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배젊다 [뜻] 나이가 아주 젊다[보기월] 그런데배젊어보이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더 나이가 들어 보였습니다. 어둠을 가르는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 바람이 나뭇잎들을 여기저기 흩어 놓기도 했고, 군데군데 모아 놓았더군요. 날이 밝고 나서야 알았는데 어제까지 붙어 있던 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나무도 있었습니다. 새벽부터 비롯된 제 하루가 쉴 겨를이 없이 후다닥 지나갔습니다. 여느 날보다 일찍 집을 나섰고 길 위에 수레는 적어서 배곳 가는 길이 수월했습니다. 밖에서 일을 볼 게 있어서 나오는 바람에 챙기고 맡길 것이 많아 몸도 마음도 많이 바빴습니다. 낮밥을 서둘러 먹고 바쁘게 달려서 겨우 때에 맞춰 닿았는데 수레마당이 꽉 차서 들머리에서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모이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 수레를 몰고 왔으니 그럴만도 했습니다. 겨우 수레를 대고 들어갔더니 앞서 온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앞자리만 남아 있었습니다. 앞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놓치지 않고 잘 들을 수 있어 좋았지만 졸음을 참는 게 어려웠습니다.^^ 한자리에 모인 분들이 모두 다 같은 저와 같은 일을 맡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배돌다 [뜻]1) 한데 어울리지 못하고 동떨어져 움직이다.[보기월] 배도는사람들을 챙기는 참 좋은 사람들에게 큰 손뼉을 쳐 줍시다. 사나흘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서 춥다는 말은 하지 않고 지냈나 봅니다. 한 차례 비가 온 뒤에도 추워지지 않았는데 어제 내린 비는 다시 추위를 몰고 왔습니다. 둘레에 고뿔 걸린 사람들이 많아서 조심을 했지만 저도 고뿔에 걸렸었습니다. 힘이 든 것은 없었지만 자고 일어나면 코와 목이 말라서 그리 좋지 않은 날을 몇 날 보냈습니다. 배움자리에 갔다가 시골집에 다녀와서는 일에 붙잡혀 꼼짝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이 꽉 짜여 있어서 하나라도 마무리를 해야 다음 이레 숨을 좀 돌릴 수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쉬지도 않고 했습니다. 겨우 밥을 먹을 때 식구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 아이나 어른이나배도는것에 둘레 사람들이 마음을 쓰기도 하고 걱정을 하는데 반드시 걱정만 할 일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름대로 바쁜 일이나 생각에 빠지거나 묻혀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겨를이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놀고도 싶고 쉬고도 싶은데
[한국문화신문 = 김리박 시조시인] 범의 첫 얼음 날 울 믿나라 범의 나라 토끼나라 아니거늘 불 꺼라 오늘은 어른 범 첫 얼음 날 참 범아 두 밭 빛 쳐서 한 나라 이루어라 * 얼음(얼다) : 흘레 * 첫 얼음 날 : 짐승이 커서 맨 처음으로 흘레한 날 * 두 밭 빛 : 외국에서 들어온 숭미 사상과 숭소 사상 되나라(중국)의 책을 보면 대설날에 어른이 된 범이 첫흘레를 한다는 기록이 있다 한다. 우리나라는 토끼의 나라라고 왜정 때 퍼뜨려졌지만 사실은 토끼가 아니라 범이었음을 잘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환단고기가 있으니 그 글월을 믿어서 통일이 하루 빨리 이루기 위해 살고 싸우고 창조해 나가야 할 것이다. ▲ 민화 - 한반도 호랑이그림(왼쪽), 환단고기(桓檀古記)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소년에게 이육사 차듸찬 아침이슬 진준가 빛나는 못가 연꽃 하나 다복히 피고 소년아 네가 났다니 맑은 넋에 깃드러 박꽃처럼 자랐어라 큰강 목놓아 흘러 여울은 흰 돌쪽마다 소리 석양 새기고 너는 준마 달리며 죽도 같은 저 곧은 기운을 목숨같이 사랑했거늘 거리를 쫓아 단여도 분수 있는 풍경 속에 동상답게 서봐도 좋다 서풍 뺨을 스치고 하늘 한가 구름 뜨는 곳 희고 푸른 즈음을 노래하며 노래 가락은 흔들리고 별은 춥다 얼어붙고 너조차 미친들 어떠랴 ▲ 시화 정미연 화백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한 대기업의 회장이 느닷없이 라디오 방송에 나와 울먹이며 자기 그룹의 모든 기업을 정부에 헌납하고 기회를 준다면 전문경영인으로 남겠다는 발표를 하여 경제계는 물론 전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 있었다. 때는 1979년 1026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에 이어 전두환, 노태우 등 젊은 장교들이 주도한 1212 사태가 일어난 뒤였다. 이름하여 신군부라고 부르는 이들은 국가보위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국정 전반에 걸친 실권을 장악하였고 전국적으로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였음은 물론 순수한 광주시민들의 민주항쟁을 피로써 진압하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신군부는 정치, 사회적으로 그 기반이 약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권력 강화를 위해한 힘을 남용했다. 권력강화란 말 이면에는 강자로부터 유린당한 약자의 인권유린이 존재하는 법으로 신군부의 권력강화 작업 역시 많은 부작용이 뒤따랐다. 가장 대표적인 인권유린 작업이 악명 높은 사회정화작업이다. 1차 희생양은 240여 명이나 되는 국가 고급 공무원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단지 고위 공무원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내 몰려야 했다. 이러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밭은기침 [뜻] 병이나 버릇으로 소리도 크지 않고 힘도 그다지 들이지 않으며 자주 하는 기침.[보기월] 밭은기침을 하면서도 몸을 챙기지 않는 것을 젊어서 그렇다고 봐야 할까요? 어제는 목이 까끌까끌했는데 오늘은 콧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고뿔이 들었나 봅니다. 배곳 아이들 가운데도 고뿔에 걸려서 입마개를 하고 다니는 아이가 자주 보입니다. 코를 훌쩍거리기도 하고밭은기침을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옷은 짧은 옷을 입고 뛰어다니며 땀을 흘리고도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걸 보면 제 몸에 소름이 돋는 듯합니다. 고뿔은 찬기운이 몸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합니다. 고뿔에 걸리면 옷을 챙겨 입어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그렇게 밭은기침을 하면서도 몸을 챙기지 않는 것은 젊어서 그렇다고 봐야 할까요? 몰라서 그렇다고 해야 할까요? 어쨓든 그렇게 해도 고뿔이 오래가지 않고 낫는 걸 보면 젊음이 좋다 싶습니다. 어제는 반가운 기별을 하나 받고 엄청 기뻤습니다. 엊그제 새로운 책을 내신 문영이 선생님께서 책을 보내주시겠다고 사는 곳을 알려 달라고
[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밤재우다 [뜻]하룻밤이 지날 동안 잘 두다.[보기월]아침에 해도 되지만 그런 밥은 쌀을 씻어밤재운뒤에 해서 먹으면 밥이 찰지고 부드럽지요. 날이 춥다가 포근하니 오히려 고뿔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비가 온 뒤에 서늘하다 싶더니 자꾸 재채기가 나는 게 저도 마뜩잖습니다. 둘레에 기침을 하는 사람도 있고 목이 칼칼하다는 사람도 있어 살짝 걱정이 됩니다. 일이 밀려서 푹 쉬지도 못하게 되어 있어서 더 마음에 걸리네요. 그래서 어제 저녁에는 생강을 따뜻하게 해서 마셨습니다. 저는 고뿔이 올려고 할 때 생강을 먹으면 좋아지곤 해서 그렇게 하는데 이참에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목이 안 좋을 때는 도라지를 즐겨 먹는데 둘레 사람들한테 먹어 보라고 해도 맛이 쓰다고 꺼리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몸에 좋은 게 입에는 쓰다는데 말입니다.^^ 요즘은 바빠서 밥도 흰쌀로만 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것저것 섞으려고 하면 아무래도 때새가 많이 걸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어제는 오랜만에 검은쌀, 찹쌀, 콩, 조, 수수 같은 것들을 넣어 밥을 안쳤습니다. 아침에 해도 되지만 그런 밥은 쌀을 씻어밤재운뒤에 해서 먹으면 밥이 찰지고 부드럽
[한국문화신문=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밤저녁 [뜻] 잠자리에 들기 앞의 그다지 늦지 않은 밤.[보기월] 뭘 물어 보러 갔었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는 바람에밤저녁무렵에 들어와서 하려고 했던 일을 못 했습니다. 하늘에서 비는 더 내리지 않았지만 흐린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꼲기 풀거리(평가 문제)를 내야 할 때라서 마음이 많이 바빴는데 다른 일까지 겹쳐서 챙길 수가 없었습니다. 참으로 일은 끊임이 없습니다. 생각해야 할 것도 많아 이리저리 재기에 바쁘지만 둘레 사람들을 생각하면 머리는 더 아픕니다. 언제 들어가고 언제 나와야 할지 가리는 게 어렵기만 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아이들 마음과 기분을 헤아려 맞춰야 되는데 그것도 쉬운 게 아니라서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먼저 말씀드린 적이 있었던 아이가 일을 저질렀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귀엽다고 말을 건 언니들을 때렸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밤볼을 가진 그 아이 모습을 생각할 때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말이지요. 켯속을 모르긴 해도 그리 큰 일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집에 와서 할 일을 좀 할까하고 일거리를 펴 놓고 일을 하는데 어디 갈 데가 있다고 해서 얼른 다녀올 생각으로 같이 나섰습니다. 뭘 물어보러
[한국문화신문=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밤볼 [뜻] 입 안에 밤을 문 것처럼 살이 볼록하게 찐 볼. [보기월] 이레끝부터사흘을 달아 잘 먹었으니 곧밤볼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울비가 여름비처럼 많이도 왔습니다. 높배곳(고등학교) 동무들 모임이 있었는데 지난 모임보다 적게 모였더군요. 비가 동무들의 발걸음을 가로막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모임에서 못 보던 새로운 얼굴을 보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달마다 만나서 무슨 이야기들을 하나 생각했었는데 저마다 다른 이야기 보따리를 가지고 있어서 심심할 겨를이 없었지요. 저녁밥은 적게 먹는 게 좋다고 해서 많이 먹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갔는데 두 시간 남짓 이야기를 나누며 집어 먹다보니 어느덧 배가 불러 왔습니다. 많이 먹는 사람 적게 먹는 사람이 있어 먹는 걸 가지고도 이런저런 말을 많이 했습니다. 살이 찌고 싶어도 안 찐다는 사람도 있고, 한 때 참 날씬했었는데 많이 먹어서 몸이 불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도 먹는 데에 따라 잘 쪘다 빠지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이레끝부터사흘을 달아 잘 먹었으니 곧밤볼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이 있어 먼저 간 사람도 있고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이어서 하고 싶
[한국문화신문=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자하다 [뜻] 됨됨이가 팔팔하여 참을성이 없다(성미가 급하다)[보기월] 수레를 모는 걸 보면발자한사람들이 많습니다. 지난 이레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일이 있어서 바쁘게 보냈습니다. 이레끝에는 가시집 모임이 있어서 다른 곳에 다녀왔습니다. 배움자리가 끝나자마자 나섰지만 길 위에 가득 찬 수레 때문에 언제 닿을 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막히는 길로 가는 것보다 둘러 가더라도 안 막히는 길로 가자는 생각에 길을 잡았습니다. 제 생각대로 길은 막히지 않았지만 새로 길이 난 곳도 있고, 길을 새로 내느라 곳곳이 길을 바꿔 놓아서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수레를 모는 걸 보면발자한사람들이 많습니다.수레를 몰고 밖에 나갈 때면 드는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릴 때는 더 그렇습니다. 온 차례대로 하나씩 가면 더 쉽고 빠를 텐데 서로 먼저 가겠다고 하다가 일을 내서 다른 많은 사람들의 길까지 막는 것을 꼭 봅니다. 됨됨이는 타고 나는 것이기는 하지만 잘 갈고 닦으면 바꿀 수도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이레를 여는 날입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챙길 일이 많겠지만좀 느긋한 마음으로 지내면 좋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