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어제 제2중부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재미나다기 보다 좀 딱한 선간판(입간판)이 눈에 들어와 몇자 적는다.갓길 공사 중인지곳곳에 세워둔 선간판에는 길어깨 없음이라고 적혀있다. 길어깨? 갓길에 대한 웃지 못할 이런 발상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은 일본말 로카타(路肩,ろかた)에서 온 말이다. 일본국어대사전 《다이지센, 大辞泉》에 보면 路肩 : 道路の有効幅員の外側の路面 이라고 풀이하고 있다.번역하면 도로에 유효폭원의 외측 노면이다. 곧 로카타(路肩)의 한자를 한국음으로 읽어 노견이라 한 것이다. 제2중부 고속도로 서울행 경기도 광주 초월면 지점 그러나 원래 이것은 영어의 road shoulder에서 온 말로 일본사람들이 이를 직역하여 길어깨를 뜻하는 한자말이다. 노견, 路肩이 그것이다. 이것을한국인들이 들여다 줄곧 쓰다가이제 겨우 '갓길'로 정착 되었나 싶었는데 이 무슨 해괴한 표기란 말인가! 오이코시(추월, 앞지르기로 순화), 가시기리(대절, 전세로 순화) 따위의일본말이어디 하나둘이겠느냐만은제2중부 고속도로 갓길에 세워둔 길어깨라는말이야 말로 제 것의 본디 뜻을 생각지 않고 무늬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1976년 해가 저물던 무렵의 일이었다. 세계 최대의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따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 다가오던 때였다. 우리는 지금 힘찬 도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현재의 사정이 녹록하지는 않지만 위기는 또한 기회일 수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의 위기를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똘똘 뭉쳐 헤쳐 나갑시다. 사람이 태어나 많은 일을 하다 죽지만 조국과 우리 겨레를 위해 일하는 것만큼 숭고하고 가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그런 기회가 온 것입니다. 정주영은 이렇게 현대 직원들에게 간곡하게 호소를 한 직후였다. 국가적으로도, 현대로서도 중대한 위기에 봉착하고 있었다. 주베일 산업항 공사는 그들에게도, 나라에 있어서도 사느냐 죽느냐하는 문제였던 것이다. 그날 밤 환갑을 넘긴 62살의 정주영은 20살이나 어린 아들 뻘되는 김영덕 박사를 직접 만났다. 김영덕 박사는 현대건설과는 견줄 수도 없는 세계 최고의 석유회사 아람코에 재직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는 캐나다에서 뉴욕으로 직장을 옮긴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다. 해외 국적을 버리고 고국에 들어와서 현대건설과 함께 일해 주실 수 없나요? 주베일 산업항 공사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씨 [뜻] 길을 걸을 때 발걸음을 옮겨 놓는 모습[보기월] 사람의발씨만 봐도 그 사람의 몸이 어떤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어제 손겪이는 아주 잘 마쳤습니다. 모두 울력해서 채비를 해서 그런지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거둔 열매를 다른 배곳들과 나누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모자라고 아쉬웠던 것들을 채우는 일도 해야 할 것입니다.갑자기 일이 나서 뒷풀이 자리에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쉽고 미안했습니다.애쓴 모든 분들께 큰 손뼉을 쳐 드립니다. 일을 보고 늦게 집으로 오는 길에 이것저것 생각을 할 게 있어서 좀 걸었습니다. 밤도 늦었지만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다니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등 뒤에 있는 불빛에 걷고 있는 제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봐도 발씨에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사람의발씨만 봐도 그 사람의 몸이 어떤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지쳐있는 제 몸을 보듯이 아주 힘이 없어 보였지요.^^ 오늘은 둘레에 계신 분들의 발씨를 눈여겨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마다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의 몸은 어떨지 미루어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발씨'를 북녘에서는 ' 2)발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뺌 [뜻] 맡았던 일에 책임을 지지않고 빠짐. 또는 그렇게 하려고 하는 말(변명)[보기월]발뺌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을 만큼 바쁜 날이 이어집니다. 이 이레(이번주)는 하루도 빠지는 날이 없이 일이 꽉 찼습니다.발뺌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을 만큼 바쁜 날이 이어집니다.배곳 밖에서 하는 배움자리가 넷이나 되었는데 끝내 하나는 쉬기로 했습니다. 그냥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어제 다른 일이 하나 더 났지만 그건 기분 좋은 일이랍니다. 토박이말 갈배움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기별을 듣고하동에 있는 이병주 문학관에서토박이말 배움자리를 마련했다고 와서 도움을 달라는 것이었지요.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갈 수 없어 다른 분이 가시기로 했습니다. 토박이말의 종요로움을 알고 더 많은 아이들에게 그걸 가르치고자 한다는 말씀을 듣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신문과 방송에서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여러 가지 기별을 듣고 봤다는 말씀을 듣고신문과 방송의 힘을 새삼 느꼈습니다. 오늘은 저희 배곳에 많은 손님들이 오시는 날입니다. 그동안 울력해서 해 온 일들의 열매를 보이고 더 나은 길을 찾자는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샅 [뜻]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발새[보기월] 발샅에 땀이 나도록 부지런히 다녀서 일을 얼른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일을 맡아 온 것이 있어서 새벽까지 슬기틀과 씨름을 했더니 아침에 일어나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눈을 감았다가 떴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먹었던 때보다는 늦게 일어났습니다. 마음이 바빴지만 아침을 챙겨 먹은 다음 씻고 집을 나설 때는 여느 때보다 일렀습니다. 다른 때보다 일찍 집을 나선 까닭은 아침에 아이들 배곳 오는 길을 제가 지키는 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들과 어르신 지킴이들께서 지키고 계신 곳에 가서 함께 아이들을 챙기는 것이지요. 추울 것 같아서 옷을 하나 더 입고 나갔는데 생각보다는 덜 추웠습니다. 찬바람에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말고는 어려움 없이 잘 마치고 들어왔습니다. 다른 날보다는 배움이 적어서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챙길 게 많았습니다. 알릴 거리도 있고, 모레 손님을 맞을 채비도 해야 했습니다. 낮밥을 먹자마자 하나씩 챙겨서 했습니다. 발샅에 땀이 나도록 부지런히 다녀서 일을 얼른 끝낼 수 있었습니다. 여럿이 챙긴다고 챙겼는데 모자라거나 빠진 것이 없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보이다 [뜻] 1)재주나 품은 뜻을 자랑하느라 일부러 드러내 보이다.[보기월] 앞으로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일들은 발보여서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말입니다. 어제는 배움이 끝나자마자 일이 있어 배곳을 나와야 해서 아침부터 혼자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아무래도 때를 맞추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풀어져서 조금 늦게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느 때보다 수레가 많아서 진주를 벗어나는 데 많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과 일터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오가는 길에 들이는 돈과 힘이 굉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러 가는 사람들이 만나서 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오며 가며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기름값에 길삯을 모두 아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을 하러 가서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이야기를 듣고 고치는 일을 했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습니다. 까닭을 모르니 낫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 일을 해 놓고 저녁을 먹어야 해서 배도 고팠습니다. 밥을 먹으니 배고픔은 가셨는데 머리 아픈 것은 가시지를 않았습니다.늦도록 일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밭다 [뜻] 1)때(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붙잡아 쓰는 재주가 있다.[보기월] 그럴 때는 좀 발밭게 일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아쉬워 할 때가 많습니다. 하루도 빠꼼한 날이 없이 다니느라 제대로 쉬지를 못 합니다. 하지만 문득 잘 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 기운이 빠집니다. 안팎으로 바쁘게 다니면서 둘레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해야 할 일을 하느라 하고 싶은 일을 더 하지 못해 좋은 때를 놓치고 나면 다 그만 두고 싶을 때도 있지요.그럴 때는 좀 발밭게 일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아쉬워 할 때가 많습니다. 누가 그러더라구요 남한테 좋은 말만 듣고 살 수는 없으니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옆을 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굳게 먹고 지내다가도 안 좋은 말을 듣거나 싫어하는 낯빛을 보게 되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내야 할 때라는 것도 잘 알면서 말이지요. 시골집에 갔다가 발갛게 익은 감을 실컷 보고 왔습니다. 서리를 맞은 잎이 다 떨어지고 제대로 익은 빛깔을 한 감들이 주렁주렁 예쁘게
[그린경제/얼레빗=김슬옹 교수] 요즘 인문학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도 정작 대학가의 인문학은 위기를 맞고 있다. 강의와 이벤트 중심으로 이뤄지는 인문학 열풍은 인문학 위기의 또 다른 반증일지 모른다. 취업과 한줄 세우기식 대학 평가에 매몰되어, 대학의 본분을 읽어버린 대학에 대한 경고인지도 모르겠다. 세종대학교는 철학과가 없고 역사학과도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그밖에 많은 대학들은 문예창작학과를 없앤 지 오래고 주시경을 낳은 배재대학교도 국어국문학과를 없앴다. 인문학 분야는 취업이 안 된다고 경쟁률이 줄어들고 있고, 국제화라는 미명 아래 영어 파시즘이 강의와 논문을 지배하다 보니 한글과 한국어 관련 학문이 죽어가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는 사람의 위기, 더불어 배려하며 살아가는 공동체의 위기를 뜻한다. 인문학은 사람다운 세상을 꿈꾸는 학문으로 인문 정신 곧 사람다움의 뜻을 담은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문학의 뼈대는 사람답기 위해 주고받는 배려와 소통의 언어학, 상상의 나래를 통해 서로 다른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총체성으로서의 더불어 문학, 왜 그래야 하는지를 따져 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지 근본을 따지는 상생 철학,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1963년, 대한민국의 외환보유고가 3000만 달러까지 내려감에 따라 정부는 파산 직전까지 가는 큰 혼란을 맞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의 오일쇼크 탓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1973년에 정부에서 지불한 원유 값은 3억516만 달러였는데 1974년에는 8억 달러가 늘어난 11억78만 달러를 지불해야만 했다. 경상수지 적자는 1년 사이에 3억880만 달러에서 20억2270만 달러로 늘었고 자본 대출량도 2억9000만 달러에서 19억9840만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정말 막다른 길목이었다. 이때, 박정희 정부의 오원철 경제수석은 중동진출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고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 중동진출을 적극적으로 기획하게 된 것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듯, 오일쇼크로 인한 외환위기는 오일쇼크로 부자가 된 중동에서 처방책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진행된 해결책이었다. 1974년 4월 25일 장예준 건설부장관을 비롯해 부처의 각료급 인사들과 7개 민간업체로 구성된 사절단이 중동에 파견되었다. 직접 중동에 가서 현지를 보고 오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동 시찰 성과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쿠
[그린경제/얼레빗=마완근 기자] 말 이육사 흣트러진 갈기 후주군한 눈 밤송이 가튼 털 오! 먼길에 지친 말 채죽에 지친 말이여! 수굿한 목통 축-처진 꼬리 서리에 번적이는 네굽 오! 구름을 헷치려는 말 새해에 소리칠 힌말이여! ▲ 정미연 시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