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버르집다 [뜻]1) (숨은 일이나 안 해도 좋을 일을)들추어내어 드러나게 하거나 일으켜 벌여 놓다.[보기월] 사람이 잘못을 해도 지난 일까지버르집어나무라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조금 일찍 일어나나 조금 늦게 일어나나 집을 나서는 때는 비슷합니다. 날씨가 추워진 뒤로 몸도 마음도 많이 게을러진 것을 스스로 느낍니다. 움직이는 일도 줄었고, 먹은 걸 몸이 다 빨아들이지도 못하는가 봅니다. 제 몸을 보면 말이지요. 해마다 배움때끝이 되면 비슷한데 아이들 마음이 붕 떠 있습니다. 그 마음을 가라앉혀 무엇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만저만해서는 아이들 눈길을 잡기도 어렵습니다. 꼲기에 마음을 쓰던 아이들이 그게 끝난 뒤라서 더 그렇습니다.늘 한 두 아이가 말썽을 일으켜서 배움자리가 어수선해지곤 합니다. 그럴 때면 나무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사람이 잘못을 해도 지난 일까지버르집어나무라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 것에 마음을 쓸 수 있어야겠습니다. 잘하는 나머지 아이들을 생각한다든지 그들에게 미안한 줄을 알면 그럴 수가 없을 테지요.그만한 나이의 아이들은 나아가거나 물러나는 것만 할 줄 아는 길짐승(파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버긋하다 [뜻] 맞붙은 곳에 틈이 조금 벌어져 있다.[보기월] 버긋한문틈으로 밤새 찬바람이 불어 들어왔었나 봅니다. 더 자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때알이 소리를 듣고 일어나 부엌으로 나갔는데 엄청 썰렁했습니다. 도대체 왜 그렇지 생각을 하며 까닭을 알고 보니 큰 일은 아니었습니다.버긋한문틈으로 밤새 찬바람이 불어 들어왔었나 봅니다. 문이 틀어지기도 했지만 꼭 닫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몸을 움츠리고 밥을 몇 술 먹는데 이까지 말썽을 부렸습니다. 안 좋은 일만 이어지면 사는 맛이 안 날 텐데 삶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비실비실하면서도 걱정했던 것과 달리 잘 버텼는데 막판에 일이 벌어져서 아쉽고 둘레 분들께 죄송한 하루였습니다. 입까지 벌어져서 남들 보기에 싫을 것 같아서 망설여졌지만 앞서 잡은 모임이라 빠질 수가 없어서 나갔습니다. 말이 자꾸 새는 것 같기도 하고 입술도 당겼지만 열린 입은 닫기지를 않았습니다.모임에 온 사람들이 반갑고 고마워서 말입니다.마다하지 않고 자리를 함께해 준 세 갈친이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올립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서로 머리를 맞대고 슬기를 모아 길을 찾는 일도 참으로 뜻깊은 일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밥물림 [뜻] 아기(이)에게 밥을 먹일 때 어른이 밥을 씹어서 무르게 한 다음 먹이는 일[보기월]오늘날에는 밥물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옛날에는 다 그렇게 키웠답니다. 어제는 그리 먼 곳도 아닌데 집과 배곳의 날씨가 많이 달랐습니다. 집에서 본 눈은 그리 쉽게 녹지 않을 것처럼 보였는데 한 시간 남짓 달려가서 본 배곳 둘레에는 벌써 눈이 다 녹은 곳이 있었습니다. 여느 때보다 조금 늦기는 해도 아무 일 없이 가서 좋았습니다. 마음을 쓸 일도 많고 잠도 푹 못 자고 그래서 그런지 몸이 마뜩잖다고 말을 건냈습니다. 어제 아침부터 입가에 물집이 잡히더니 저녁 때가 되니 더 커졌습니다. 욱신욱신 아프고 으슬으슬 춥기도 했습니다. 일이 있어서 여느 날보다 늦게 나와서 일을 도와 준 사람들과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와서 이불을 덮고 누웠는데 어찌나 어머니 생각이 나던지요. 나오지 않는 빈 젖을 빤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릴 때 자주 아파서 밥물림도 많이 해 주셨지요.그렇게 가시는 날까지 받기만 했는데 제가 갚아 드릴 때를 기다려 주지 않으시고 서둘러 하늘 나라로 가셨습니다.오늘날에는 밥물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싸심 [뜻]1) 어떤 일을 하고 싶어서 애를 쓰며 들먹거림을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일찍 가고 싶은발싸심에 그렇게 한다는 것도 잘 알지요. 날씨가 추워진 것은 그렇다 치고 눈이 많이 와서 걱정이라는 기별만 들었었습니다. 어제시골집으로 가는 길에멧마루가 하얗게하얀 눈을 덮고 있는 지리산을 봤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제가 눈 때문에 걱정을 하며 기듯이 배곳에 왔습니다. ^^ 그렇지 않은 집도 있지만 요즘이 저 윗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모시는 철이라 다들 이레끝을 바쁘게 보내셨을 줄 압니다.저희 집안도 어제 모여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함께 뵙고 왔습니다. 모이는 곳으로 아버지를 모시고 가기로 해서 그 위에서 내리 불어오는 찬바람 맛은 그곳에 가본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아니나다를까 바람이 아주 차가웠습니다. 그렇게 차가운 바람과 함께 밤새 추웠다가 낮에 조금 풀렸다가를 되풀이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나는 곶감이 아주 달고 맛있다고 합니다.^^늦을까 봐서 일찍부터 서둘러서 능을 두고 집에서 나섰고 그곳에 닿고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는 일찍었습니다. 마루가 차가워서 발이 많이 시렸는데 고칠 수 있는 분이 와서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감 쑥스러워 그러느냐 약오른 꼴이냐 빠알간 얼굴은 불보다 뜨겁거늘 가는 갈 차마 못 견뎌 살포시 넘겨주네 ** 김리박 : 대한민국 한글학회 일본 간사이지회 회장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 대한민국 문화관광부선정 한국어어문 지킴이 (황금상) 2006년 일본 히라가타시 교육위원회 조선어강좌 특별강사 일본용곡대학(龍谷大學) 한국어강좌 강사 일본관서대학(關西大學)비교지역문화강좌 강사 누리편지 ribak@hera.eonet.ne.jp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나의 뮤즈 이육사 아주 헐벗은 나의 뮤즈는 한번도 기야 싶은 날이 없어 사뭇 밤만을 왕자처럼 누려 왔소. 아무것도 없는 주제였건만 모든 것이 제것인듯 버티는 멋이야 그냥 인드라의 영토를 날라도 다닌다오. 고향은 어디라 물어도 말은 않지만 처음은 정녕 북해안 매운 바람속에 자라 대곤을 타고 다녔던 것이 일생의 자랑이죠. 계집을 사랑커든 수염이 너무 주체스럽다도 취하면 행랑 뒷골목을 돌아서 다니며 복보다 크고 흰 귀를 자주 망토로 가리오 그러나 나와는 몇 천겁 동안이나 바로 비취가 녹아나는 듯한 돌샘 가에 향연이 벌어지면 부르는 노래란 목청이 외골수요 밤도 시진하고 닭소리 들릴 때면 그만 그는 별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고 나는 촛불도 꺼져 백합 꽃밭에 옷깃이 젖도 잤소 ▲ 나의 뮤즈 시화 정미연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한국인에게 붉은색은 공산주의를 떠올리는 색깔로 그다지 유쾌한 이미지는 아니다. 하물며 소련 국기에 그려진 낫과 망치, 그리고 바탕색의 붉은 빛은 섬뜩할 정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던 시절. 때는 1989년 1월 12일 정주영 회장은 소련으로 날아가 소련 최고 권력자 가운데 한 사람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아침 10시 무렵 일행은 크렘린궁의 맞은편 소련연방 상공회의소 뒤편 고르바초프가 업무를 보는 왼쪽 건물로 갔다. 그곳에서 정주영이 이날 만날 사람은 동방학연구소 소장 프리마코프였다. 그는 소련 KGB의 대외 총책과 러시아 외무장관과 총리를 지낸 사람이었다. 저는 한국에서 온 프롤레타리아 정주영입니다. 간단히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앉자마자 상기된 얼굴의 정 회장의 입에서 튀어나온 첫말이었다. 이때 통역은 작가인 겐나지 리였는데 정주영의 첫말에 그만 당황하고 말았다. 한국에서 가장 부자인 것으로 알려진 정 회장이 프롤레타리아라니 어안이 벙벙했던 것이다. 경제학사전에서 프롤레타리아(proletariat)를 찾아보면 생산수단의 소유비소유의 관점에서 유산계급에 대비하여 정치적사회적문화적 권력을 소유하지 못한 무산계급을 말한다라고 되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버금 [뜻] 으뜸의 바로 아래. 또는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이나 몬(물건)[보기월] 배우는 아이들을 생각할 때 으뜸으로 챙겨야 할 것은 토박이말이고 무엇을버금으로 할까 저울질을 해 보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가는 곳마다 추위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제 아침에도 소리통(라디오)에서 추위와 아랑곳한 풀거리를 내고 맞추는 걸 들었습니다. '동장군'을 맞히는 것이었는데 그 말의 말밑이 어떠한지를 생각하지 않고 풀거리를 내는 게 저는 못 마땅했습니다. 그런 걸 낼 때 좀 찾아보고 알아본 뒤에 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나라가 제대로 나아지기를 바라는 쪽에서 생각할 때 우리말을 좀 더 꼼꼼하게 챙기고 옳은지 바른지를 따지는 마음을 가지도록 가르치고 배우도록 해야 하는데, 그 일에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적어 아쉽기만 합니다. 토박이말바라기 갈친이 모임을 했습니다. '목'과 아랑곳한 낱말들, 옛말들을 챙겨서 익혔습니다. 그리고 마산도서관에서 마련하는 '책읽기 배움터(독서교실)'을 어떻게 꾸려 갈 것인지를 두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병주 문학관, 연암 도서관에서도 토박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버겁다 [뜻] 만만하지 않고 힘에 겹거나 벅차다.[보기월]혼자 하기에는 버거운일도 여럿이 함께하면 수월합니다. 눈이 많이 온 곳도 있다고 합니다. 제가 사는 곳과 가까운 함양, 합천에도 눈이 왔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많이 온 곳에서는 수레들이 미끄러져 부서지고 사람도 다쳤다고 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들은 한 분이 진주는 참 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눈이 자주 오지는 않지만 조금만 가면 눈을 구경할 수 있고, 갯내음은 안 나지만 바다가 보고 싶으면 조그만 달려 가면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말입니다. 딱 맞는 말이다 싶었습니다. 일곱 사람이 여러 날 머리를 맞대고 힘과 슬기를 모은 일이 거의 끝자락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가서 여러분들의 도움 말씀을 들었고 이제 고치고 다듬는 일이 남았습니다. 적은 일이 아니었는데 저마다 남다른 솜씨를 가진 분들이 모여 울력한 열매를 거두려고 합니다. 저 혼자 하라고 하면 못 할 일이었습니다. 혼자 하기에는버거운일도 여럿이 함께하면 수월합니다. 여러분도 그 맛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여러 해 앞에 맛보여 드린 '아름차다'와 비슷한 말인데 말모이(사전)으로
[한국문화신문=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뱃덧 [뜻] 먹은 것이 체하여 먹거리가 잘 받지 않는 상태[보기월] 저녁을 잘못 먹어서 그런지 몸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뱃덧이 난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찾아 온 추위에 온 나라가 움츠러들었나 봅니다. 곳곳에서 첫눈이 왔다고 기별을 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도 세게 부는 바람에 눈발이 날려와 몇 개 구경을 할 수 있었지만 눈답게 오지는 않았습니다. 할 일이 많아서 집에 갈 수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옆에 있던 분이 드디어 일철이 돌아왔나 보네요.라고 하더군요. 딱 맞는 말이다 싶었습니다. 일을 다 못 했지만 함께 온 사람들을 모셔다 드려야 해서 같이 나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모임도 있었던 터라 밤에 집에서 하던 일을 마저 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뒤늦게 알긴 했지만 같이 일하는 갈친이들과 저녁 모임도 있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앞서 잡혔던 모임을 끝내고 서둘러 다음 자리로 옮기는 데 속이 마뜩잖았습니다. 저녁을 잘못 먹어서 그런지 몸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뱃덧이 난 것 같았습니다. 속이 갑갑하고 식은 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