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보미 [뜻] 입쌀이나 좁쌀에 물을 넉넉히 붓고 푹 끓여 체에 걸러 낸 걸쭉한 먹거리.[보기월] 이를 뽑고 솜을 물고 있는 아이를 보며보미를 만들어 먹여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날씨가 어제보다 추울 거라는 기별을 듣고 단단히 입고 집을 나섰는데 그리 많이 춥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껴입고 가길 잘했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었는데 다 하고 오리라 생각을 하고 일을 했으나 끝내 다 하지는 못하고 배곳을 나와야 했습니다. 딸아이가 이가 마뜩잖다고 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아침에 밥을 먹다가 이에서 피가 났는데 많이 흔들린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이를 갈려고 새 이가 나는 거라 생각은 들었지만 제가 안 봤으니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이 보는 집 문을 닫기 앞에 가야 해서 마음이 바쁜데 길이 막혀서 얼른 갈 수가 없었습니다. 서둘러 가서 이를 빼고는 선걸음에 돌아왔습니다. 이를 뽑고 솜을 물고 있는 아이를 보며보미를 만들어 먹여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해서 먹고 싶은 걸로 시켜 먹었습니다.^^아픈 사람한테 밥이나 누룽지를 삶아 먹이곤
[한국문화신문 = 허홍구 시인] 나도 이제 세월이 빠르다는 걸 몸으로 느끼는 나이가 되었다. 아득하게 먼 곳으로만 생각했던 일흔의 고개를 넘는다. 이제 날마다 맞이하는 아침은 내게 새롭고 신비로운 아침이다. 생각해보니 참으로 먼 길 어려웠지만 무탈하게 여기까지 왔다. 세월 따라 변한 것도 많지만 잃어버린 것도 한둘이 아니다. 정년퇴직을 하면서 가지고 있던 지위와 권위가 무너지고 심지어 충직하게 날 대신하여 일하던 어금니도 뽑혀나가고 몰래몰래 숨겨 두었던 비자금은 다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다. ▲ 눈물 나게 고마운 요양병원의 간병인(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이제 누가 또 무엇이 날 대신 해 줄 것인가? 뽑혀나간 어금니를 대신한 틀니를 바라보며 고마워한다. 자식들도 못하는 요양병원의 간병인을 눈물 나게 고마워한다. 새벽 길거리를 깨끗하게 치워주는 환경미화원의 노고에도 멀리에 있는 친인척보다도 가까이에서 안부를 묻고 보살펴주는 내 이웃의 따뜻한 우정과 사랑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나는 너를 위해 또 이웃을 위해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누가 무엇이 날 대신 해 주듯이 나도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의 옆자리에 있어주고 대신해주는 그러한 나를 생각한다. ---------
[한국문화신문 = 이규봉 교수] 정수비와 배음 줄을 튕기면 제일 낮은 주파수인 기본음이 울리며 동시에 그 주파수의 2배, 3배, ... 되는 음들이 함께 나온다. 그러나 첫 음인 기본음의 진폭이 가장 크기 때문에 소리가 가장 크게 울려 이 음만 나오는 것처럼 느낀다. 첫 음을 도라고 하면 주파수가 2배인 음은 옥타브 위 도, 이 음과 그 다음 음은 주파수 비가 2:3이므로 완전5도 위인 솔이 된다, 그 다음 나오는 음은 주파수 비가 3:4이므로 솔보다 완전4도 위인 한 옥타브 위인 도가 나온다. 이러한 음들을 배음이라 하며 악기의 음색을 결정한다. 따라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음의 주파수 비는 1:2, 2:3, 3:4, 4:5, 5:6 등이 된다. 이 비율이 서양음계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눈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이 대칭구조와 같은 모양의 균형에서 그 근거를 찾듯이 귀는 배음구조라는 음의 균형에서 듣기 좋은 느낌을 갖는다. ▲ 첫 음의 주파수를 1이라 할 때 배음의 주파수와 음계 19세기 헤름홀츠는 이 배음구조를 수학적으로 확실하게 설명하였다. 배음구조의 원음에 가까운 소리들이 서로 어울릴 때는 어울림화음이 되고, 원음에서 멀어질수록 잘 어울리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늬 [뜻] 밤이나 도토리 따위의 속에 있는 얇고 떫은맛이 나는 속껍질[보기월] 보늬가 덜 벗겨졌는지 밤이 조금 떫었지만 단맛이 더 많아 맛있었습니다. 아침에는 포근하다 싶었던 날씨가 날이 저물면서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집 안에 있어도 으슬으슬 춥다는 느낌이 들어서 옷을 껴입게 되더라구요.낮에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갈무리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둘째 발표 토의에 모시는 글을 여러 곳에 올리고 보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발 벗고 나서서 함께해 줄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곧 힘과 슬기를 보태주실 분들이 줄을 이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입이 심심해서 여기저기 뒤지다 보니 구석에 밤 몇 톨이 보였습니다. 칼을 찾아 밤을 재빨리 깎아서 입에 넣었습니다.보늬가 덜 벗겨졌는지 밤이 조금 떫었지만 단맛이 더 많아 맛있었습니다. 조금 말라서 물기가 적어 더 달게 느껴졌나 봅니다.요즘에는 '보늬'를 그냥 속껍질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잘 안 쓰니 그렇게 되었다고 하지만 챙겨서 가르치고 배우면 쓸 말을 버리려고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아래와 같은
[한국문화신문 = 손현목 작가]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깨다 [뜻] 2)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번거롭거나 거북하고 괴롭다.[보기월] 그 분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힘들어 마음이보깬다는 말을 했습니다. 배움쉼을 끝내고 만난 사람들의 얼굴이 밝고 환했습니다. 아이들도 잘 쉬고 왔는지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만나 웃으며 인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릅니다. 가기 싫지 않은 곳인 배곳(학교), 보기 싫지 않은 사람이라서 말입니다.기별나무(위키트리)가 만들어진지 다섯 돌이 되었다고 잔치를 한다는 기별을 보았습니다. 기별나무가 싹을 틔울 때 저도 그곳에 '토박이말 맛보기' 씨앗을 심었으니 '토박이말 맛보기'나무도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기별나무에서 챙겨 주셔서 많은 분들께 토박이말 맛을 보여 드릴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써 온 날, 달, 해를 생각해 볼 때 토박이말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그만큼 늘어나지는 않은 게 참일입니다. 저와 이야기를 나눈 어떤 분의 말씀처럼 많은 분들이 시큰둥해 하시지요. 그 분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힘들어 마음이보깬다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머지 않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금자리 [뜻] 2)지내기에 매우 포근하고 아늑한 곳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저마다 좋은 짝을 만나보금자리를 만들어구순하게 지내길 빌고 빌어야겠습니다.이레끝 겨레말살리는이들(겨살이)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제대로 된 겨레말 말집을 만들겠다는 한마음으로 모인 분들이 그동안 하신 일들을 들으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저는 생각지도 못한 말들을 붙들어 살피고 가려서 아이들과 나눌 수를 찾으려고 힘을 쓰신 이야기가 저를 그렇게 만들었습니다.저마다 선 자리가 다르니 힘에 맞추고 걸음걸이에 맞춰 조금씩 앞으로 갈 수 있도록해야겠습니다. 한밭에서 겨살이 모임을 마치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서 진주로 내려왔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꽃배곳(초등학교) 마침보람(졸업장)을 준 아이들이 저를 만나자고 한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열 세 살 어린이였던 사람들이 곧 서른을 바라보는 어른이 되어 와 있었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많은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벌써 짝을 만나 아이들의 아빠가 된 사람, 얼마 앞에 짝을 만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든든했습니다
[한국문화신문 = 김수업 명예교수] 우리 겨레가 한문을 끌어다 쓰면서 우리를 잃어버리고 중국을 우러르며 굴러떨어진 역사를 ‘중세 보편주의’에 어우러진 문명의 전환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중국의 한문 문화에 싸잡혀 들어간 것이 중세 동아시아 보편주의에 어우러진 발전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문은 그런 중세 보편주의를 이루어 내게 해 준 고마운 도구였다고 한다. 이런 소리는 이른바 중화주의자들이 셈판을 두들겨 꿍꿍이속을 감추고 만들어 낸 소리인데, 우리나라 지식인들까지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중세 보편주의’란 서유럽 역사에서 끌어온 말이다. 이 말은 르네상스 이전에 모든 유럽 사람들이 라틴말을 쓰면서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놓고 살던 시절[중세], 가톨릭[보편] 교회의 가르침[주의]을 뜻하는 말이다. 라틴말이 유럽에 두루 쓰인 것과 한문이 동아시아에 두루 쓰인 것이 닮았다고 섣불리 ‘중세 보편주의’를 끌어다 붙였겠지만 그건 터무니없는 소리다. 우선 동아시아에는 고대를 받아서 근대로 넘겨주는 ‘중세’란 것이 없었다. 왜냐하면 기원전에 만들어진 정치·사회 체제가 19세기 말까지 거의 그대로 되풀이되었을 뿐 아니라, 한문의 위세 또한 19세기 말까지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눈 속의 딸꽃(梅花) 홀몸은 자랑이고 내음은 으뜸이니 눈옷을 걸친모습 둘없는 멋이구나 소나무 한해푸름과 곧곧은 대나무 뜻 딸(매화꽃)은 떼 지어 살지 않고 또 추운 때에 고운 꽃을 피우고 그 향가가 말없이 그윽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딸꽃을 좋아하는 것일 거다. 또 그와 함께 한 해 늘푸른 소나무와 곧고 곧은 대나무는 사람들의 벗이라 할 것이다. ▲ 눈 속에서 꽃을 피는 매화는 향(香)을 팔지 않는다.
[한국문화신문 = 김연갑 국가상장연구회 위원] 국가(國歌/National Anthem)는 국호 대한민국국기 태극기․국화 무궁화와 함께 노래로서 나라를 표상하는 국가 상징물의 하나이다. 추상적인 대한민국을 구체적으로 역사성과 이념을 가사와 선율로 나타낸 것이다. 이로서 국가는 부르는 이에게 민족 정서를 통해 이념을 일체화 시켜 연대감과 동질감을 갖게 하는 것을 첫 째의 기능으로 삼는다. 이런 점에서 기능음악이거나 정치음악이지 감상을 위한 절대음악은 아닌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가는 애국가(愛國歌)다. 이 애국가는 국가 고유 곡명이면서 동시에 나라를 사랑하자는 계몽가로서의 명칭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기능상으로는 나라의 유일한 제도적 노래인 국가이면서 나라를 사랑하자는 계몽적 노래(Patriotic Hymn)의 하나인 애국가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를 영어로 표현하면 National Anthem인 동시에 Patriotic Hymn이고, 명칭은 Ae-kuk-ga인 것이다. 이는 다른 나라 국가와의 차이이기도 한데, 그러므로 정확한 표기는 대한민국 국가 애국가라고 하고, 식순에서도 국가 제창이라고 해야 옳다. 우리가 태극기에 대한 경례라고 하지 않고 국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