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보굿 [뜻] 2)그물이 가라앉지 않도록 벼릿줄에 듬성듬성 매는 가벼운 몬=뜸[보기월] 마음이 그래서 그랬는지 제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보굿이 있었던가 봅니다. 생각지도 않은 일 때문에 가슴 아픈 날이었습니다. 제가 간수를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만 여러 날 해 놓은 일이 담긴 것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새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남한테 말을 하기도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도 아파서 바람을 쐬러 갔습니다.일이야 새로 하면 되지만 그 안에 들어 있던 다른 것들까지 없어져서 더 안타까웠습니다.날씨는 흐렸지만 앞이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차가운 바람을 맞으니 좀 시원해졌습니다. 겨울 바닷바람이 저를 보고 얼을 차리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마음을 추스리며 바다 구경을 했습니다. 갈매기도 날고 고깃배들도 오가는 게 보였습니다.배 하나가 제가 서 있는 곳 바로 앞에 서더니 뭔가를 건져 올렸습니다. 뭔가 했는데 바로 그물이었습니다. 마음이 그래서 그랬는지 제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보굿이 있었던가 봅니다. 눈 앞에서 그물을 올리는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여러 가지 물고기가 걸려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좋은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볕뉘 [뜻] 3)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살핌이나 돌봄[보기월] 하지만 늘 누군가의볕뉘가 있기에 더 큰 어려움 없이 산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아침부터 흐리던 날씨는 낮밥을 먹을 무렵 비를 뿌렸습니다. 눈다운 눈을 구경하지 못한 아이가 또 비가 오네.라며 비받이를 들고 나갔습니다. 진주어린이 책집에서 아이들을 만나 우리말 겨루기와 토박이말 딱지를 갖고 놀며 토박이말을 배웠습니다. 때새가 짧게 느껴지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하니 기분도 좋고 기운도 났습니다.몇 해 앞에 모시고 일을 같이 하셨던 분이 그림잔치(개인전시회)를 여시는 곳에 갔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쁜 마음으로 손뼉을 쳐 주러 오셨더군요. '매화'를 벼름소로 그린 그림들로 가득찬 그곳에는 매화 내음이 물씬 나는 듯이 느껴졌습니다.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어 좋기도 했습니다. 함께 지낼 때는 잘 모르고 지나치기 쉽습니다. 참 많은 도움을 주고받으며 산다는 것을 말입니다. 저마다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게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늘 누군가의볕뉘가 있기에 더 큰 어려움 없이 산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볕뉘'는 '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벼슬덤 [뜻] 벼슬아치가 그 자리의 힘으로 챙기거나 얻는 돈이나 몬(물건)[보기월] 예나 요즘이나 벼슬하는 사람들이벼슬덤을 어떻게 하느냐가 큰 풀거리입니다. 한추위(대한)이 지나갔으니 이제 겨울도 끝자락을 보이는가 봅니다. 철모르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었다는 기별을 들었는데 이제 제대로 필 때가 머지 않았습니다.철모르게 피었다 지는 꽃같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이 제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해서 말밥에 오른 걸 봤습니다. 어렵게 오른 자리일 텐데 그렇게 옷을 벗는 걸 보면 안타깝습니다. 예나 요즘이나 벼슬하는 사람들이벼슬덤을 어떻게 하느냐가 큰 풀거리입니다.자리에 오르거나 앉는 것만으로도 힘이 생기고 또 때로는 그 힘으로 돈까지 챙기는 일을 하다보면 저마다 해야 할 참 구실을 잊기 쉽습니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손가락질을 받기도 하고 남들이 우러러 보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벼슬덤'이 '벼슬로 얻는 덤'이니 벼슬은 아니더라도 저마다 일터에서의 '자리'에 따라 얻는 '덤'을 '자리덤'이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벼슬덤'이든 '자리덤'이든 슬기롭게 잘 갈무리하도록 마음을 써야
[한국문화신문 = 김슬옹 교수] 세종 5년인 1423년은 세종이 임금으로서 본격적으로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한 때다. 상왕인 태종이 1422년에 죽기까지 아버지 영향력 아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종 5년은 세종의 재능을 시험이나 하듯 극심한 천재지변에 시달려야 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굶주리는 백성이 온 나라에 넘쳐났다. 함길도에서는 밀과 비슷한 흙으로 떡과 죽을 만들어 먹을 정도로 참혹했다(세종실록 1423/03/13). 함길도의 화주에 흙이 있는데, 빛깔과 성질이 밀과 같았다. 굶주린 백성들이 이 흙을 파서 떡과 죽을 만들어 먹으매, 굶주림을 면하게 되었는데, 그 맛은 메밀 음식과 비슷하였다._세종실록 1423/03/13 즉위 때부터 몇 년째 이어지는 가뭄이었다. 세종은 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냈을까? ▲ 세종 5년 먹을 것이 없어 흙으로 떡을 해먹는 백성이 있었다. 이에 세종은 모두 자신의 탓이라 여겼다(그림 이무성 한국 화가) 첫째는 위기 상황을 총체적으로 보고 거기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하였다. 1월 9일 충청도에서는 농사에 실패한 각 고을 사람들이 구걸하려고 다른 지방으로 떠돌았다. 그런데 각 지역의 관리들은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고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벼리다 [뜻] 2)(마음, 생각, 뜻을) 가다듬고 단단하게 또는 세게 하다[보기월]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토박이말을 생각하는 마음을벼릴수를 찾고 있습니다. 어제 새벽에 내린 비를 본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멀리 가서 동무들을 만나고 오는 길에 봤습니다. 집에서 주무신 분들은 비가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침 하늘은 그랬습니다. 낮에 바람이 불지 않을 때 햇살이 참 포근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저물면서 바람이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추운 날씨만큼 요즘 부쩍 잦아진 듯한 궂은 기별들이 마뜩잖은 분들은 많을 것입니다. 저마다 혼자 있을 때는 그렇지 않은 듯 해도 여럿이 모이면 걱정하는 말을 한입으로 하는 걸 듣곤 합니다. 그리고 나름의 풀 수를 이것저것 내 놓기도 합니다. 다들 옳은 말이기는 하지만 저는 좀 다른 쪽에서 생각해 봅니다. 한 묶음처럼 이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모두가 우리가 하는 거칠고 나쁜 말들과 아랑곳한 일들입니다. 잘못을 나무라고 꾸짖는 것도 해야하지만 바로잡을 수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일을 바로잡으려고 한다면 그 어떤 것보다 우리가 곱고 바른 말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이육사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12성좌 그 숫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개의 별!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친하고 그 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미래를 꾸며볼 동방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지구를 갖는 것 아롱진 설음밖에 잃은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한 개의 새로운 지구를 차지할 오는 날의 기쁜 노래를 목안에 핏대를 올려가며 마음껏 불러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느끼며 돌아가는 군수 야업의 젊은 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사막의 행상대도 마음을 축여라 화전에 돌을 줍는 백성들도 옥야천리를 차지하자 다 같이 제멋에 알맞은 풍양한 지구의 주재자로 임자 없는 한 개의 별을 가질 노래를 부르자 한 개의 별, 한 개의 지구, 단단히 다져진 그 땅 위에 모든 생산의 씨를 우리의 손으로 휘뿌려 보자 영속처럼 찬란한 열매를 거두는 찬연엔 예의에 끊임없는 반취의 노래라도 불러보자 영리한 사람들을 다스리는 신이란 항상 거룩합시니 새 별을 찾아가는 이민들의 그 틈엔 안 끼어 갈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벼르다 [뜻] (어떤 잣대에 따라)여러 몫으로 나누다.[보기월] 그런데 떡국이 어찌나 많은지 여러 그릇으로별러주고도 남았답니다. 지난 여름에는 싹슬바람 때문에 못 만났고꼭 한 해만에 동무들 모임을 했습니다. 훌쩍 자란 아이들은 밖에서 보면 몰라보게 된 아이도 있었고 아예 따라 오지 않은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벌써 어른들을 따라 다니기 싫어하는 나이가 된 것이기도 하고 배움이 바빠서 못 온 아이도 있더군요.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한 뒤 저마다 식구들끼리 한옥마을 구경과 함께 사람 구경을 했습니다. 참 많은 사람들이 와서 놀랐고 두 해만에 달라진 마을 모습에 또 놀랐습니다. 먹거리 가게가 참 많이 늘었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사 먹더라구요. 맛있는 한정식으로 저녁밥을 먹고 밤시장 구경까지 잘하고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다음 날에 아이들은 한지를 만들어 보고 종이 그릇 만들기를 하면서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마치고 낮밥은 전주 비빔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쇠고기회를 넣은 비빔밥은 싸고 참 맛있었습니다. 비빕밥을 못 먹는 사람들은 떡국을 시켰는데 곰국으로 끓여서 맛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떡국이 어찌나 많은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한 추위(大寒) 이제는 다 가는지 가느니 아쉽고나 추위를 벗삼아 즈믄 길 찾으려니 딸꽃은 이쁜 내음을 배풀어 주느나 * 즈믄 길 : 천리길 * 딸꽃: 매화꽃 ▲ 눈을 뚫고 꽃을 피운 설중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한국문화신문 = 김수업 명예교수] 한문을 끌어들이지 않았던 시절, 우리 겨레는 땅덩이 위에서도 손꼽힐 만큼 앞선 문화를 일으키며 살았다. 비록 글자가 온전하지 못하여 경험을 쌓고 가르치는 일이 엉성했을지라도, 입말로 위아래 막힘없이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하나로 어우러져 살기 좋은 세상을 일구어 이웃한 중국과 일본을 도우며 살았다. 이런 사실이 모두 우리나라 고고학의 발전에 발맞추어 알려진 터라 기껏 지난 이삼십 년 사이에 밝혀졌다. 이제까지 밝혀진 사실로만 보아도, 우리 겨레는 구석기 시대에 이미 대동강 언저리(검은모루, 60만 년 전)와 한탄강 언저리(전곡리, 26~7만 년 전)와 금강 언저리(석장리, 4~5만 년 전)에서 앞선 문화를 일구며 살았다. 무엇보다도 구석기 말엽인 일만 삼천 년 전에 세상에서 맨 처음으로 벼농사를 지었다는 사실이 충북 청원군 소로리에서 드러났다. 그것은 이제까지 세상에서 맨 먼저 벼농사를 지었다고 알려진 중국 양자강 언저리의 그것보다 삼천 년이나 앞서는 것이다. 게다가 청원군 두루봉 동굴에서는 죽은 사람에게 꽃을 바치며 장례를 치른 신앙생활의 자취까지 드러나, 구석기 시대에 이미 높은 문화를 누리며 살았던 사실도 밝혀졌다.
[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한국인의 오랜 채식위주 식생활은 소장(小腸)의 평균 길이를 동남아보다는 40cm, 서양인보다는 80cm나 길게 만들었다. 하지만, 서구 식생활의 도입과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의 발달은 식이섬유소 섭취량은 줄이고,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 섭취량은 증가시켰다. 더불어 대장암의 발생률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우리나라 전체 암 발생 건수의 12%에 달하고 있다. 식이섬유는(Dietary Fiber)는 몸 안에서 소화 흡수되지 않고, 몸 밖으로 배설되는 탄수화물의 하나로 물에 녹는 수용성과 녹지 않는 불용성의 두 가지가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과일, 해조류, 콩류에 풍부하고, 불용성 식이섬유는 현미, 통밀, 보리 등 거친 음식과 김치, 나물에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장의 움직임을 촉진시켜 변비를 예방하고, 코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고, 음식의 소화관 통과시간을 단축시켜 노폐물과 발암물질 등을 배출시킨다. 또한 젖산균의 생육을 도와 장을 건강하게 한다.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으로 함량이 25%인 당질 그 대부분이 전분이며, 포도당과 과당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감자보다 달다. 전분질에 둘러쌓여 있는 비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