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독 백 이육사 운모(雲母)처럼 희고 찬 얼굴 그냥 주검에 물든 줄 아나 내 지금 달 아래 서서 있네 높대보다 높다란 어깨 얕은 구름쪽 거미줄 가려 파도나 바람을 귀밑에 듣네 갈매긴 양 떠도는 심사 어딘 하난들 끝간 덴 알리 으릇한 사념을 기폭(旗幅)에 흘리네 선창마다 푸른 막 치고 촛불 향수(鄕愁)에 찌르르 타면 운하는 밤마다 무지개 지네 박쥐같은 날개가 펴면 아주 흐린 날 그림자 속에 떠시는 날쟎은 사복이 됨세 닭소리나 들리며 가랴 안개 뽀얗게 내리는 새벽 그곳을 가만히 내려서 감세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붙박이 [뜻] 어느 한 곳에 자리잡은대로 박혀서 움직임이 없는 상태. 또한 그런 사람이나 일몬(사물)[보기월]사 람 마음이붙박이가 아니라서 쉽지 않겠지만놀이를 하듯 일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려야겠습니다. 어제 아침 비에 젖은 활개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놀 때 마른 자리 젖은 자리를 가리지 않고 놀더라구요. 공을 차고 줄넘기도 하다가 줄넘기 줄로 물을 튀기며 잘도 놀았습니다. 배울 때는 어떨까요? 배움을 놀이로 여기도록 돕고, 스스로도 놀이할 때의 마음으로 배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놀면서 얼굴을 찌푸리거나 성을 내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사람 마음이붙박이가 아니라서 쉽지 않겠지만놀이를 하듯 일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려야겠습니다. 오늘은 배곳 갈배움길(교육과정) 길잡는 날입니다. 어버이들께 올해 배곳에서 겨냥하는 일, 함께 가 닿아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알려 드리고 그곳으로 가는 데 도움을 달라는 말씀을 드리게 될 것입니다. 그것 말고도 알려 드릴 것이 많긴 합니다. 동진 식구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붙매이다 [뜻] 사람이나 어떤 일에 매여 벗어나지 못하다.[보기월] 하지만 다른 것들에붙매이는것보다는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봄비가 꽤 많이 내렸습니다. 먼지가 많았던 곳에는 먼지를 가시게 해서 좋다고 하고 매말라서 불이 잦던 곳에서는 여름비처럼 내린 비를 반겼습니다. 제가 있는 곳에서는 반가운 비와 함께 알음알이 밥잔치를 했습니다. 배곳 안에서 모임을 할 때는 몇 차례 만났지만 여느 날 뵙기 어려운 분들을 만나 인사도 드리고 토박이말을 좋게 봐 달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낯선 토박이말을 날마다 안겨 드려서 일처럼 여기실 수도 있는데 마다하지 않으시고 좋게 받아들여 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글로 인사를 드리다가 얼굴을 뵙고 인사를 드리면서 여러 말씀을 듣고 보니 마주이야기(대화)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새삼 느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만난 적도 없고 마주이야기를 해 본 적도 없는 많은 분들께서제가날마다누리어울림터(에스엔에스)에올리는 토박이말을 맛보시고 좋아해 주시는데 그 분들께 더더욱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떤 분은 제가 토박이말에 힘을 쏟는 것을 보며 걱정을 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는 경제 위기 속에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영웅으로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고 있다. 우리는 국민 영웅, 국민 가수, 국민 어머니, 국민 동생 등은 국민이라는 앞가지(접두어)를 붙여 그의 공로나 가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한다. 봄이 되면 온 산을 아름다운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꽃을 이용하여 떡이나 술 등의 먹거리를 만들어 꽃의 향기와 계절의 풍류를 즐기게 하는 진달래는 우리 겨레와 함께한 국민꽃이라 할 수 있다. 진달래(Korean Rosebay, Rhododendron mucronulatum)는 생물학적으로 진달래목 진달래과의 낙엽관목이고, 진달래과는 전 세계에 약 50속 1,400여 종이 있다. 진달래과에는 진달래 말고도 철쭉(Rhododendron schlippenbachii Maxim) 따위가 속하며 철쭉과라고도 한다. 진달래와 철쭉은 봄에 피고, 꽃의 빛깔이 비슷하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지만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진달래는 흔히 4월 무렵에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데 반하여 철쭉은 5월 무렵에 꽃과 잎이 함께 핀다. 또한 민간에서는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라는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불현듯이 [뜻] 1)갑자기 어떤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일어나는 꼴=불현듯[보기월] 엊그제불현듯이떠올랐던 그 생각처럼 좋은 생각이 자주 떠오르면 좋겠습니다. 철이 바뀌는 빠르기만큼 사람 마음도 봄처럼 좀 포근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이 아니었으면 안 그랬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니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토박이말 맛보기는 안 해도 될 '일'이 아니라 아이들 심심풀이 놀잇감으로 여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새로운 배곳에 와서 만난 꽃동이(화분)들이 새 잎을 내고 있어 참 반갑습니다. 물을 주며 예쁘다., 튼튼하게 잘 자라라.라는 말을 해 준 보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말의 힘이 얼마나 센지를 잘 알고 좋은 말을 서로 주고 받으며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말이 씨가 되고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말입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쏟아진 것처럼 제 둘레에 있습니다. 몰라서 놓치기도 하고 알지만 다그치지 못해서 안 된 일도 있습니다. 일을 보는 눈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서로 서있는 자리를 바꿔서 생각해 보면 그 사이를 좁힐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토박이말을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프다 [뜻]1) 무게는 나가지 않지만 부피가 크다.[보기월] 그렇게부픈짐을 들고 집까지 오니 땀이 났습니다. 엊그제 제가 만난 봄이 바람을 타고 우리 곁으로 와서 소리를 치는 듯이 어제 낮은 참 따뜻했습니다. 집 안에 있는 것보다 밖에 있는 것이 훨씬 나았으니까요. 봄을 맞으러 봄옷을 입은 사람들은 아침에 좀 추웠을 것이고 봄을 믿지 못해 겨울옷을 입은 사람들은 한낮에는 좀 덥다 싶었을 것입니다. 이런 때 날씨에 맞게 옷을 입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걸리지 않던 고뿔에 걸리는 사람도 있으니 마음을 써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만남이 두 이레가 지나가면서 낯이 익는 만큼 서로에게 조금씩 익어 가는 게 보입니다. 서로 바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먼저 생각해 주게도 되고, 저마다 지켜야 할 것과 내 주어야 할 것들을 알맞게 가려 가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서로 좋은 것을 보고 좋은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무슨 일이든 좋게 잘 될 거라는 믿음이 단단해지는 걸 느낍니다. 저녁 밥을 먹고 사야 할 것이 있다고 해서 가게에 갔습니다. 가게 마칠 때가 다 되어서 달리다시피 서둘러 가서 바쁘게 몇 가지 살
[한국문화신문 = 김수업 명예교수] 자유는 사람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바람이다. 그러나 사람은 몸과 마음에 얽힌 굴레와 멍에 때문에 자유를 누리기가 몹시 어렵다. 가끔 굴레를 벗고 멍에를 풀었을 적에 잠간씩 맛이나 보며 살아가는 수가 있지만, 온전한 자유에 길이 머물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의 몸과 마음에 얽힌다는 굴레나 멍에는 빗대어 말하는 것일 뿐이고, 참된 굴레나 멍에는 소나 말 같은 집짐승을 얽어매는 연모이다. 굴레는 소나 말의 머리에 씌워 목에다 매어 놓는 얼개다. 소가 자라면 코뚜레를 꿰어서 고삐를 코뚜레에 맨다. 그리고 고삐를 굴레 밑으로 넣어서 목 뒤로 빼내어 뒤에서 사람이 잡고 부린다. 이때 굴레는 고삐를 단단히 붙들어 주어서, 소가 부리는 사람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말은 귀 아래로 내려와 콧등까지 이른 굴레의 양쪽 끝에 고삐를 매어서 굴레 밑으로 넣고 목 뒤로 빼내어 뒤에서 사람이 잡고 부린다. 굴레가 고삐를 맬 수 있게 하고 움직이지 않게 하여, 말이 부리는 사람의 뜻을 거스를 수 없도록 한다. ▲ 굴레나 멍에는 소나 말 같은 집짐승을 얽어매는 연모이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멍에는 소나 말에게 수레나 쟁기 같은 도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첫 나비 이제야 하나 둘 기름꽃 피었으니 어디서 왔는지 흰나비 춤 추네 다 가는 봄 석달만큼 따뜻함은 없으리 * 기름꽃 : 유채꽃 ▲ 봄이 되고 기름꽃(유채꽃)이 피었다. 저 기름꽃에는 온갖 나비들이 춤을 추겠지.(고흥군청 제공)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부질없다 [뜻] 대수롭지 않거나 쓸모가 없다.[보기월] 그러나 제가 한 걱정은 그야말로부질없는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잘 쉬셨습니까? 저는 시골집에 가서 봄 구경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캄캄한 밤에 시골집에 닿아서 몇 마디 이야기도 못하고 여러 날 비어 있던 서늘한 방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리다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여느 때보다는 일찍 일어나 밥을 먹는데 아버지께서 일을 좀 하고 갈 수가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안친 일이 많았지만 안 해도 될 일을 하자고 하시지 않았을 거라는 것을 잘 알기에 숟가락을 놓자마자 바로 일을 했습니다. 제가 한 일은 밤나무와 감나무에 밑거름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나무에 물이 오를 것이고 그때 거름을 빨아 올려서 튼튼한 잎을 만들고 옹골찬 열매를 맺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름말입니다. 나무 둘레에 골을 파고 거름을 줘야 하는 하는 데 아침 일찍이라 땅이 얼어서 일을 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나갔습니다. 그러나 제가 한 걱정은 그야말로부질없는것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깨우쳐 주기라도 하는 듯이 봄은 땅 위에만 온 것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소공원 (少公園) 이육사 한낮은 햇발이 백공작(白孔雀) 꼬리 우에 함빡 퍼지고 그넘에 비둘기 보리밭에 두고 온 사랑이 그립다고 근심스레 코고울며 해오라비 청춘을 물가에 흘려보냈다고 쭈그리고 앉아 비를 부르건만은 흰 오리떼만 분주히 미끼를 찾아 자무락질치는 소리 약간 들리고 언덕은 잔디밭 파라솔 돌리는 이국소녀 (異國小女)둘 해당화 같은 뺨을 돌려 망향가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