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비끄러매다 [뜻] 2)제멋대로 하지 못하게 붙잡아 놓다(강제로 통제하다)[보기월] 아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비끄러매어놓아야 한다고 하는 어른들이 있긴 합니다. 하루 봄볕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했던가요? 제가 엊그제 곧 터질 것만 같다고 했던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나무들도 이제 하루나 이틀이면 다 피지 싶을만큼 꽃봉오리를 맺고 있더군요. 예쁜 꽃을 구경하는 사람들, 꽃을 찍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저도 아이들과 함께 그 많은 사람들 속에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조금 서늘할 것 같아 입고 간 윗도리는 나가자마자 벗어서 허리에 둘러야 했습니다. 발수레가 작아서 못마땅했던 딸아이가 발수레를 빌려서 타는 바람에 타는 게 설어서 잡아 주느라 땀을 좀 뺐습니다. 신나게 봄바람을 쐬며 달리지는 못 했지만 또 하나 돌이켜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서 나름대로 보람이 있었습니다. 일부러 만나려고 해도 만나기 쉽지 않던 사람도 만나고 끼리끼리 어울려서 놀러 나온 사람들의 밝은 얼굴을 보며 삶의 기운을 얻기도 했습니다. 동무들끼리 발수레를 타고 온 한 무리의 아이들이 발수레로 갖가지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다음날 먼저 찾은 곳은 조캉사원이다. 많은 티베트인들이 사원에 참배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고, 사원 주위로도 수많은 사람들이 시계 방향으로 돌고 있다. 우리도 조캉사원은 오후에나 들리기로 하고 시계 방향의 행렬에 끼어들었다.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더 있다고, 나는 갖가지 복장과 표정의 티베트인들에게 카메라를 돌린다. 마니차를 돌리면서 입속으로 중얼중얼 끊임없이 만트라를 암송하는 사람, 삼보일배로 이마까지 땅에 대며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 티베트인들은 일생에 한 번은 티베트 그 넓은 땅 각지에서 삼보일배로 고향을 출발하여 이 조캉사원까지 오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생각한다지 않는가? 오체투지를 하고 일어서는 사람들마다 이마에는 둥그렇게 흙이 묻어 있거나 아예 혹이 생겨났다. 무엇이 이들 티베트인들로 하여금 이런 고행 속에 자기 신앙을 지키게 하는 것일까? ▲ 조캉사원 주위를 도는 순례자와 삼보일배 하는 한 아이 ▲ 오체투지하는 순레자 그런데 그런 티베트인들 틈에서 눈을 거스르게 하는 사람들이 섞여있다. 푸른 제복에 총을 든 사나이들. 저쪽 옥상에도 군인들이 보인다. 혹시라도 티베트인들의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라도
[한국문화신문 = 김연갑 국가상장연구회 위원]일제강점기 애국가 사건은 주로 학생들과 관련한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이 애국가 자료를 가지고 있다가 검거된 경우나 교사가 애국가를 학생들에게 가르쳤다는 사실이 들켜 사건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신문과 총독부 조사보고서류에 기록된 애국가 사건들이다. 하동 보통학교 애국가사건 1923년 10월 2일자 「조선일보」에는 애국가가 적힌 공책을 빌려준 이두석(李斗錫)이란 인물이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두석이 하동군 량보면 여의리 주재소에 근무하는 홍판일(黃判日)이란 주재소원에게 애국가가 적힌 공책을 빌려 주었는데, 그것이 다른 주재소원의 눈에 띄어 사건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기사만으로는 위의 보도 이후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이런 사건은 지방 곳곳에서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학습장조차도 철저하게 검색했던 실상을 보여준 것이다. 실제 필자 소장 자료 중 「공민학교 교장 시험 문제집」제1종․2종이란 공책에 애국가 1절이 연필과 펜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당시 이런 노래는 인쇄 될 수 없었음으로 이같이 잡기장 속에 기록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비끼다 [뜻]2) 비스듬히 비치다[보기월] 때를 잘 맞추면 해넘이 햇살이비끼는둔치를 걸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엊그제 돈을 주고 모셔 온 예쁜 꽃동이에 따스한 봄볕이 들어와 빛나는 걸 보니 참 좋습니다. 절로 예쁘다 고맙다는 말이 나오겠지요. 낮에는 안보다는 바깥이 더 따뜻해서 꽃들에게 좀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볕이 들어오는 곳에서 마음껏 쬘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꽃봉오리가 여럿 맺혀 있는데 다음 이레에는 꽃송이로 가득 찬 더 예쁜 모습을 볼 수 있지 싶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마가람(남강)을 따라 달리는 데 아직 해가 넘어가려면 한참 있어야 되겠다 싶을 만큼 제법 높게 떠 있었습니다. 두 이레 앞까지만 해도 해가 메에 걸려 있거나 지고 난 뒤에 같은 곳을 지났는데 그만큼 낮이 길어졌다는 것이지요. 조금 더 있으면 집에 가서 저녁을 먹고 나가도 해가 있을 때 마실을 갈 수 있을 겁니다. 때를 잘 맞추면 해넘이 햇살이비끼는둔치를 걸을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저녁 때는 참으로 오랜만에 마실을 나갔습니다. 땅거미가 질 무렵에 나갔는데 검푸른 하늘에는 손톱달이 보이고 별들도
[한국문화신문 = 김수업 명예교수] 그치다나 마치다 모두 이어져 오던 무엇이 더는 이어지기를 그만두고 멈추었다는 뜻이다. 이어져 오던 것이므로 시간의 흐름에 얽혀 있고, 사람의 일이나 자연의 움직임에 두루 걸쳐 쓰이는 낱말이다. 그러나 이들 두 낱말은 서로 넘나들 수 없는 저만의 남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그치다와 마치다의 뜻이 서로 넘나들 수 없게 하는 잣대는, 미리 어떤 과녁이나 가늠을 세워 두었는가 아닌가이다. 미리 어떤 과녁이나 가늠을 세워 놓고 이어지던 무엇이 그 과녁을 맞혔거나 가늠에 차서 이어지지 않으면 마치다를 쓴다. 아무런 과녁이나 가늠도 없이 저절로 이어지던 무엇은 언제나 이어지기를 멈출 수 있고, 이럴 적에는 그치다를 쓴다. 자연의 움직임은 엄청난 일을 쉬지 않고 이루지만 과녁이니 가늠이니 하는 따위는 세우지 않으므로, 자연의 모든 움직임과 흐름에는 그치다만 있을 뿐 마치다는 없다. 비도 그치고, 바람도 그치고, 태풍도 그치고, 지진도 그친다. ▲ 그치다와 마치다의 뜻은 과녁이나 가늠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과녁이나 가늠을 세워 놓고 이어지는 무엇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일이라고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비다듬다 [뜻] 자꾸 매만져서 곱게 다듬다.[보기월] 머리와 옷을비다듬듯이 생각과 마음까지 비다듬도록 도와야겠습니다. 한 해, 한 달, 이레, 하루를 돌아볼 때 사람에 따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한 해를 살고도 좋았던 일들을 많이 떠올리면서 참 좋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아쉽고 안 좋았던 일들을 떠올리며 안 좋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하루를 지내고 또 하루를 꾸리면서 좋았던 일들을 많이 떠올리고 좋은 일이 많을 거라 생각하는 게 몸에도 좋고 삶에도 좋다고 합니다. 우리 둘레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도 그러면 좋겠습니다. 배곳에서 만나는 아이들도 한 사람 한 사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다 귀엽고 예쁩니다. 잘하고 못함, 옳고 그름, 좋고 궂음을 따질 때 비로소 달리 보이게 되니까 말입니다. 어제 솜씨 겨루기를 할 때 만난 아이들도 저마다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그 가운데 몇 아이는 하다가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붙들고 매달려서 마침내 해 내는 걸 보면서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부쩍 옷이나 머리를 비다듬는 일에 마음을 쓰는 걸 자주 봅니다. 나름대로 챙길 것은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붚대다 [뜻] 말이나 몸짓을 바삐(몹시 급하게) 하다.[보기월]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붚대다잘못을 할 때가 많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춥고 낮에는 따뜻하니 사람도 푸나무도 날씨에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벌써 짧은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고 바닷물에 들어 가서 물놀이를 한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저는 코가 맹맹한 것이 마뜩잖습니다. 밝날 따뜻하다 싶어서 옷을 얇게 입고 나와서 일을 할 때 좀 춥다 싶었는데 그때 찬바람이 들어왔는가 봅니다. 어제 개나리 진달래 걱정을 했었는데 제가 이러니 꽃들에게 부끄럽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배곳 안에서 배월(과학) 솜씨를 겨루는 날입니다. 저마다 가진 솜씨들을 뽐내고 좋은 열매를 거둔 아이들은 다른 배곳 아이들과 겨루러 나가게 되지요. 그런 걸 하고 싶어하고 즐기는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날이지만 그런 걸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지겨운 날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자리에서 숨겨져 있거나 모르고 있던 힘과 슬기를 찾아 내기도 하니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눈을 크게 뜨고 챙겨 봐야겠습니다. 늘 지내던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좋아하는 일감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붙따르다 [뜻] 2)섬기어 가까이 따르다=붙좇다[보기월] 누구나붙따르는사람이 있다는 것은 부러움을 살 만한 일입니다. 배곳으로 오는 길가에 피어 있는 개나리와 진달래꽃이 추위에 많이 떨었는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좀 추워 보였습니다. 저는 추울 거란 기별을 듣고 옷을 챙겨 입고 나와서 떨지는 않았습니다. 꽃샘추위가 사흘을 갈 거라고 했으니 이제 하루만 더 견디면 되겠지요? 나날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배움에 조금씩 지루해 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배우기만 하고 익힐 겨를이 없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랑 다를 바가 없는 일에 다 같이 매달려 있으니 지치기 쉬울 것입니다. 답답한 기분을 받아 줄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좀 나을 텐데 둘레 어른들도 아이들 못지 않게 바쁘고 아프니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이들 마음을 헤아려 주고 마음 속 이야기를 다 들어 주고 싶지만 제 마음하고 달리 그렇게 할 겨를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이 붙따르는 갈친이들이 계셔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릅니다. 누구나붙따르는사람이 있다는 것은 부러움을 살 만한 일입니다. 누구보다 갈친이로서붙따르는배움이들이 많다는 것은 더더욱 부러워 할 일이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한 낮밤(春分) 낮밤이 같으니 단잠이 들고들어 깨어나니 저녁인데 낮내음 지녔네 이제는 치달아가며 한여름 오는구나 ▲ 춘분(春分),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날(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붙안다 [뜻] 1)두 팔로 부둥켜안다.[보기월] 아이를붙안고땀을 뻘뻘 흘리며 가는 젊은 아빠도 있었습니다. 불을 넣지 않았는데도 방 안에서 덥다 싶어서 문을 열만큼 엿날 낮에는 참 따뜻했습니다. 바빠서 자주 나가지는 못해도이레끝에는 꼭 나가야지 다짐을 했던 터라늦은 낮밤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발수레를 타러 나갔습니다. 아직 딸아이는 발수레를 제 마음대로 부리지 못해서 같이 끌고 갔는데 걸어 가는 것보다 더 더뎌서 제 발수레에 싣고 사람들이 적을 곳을 찾았습니다. 이웃 배곳에는 공을 차러 온 아이들로 붐벼서 둔치까지 갔는데 가는 동안 땀이 나서 윗도리를 벗어야했습니다. 겨우 딸아이 발수레를 내려 주고 땀을 식히며 보니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 발수레를 타는 사람,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둔치가 북적였습니다. 많은 사람들 가운데 아이를붙안고땀을 뻘뻘 흘리며 가는 젊은 아빠도 있었습니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남들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탓에 더운 여름 아이 안고 다니기가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었거든요.^^ 아이들이 발수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