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시가체에는 타쉬룸포 사원이 있다. 포탈라궁이 달라이 라마의 상징이라면, 타쉬룸포 사원은 라마교의 제2의 지도자인 판첸 라마의 상징이라 하겠다. 타쉬룸포 사원 뒤의 헐벗은 니세리산은 타르초와 룽다로 길게 덮여있다. 티베트의 어디를 가나 타르초와 룽다를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여기처럼 산꼭대기뿐만 아니라 아예 산 전체를 덮은 곳은 없을 것 같다. 타쉬룸포 사원은 단순히 사원 건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승려들이 거주 공간까지 하여 하나의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전성기 때에는 승려가 수 천 명이었다는데, 지금은 관리하는 승려들만 남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입장료를 내고 사원 안으로 들어가니 이곳에도 조캉사원처럼 경배 드리려는 사람들이 어느 건물 앞에 길게 늘어서 있다. 이번에는 우리도 기다림의 줄에 합류한다. 이곳에는 판첸라마의 영탑들이 모셔지고 있는데, 5세부터 9세까지의 영탑은 합장탑이다. 원래 각각으로 모셔지던 것이 문화혁명 때 파괴된 것. 문화혁명의 광기는 여기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구나. ▲ 타쉬룸포 사원 ▲ 사원에 경배드리러 온 신자들이 길게 줄을 선 사진 ▲ 타쉬룸포 사원 경내 사진 14대 달라이 라마는 인도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파초(芭蕉) - 이육사 항상 앓는 나의 숨결이 오늘은 해월(海月)처럼 게을러 은(銀)빛 물결에 뜨나니 파초(芭蕉) 너의 푸른 옷깃을 들어 이닷 타는 입술을 축여 주렴 그 옛적 사라센의 마지막 날엔 기약(期約)없이 흩어진 두낱 넋이었어라 젊은 여인들의 잡아 못논 소매끝엔 고은 손금조차 아직 꿈을 짜는데 먼 성좌(星座)와 새로운 꽃들을 볼 때마다 잊었던 계절을 몇번 눈위에 그렸느뇨 차라리 천년(千年) 뒤 이 가을밤 나와 함께 빗소리는 얼마나 긴가 재어보자 그리고 새벽 하늘에 어데 무지개 서면 무지개 밟고 다시 끝없이 헤어지세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뼈지다 [뜻] 1)겉으로 보기에는 무른 듯하나 속으로는 옹골차고 단단하다.[보기월] 저는 못 봤지만 아주뼈지게생긴 아이 모둠이 으뜸보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어제 나라 곳곳에서 피어보지도 못하고 떨어진 꽃들의 넋을 달래는 모임이 있었습니다. 함께 슬퍼하고 앞으로 잘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더군요. 여러 곳에 모여 한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에도 저렇게 한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편 솜씨 겨루기에 나섰던 배움이들은 나름대로 온 힘을 다했지만 썩 좋은 열매를 거두지 못했다는 기별입니다. 좀 더 많이 그리고 더 꼼꼼히 챙겨주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많이 미안했습니다. 제가 도움을 준 것과 다른 마당에서 꼲는 일을 하면서 어떤 배곳이 어떤 보람을 받았다는 기별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못 봤지만 아주뼈지게생긴 아이 모둠이 으뜸보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아이들 옆에서 길을 잡아준 사람으로서 참 많이 모자랐음을 느끼며 더 잘 도울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밤에는 또 다른
[한국문화신문 = 허홍구 시인] 2014년 4월 16일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늘 4월16일 돌아오지 못한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세월호 1년- 팽목항에 보내는 편지 사랑하는 아이들아 얼마나 외롭고 슬프니 얼마나 어둡고 불안하고 춥고 배가 고프니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가족이 얼마나 보고 싶니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과 선생님은 얼마나 그리우니 참고 참다가 얼마나 힘들고 지치고 분노하니 1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아 눈물 흘리며 약속했던 일들이 물거품이 되는 것인지 아직도 우리 서로 만나지 못하고 울고 있구나. 이윤보다 안전을 외졌지만 한철 매미소리처럼 들리고 어이없는 사고가 되풀이되는 위험 속에 우리가 산다. 참으로 아깝고 사랑하는 젊고 싱싱한 아이들아 우리가 왜 이토록 눈물이 나는지 왜 이렇게 무능한지 미안하고 부끄럽고 부끄러워 할 말을 잊는구나. 네가 눈물 나고 아프면 우리도 눈물 나고 아프다 네가 분노하면 살아있는 우리들도 가슴이 터진다 이제 우리 서로를 잊지 말고 그날을 기억하자 역사는 반드시 진실을 기억하고 상벌 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이들아 우리 절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뼈들다 [뜻]1) 힘만 들고 끝이 나지 아니하여 오래 끌다(걸리다).[보기월] 꼬박 한 해를뼈들어도끝이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요즘 날씨가 사람 기분까지 부리는 듯합니다. 서늘한 것에 더해 오늘 또 흐려져 비가 온다고 합니다. 마음껏 피어나지 못하고 져버린 꽃다운 푸름이들이 하늘 나라로 간 지 한 해가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더 서늘하게 느껴지는가 봅니다. 온 나라가 아니 온 누리가 슬픔에 빠졌었고 모두가 다시는 그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었지요.그런데 무엇이 얼마만큼 바뀌고 달라졌을까요? 꼬박 한 해를뼈들어도끝이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렇게 먼저 간 이들의 넋을 달래는 일에도 마음을 써야 하지만 살아서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을 챙기는 일도 잘해야 할 것입니다. 참으로 다시는 그와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히 짜고 살피고 마무를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겨레와 나라의 앞날을 생각해서 더 나은 길과 수를 얼른 찾기를 바랍니다. 슬픔의 물결이 넘쳐 흐르는 오늘 우리 배움이들은 솜씨 겨루기에 나섭니다.
[한국문화신문 = 이규봉 기자] 순정율은 작은 정수에 의한 비가 화음을 이루는 것에 기초해 프톨레마이오스가 피타고라스 음계의 진동수에서 분모와 분자가 두 자리 이상인 경우 약분이 가능한 가까운 수로 다음과 같이 대체했다. 81/64≒80/64=5/4, 27/16≒25/15=5/3, 243/128≒240/128=15/8 따라서 C의 주파수를 1로 했을 때 피타고라스 음계와 순정율의 진동수의 비는 다음 표와 같다. 순정율에서는 도미솔, 솔시레, 파라도 화음은 모두 진동수 비가 4:5:6이 된다. G7화음인 솔시레파의 진동수의 비는 36:45:54:64이나 64를 63으로 바꾸면 이는 4:5:6:7로 간단히 표현이 된다. 보통 사람은 G7화음을 36:45:54:64로 듣기보다는 4:5:6:7의 단순한 정수비로 듣게 된다고 오일러는 주장한다. 순정율에서 C장조의 노래 도도솔솔 라라솔을 한 음 올려 조옮김하면 D장조 레레라라 시시라가 된다. 이때 원곡의 도-솔의 진동수 비는 2:3이나 조옮김한 곡의 레-라는 27:40으로 서로 다르다. 이 차이는 불협화음으로 인식할 정도로 크다. 이처럼 순정율도 조옮김이 불편하기는 피타고라스 방법과 마찬가지이다. 이를 극복한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빼쏘다 [뜻] 얼굴이나 됨됨이(성격)를 꼭 닮다.[보기월] 얼굴만이 아니라 됨됨이까지빼쏜사람을 보면 그것도 놀라운 일이구요. 무지개달(4월)이 된지도 열닷새가 되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 입에서 춥다는 말을 듣습니다. 사람들은 추우면 두꺼운 옷을 입기도 하고 다른 옷을 껴입기도 하는데 푸나무들은 추위를 온몸으로 잘도 견딥니다. 맑은 날이 얼마 되지도 않아서 벌나비를 만나기도 어려웠을 텐데 언제 가루받이를 했는지 벌써 벚나무들은 열매를 맺어 주렁주렁 달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제가 춥다춥다 하는 사이 잎이 손가락 마디보다 크게 자란 나무들이 많고 감나무도 잎을 피웠더군요. 해마다 꼭 닮은 꽃을 피우고 꼭 닮은 잎들을 피우는 꽃과 나무들을 보면 참으로 놀랍습니다. 얼굴만이 아니라 됨됨이까지빼쏜사람을 보면 그것도 놀라운 일이구요. 배곳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러 오시거나 데리러 오시는 아버지, 어머니와 닮은 아이는 말할 것도 없고, 할아버지나 할머니를 빼손 아이들도 가끔 봅니다. 저한테도 아빠를 빼쏜 조카딸이 있는데 볼 때마다 핏줄의 힘을 느끼곤 합니다. '빼다 박다'라는 말을 많이 쓰니까 '빼쏘다'를 쓰는 것을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빨랫말미 [뜻] 장마 때 빨래를 말릴 만큼 매우 짧은 동안 날이 드는 겨를[보기월] 이러다가빨랫말미를 얻어서 빨래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울옷을 넣고 봄옷을 꺼내 입었다가 깜짝 놀란 뒤로 옷을 챙겨 입기가 어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분들 가운데 아직 털옷을 입고 다닌다는 분도 있더라구요. 저도 썰렁할 때 입을려고 옷을 하나 두고 다닌답니다. 아침에는 입었다가 낮에 벗어 놓고 말입니다. 어제 아침부터 내린 비는 오늘 늦게 그칠 거라고 하더니 제가 사는 곳에는반갑게 해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징검다리처럼 비가 온다는 기별입니다. 삿날(수요일)까지 반짝 해가 났다가 낫날(목요일) 또 비가 오고 이틀 맑았다가 밝날(일요일) 비가 올 거라고 합니다. 이러다가빨랫말미를 얻어서 빨래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한 빨래가 오늘 다 말랐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의말을 빌리면이렇게 비가 잦은 것은 하늘이 슬퍼할 일이 많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하늘이 낮고 날이 궂으면 사람 마음도 절로 가라앉는 게 맞나 봅니다. 어제 배움자리에 가서 제 서운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드러내는 바람에 다른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거룩한 풋배울이 날(419) 풋이는 서틀고 배울이는 길 멀고 그래도 그들 있어 나라 있고 겨레 사니 맑참 뜻 어이 잊으리 목숨 바친 그들 뜻을 *이[푼니] : 청년 * 배울이 : 학생 * 맑참 뜻 : 맑고 참다운 뜻 ▲ 4・19민주묘지에 있는 4・19혁명을 상징하는 조각작품 ▲ 동아일보 1960년 4월 20일 치 부정선거규탄학생데모 기사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빗먹다 [뜻] 무엇을 벨 때 칼이나 톱이 먹줄을 매긴 대로 나가지 않고 비뚤어지게 잘못 들어가다.[보기월] 나무를 벨 때 톱이빗먹으면힘이 더 들듯이 일도 짜 놓은 대로 되지 않으면 힘이 많이 듭니다. 큰일을 울력해서 잘 마쳤습니다. 함께한 동무들이 없었으면 많이 힘들었을 텐데 모두가 몸을 사리지 않고 나서 주어서 어려움 없이 잘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앞장서서 일한 동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톱질이나 칼질을 해 본 사람은 잘 알 것입니다. 톱이 빗먹을 때 얼마나 힘이 드는지. 그리고 칼이 빗먹어서 손을 베인 적도 있을 것입니다.나무를 벨 때 톱이빗먹으면힘이 더 들듯이 일도 짜 놓은 대로 일이 되지 않으면 힘이 많이 듭니다. 그런데 일을 잘 짰을 뿐만 아니라 짜 놓은 대로 일을 차근차근 잘 챙겼기 때문에 여느 해보다 더 잘했다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배움을 마치고 헤어진 지 스무 해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을 보며 다들 기뻐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저마다 나이가 남긴 자국들을 마주하며 나달이 참 많이 흘렀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좋은 갈침이(교사)가 되도록 이끌어 주신 스승님들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