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벋놓다 [뜻] 1)다잡아 기르거나 가르치지 않고 제멋대로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게 내버려 두다.[보기월] 길을 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 봐도 제 아이를벋놓아길렀거나 기르고 있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해끝에 가슴 따뜻해지는 반가운 기별보다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기별이 더 많습니다. 여러 가지 기별 가운데 어른한테 수제비태켠을 했다는 푸름이들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길을 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 봐도 제 아이를벋놓아길렀거나 기르고 있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가며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 주는 걸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 까닭은 여러 곳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집에서 못 챙겨서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배곳(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지 못해서 그렇다고 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을 나무라기 앞서 어른들이 좋은 본을 보이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말도 있지요. 풀어야 할 풀거리들이 쌓였는데 풀 수를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풀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느낌이 들어 더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이
[한국문화신문=마완근 기자] 서 울 이육사(李陸史) 어떤 시골이라도 어린애들은 있어 고놈들 꿈결조차 잊지 못할 자랑 속에 피여나 황홀하기 장미(薔薇)빛 바다였다. 밤마다 야광충(夜光蟲)들의 고흔 불아래 모혀서 영화로운 잔체와 쉴새없는 해조(諧調)에 따라 푸른 하늘을 꾀했다는 이애기. 왼 누리의 심장을 거기에 느껴 보겠다고 모든 길과길들 피줄같이 얼클여서 역(驛)마다 느름나무가 늘어서고 긴 세월이 맴도는 그판에 고초먹고 뱅―뱅 찔레먹고 뱅―뱅 너머지면 「맘모스」의 해골(骸骨)처럼 흐르는 인광(憐光) 길다랗게. 개아미 마치 개아미다 젊은놈들 겁이 잔뜩나 참아 참아하는 마음은 널 원망에 비겨 잊을 것이었다 깍쟁이. 언제나 여름이 오면 황혼의 이뿔따귀 저뿔따귀에 한 줄씩 걸처매고 짐짓 창공에 노려대는 거미집이다 령비인. 제발 바람이 세차게 불거든 케케묵은 몬지를 눈보래만냥 날러라 녹아 나리면 개천에 고놈 살무사들 승천을 할넌지.
[한국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잠을 3시간 자는둥마는둥 하였는데 모닝콜의 전화벨은 사정없이 울린다. 아침을 먹고 운남역을 향하여 출발하여 가는데, 차가 잠시 서고 검사원이 올라온다. 혹시 정원을 초과하여 승객을 태운 것은 아닌지, 또는 차에 법정비품은 비치하고 있는지 등을 검사하는 것이란다. 이들을 보니 예전에 검문하러 차에 올라오던 우리나라의 경찰관과 헌병이 연상된다. 독재정권 시절 이들이 차에 올라타 나를 쳐다보면 괜히 움츠려들곤 했지. ▲ 곤명에서 대리까지 타고 간 버스 앞면 사진, 버스 유리창에 '차마고도'를 한자로 쓰여있다. ▲ 검문받기 위해 멈춘 사진 ▲ 가는 도중에 차가 검사를 받기 위해 들른 곳, 우리나라로 치면 일종의 휴게소 같은 곳에 차량 검사소가 있다. 차가 다시 도로를 달린다. 그런데 운전사가 우리 일행이 운행 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조금만 돌아다녀도 위험하다고 당장 앉으란다. 꽤나 안전에 신경 쓰는 것 같은데, 그런데 그러는 당신은? 운전사는 맞은편에서 차가 옴에도 마구 추월하여 우리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덕분에 맨 앞에 앉은 나는 손과 발에 힘이 들어가 나중에 밥을 먹을 때에는 저절로 손이 떨릴 정도. 보다 못한 외국 작
[한국문화신문= 김영조 기자] 철저히 사전 분석하고 실천 남다른 통찰력, 성공 밑거름 정주영을 사람들은 흔히 불도저라고 한다. 그것은 그가 일을 할 때 불도저처럼 밀어붙인다고 해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가 어떤 일을 밀어붙이기 전에 누구보다도 철저히 분석하고 생각하고 또 계산하고 있음을 정작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따라서 정주영식 생각하는 불도저를 단순히 보이는 외형만을 보고 말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에게는 남다른 보이지 않는 탄탄한 내공이 있음을 알아야한다. 서산간척지 마지막 공구 물막이 때 23만 톤 유조선을 가라앉힌 것도, 10층 빌딩만한 자켓 89개를 인도양 건너로 운반한 것도, 망신만 당하지 말라던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일도, 소백산 귀신을 돌려세우고 경부고속도로를 공기 안에 완성한 일도 모두 그의 철저한 계산과 분석 뒤에 불도저처럼 밀어붙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소학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정주영이었기에 성공 역시 학교 공부와 정비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성공을 두고 사람들은 남달리 사업에 대한 직관력과 감각 그리고 인생에 대한 통찰력과 함께 끊임없이 밀어붙인 그의 불도저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주영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벋가다 [뜻] 옳은 길에서 벗어난 짓을 하다[보기월] 아이들이벋가지않고 잘 자라길 바라는 게 어른들 마음입니다. 토박이말 갈배움의 값어치를 알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 모로 모자란 것이 많기 때문이라는 걸 알기에 답답함은 더하답니다. 됨됨이가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남다른 생각을 하는 뛰어난 사람으로 기르고 싶다면서 그렇게 되도록 하는 데 그 무엇보다 종요로운 말을 챙기려 하지 않습니다. 막힘 없이 생각과 느낌을 주고받는 힘이 있어야 된다고 하면서 쉬운 말로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마음을 쓰지 않습니다.말(입말과 글말)을 떠난 삶을 생각할 수 없다고 하면서 말은 국어 교과에서 챙기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말을 가운데 두고 배울거리들을 하나로 묶어 가르치고 배울 수를 찾는 일에 힘과 슬기를 모으는 일이 그 어떤 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가르침과 배움의 가운데 말이 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아이들이벋가지않고 잘 자라길 바라는 게 어른들 마음입니다. 사람들은 더 좋은 나라 더 나은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되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이번 양승국 변호사의 연재는 지난 2011년 8월 박병욱 작가가 주관하는 국제적인 예술 단체 나인드레곤헤즈를 따라서 운남성의 차마고도, 샹그릴라, 라싸의 포탈라궁, 조캉 사원 , 팅그리 등을 돌아본 여행기입니다. 과연 그런 유서 깊은 문화유적들을 돌아보며 양 변호사는 어떤 느낌을 갖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 편집자 말 ) 1. 첫날(한국 중국 곤명) 2011. 8. 2.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 차는 영종대교 위로 바다를 건너간다. 오늘부터 장장 16박17일의 예술여행을 떠난다. 나인드레곤헤즈(nine dragon heads)의 예술가들을 따라서... 나인드레곤헤즈는 박병욱 작가가 주관하는 국제적인 행위예술가, 설치미술가, 비디오 아티스트 등의 모임이다. 나는 이병욱과 어울림의 이병욱 교수의 권유에 나인드레곤헤즈가 16번째 행사로 떠나는 여정을 참여자로 따라가는 것이다. 바다를 건너는 버스의 창밖을 보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비가 조금 일찍 왔으면 버스 타러 가는 동안 이 여행가방 끌며 곤욕을 치룰 뻔 했군. 다행이다 싶었는데, 결국 오늘 이 비 때문에 곤욕을 치루긴 치렀다. 약속된 장소로 가니 반가운 얼굴들
[한국문화신문 = 이규봉 교수] 인류가 생긴 이래로 나약한 존재인 인간은 자연의 위대함을 알면서 신에 의지하게 됐다. 강력한 자연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인간은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 넘으면서 만물을 지배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인간은 신을 찾았고 만들었다. 인간이 처한 자연 환경에 따라 다양한 신들이 존재했다. 기성종교가 생기기 전에는 태양이라든가 동물 또는 자연의 형태를 숭상했다. 성경에 의하면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고 한다. 구약성서에 근본을 둔 유대교가 생기면서 신은 오직 한 분이 되었다. 다양한 신을 믿던 사람들에게 오직 신은 하나뿐이라는 유일신 사상이 나타났다. 이것을 이어 받은 종교가 기독교와 이슬람교이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는 사실 여부를 떠나서 무조건 이 말을 믿는 것처럼 인간은 오직 믿음으로서 신을 대할 뿐이다. 신은 존재 하지만 볼 수도 만질 수도 따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떠한 종교를 믿든 공통적인 점은 인간은 유한하고 신은 무한하다는 것이다. 유한한 인간은 자신들의 방법으로 신을 대하려 한다. 유한한 인간은 절대 살아서 신을 만날 수 없다. 바벨탑을 쌓아 신에게 가까이 가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인간은 유한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번지럽다 [뜻] 기름기나 물기 따위가 묻어서 윤이 나고 미끄럽다. [보기월] 먹다 남은 닭튀김을 먹다가 흘렸는지 바닥이 많이번지러웠습니다. 다른 일이 없어 해야 할 일만 하면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해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어떨 때는 하루가 아주 길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 어떨 때는 얼마나 짧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어제는 하루가 참 짧게 느껴졌습니다.배곳에 가자마자 해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일을 하다가 둔 것도 있었고, 새로 할 일도 있었습니다. 바쁜 일을 먼저 하고 덜 바쁜 일은 뒤에 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했지요. 다른 때였으면 마음도 바쁘고 몸도 무거워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어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참고을 진주교육지원청에서 올해 씨앗을 뿌려 거둔 토박이말 갈배움의 열매가 경남의 얼굴이 되어 온나라 교육장님들 모임에서 선을 보이게 되었다는 반가운 기별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겪어 보지 않은 일을 무턱대고 믿거나 따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이 해 보고 좋다고 하는 일도 귀 기울이고 눈여겨 봐 주는 것이 그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큰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벅신거리다 [뜻] (넓은 곳에 사람이나 동물이)많이 모여 우글거리다.[보기월] 새해 첫날 곳곳이 해맞이를 하는 사람들로벅신거릴것입니다. 눈을 감았다가 뜨면 아침입니다. 이불 밖이 서늘해서 일어나기가 싫을 때가 많지만 아침에 잠을 깨며 살아 있다는 것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며 일어났습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있듯이 사는 게 재미없고 힘들다고 느낄 때 '오늘은 어제 돌아가신 분들이 그토록 그리던 날'이라는 것을 되새겨 보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는 그 사람의 하루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일을 미루거나, 남에게 개개며 빈둥빈둥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앞날이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배곳 오는 길에 해맞이를 하러 오라는 펼침막을 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데 마음을 쓰는 때이긴 합니다. 새해 첫날 곳곳이 해맞이를 하는 사람들로벅신거릴것입니다. 해끝(연말)뿐만 아니라 날, 이레, 달, 해와 같이 삶의 마디마다 돌아보며 자잘못을 가려보고 새롭게 일을 짜는 걸 버릇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마다에게 알차고 값진 하루하루가 되어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한 밤낮 긴 밤과 긴 낮 새를 천천히 봄은 오고 팥죽 내음 좋고좋아 어머니 생각나니 마뒤는 하나이 되어 골 해를 이어 가리 * 한 밤낮 : 동지날 * 마뒤 : 남과 북 * 하나이 : 하나가 우리 한겨레는 하나의 민족이요 나라도 한 국토이다. 따라서 동짓날처럼 밤낮 길이가 똑 같으니 생사고락과 평화와 번영을 함께 지닐 수 있고 또 같이 해야 한다. 하나가 되었을 때만 참된 한겨레가 되어 백범 스승님이 말씀하시던 참된 독립국가가 되고 영원히 번영하는 문화 나라가 된다. 따라서 한시도 통일을 잊어서는 안 되고 아무리 어렵다 해도 꼭 실현해야 한다.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