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찬찬하다[뜻] (됨됨이, 솜씨, 움직임 따위가)꼼꼼하고 차분하다.[보기월] 묵은 때를 깨끗하게 가시게 한다고찬찬하게씻고 나니 다리도 저리고 허리도 아팠습니다. 제가 바라지 않던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이레 봄장마가 이어질 때 이렇게 봄 같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해가 나오면 여름처럼 덥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어제와 그제 낮에는 여름처럼 더웠습니다. 소매가 긴 옷은 입고 있을 수가 없어서 바로 짧은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봄은 어디로 갔는지 철은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갔나 봅니다. 엿날(토요일)은 부산에서 집안 잔치가 있어서 고모님을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집안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반갑고 좋았습니다. 다들 저마다 살기에 바빠서 이런 잔치가 아니면 얼굴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길이 막혀서 오가는 데 많은 때새가 걸렸지만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고 와서 힘든 줄 몰랐습니다. 돌아와 옷을 맡기러 빨래집에 갔더니 안에 겨울 옷들이 가득했습니다. 겨우내 입었던 옷들을 많은 사람들이 한참에 다 맡겨서 그렇다며 일하시는 분은 옷을 걸 곳이 모자란다고 즐거운 울음
[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는 국민에세 희망을 준 영웅으로 국민여동생이란 별명으로 사랑받고 있다. 국민 영웅, 국민가수, 국민 어머니, 국민 동생은 물론 국민이란 접두어를 붙여 그 공로나 가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한다. 봄이 되면 온 산을 아름다운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꽃을 이용하여 떡이나 술 따위의 음식을 만들어 꽃의 향기와 계절의 종류를 즐기게 하는 진달래는 우리 겨레와 함께 한 국민 꽃이라 할 수 있다. 진달래(korean rosebay, Rhododendron mucronulatum)는 생물학적으로 진달래목 진달래과의 낙엽관목이며, 진달래과는 전 세계에 약 50속 1,400여 종이 있다. 진달래과에는 진달래 말고도 철쭉(Ryedoense var, poukhanse N) 등도 속하며 철쭉과라고도 한다. 진달래와 철쭉은 봄에 피고 꽃의 빛깔이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되기 쉽지만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진달래는 흔히 4월 무렵에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 것과 달리 철쭉은 5월 무렵에 꽃과 잎이 함께 핀다. 또한 민간에서는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라는 뜻에서 참꽃이라 부르고 있으며, 철쭉은 먹을 수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자야곡(子夜曲) 이육사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우에 이끼만 푸르러라 슬픔도 자랑도 집어삼키는 검은 꿈 파이프엔 조용히 타오르는 꽃불도 향기론데 연기는 돛대처럼 내려 항구에 들고 옛날의 들창마다 눈동자엔 짜운 소금이 저려 바람 불고 눈보라 치잖으면 못 살리라 매운 술을 마셔 돌아가는 그림자 발자취 소리 숨 막힐 마음속에 어데 강물이 흐르뇨 달은 강을 따르고 나는 차디찬 강 맘에 드리노라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우에 이끼만 푸르러라 * 자야(子夜) : 밤 열한 시부터 오전 한 시까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자개바람 [뜻] 쥐가 나서 힘살(근육)이 곧아지는 것[보기월] 다 큰 아이를 안고 있으려니 팔에자개바람이 나려고 했습니다. 어제 아침처럼 해가 힘을 쓰면 낮에는 많이 따뜻하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구름이 가리고 있는 때가 많아서 생각만큼 따뜻함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토박이말 갈배움 연수를 알려 드렸더니 여러분들이 하고 싶다는 기별을 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바쁜 줄 잘 알기게 그 분들께 더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좋은 배움 자리가 되도록 더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배곳 안에서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동아리를 하느라 밖에 계신 분들과 모임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이레 진주교육지원청에서 열리는 '토박이말 가르치는 힘 기르기 연수'를 마치면 하고 싶은 분들과 함께 모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안팎에서 배움가지(교과)를 가르칠 때 갈말(학술용어) 풀이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힘과 슬기를 모을 생각입니다. 그러면 안 할 핑계를 대는 분들의 마음까지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배곳을 나와 아이를 좀 봐 달라는 가시아우의 기별을 받고 가서 조카들을 봤습니다. 이제 너댓 달 된 아기는 마침 잠이 들어서 괜찮았는데 어린이
[한국문화신문 = 김수업 명예교수] 그림씨(형용사) 낱말은 본디 느낌을 드러내는 것이라, 뜻을 두부모 자르듯이 가려내는 노릇이 어렵다. 게다가 그림씨 낱말은 뜻덩이로 이루어진 한자말이 잡아먹을 수가 없어서 푸짐하게 살아남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세기 백 년 동안 소용돌이치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선조들이 물려준 이런 토박이말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다. 그래서 뒤죽박죽 헷갈려 쓰는 바람에 힘센 낱말이 힘 여린 낱말을 밀어내고 혼자 판을 치게 되니, 고요히 저만의 뜻과 느낌을 지니고 살아가던 낱말들이 터전을 빼앗기고 적잖이 밀려났다. 날래다와 이르다 같은 낱말들도 625 전쟁 즈음부터 빠르다에 밀리면서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날래다와 이르다가 빠르다에 자리를 내주고 자취를 감출 듯하다. 우리네 정신의 삶터가 그만큼 비좁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빠르다는 무슨 일이나 어떤 움직임의 처음에서 끝까지 걸리는 시간의 길이가 짧다는 뜻이다. 일이나 움직임에 걸리는 시간의 길이가 길다는 뜻으로 쓰이는 더디다와 서로 거꾸로 짝을 이룬다. ▲ 굼뜨다란 말은 뜻이 다른 느리다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있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날래다는 사람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기자기 [뜻] 2)잔재미가 있고 즐거운 모양.[보기월] 제가 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이아기자기받고 넘기는 걸 보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어제 앞낮에는 옅은 구름에 가려진 해가 힘을 못 쓰는 것 같았는데 낮밥을 먹고 나니 제대로 힘을 내더군요. 배움을 마친 아이들이 공을 차는데 긴 옷을 입은 아이가 없었습니다. 안에서 앉아 있는 저로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느끼고 있는 듯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해가 힘을 내는 걸 보니 많이 따뜻할 것 같습니다. 어제는 공밀치기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여러 이레를 이런저런 안친 일을 하느라 못 했던 공밀치기를 하러 가야겠는데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둘레 배곳 갈침이들께 토박이말 갈닦음(연수)을 알려드리려고 하니 챙길 게 많았지요.멀리 계신 좋은 분들을 모셨는데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들으시면 좋겠다 싶어서 한 일입니다.잃었던 빛을 되찾고 나라를 되찾았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말은 되찾지 못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고 느끼게 되는 자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일을 끝내고 얼른 갔는데 앞에 하시던 분들 판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몸을 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사부작사부작 [뜻] 그리 힘들이지 않고 이어서 가볍게 움직이는 모양[보기월] 사부작사부작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서 그런지 집에 돌아오니 늦은 밤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제 아침까지 짙게 끼었던 안개가 걷히고 난 뒤 만난 해는 참으로 반갑고 따뜻했습니다. 밖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은 더운지 소매가 짧은 옷을 입고 있기도 했습니다. 안과 밖이 많이 달라서 안은 여전히 서늘해서 윗도리를 꼭 입고 있었습니다. 내리쬐는 햇볕에 마당의 물이 말라가는 게 보이는 듯했습니다. 낮에 일 때문에 모인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몸을 생각해서 아침에 올 때 걸어서 오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로 겨를을 내서 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걸어 올 만한 곳에 사시기 때문에 그런다는 말씀을 듣고 저도 속으로 뜨끔했습니다. 날씨 탓도 있지만 마실을 나간지가 언제인지 감감할 만큼 오래되었고, 바쁘다는 핑계로 덜 움직인 게 참일이거든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저녁밥을 챙겨 먹고 일을 한 가지 해 보낸 다음 마실을 나갔습니다. 막 나갔을 때는 서늘해서 옷을 더 두꺼운 것을 입고 나올 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늘 토박이말]뼘들이로 [뜻]동안을 그리 띄지 않고 잇따라 겨끔내기로 들어서[보기월]뼘들이로좋은 이야기를 해 주는 어른들도 있어야겠지만 믿음을 갖고 지켜 봐 주는 분들도 많아야겠습니다. 어제 날이 저물무렵까지 내리던 비는 이제 짙은 안개를 뒤에 두고 사라졌습니다. 곧 안개가 걷히고 해가 날 거라고 합니다.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참 오랫동안 해를 못 본 듯 합니다. 오늘 해를 보면 해가 더 반갑고 밝아 보일 것 같습니다. 이 이레에 비가 온다는 기별이 없으니 앞으로 여러 날은 봄을 느낄 수 있겠지요? 배곳을 옮긴 뒤 지난해 맡았던 아이들한테서 기별이 가끔 옵니다. 배곳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며 말을 걸어 오기도 하고, 밑도 끝도 없이 지난해 말 안 듣던 00인데 알겠냐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제가 그립다며 보러 오겠다고 하는 아이도 있었구요. 스스로 되돌아 보아도 제가 그 아이들에게 그리 잘해 준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느 해와 다른 게 있었다면 조금 덜 나무라고 아이들이 하는 걸 봐 준 것이 다른 것이었다고 할까요? 생각해 보면 사람이 사람을 바꾸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들은 바꾸기가 쉬울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집에서나 배곳 밖에서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봄 무지개 비 그친 뒤 무지개 어디서 오가는지 이윽고 쌀비 오니 하늘이 밝아지네 저 멀리 무지개 골엔 고운 삶이 있으리라 ▲ 저 멀리 무지개 골엔 고운 삶이 있으리라{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뼘다 [뜻] 뼘으로 몬(물건)의 길이를 재다[보기월] 자가 없어서뼘어보니 두 뼘 가웃으로 제가 바라던 크기였습니다.봄장마가 지겹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레끝 늦게부터 내린 비는 어제도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내리다 말다를 되풀이했습니다. 날이 좋으면 낚시를 가자는 기별도 있었고,꽃배곳(초등학교) 모임, 높배곳(고등학교) 모임도 있었는데 다 못 갔습니다.날씨는 둘째 치고 해야 할 일도 있고 다른 모임이 있어서 몸을 뺄 수가 없었습니다.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새벽까지 잠을 잊고 일에 매달려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를 만큼 잘 하지 않는데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해서참으로 오랜만에 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 좋겠다는 아이 마음이 되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벼락을 치듯 한 가지 일을 끝내 놓고 보니 새로운 날이 밝아 있었습니다. 함께하지 못한 사람들한테서 기별이 왔습니다. 동무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 서운하다는 말도 있었고 가지 못했지만 앞서 해 달라고 했던 일을 해서 보내니 잘 받아 쓰라는 기별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갖고 싶은 것을 좋은 솜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