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이규봉 교수] 체사레 벡카리아가 말한 한 시민의 죽음이 필요하다고 간주될 수 있는 한 경우로서 한 사람의 죽음이 타인들의 범죄를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일 경우를 살펴보자. 과연 사형만이 유일한 방법일까? 인간의 정신에 무엇보다 큰 효과를 끼치는 것은 형벌의 강도라기보다는 그 지속성이라 할 수 있다. 범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억제력은 범죄자가 처형당하는 장면을 목격하는데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는 자유를 박탈당한 채 짐 나르는 짐승처럼 취급받고 자신의 노동으로 그가 사회에 끼친 손해를 속죄하는 인간의 모습을 오래 보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 아닐까? 사형이 주는 인상이 아무리 대단하더라도 급속한 망각의 힘을 이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사형을 받을 만한 흉악한 범죄자에게 거기에 합당한 고통을 줄 뿐 아니라 일반시민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게 하는 형벌은 사형일까? 종신노역형일까? 사형은 한 순간에 모든 고통을 집결시키고 종신노역형은 일생에 걸쳐 고통이 분산된다. 오랫동안 강제 노역에 시달리는 것은 순간에 사형을 집행하는 것보다 시민들에게 더 큰 공포를 안겨줄 수 있다. 인간정신은 일시적 고통에 대해서는 전력을 다해 버티어내지만, 장기간 반복되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밤발밤 [뜻]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걷는 모양[보기월] 발밤발밤 걸어가도 3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추워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을 조이는 일을 맞은 사람들에게 날씨까지 추워서 더 떨렸을 것입니다. 오로지 이 날만 보고 책과 씨름했는데 낯선 풀거리들이 많아서 힘이 들었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저희 집안에도 세 아이가 같은 풀거리를 보고 왔는데 한 만큼 아는 것은 다 잘 풀었길 빌고 있습니다. 그래서 뜻한 곳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그 아이들의 아이들은 이런 되잖은 꼲기를 보지 않고도 가고 싶은 배곳에 가서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을 가득 안고 토박이말바라기 갈친이 모임을 갔습니다. 늘 모이던 곳은 추워서 앉을 수가 없어서 먼저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따뜻한 밥을 배불리 먹고 마실 것을 마시면서 배우기로 했지요. 발밤발밤 걸어가도 3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추워서 수레를 타고 갔습니다. 아기를 가진 사람이 있어서 먹는 것도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어제 배운 것은 '턱'과 아랑곳한 말들이었습니다. '주걱턱', '제비턱'과 같은 턱매를 나타내는 말도 있었
[그린경제/ 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만스럽다 [뜻] 두려워하거나 삼가는 품이 없이 꽤 버릇없다(버릇없이 구는 데가 있다). [보기월] 그렇게 같이 있는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발만스러운 아이를 봐주는 게 쉽지 않습니다. 어제는 아침과 달리 일을 마칠 무렵 날씨는 많이 추웠습니다. 같이 나오면서 이제 겨울옷을 꺼내 입을 때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저는 벌써 입었지만 말입니다. 아침에 살짝 내린 비가 추위를 불렀나 봅니다. 오늘 아침도 쌀쌀하지만 바람이 없어서 한결 낫습니다.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지 배곳 안의 날씨도 그리 좋지 않습니다. 바깥 날씨와 닮았습니다. 서로 높여 주고 챙겨 주면서 포근하게 지내면 좋으련만 크고 작은 궂은 일이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널뛰듯 하는 기분에 좋을 때는 그저 헤헤거리다가 기분 나쁘다고 아무렇게나 말하고 움직이는 바람에 둘레 사람들 낯을 붉히게 하지요. 그렇게 같이 있는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발만스러운 아이를 봐주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잘 되지 않아서 서로의 마음을 할퀴는 걸 가끔 봅니다. 아이들 마음도 살피고 어루만져 주어야 하지만 그런 아이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반지빠르다 [뜻]1) 말이나 짓이 얄미울 만큼 재빠르고 약삭빠르다.[보기월] 제 입에 들어가는 것만 반지빠르게 챙기는 건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좀 더 쌀쌀해서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습니다. 그래도 얇은 긴 옷 하나만 입고 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 아이를 보니 제가 오히려 더 춥게 느껴졌습니다. 걱정이 되어서 미리 이야기를 했었는데도 많은 아이들이 막대과자를 사 와서 서로 주고받느라 아침부터 배곳은 많이 시끄러웠습니다. 가방에 가득 막대과자를 들고 다니는 아이도 있었고 그걸 얻어 먹으려고 따라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도 보기 좋지 않았지만 곳곳에 과자 부스러기와 곽이 어질러져 있어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습니다. 가래떡을 들고 온 아이는 없었지만 쓸데 없다며 막대과자를 하나도 사지 않았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또래인데도 그렇게 생각이 다른 아이도 있습니다. 둘레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고제 입에 들어가는 것만 반지빠르게 챙기는 건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쓰는 돈은 아까워 하지 않고 남을 돕는 데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아끼는 사람들이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산책길에 만난 날 닮은 친구입니다. 척박한 대지를 부여잡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겨울 맞을 준비를 하고 있네요. 사람들에게 밟힌 나무뿌리가 소리소리 지르고 있지만 귀를 기울여 듣는 이는 이웃한 나무들과 하늘뿐입니다. 겨울이 다가오는데 어렵고 힘든 이웃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겠지요. 어렵고 힘든 백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회, 사랑받는 사회 위대한 나라라 믿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발 [뜻] 새로 든 나쁜 버릇(관례)[보기월] 그렇게 과자를 팔려고 만든 것이 발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다닌 탓인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일어나 바로 나가지 못하고 따뜻한 이불의 꾐에 빠졌던 것이지요.^^ 지난 닷날 있었던 한마당 잔치로 들떴던 기분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는지 아이들까지 배움에 마음을 쓰지 못해서 속을 좀 끓였습니다. 뜬풀 같은 아이들 마음을 붙들어 볼 생각에 꺼낸 막대과자 이야기는 안 꺼내는 게 나았을 뻔 했습니다. 해마다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과자를 주고받으며 먹고는 쓰레기를 온 배곳에 버리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깊은 뜻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날짜와 과자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과자를 만든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해마다 이 날이 되면 온 나라가 그렇게 생긴 과자로 뒤덮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그렇게 과자를 팔려고 만든 것이 발이 되어 버렸습니다. 과자를 사려고 돈을 쓰는 것을 아까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나 어른이나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늦가을 갓꽃 피니 가을이냐 철새 가니 겨울인가 물바다 물결 위를 춤 추는 가랑잎 사나이 아픈 짝사랑 그 누가 달래주나 * 갓꽃 : 국화꽃 * 물바다 : 호수 ▲ 가을 강 (그림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발라맞추다 [뜻] 말이나 몸짓으로 남의 기분이나 생각에 맞추다.[보기월] 살면서 발라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지요? 이레끝 날씨는 포근했습니다. 막바지 고까잎 구경에 나섰던 사람들이 길을 가득 채웠다는 기별을 듣기도 했고 저도 봤습니다. 길이 아니라 커다란 수레마당(주차장)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많았습니다. 엿날은 갈모임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웠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셨지요. 가까이에서 그런 배움자리가 열릴 수 있다는 데 고마운 마음이 더 들었습니다. 밝날은 아버지를 뵈러 갔었습니다. 아직 마뜩잖은 곳이 있어서 큰누님이 고수련을 맡아 하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드시는 것을 챙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죽끓듯 하시는 아버지 기분을 발라맞추느라 더 힘든 누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지요. 그런데 가서 도움이 되기는커녕 낮밥 챙길 사람만 더 늘려주고 왔습니다.^^ 그곳까지 간 걸음에 수능을 보는 조카들한테 기운나는 말도 해 주고 올 생각으로 갔는데 때를 맞추지 못해 그렇게는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오는 길에 졸음이 와서 쉼터에서 눈을 좀 붙이고 와야 했습니다. 쉬지
[그린경제/얼레빗=김수업 명예교수] 김수업 선생은 전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을 지냈으며, 우리말대학원장과 국어심의위원장을 지낸 국어학게의 원로다. 특히 선생은 토박이말 연구에 평생을 바쳤으며, 쉬운 말글생활을 위해 지금도 온 정성을 다 쏟고 있다. 선생의 책 《우리말은 서럽다》는 우리가 왜 쉬운 토박이말을 써야 하는지 명쾌하게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말은 서럽다》 본문을 우리 신문에 옮겨 쓸 계획이다(편집자말) 사람에게 가장 몹쓸 병은 제 스스로를 제가 업신여기는 병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절망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했다지만, 제가 제 스스로를 업신여기는 병보다 더 무서운 절망은 없으며, 이는 제 스스로를 손쓸 수 없는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겨레는 지난 이천 년 세월에 걸쳐, 글 읽는 사람들이 앞장서 제 스스로를 업신여기는 병에 갈수록 깊이 빠져 살았다. 그런 병은 기원 어름 고구려가 중국 한나라의 글자를 끌어들이면서 씨앗을 뿌리고, 신라가 백제·고구려와 싸우며 당나라를 끌어들여 당나라 학교인 국학을 세우면서 모를 내고,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린 신라가 국학 졸업생과 당나라 유학생으로만 벼슬자리를 채우면서 뿌리를 내렸다. 신라는 나라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낙동강 고령교 복구공사로 입은 타격으로 회사가 무너지다시피 한 위기를 헤쳐 나올 무렵이었다. 그런데 419혁명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자 정부와 기업 사이는 정경유착 관계고, 부정축재한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이 많다.라고 시끄러웠다. 웬만한 큰 공사는 으레 정부 공사였기에 큰 건설업자는 정부를 끼고 치부했다고 덮어놓고 공격을 당했다. 이때 현대건설은 정경유착이 아니라 자력으로 컸음을 증명해보이고 싶었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을 하지 않으면 국내 건설기업은 조만간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견되었다. 그래서 정주영은 60년대 초부터 현대건설의 전환점을 해외 진출에 걸었다. 태국 고속도로 건설 공사, 큰 적자 그러나 도약 1965년 9월 태국 파티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 공사를 540만 달러에 따냈다. 한국 건설사상 나라밖 공사로는 처음이었다. 서독, 이탈리아, 덴마크 건설업자들이 이미 진출해 난공불락의 성을 쌓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태국 현장에 뛰어든 현대는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혀야 했다. 기후, 풍속, 법률이 모두 생소할 뿐더러 언어가 다른 외국 노동자를 쓰면서 겪어야 했던 현대의 시련은 말이나 글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