 하지요? 왜 이리 예쁜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이름처럼 예쁘게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오늘은 우리 배곳에서 마련한 '토박이말 갈배움 바탕 다지기(토박이말 교육 기초 연수)'를 비롯하는 날입니다. 우리 식구뿐만 아니라 손님들도 있어서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배움에 재미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배움으로 얻게 되는 것들을 재미로 갈음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곳곳에서 토박이말 가르치는 일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자늑자늑 [뜻] 움직임 따위가 조용하고부드러우며 가볍고 차분한 모양[보기월] 서로자늑자늑이야기를 했더라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모든 일이 사람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합니다. 이레끝 어디서 무엇을 했든 푹 쉬었다고 생각을 하면 푹 쉬었고, 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면 일을 많이 했습니다. 배곳에 가지 않아서 쉴 겨를이 많기도 했고, 해야 할 일이 있어 일을 할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참일(사실) 몇 날 앞부터 여러 가지 일로 집안 분위기가 좀 그랬었습니다. 그런분위기를 좀 바꾸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책집에도 다녀오고 장을 봐 와서 맛있는 것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보람이 있었는지싸늘했던 집안 분위기도 좀 포근해졌습니다. 서로자늑자늑이야기를 했더라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여느 때와 다른 아이의 말과 움직임을 곱게 봐 주지 못한 탓도 있었구요.오늘은 토박이말 수수께끼를 함께한 아이들 가운데 몇 사람을 뽑아 선물을 주고, 배운 토박이말로 글갚음(댓글)을 한 아이들 가운데 잘한 사람들을 뽑아 선물을 주는 날입니다. 이런 작은 잔치를 하는 것이 토박이말을 공부가 아니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여름서다(立夏) 봄섬이 어제던데 벌써들 여름이네 보랏빛 붓꽃이 온늪에 피어나면 늙나비 하늘을 나니 보름뒤엔 장마여라 * 봄섬 : 입하붓꽃 * 붓꽃 : 창포꽃 * 늙나비 : 다 산 늙은 나비 ▲ 붓꽃이 피면 늙나비 하늘을 나니 벌써 여름인가?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황 혼 이육사 내 골방의 커-텐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황혼을 맞아들이노니 바다의 흰 갈매기들 같이도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보련다. 그리고 내 품안에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 저- 십이성좌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종소리 저문 삼림속 그윽한 수녀들에게도, 쎄멘트 장판 우 그 많은 수인(囚人)들에게도 의지가지 없는 그들의 심장이 얼마나 떨고 있을까 고비사막을 걸어가는 낙타 탄 행상대에게나 아프리카 녹음 속 활 쏘는 토인들에게도 황혼아 네 부드러운 품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지구의 반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겨다오. 내 오월의 골방이 아늑도 하오니 황혼아 내일도 또 저- 푸른 커-텐을 걷게 하겠지. 암암히 사라지긴 시냇물 소리 같아서 한번 식어지면 다시는 돌아올 줄 모르나 보다.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아침이다. 오늘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까지 갔다 와야 하고, 또 돌아와 팅그리 주민들과 함께 하는 음악회를 열어야 하기에 아침 일찍 숙소를 출발한다. 어제 저녁에 이교수님이 호텔 사장에게 물어보니 팅그리 민속악단이 있다고 하여 즉석에서 공연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몸 상태를 점검해보니 어제보다 한결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다. 박병욱 작가가 걱정을 하나 여기까지 왔는데, 눈앞에서 에베레스트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설사 중간에서 어떻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가야만 한다. 그러나 만약을 위해 휴대용 산소통을 갖고 가기로 한다. ▲ 퍼포먼스를 펼치는 방효성 작가 - 이 후유증으로 방 작가는 에베레스 베이스캠프 가는 것을 포기했다. 그런데 어제 나보다 증세가 심했던 방효성 작가는 끝내 못 일어난다. 그 고지대에서 퍼포먼스를 펼친다고 원산폭격 비슷한 자세까지 취하고 했으니, 고산병이 요놈 봐라 하며 제대로 찾아온 모양이다. 방으로 가보니 완전 환자가 되어 누워있다. 사람들은 마음 같아서는 옆에 있어주고도 싶으나 다들 여기까지 와서 에베레스트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표정. 그래서 우리는 호텔 주인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늠 [뜻] 볼을 이루고 있는 살=아늠살[보기월] 그 말을 듣고 바로 거울을 보니아늠이더 홀쭉해 보이긴 했습니다.일으키기 쉽지 않아 힘들게 일으킨 바람에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살짝 움직일 듯 하다가 다시 가라앉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길(버릇)을 들이는 게 참 어려운데 길이 든 사람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갑작바람이 될 수 없다면 실바람이라도 되어 지며리 불 수 있게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어제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은 셈갈(수학)과 아랑곳한 말들을 가지고 했습니다. 큰 셈(수), 그림꼴(도형) 이름들을 챙겨보면서 아이들이 쉽게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되는 말들을 새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나눔과 배움들이 모여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바꾸는 큰 물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주에 온 지 세 해가 넘도록 이런저런 일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밥 한끼 하지 못했던 분을 뵈러 갔습니다.제가 어릴 적부터 잘 따랐던 분이셨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주신 고마운 분이지요.여러 해 만에 뵜는데 저를 보고 얼굴이 작아졌다며 걱정을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사시랑이 [뜻] 가늘고 여린(가냘픈) 몬(물건)이나 사람[보기월] 아이들이사시랑이가 되길 바라는 어른들은 없습니다. 어제가 들여름(입하)이었습니다. 이 달이 들여름달이니 딱 맞는 달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봄은 아주 물러나고 메와 들에 새로운 푸르름이 더해 갈 것입니다. 이렇게 철을 따라 푸나무들은 푸르름을 더해가는데 우리 아이들은 어떤지 보게 됩니다.나흘을 쉬고 온 아이들은 자꾸 놀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놀아요~마음 같아서는 마음껏 놀게 해 주고 싶었지만 놀 수만은 없기에 몸은 배우고 마음으로 놀자며 달랬습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듣거나 보면 잠이 모자란 아이들, 아침밥을 못 먹고 온 아이들이 많습니다. 배우기는 많이 하나 익힐 겨를이 없어서 배운 보람을 못 느끼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제대로 놀지도 못 한 채 배움에 지쳐 있다고 할까요? 아침에 배곳으로 오는 길에 수레 안에서 들은 아이들의 바람을 들으며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아빠랑 나들이를 가고 싶다는, 학원 때문에 놀 겨를이 없이 바쁜데 하나를 쉬게 해 달라는 바람을 이야기하고 있었거든요. 아이들이사시랑이가 되길 바라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