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마완근 기자] 호 수 ▲ 시, 이육사 / 그림, 정미연 내여달리고 저운 마음이련만은 바람 씿은듯 다시 명상(瞑想)하는 눈동자 때로 백조(白鳥)를 불러 휘날려보기도 하건만 그만 기슭을 안고 돌아누어 흑흑 느끼는 밤 희미한 별 그림자를 씹어 노외는 동안 자주빛 안개 가벼운 명모(暝帽)같이 나려씨운다.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바람꽃 [뜻] 큰 바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먼 메에 구름같이 끼는 뽀얀 기운 [보기월] 흐린 날씨에 저 멀리 보이는 구름이 바람꽃처럼 보였습니다. 맡은 일을 다 끝맺지 못 했지만 새롭게 할 일은 자꾸 생깁니다. 깜빡 잊고 때를 놓치는 일도 있고, 때를 놓치지 않으려니 몸이 여렷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싹쓸바람이 온다는 기별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어제 아침부터 바람이 조금 세게 불었습니다. 문틈 사이로 불어 들어오는 바람소리가 울음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집 안에서 내다본 바깥에는 지나는 사람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흐린 날씨에 저 멀리 보이는 구름이 바람꽃처럼 보였습니다. 바람꽃이 보이면 큰 바람이 분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그리 센 바람은 불지 않았습니다. 어두워질 무렵부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바로 땅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일을 새로 하나 꾸미느라 머리를 쥐어 짜고 있는데 말로도 하기 어려운 것을 종이 위에 짧은 글로 써서 사람들 마음을 움직여야 하니 참 어렵습니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더 모아 일이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네요. '바람꽃'은 '너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그린경제/얼레빗=김리박 시조시인] 한 글 날 거룩한 한글을 내어 주신 한 임금님 그 글이 있기에 이승 으뜸 한겨레니 임금 넋 곱게 지녀서 골 해를 빛내리라 * 한 : 거룩한, 위대한 * 골 해 : 만년 말이 겨레의 얼이요 목숨이요 역사요 문화요 문명이다. 그리고 글 또한 그것을 나타내거나 적는 넋이요 그릇이요 연장이요 눈이다. 우리 한글은 세계 사람들을 다 태울 수 있는 크고 큰 배이자,멀리를 빨리 갈 수 있는 날틀이기도 하니 소중히 곱게 지니고 다듬어 가면서 무성하게 이루도록 할 것이다. ▲ 세종대왕 어진(세종대왕기념사업회 제공}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약한 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회는 위대하다 벌써 10월, 계절은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있다 왠지 쓸쓸하고 답답하고 도무지 즐겁지가 않는 가을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눈물 나게 하고, 분노케 한 사건들은 정리되지 않은 아픈 상처로 남아있을 뿐 그냥 또 세월이 흐른다. 편안한 맘으로 잠들 수 있었던 것은 늠름한 국군을 믿었기 때문인데 군인의 자살과 성추행, 끊이지 않는 구타사건에 부모들이 불안하다 힘없고 약한 자를 대변해야 할 정치인은 국민을 실망시킨 지 오래다.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던 국회의원은 서민들의 아픔은 뒷전으로 밀쳐 두고 제 밥그릇 챙기는 데는 발 빠르게 행동했다 눈물 흘리며 호소하는 오직 하나의 바람! 진실을 밝혀 달라는데 그게 뭐 그리 어렵고 힘든 것인가? 부탁하노니 제발 약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 할 말을 당당히 하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 건강한 사회다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랑으로 보듬는 사회는 위대하다 17세 소녀의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들으면서 느끼는 소감이다. 말랄라 유사프자이 ▲ 《나는 말랄라,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 당당히 일어섰던 소녀》말랄라 유사프자이, 크리
[그린경제/얼레빗=감영조 기자] 고 정주영 회장에 대해 22회에 걸쳐 그의 인생 전반을 다루는 과정에서 그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일화를 수없이 달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 가출했던 소년이 나중에 소 1000마리를 가지고 판문점을 넘어 고향을 방문한 사건은 세기의 뉴스거리가 되었고, 20세기 봉이 김선달이라 할 정주영이 황량한 미포만 사진 한 장으로 조선소를 짓고 26만 톤 유조선을 만든 일화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세기 최대의 역사 주베일 항만공사를 수주하고 10층 빌딩만 한 구조물 89개를 인도양 건너 운반한 상상초월의 일이라든지, 23만 톤 유조선을 바다에 가라앉혀 서산간척지를 완성하고 한반도 지도를 고친 것도 보통 사람이라면 해내기 어려운 일이라 할 것이다. 망신만 당하지 말라던 올림픽 유치전에서 당당히 일본 나고야를 누르고 88올림픽을 따낸 일도 그의 진가를 여실히 증명하고도 남을 일이다. 그런가하면 위기를 극복한 오뚝이 일화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한 이력을 지닌 사람이 정주영 회장이다. 어렵사리 차린 자동차수리공장이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화재를 만나 빚더미에 올랐을 때도 그는 절망하거나 주저 않지 않았다.
[그린경제/얼레빗=마완근 기자] 남한산성 이육사(李陸史) 넌 제왕에 길들린 교룡 화석되는 마음에 이끼가 끼여 승천하는 꿈을 길러준 열수 목이 째지라 울어 예가도 저녁놀 빛을 걷어올리고 어디 비바람 있음 직도 않아라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바라지하다 [뜻] 먹거리나 옷을 대어 주거나 여러 모로 돌보아 주다. [보기월] 이제까지 바라지한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고마움의 인사를 올립니다. 568돌 한글날 무엇을 하며 보내셨는지요? 여러 곳에서 참으로 갖가지 일들을 하면서 한글을 기리는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뿌듯했습니다. 저는 한글학회 진주지회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올해에는 지난해에 하지 않던 일을 더해서 볼거리도 많고 함께하신 분들도 훨씬 많아서 잔치가 더 빛이 났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 뽑기는 여느해 하던 일이었고, 아름다운 우리말 찍그림 보임, 한글 손가방 만들기는 올해 새로 한 일입니다. 쉬는 날 구경을 나온 사람들에게 볼거리도 되고, 마음에 드는 말을 새긴 가방을 손수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을 것입니다. 이제 이렇게 일을 하나씩 늘려 가면서 우리말과 글에 마음을 쓰는 분들이 늘어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이제까지 바라지한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고마움의 인사를 올립니다. 한두 사람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뜻이 깊다고 하겠습니다. '바라지하다'는 새로운 말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센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린경제/ 얼레빗 = 김리박 시조시인] 한글은 곧 참 하늘, 참 땅, 참 사람 하늬 굳센 으뜸 임금 울 겨레, 울 나라 그 뜻 참되게 이어 받으신 기쁨 한 임금 한 임금 손수 지어 내시고 꽃 피우신 거룩한 한글! 그래 하늘 아래 둘 없는 뜨거운 맘, 맑은 눈, 고운 입, 밝은 귀 보드러운 살갗 - 기름진 땅에 우뚝 솟고 활짝 핀 크디 큰 뿌리 깊은 나무 한글 얼넋 지녀 이승 끝끝까지 누벼 씩씩하게 나아가는 슬기로운 울 한겨레 갈 부처님 가르치심은 꼴몬은 곧 비임꼴이요, 비임꼴은 곧 꼴몬이라이시고 가는 이야 가는 이야 저승으로 가는 이야 아주 저승으로 가는 이야 깨닮이야 잘 있으리라 우리 한글 부처님 말씀과 가르치심을 다 적을 수 있으니 무어이 모자라 색즉시공 공즉시색라 할까나 새 구멍스승님 가로되 참 뿌리 바탕을 배우고 지녀라. 참 바탕을 바르게 지니면 참길이 스스로 돋느니라 잘못을 깨달으면 바로 잡음에 구두쇠가 되지 말아라니 우리 뿌리 바탕. 참 바탕인 한글을 늘 곱게 지녀야 구멍스승님 참된 믿고장이 될 것을 마 한글은 지키고 다듬은 우리 피 해적이서 우리 한겨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바따라지다 [뜻] 국물이 적어 묽지 않고(바특하고) 맛이 있다. [보기월] 과일 간 것을 먹고 여러 차례 끓여 바따라진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었더니 배가 불렀습니다. 철이 바뀌는 탓이어서 그런 것인지 몸이 어디 안 좋은 것인지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는 날이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다니지 않으면 자주 늦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챙기는 게 과일을 갈아 먹는 일입니다. 저만 먹는 거라면 벌써 그만 두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식구가 다 먹고 있고 또 잘 먹으니 그 맛에 될 수 있으면 빠지는 날 없이 하고 있지요. 어제 아침에도 일어나기 힘든 몸을 일으켜서 씻을 건 씻어 썰고 넣을 것 다 넣어서 잘 갈았습니다. 여느 날은 겨를이 없어 밥을 안 먹는데 아내가 밥을 챙겨 줘서 먹었습니다. 눈 앞에 있는 된장국이 맛있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과일 간 것을 먹고 여러 차례 끓여 바따라진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었더니 배가 불렀습니다. 그렇게 안 먹던 밥을 먹어서 그런지 여느 날보다 늦게 나가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게 해서 좀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조금씩 늦게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바끄럽다 [뜻] 1) 일을 잘못하거나 거리껴서 남을 마주할 낯이 없거나 떳떳하지 못하다. [보기월] 아이들을 그렇게 보내 놓고 제가 더 바끄러웠습니다. 어제 처음으로 위에 긴 옷을 입고 나섰습니다. 아침 바람이 서늘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한낮에는 저절로 옷을 벗게 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벌써부터 기침을 하는 아이들도 있고 입마개를 하고 다니는 사람도 보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지난 이레 바깥 나들이까지 엿새동안 배곳을 떠나 있다가 와서 그런지 아직도 마음은 나들이를 하고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저희들끼리 하는 이야기도 놀러 갔던 일이 거의 다였습니다. 그럴 거라 생각을 하고 왔지만 더하고 덜한 것은 있었습니다. 겨우 이래저래 달래어 가며 배움을 이어갔는데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유난히 마음을 잡지 못하는 두 아이가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그만하라고 타이르고 잘못을 나무랐지만 그칠 줄을 몰랐습니다. 배움을 비롯할 때 다짐한 것이 있어서 다짐대로 아이들을 맡은 갈침이께 보냈지요. 아이들을 그렇게 보내 놓고 제가 더 바끄러웠습니다. 아이들과 한 다짐을 따르긴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다른 수를 찾지 못한